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5. 13일의 금요일에 만나요 @사계리 서점

D-29
고딩들의 찰진 대사가 등장하는 <잉어의 보은> 이번 편은 앞의 두 작품과는 또 다르네요. 처음에 책방지기님이 이과 호러라고 하셔서 약간의 스테레오타입이 있었어요. 물리 공식이 나오고 장소 배경은 실험실, 스타일은 SF일까 싶었는데 연달아 세 작품을 읽어온 결과 작품의 스펙트럼이 완전 다양하네요. 각 분야마다 다 나름대로 매력있고 재밌습니다.
이 작품은 중간까지 뭐지? 뭐지? 하면서 어리둥절해하다가 후반부에 야! 신난다! 하면서 빠져들었습니다.
저는 이 책이랑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들>을 어제 그제 동시에 병렬 독서로 읽고 있는데요, 자꾸 녹차빙수 작가님 작품에 손이 가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특별한 이유까지는 아니지만 작품 내적인 의도가 있기는 했습니다. <불륜>에 단락구분용 숫자를 넣을 때는 양의 정수가 각각의 불륜을 카운팅하는 역할도 가지면 편리하겠다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불륜의 유형이 기술되지 않는 인트로에는 00을 부여하고 01-05까지 다섯 종류의 불륜을 소개한 뒤 06을 아웃트로에 부여하는 형식으로 최종적으로 다듬어 보았습니다. <단지>는 첫 단락이 인트로스럽기는 하지만 이후의 서사를 이해하는데 엄청나게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중요도를 고려해서 정석대로 01을 부여했어요. <잉어>는 내용상 조금 더 가볍고 신속한 독서를 의도하고 싶었지만 서두에 주의사항 같은 걸 넣을 수는 없어서 1, 2, 3과 같은 형식으로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숫자를 부과해주었습니다. 이렇게 글마다 기능성을 조금씩 고려해서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형식으로 번호를 붙여본 것입니다! \(^O^)/
00으로 시작하는 작품, 01로 시작하는 작품, 그냥 1로 시작하는 작품. 완전 섬세하신데요. 01이랑 1은 그닥 별 생각없었는데 00은 왜일까 궁금했었어요.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깊은 뜻이!!
과학 문명이 세상을 뒤덮었지만 인간의 무의식과 밤의 꿈이 만들어 낸 환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바깥세계 과학 무당과 많은 커피 p172, 녹차빙수
내가 가진 재능을 압축해서 하나의 결과물로 받아 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평생의 재능을 닥닥 긁어 모아도 10페이지도 안된다면 참 슬플 것 같아요. [요술 분무기]를 읽고 저는 문득 시무룩 해져 버리고 말았어요.
<필하율 학생의 직업 체험 보고서> 저는 이번 단편이 이상하게 읽기 어려워 잠깐 패스할게요. T.T 앤솔로지니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돼서 좋네요. 읽다가 요 단편으로 다시 돌아올게요.
<사탕통> 어느 날 갑자기 하늘문이 열리고 거대한 손이 지구의 사람들을 잡아갑니다. 작품 제목이 ‘개천’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뜬금없이 ‘사탕통’이라니, 작품 이해에 큰 힌트가 되어주네요. 읽으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이 생각났어요. 사람들한테 갑자기 무작위로 들이닥치는 불운들. 인과관계 없는 공포 속에서 인간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녹차빙수 작가님은 혹시 이 드라마를 보셨나요? @사계리서점 책방지기님은 주로 해외 호러 무비를 즐기시나요? 국내 영화 중 추천해 주실 작품들 있다면 알려주시겠어요?
호러 무비 괜찮으시겠습니까😬 “장화 홍련”이나 “곤지암” 여고괴담 시리즈도 첫번째 것을 추천합니다. 드라마로는 손 더 게스트요!! 영화로는 옥수역 귀신은 그다지 재미없었는데요 웹툰으로 먼저 나온 작품이에요. 그러니 웹툰으로 언제 시간 나실때 슬쩍 봐주세요. 웹툰이 훨씬 재밌었었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장화홍련> <여고괴담 첫번째 이야기>는 봤고 <옥수역 귀신>이랑 <손더게스트>는 못 봤어요. 추천작 챙겨볼게요.~
장화 홍련이 최근에 RHK 출판사에서 대본집이 출간 되었더라구요! 아 참 엄청 오래된 영화이긴 한데요 알포인트도 보셨나요. :)
알포인트는 감우성 배우 주연이지요? 못 봤어요. 그리고 송강호 배우가 나온 남극? 인가 그 영화도 좀 비슷한 결이 아닌가 싶긴 한데.... 극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 겪는 비현실적인 공포?
