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화이트 박사와 그 적들을 다 깊이 인터뷰한 것 같네요. 이렇게 서로 사이가 험악하고 성질도 안 좋은 사람들에 대해 논픽션을 쓰려면 정말 각오가 대단해야 할 거 같아요. 어느 한 편을 조금이라도 편드는 것처럼 쓰면 다른 쪽에서 엄청나게 항의할 게 분명한데.
💀《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D-29

장맥주

슿
맞아요. 그게 참 신기하더라고요. 여기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 살아있는데 이렇게 써도 되나 싶고..ㅎㅎ 이 분야 다른 책들이 연구자 본인들이 쓴 경우가 많아 한쪽 말만 듣는 느낌이라면, <화석맨>은 저널리스트가 써서 그런지 대립되는 의견을 모두 직접 인용으로 읽을 수 있어 생생하더라고요.

장맥주
제가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양측이 대립하는 쟁점이 있을 때 그걸 설명하는 책이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 편을 들면 읽기 버겁더라고요. ‘글은 균형 감각 있게 써야 한다’는 강박이 저한테 있는 것 같은데, 그건 또 그 자체로 늘 옳은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화석맨』은 등장인물들의 쪼잔함과 치열함에는 혀를 끌끌 차고 눈을 크게 뜨면서도 저자의 필력에 대해서는 아주 안도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

슿
작가님 어떻게 읽으실지 무척 궁금해하며 제안드리긴 했습니다. 하핫. 저는 스트레이트 기사도 균형, 객관.. 이런 게 가능한가 싶어요. 하물며.. 아무튼 흥미롭게 읽고 계시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장맥주
재미있습니다! 저는 13장부터 확 재미있습니다. 균형, 객관... 저 안 믿는 말이긴 합니다. 제가 제일 안 믿는 말은 '정론'이에요.

장맥주
221쪽, [발은 화석으로 남는 법이 드물다. 손발은 맛있는 인대와 힘줄로 가득 차 있기에, 사체를 먹는 동물들에게는 ‘나를 먹어주세요’라는 유인물과 같다. “발은 육식동물에게는 전채 요리와 같지요.” 화이트가 설명했다. “발은 다리 끝에 위치한 데다 쉽게 물어뜯을 수 있습니다. 사체 가운데 가장 먼저 사라지는 부위지요.”]
그렇군요. 제가 변태라서 그 런지, 이런 TMI는 좋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족발이나 먹을까...

장맥주
소소한 오타 신고합니다. 아마 편집부에서 이미 잡으셨을 것 같지만...
222쪽, [화석에 손상힌]→[화석에 손상을 가하는] 혹은 [화석을 손상한]

슿
감사합니다! 아직 좀 다듬을 곳들이 있지요~

장맥주
224쪽, [심리학자들이 밝혔듯, 전문적 식견의 원천은 대단한 게 아니라 다년간의 경험으로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장맥주
225~226쪽, [러브조이는 깊은 저음의 켄터키 토박이 억양으로 말했는데, 버번위스키 광고에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표현이 재미있어서 옮겨둡니다. ㅋㅋㅋ 그런데 저런 목소리 되게 부럽습니다.

장맥주
226쪽, [그는 학계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빌어먹을 정치에 염증을 느껴 모든 일들을 욕하며 우롱했다.]
문학계에도 이런 분들 적잖이 계십니다. 그렇게 욕할 시간에 자기 글을 쓰든지, 아니면 제대로 비판을 하라는 게 제 의견입니다.

장맥주
음... 이것도 이미 잡으셨을 것 같지만... ^^ 소심하게 알려드려요.
230쪽, [그런 그가 러브조이는 좋아했다.] →[그런 그를 러브조이는 좋 아했다.] 또는 [그런 그가 러브조이는 좋았다.]로 바꾸는 게 어떨지요?

장맥주
235쪽, [러브조이는 그들에게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답하곤, 대화 자체를 그만둬버렸다.]
이게 아마 〈“너희는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라고 러브조이가 말했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러브조이가 말했다〉로 잘못 읽힐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 노파심에...

슿
아, 요것은 "너 지금 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지껄이는 거냐?"는 뜻입니다. 잘 다듬어볼게요~

장맥주
아하! 알겠습니다. 주제 넘은 참견일 수도 있는데 흔쾌히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슿
아이구, 주제 넘다뇨~ 감사한 참견입니다~ 마니마니 이야기해주세요~

장맥주
저는 12장에서부터 갑자기 확 재미있어지네요. 아르디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특이한 존재인지 알게 되어서인 거 같습니다. ‘뭔가를 쥘 수 있는 발가락’이라는 게 엄청나게 중요한 특징이군요.

장맥주
250쪽, [아르디는 유인원계의 키메라 같았다. 낯선 조합으로 각 부위가 뒤죽박죽 합쳐져 있 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화이트는 다른 연구자들을 감질나게 할 정보를 언급했다. “아르디처럼 걷는 존재를 찾고 싶다면, 〈스타워즈〉에 나오는 술집에 가보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아, 바로 이해됩니다.

장맥주
258쪽, [논쟁 대부분은 아직 과학이 ‘종’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사실에서 기인했다. 모두가 종이 동물학의 기본단위라는 사실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종이 실제로 의미하는 바로 넘어가면 합의가 좀처럼 쉽지 않다. 통용되는 정의가 스무 가지가 넘는다.]
와, 그런가요?

장맥주
14장을 읽으며: 20세기에 대학을 졸업하고 자기가 관심 없어 하는 분야에는 업데이트를 거의 안 한 저 같은 사람에게, 정말 강제로 읽혀야 할 책 같습니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20세기의 상식은 거의 다 무너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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