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추석특집: <김약국의 딸들> 완독해요

D-29
풀숲에서 뭇 벌레들이 김약국의 마음처럼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을 위해 초조히 미친 듯이 울어댄다.
김약국의 딸들 p355, 박경리
한실댁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는 꿈을 꾸었다. 집에서 굿을 한다고 야단이었다. 무당이 장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먀 춤을 추고 있었다. 꿈이 너무 생생하고 섬뜩해서 소름끼치는 장면 ....
그들은 서로 껴안은 채 숲속으로 들어갔다. 방금 이발을 하고 온 한돌이 머리에서 기름 냄새가 나고, 용란의 얼굴에는 그 싸구려 크림 냄새가 났다. 그들은 어미 개와 강아지 새끼가 서로 냄새를 맡듯 서로의 체취를 심장 속까지 들이마시며 나무 밑에 앉았다.
355. 그러나 지금 그는 쇠퇴해가는 육신을 느낀다. 하루하루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육신을 느낀다. 어쩌면 그는 지난날의 그 고요했던 시간들을 즐기고 있었는지 모른다. 혼자서.(…) 여자 집으로 가는 것은 허둥대는 어느 상태의 연속에 지나지 못한다. 401 망해버린 김약국을 배척하였다는 것이 또한 가책이 되는 소청이었다.
그는 애써 지켜온 고독, 그 고독을 즐기기조차 했던 지난날에 비하여 너무나 비참하게 그 고독을 무서워하고 있는 것이다.
김약국의 딸들 p.397, 박경리
넘쳐나는 소청이의 열정은 김약국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 소청의 젊음에 응해줄만큼 마음도 기름지지 못한 김약국이었다. 마음이 기름지지 못하여도 몸이 기름졌을 시기에는 김약국도 공허하였지만 고독하지는 않았다. 여자가 없어도 좋았다. 못견디게 갈증을 느끼는 일은 없었다. 시간은 조용하고 눈빛은 가라 앉았었다. 김약국에게 있어 소청이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았던 애매한 여자였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쇠퇴해가는 육신을 느낀다. 하루하루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육신을 느낀다. 어쩌면 그는 지난날의 그 고요했던 시간들을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혼자서
김약국의 딸들 p.354~355, 박경리
체념이나 균형을 잃은 자세란 언제나 약속이 된 생명의 가능 속에 있음을 김약국은 깨닫는다. 애정도 없는 여자 집에 발길이 돌아가는 것은 자신에 대한 집착과 미련이지, 그 여자에 대한 집착이나 미련은 아니다. 여자 집으로 가는 것은 허둥대는 어느 상태의 연속에 지나지 못한다.
김약국의 딸들 355쪽, 박경리
"아픈 상처는 혼자 남몰래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남의 설움을 따스하게 만져주지 못함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고통도 혼자만이 지녀야 한다는 일종의 고집이다. 마누라, 딸들, 사위, 그리고 살을 섞고 사는 소청이까지도 먼 타인으로 느껴온 김약국이었다." 397쪽 김약국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가족에게 무신경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았던 것이네요.
불쌍한 것들.......
김약국의 딸들 p398, 박경리
날이 밝아왔다. 한실댁은 사립문 앞에, 한돌이는 담 옆에 쓰러져 있었다. 마당에 괸 물이 짙붉었다. 한 많은 두 생애의 막이 내린 것이다. 연학이는 마루에 나자빠져서 깊이 잠들어 있었고, 옥색으로 걷혀지는 하늘 한 모퉁이가 불그레하니 물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간밤의 억수 같은 비를 잊은 듯 하늘은 영롱하기만 하였다.
김약국의 딸들 393쪽, 박경리
5-1 지난 4장에 이어 한실댁의 삶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1장을 제외하면 이전 장들과 5장은 분위기가 무척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5장을 읽으면 작품이 무척 토속적이라고 생각했고 외국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라틴문학처럼 신비한 느낌이 난다고 할 것 같습니다. 1장에 나온 자살과 살인의 비극으로 저주받은 집안의 운명으로 집안 가족들이 모두 불행해지고 한실댁도 죽음을 맞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실댁의 경우 자신이 목숨을 잃게 된다는 공포보다는 자신이 아니면 기울어진 집안 살림을 어떻게 유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고민으로부터 살풀이까지 하지만 운명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2 날이 밝아왔다. 한실댁은 사립문 앞에, 한돌이는 담 옆에 쓰러져 있었다. 마당에 괸 물이 짙불었다. 한많은 두 생애의 막이 내린 것이다. 연학이는 마루에 나자빠져서 깊이 잠들어 있었고, 옥색으로 걷혀지는 하늘 한 모퉁이가 불그레하니 눌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간방의 억수같은 비를 잊은 듯 하늘은 영롱하기만 하였다.