드라마는 보지 못했고, 웹툰 연재할 때 실시간으로 따라가면서 봤어요. 드라마는 클립만 좀 본 수준에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일단은 웹툰 쪽 연출이 더 제 마음에 드는 것 같았어요. 현재 마무리 지어진 시점에서 이후의 이야기도 나온다는데, 웹툰으로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사탕>은 2016년에 쓰여진 글이라서 지옥과는 큰 연관성은 없어요. 그때 나와있던 두개의 삶은 지금같은 코스믹 호러적인 작풍보다는 좀더 개인적인 서사이기도 했고요. 사탕통은 너무 오래 전 글이라서 어떤 레퍼런스에서 발상이 왔는지도 가물가물하네요ㅠㅠ 초기 아이디어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있었어요. <필하율>은 고증이 잘 되어있으니까 그 재미로 보셔도 될 것 같아요. 재료과학 석사 하신 다른 작가님이 ‘완벽하다’고 보증해 주셨습니다. 실험실에서 동일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표현만 비유적으로 한 거라서요. 이번에 노벨화학상 받은 분야인 양자점에 대한 얘기도 나옵니다ㅎㅎ
생각난 김에 <지옥> 찾아보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시즌2가 나온다네요. 2016년에 <사탕통>을 발표하신 거면 꽤 오래전이네요. 작가님은 작품 활동을 언제 시작하셨나요? 필명을 녹차빙수로 지으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이야기 나누다 보니 작품과 상관없는 것들이 마구 궁금해지기 시작하네요. 답변 어려우시면 그냥 패스하셔도 되세요 : )
저는 습작은 초등학교 때부터 팬픽으로 시작했어요. 포켓몬이랑 바이오하자드를 좋아했어서요. 그 후로 쉬다 쓰다 습작을 반복하다가 본격적으로 출간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브릿G라는 사이트를 알게 된 2018년부터였어요. '요술 분무기'가 브릿G에 처음으로 올린 글이었죠ㅎㅎ 지금은 또 여러 사정으로 글을 못 쓰고 있네요ㅠㅠ 필명은 제가 녹차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데, 녹차아이스크림은 너무 긴 필명인 것 같아서 빙수도 좋아하기에 녹차빙수라고 했어요. 녹차빙수 시키면 보통 위에 녹차 아이스크림도 얹어 주니까요 : )
초등생 시절부터 작품을 쓰셨다니 대단하셔요!! 멋지십니다. 녹차 아이스크림 저도 좋아해요. 씁쓸달콤한 그 맛. 하겐다즈 녹차아이스크림이 정말 맛있죠. 가격의 압박이 있긴 하지만.
@녹차빙수 작가님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어엇? 러브크래프트? 했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호옥시 러브크래프트에 영향을 받으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바깥세계]를 저는 종종 이과 호러라고 소개를 하는 편인데 작가님의 견해는 어떠신가요. :)
러브크래프트는 영향을 많이 받았죠. 제 초기 습작은 거의 전부 러브크래프트 풍이었어요. 광기의 산맥을 처음 읽고 충격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글을 쓸 때는 딱히 이과적인 요소를 의식하지는 않아요. 현대는 과학이 많이 발달해 있으니까, 뭐를 쓰려고 하다 보면 과학을 언급하게 되고 그런 거죠. 가끔 보다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호러(스릴러를 제외한)는 오로지 미신적이거나 전과학적인 지식과만 연관된 장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서 슬퍼요. 그런 인식이 일반 독자층 중에서 얼마나 보편적인지는 모르겠지만, SF호러소설을 읽어 놓고 ‘나는 이런 게 아니라 괴담을 읽고 싶었다’고 반응하는 사람도 봤었는데 많이 슬펐어요. 그래서 이과 호러라는 호칭이 한국에서는 SF호러의 대안 명칭으로 쓰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좋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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