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번외. <위어드>

D-29
아, 저도 그 대목이 걸렸는데요. 사실, '마시멜로 실험'은 심리학계 내에서도 다양한 비판이 있었거든요. 헨릭이 그런 연구를 모르지는 않을 텐데. 저자는 자기 논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자료를 취사선택하고 싶은 욕심에 굴복했나, 싶었습니다. 밑에 제가 도움이 될 만한 제가 정리한 글의 해당 부분을 옮겨 볼 테니 다들 참고하세요. 제가 쓴 『과학의 품격』(사이언스북스, 2019)에 실린 '마시멜로의 배신'의 한 부분입니다.
머리말과 파트1의1장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위어드가 어떤 사람인지 규정하고 심리실험들이 여러가지가 나오니 약간은 끼워 맞추기 같기도 해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들을 우려해서 인지 저자분이 올려주신 P.57 네가지 중요한 논점을 읽어보니 글의 의도가 이해가 되었습니다. 책 제목의 부제가 현대서구문명의 번영을 가져온 키워드 이니 위어드로 집중이 될수 밖에 없을 거고 그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살펴 보면서 다른 나라의 심리도 알아볼수 있으니 아 이런 분석도 가능하구나 하면 읽었습니다. 좋다 나쁘다처럼 이분법적으로 읽으면 안될거 같습니다. 내용중에서 몇분이 이야기 해주신것처럼 죄책감과 수치심 내용이 인상적이었고 나라마다 참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모임장님이 추천해주신 리처드 니스벳의 책들도 흥미가 가고 읽어 보고 싶습니다.
네, 이 책을 읽고 나서 (비서구권의) 많은 독자가 불편해하는 대목입니다. 저자가 계속해서 자기는 '위어드(WEIRD)'와 다른 문화 사이의 우열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점에서도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함께 읽고서 토론해 봐요. :)
그런데 생각해보면 1차,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 널리 퍼지던 민족주의, 식민주의 및 인종차별 등의 사상들이 결국 서구의 소속감보다 개인이 중심이 되는 사고방식에서 멀어진 것 같은데 작가는 이걸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네요.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를 흥미롭게 읽었는데, <마인드웨어>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심리학자인 니스벳과 문화인류학자인 헨릭이 함께 연구도 했다니, 그 부분도 흥미롭네요. 추석연휴에 빨리 <위어드>를 시작해야 겠어요!
이제는 상식이 되어 버린 마시멜로 테스트의 결과는 그동안 여러 비판을 받았다. 미셸이 처음 마시멜로 테스트에 동원했던 어린이는 총 653명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들은 미셸의 자녀를 포함한 스탠퍼드 대학교 부설 유치원을 다니고 있었다.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산층 어린이였다. 애초 미셸은 이들을 추적 관찰할 생각도 없었다. "그때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와 안 먹은 아이가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우연히 자기 자녀와 대화하다 나온 아이디어가 연구로 이어졌을 뿐이다. 수소문해서 653명 가운데 185명을 찾았고, 그 가운데 94명이 미국의 대학 입학 자격 시험(SAT) 점수를 제출했다. 나중에 40대까지 추적이 가능한 이들은 50명 정도에 불과했다.
마시멜로 테스트의 해석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이 있었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의 셀레스티 키드(Celeste Kidd) 등이 2013년 1월에 발표한 논문 「합리적 군것질: 환경 신뢰도에 따른 어린이들의 마시멜로 테스트 의사 결정(Rational snacking: young children’s decision-making on the marshmallow task is moderated by beliefs about environmental reliability)」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마시멜로 테스트를 약간 비틀었다. 어린이 28명에게 컵을 꾸미는 미술 활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일단 크레파스를 주었다. 그리고 나중에 색종이와 찰흙을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 14명은 색종이와 찰흙을 받았고, 나머지 14명은 색종이와 찰흙을 받지 못했다. 그러고 나서, 이 두 그룹에 마시멜로 테스트를 해 봤다. 색종이와 찰흙을 받았던 어린이는 평균 12분 넘게 참았고, 그 가운데 9명은 끝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않았다. 반면에 어른의 거짓말을 경험한 어린이는 평균 3분 정도만 참다가 먹었다. 끝까지 참은 아이는 딱 1명뿐이었다. 이 실험 결과는 마시멜로 테스트를 이렇게 반박한다. 마시멜로를 빨리 먹어 치운 어린이 가운데 일부는 의지력(참을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중에 돌아오면 하나를 더 주겠다."라는 어른의 말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불신이 깔린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는 기회가 있을 때 일단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다.