미션5. 5장 가면갈수록 폭망하는 스토리는 어떻게 합니까.. 도끼질 이라니요... 무당의 굿신 부터가 심상치가 않았는데.. 이제 김약국은 어떻게 살아가란 말입니까..ㅜㅜ 한 집안이 정말 지하 끝까지 아니 지옥 끝에 까지 떨어지는 모습... 박경리 작가님은 6장에서 어떻게 마무리 지으실라고 이렇게 까지 하는건지요..허허
김약국은 초조하고 삶에 대한 애착에 사로잡혀있는것이다. 그럴수록 의원으로서 짐작되는 바를 부정하려 든다
김약국의 딸들 397, 박경리
어우 늦었습니다. 1,2장까지 열심히 읽었습니다. 현대 소설을 읽으면 가끔 정말 어디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라 소름 끼치는데 1,2장을 읽는 동안 무법지대에서 선조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많았어요,,, 멀쩡하게 삼시 세끼 잠 잘 곳 있는 게 새삼 감사했더랩니다 ㅠㅠ 아직 전개된 스토리는 없지만 사이다 씬이 있길 바라요ㅠㅠ 전 일단 용빈이랑 용란이한테 마음이 갑디다. 용혜도 궁금하고요.
넷플릭스는 커녕 테레비도 거의 보질 못했어요. 이동하고 이것저것 하고 지내느라.. 그나마 책 읽을 여유가 조금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4-1. 용란이가 드디어 일을 냈고 이분 또한 별로 반성을 안 합니다. 오히려 곧고 바르게 자랐던 용빈은 홍섭이의 배신과 언니들의 막나가는 행각에 체념하고 비관적이 되는 것 같고.. 가세도 갈 수록 기울어지고 있네요.. 기두는 굳이 왜 마음에도 없는 용옥과 결혼하고.. 웬지 용빈을 통해 작가는 미래 세대의 여성들, 그리고 한실댁 등을 통해 과거 세대의 여성들의 설움을 담은 것 같습니다. 반면 이걸 악용하는 용숙/용란 같은 인물도 반대로 대치해놓았구요.
불행이 커지기만 해서 읽기 너무 버겁네요. 온전히 다른사람들에 의해서 운명이 결정되어지는 그 시대 여성들의 현실이 가슴아프게 느껴지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6장 ■■■■ 이 책의 마지막 장인 6장에 다다랐어요. 함께 읽은 덕분에 마치 드라마 보며 수다 떨듯이 이 소설에 대해서 재미있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어요. 추석 연휴 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수고하셨어요. ‘이보다 더 알차게 추석을 보낼 순 없다’ 싶은데요. 우리끼리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볼까요! 남은 이틀 동안 좀더 힘을 내서 끝까지 완독해봐요. 이 책은 김약국의 딸들의 인생사, 그들이 비극적으로 몰락하는 과정이 나오잖아요. 그 과정에서 인물들의 선택에서도 많은 것을 느꼈어요. 특히 아픔과 시련을 딛고 일어서 삶에 도전할 때 비로소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가 열릴 것이라는 점, 이 점도 다시금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아래 질문에 답변으로 생각 나눠주세요.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6-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용옥의 비참한 죽음 그리고 김약국의 죽음. 부부의 연이라는 것, 삶과 사랑이라는 것 그 모든 것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속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이렇게 들여다보니 안타까울따름이네요. 그래도 살아남은 용빈과 용혜는 또 그렇게 살아가겠지요.
마지막까지 마음이 무거워요. 왜 한실댁과 용란과 용옥이 그런 비참한 결말을 맞아야 했을까요. 그 시대를 잘 그려낸 명작임은 알겠지만 마음아픔이 커서 무거운 마음이 쉬이 사라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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