[그믐북클럽] 추석특집: <김약국의 딸들> 완독해요

D-29
5-1 김약국네의 형편이 다시 좋아지기를 바랐건만 몰락의 길은 끝도 없이 이어지네요. 안타까움이 커집니다. 용란의 결혼 생활은 한실댁의 큰걱정거리가 되었네요. 결혼이라는 것이 용란이 뿐아니라 용옥이까지 자기는 없고 아내, 며느리로써의 책임감만 요구하는 것 같았습니다. 비록 용란은 자신의 책임을 다하진 않았지만 답답한 결혼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네요. 다시 등장한 한돌이에 의해 용란이의 삶이 달라지길 기대했는데 결국 더 한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허무하게 사람의 목숨과 일상적인 삶까지 앗아가는 끝도 없는 김약국네의 몰락은 당시 사회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억업된 우리 백성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그 억압에 미치거나 허무한 죽음으로 희생당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는데 아무 힘도, 의지도 없는 김약국은 힘없는 나라인 듯합니다.
5-1. 김약국의 쇠함, 용란이의 다시 찾은 해피타임, 애타는 한실댁과 소청이의 속사정으로 복잡다난한 5부의 마지막이 "으흐흐흑, 아이고 불쌍해라. 그 어진 마내님이!"라니!!! 연학이 한돌이와 한실댁을 도끼로 쳐서 죽인 일도 놀라웠지만, 김약국보다 한실댁이 먼저 죽었다는 것도 제게는 반전이었어요. 5-2. p.384 희미한 호롱불 밑에 그들의 앞가슴이 불룩불룩 움직였다. 천장이 낮아서 남자는 허리를 꾸부정하니 꾸부려야만 했다. 몇 년 동안이나 도배질을 하지 않았는지 사방의 벽은 기름에 전 것 같은데, 빈대를 눌러 죽인 핏자국이 무수한 댓잎을 그려놓고 있었다. 무수한 댓잎. 빈대를 잡아 벽에 눌러 터져나온 피를 손에서 지우려 자연스럽게 벽을 따라 호를 그리듯 움직이면서 생기는 댓잎. 이 문장 너무 좋았습니다.
한실댁이 죽다니요...아니..이게 무슨. 매정한 지석원, 죽어가는 김약국, 돌아온 한돌이, 미쳐버린 용란, 서글픈 용옥.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게 느껴지는 장이었습니다. 무당의 말에 예방한다고 별짓을 했는데 딸 지키려다가 그렇게 가버리네요. 불쌍하고 미련하고 바보같은데 모성애는 뛰어난 사람인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4장 첫머리에서 연학과 한실댁의 말다툼, 그리고 용란이 당하는 폭력이 답답하고 불안했는데 결국 도끼질의 희생자가 되었다는게 안타까웠다. 물에 빠진 연학을 구해주긴 왜 구해줬을까, 꿈자리마저 흉흉해서 비극이 몰려오겠구나 했는데 살려놓은 연학이 흉사를 제대로 친 것이다. 김약국의 기구함은 한실댁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점쟁이가 나왔을 때부터 불안했는데 한실댁이 이렇게 죽는군요. 살아가는 동안 순탄치 못했는데 죽는 건 한 순간이라니 인생이란 게 허무하기도 하고... 한실댁이 안타까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5-2. 이 장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날이 밝아왔다. 한실댁은 사립문 앞에, 한돌이는 담 옆에 쓰러져 있었다. 마당에 괸 물이 짙붉었다. 한 많은 두 생에의 막이 내린 것이다. p.392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자아 속에서 시름하던 그는 타아의 인과를 발견하고 타아를 위하여 헛되게 보낸 세월을 후회하는 것이었다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이 썩은 고목나무얏! 이날까지 손발이 잦아지게 빌었건만 무슨 영검이 있었노? 이자 물밥 천신도 모살 줄 알아라." 한실댁은 주먹으로 나무를 치고는 비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그는 미친 듯 집에서 뛰어나와 느티나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목신 신령님, 살려주시이소. 죽을 죄를 졌십네다. 인간이 미련하고 불민하여 신령님 무서운 줄 모르고 죄를 저질렀십네다. 불쌍한 자식들 명철하신 신령님께서 애인하게 여기시어 보살펴주시이소 죄가 있으믄 이 어미가 받겄십니다." 한실댁은 땅 위에 머리를 조아리고 쉴 새 없이 절을 한다. / 한때 간절하게 애원하던 마음을, 무언가를 얻자마자 잊고, 잃자마자 무릎 꿇는 인간의 비굴함..? 비열함.. ? 요즘 저의 모습과도 멀지 않아 와닿았습니다.