2018년 5월 25일 뉴욕 대학교의 타일러 와츠(Tyler Watts) 등이 발표한 논문 「마시멜로 테스트 다시 보기(Revisiting the Marshmallow Test)」의 반박도 살펴보자. 이들은 만 4세 정도 되는 총 918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마시멜로 테스트를 하고 나서 15세 때의 성취도를 추적 관찰했다. 500명 정도는 일부러 어머니가 고등 교육을 받지 않은 집의 어린이를 택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마시멜로 테스트는 청소년기의 학교 생활, 학업 성적 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어머니가 대학 교육 이상을 받은 어린이는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든 곧바로 집어먹었든 15살이 되었을 때 차이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어머니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어린이도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더라도 청소년기에 특별히 나은 이득이 없었다. 씁쓸한 결과다. 마시멜로 먹기를 참을 수 있는 의지력은 청소년기의 성취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반면에 자녀 교육 지원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집안의 넉넉한 살림 같은 사회 경제적 배경이 오히려 결정적인 변수였다. 어렸을 때부터 의지력이 강해 봤자 현실에서 자수성가는 불가능했다. 가슴 아픈 사실이 하나 더 있다. 가난한 어린이는 눈앞의 마시멜로를 곧바로 먹어 치우는 경향이 강했다. 앞에서 소개한 불신이 어린이의 의사 결정에 미치는 결과를 염두에 두면 이런 가설이 가능하다. 부모의 소득이 변변치 못한 어린이일수록 불신 환경에 여러 번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린이날 로봇 장난감 사주기로 했잖아요?" "어떡하니, 아빠가 돈이 없어.") 그런 어린이에게 확실히 보장된 미래는 없다. 몇 분 뒤에 마시멜로를 하나 더 줄지 말지는 당장 관심사가 아니다. 눈앞의 마시멜로는 먼저 먹어 치우는 것이 남는 장사다. 실제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단기적인 보상에 집착한다는 여러 증언과 연구 결과가 있다.
네 실은 마시멜로 실험의 뒷이야기가 이제는 좀더 널리 알려진 것이라고 봤는데 이게 다시 나오니 좀..;; 제가 생각해도 당장 내일 먹을 게 없거나 내일 직장에서 짤릴 불안이 많은 사람들이 단기적 보상에 집착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과연 이 국가 비교가 경제적 상황의 차이의 영향을 배제하고서도 비슷하게 나올까 했어요. 참고 자료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도착 책이 도착 했어요 퇴근하고 빨리 읽고 싶네요 ..YG님 따라서 꾸준히 ...기대 됩니다 .
겨우 1장이니까 여러가지 의심되는 점들, 특히 산업화와 문화나 심리학의 인과관계 같은 것은 차차 다뤄지리라고 생각하면서 읽고있습니다.
책에서 주는 중압감에 비해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힙니다 특히 개인주의자의 심리와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YG님의 글에 언급된 타일러 와츠의 마시멜로 테스트에 대한 논문에 대한 짧은 언급이 각주 32번에 나오네요. 라이베리아에서 진행된 인내심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실험에 대한 언급이 11챕터에서 나오는데 거기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거 같고요.
아, 그렇네요. 꼼꼼하게 확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자는 그런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마시멜로 테스트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긴 연휴 동안 책 읽을 틈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연휴간에 파트 1(머리말, 1~4장)까지 마무리하는 계획이었는데 따라오셨는지요? 이번 주에는 파트 2 5장, 6장, 7장을 함께 읽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파트 1 난이도가 제일 높았어요. 그러니 파트 1까지 따라오셨으면 두 번째 밀레니엄 때부터 본격적으로 '위어드(WEIRD)'의 탄생에 초점을 맞추는 파트 2부터는 좀 더 수월하게 따라오실 수 있을 겁니다. 이후에는 각 파트의 분량도 120~150쪽 정도로 파트 1에 비교해서 짧습니다.
교회의 혼인과 가족에 대한 방침은 집약적 친족을 잠식함으로써 개인들을 그가 속한 씨족과 집안에 대한 책임과 의무, 혜택으로부터 점차 해방시키면서 사람들이 교회에, 그리고 나중에는 다른 자발적인 조직에 헌신할 더 많은 기회와 유인 요소를 창출했다. 서구 기독교가 우연히 갖게 된 특별한 능력은 친족 기반 제도를 해체하는 동시에 기독교 제도의 확산을 촉진하는 법을 '알아낸' 것이었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p.220,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저자가 책에서 논증하고 싶어한 모든 일의 시작이 이 한 문단에 정리돼 있는 걸로 보였습니다. 막연히 갖고 있던 서구의 발전 원인에 대한 질문에 답을 얻은 부분이었습니다. 어떤 개혁적 조치만으로 가능한 변화에는 한계가 있었네요. 종교의 힘이 밀어줄 때 더 강력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거였어요. 우리 시대의 종교를 생각해 봅니다. 어떤 변화를 추동하고 있는지를 말이죠.
이 모든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교회가 수백 년에 걸쳐 독특한 형태의 일부일처혼을 퍼뜨리고 강제하면서 의도치 않게 점차 남성을 길들이는 환경을 형성하면서 많은 이들에게서 경쟁심과 충동성, 위험 감수 성향을 줄이는 한편, 동시에 세계에 대한 포지티브섬(제로섬과 달리 경쟁이 아닌 상생을 추구하는 것 ㅡ옮긴이) 지각과 낯선 이와 기꺼이 팀을 이루려는 의지를 선호하게 했다는 것이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는 더 조화로운 조직과 범죄 감소, 사회 붕괴 감소로 이어지는 게 분명하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p.364,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저도 연휴 동안에는 적극적으로 의견 남기지 않았어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니, 틈틈이 서로 의견 나누면서 읽어가면 좋겠습니다!
파트1을 다 읽었습니다. 머리말에서도 종교 특히 믿음의 힘을 느낄수 있었는데 4장에서는 종교가 공동체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수 있었습니다. 2,3장에서는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이나 국가제도가 생긴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 좋았습니다. 그동안 근친상간의 금기에 관해서는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왜 금기되었는데 금기되어 어떤점이 좋은지 p151-153 부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이 점점 재미있어 지는데 1장에서 결론 비슷하게 나오고 역사 처음부터 풀어가서 뒷 내용이 더 궁금하고 몰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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