온통 미쳐버린 것만 같은 붉은 황혼이 몰려왔다.
김약국의 딸들 p.347, 박경리
김약국은 어느 누구에게도 비참한 사실을 알려주고 싶지는 않다. 아픈 상처는 혼자 남몰래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남의 설움을 따스하게 만져주지 못함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고통도 혼자만이 지녀야 한다는 일종의 고집이다. 마누라, 딸들, 사위, 그리고 살을 섞고 사는 소청이까지도 먼 타인으로 느껴온 김약국이었다. 흔히 주색에 빠지고 방탕함으로써 인생을 죄되게 보낸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런 탕아의 좌절 이상으로 죄악적인, 타인에 대한 무관심, 자기를 위한 성문을 굳게 지켜온 이기적인 김약국이 지금 자기의 육체가 허물어져 가는 마당에서 어떤 마음의 반려자를 구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는 애써 지켜온 고독, 그 고독을 즐기기조차 했던 지난날에 비해 너무나 비참하게 그 고독을 무서워하고 있는 것이다. 표연히 갈 길을 가야 하는 마음의 준비는 없었다. 김약국은 때때로 생각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생모 박씨를. (중략) "불쌍한 것들......." 요즘에 와서 곧잘 입 밖에 나오는 말이다. 이미 무의미하게 된 애정이다. 뒤늦게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누라와 딸들에 대한 연민이었다. 자아 속에서 시름하던 그는 타아의 인과를 발견하고 타아를 위하여 헛되게 보낸 세월을 후회하는 것이었다. -397~389p
풀숲에서 뭇 벌레들이 김약국의 마음처럼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을 위해 초조히 미친 듯이 울어댄다.
김약국의 딸들 p355, 박경리
한실댁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는 꿈을 꾸었다. 집에서 굿을 한다고 야단이었다. 무당이 장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먀 춤을 추고 있었다. 꿈이 너무 생생하고 섬뜩해서 소름끼치는 장면 ....
그들은 서로 껴안은 채 숲속으로 들어갔다. 방금 이발을 하고 온 한돌이 머리에서 기름 냄새가 나고, 용란의 얼굴에는 그 싸구려 크림 냄새가 났다. 그들은 어미 개와 강아지 새끼가 서로 냄새를 맡듯 서로의 체취를 심장 속까지 들이마시며 나무 밑에 앉았다.
355. 그러나 지금 그는 쇠퇴해가는 육신을 느낀다. 하루하루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육신을 느낀다. 어쩌면 그는 지난날의 그 고요했던 시간들을 즐기고 있었는지 모른다. 혼자서.(…) 여자 집으로 가는 것은 허둥대는 어느 상태의 연속에 지나지 못한다. 401 망해버린 김약국을 배척하였다는 것이 또한 가책이 되는 소청이었다.
그는 애써 지켜온 고독, 그 고독을 즐기기조차 했던 지난날에 비하여 너무나 비참하게 그 고독을 무서워하고 있는 것이다.
김약국의 딸들 p.397, 박경리
넘쳐나는 소청이의 열정은 김약국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 소청의 젊음에 응해줄만큼 마음도 기름지지 못한 김약국이었다. 마음이 기름지지 못하여도 몸이 기름졌을 시기에는 김약국도 공허하였지만 고독하지는 않았다. 여자가 없어도 좋았다. 못견디게 갈증을 느끼는 일은 없었다. 시간은 조용하고 눈빛은 가라 앉았었다. 김약국에게 있어 소청이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았던 애매한 여자였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쇠퇴해가는 육신을 느낀다. 하루하루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육신을 느낀다. 어쩌면 그는 지난날의 그 고요했던 시간들을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혼자서
김약국의 딸들 p.354~355, 박경리
체념이나 균형을 잃은 자세란 언제나 약속이 된 생명의 가능 속에 있음을 김약국은 깨닫는다. 애정도 없는 여자 집에 발길이 돌아가는 것은 자신에 대한 집착과 미련이지, 그 여자에 대한 집착이나 미련은 아니다. 여자 집으로 가는 것은 허둥대는 어느 상태의 연속에 지나지 못한다.
김약국의 딸들 355쪽, 박경리
"아픈 상처는 혼자 남몰래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남의 설움을 따스하게 만져주지 못함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고통도 혼자만이 지녀야 한다는 일종의 고집이다. 마누라, 딸들, 사위, 그리고 살을 섞고 사는 소청이까지도 먼 타인으로 느껴온 김약국이었다." 397쪽 김약국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가족에게 무신경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았던 것이네요.
불쌍한 것들.......
김약국의 딸들 p398, 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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