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서점 × 책방밀물]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같이 읽기

D-29
갑자기 저도 궁금하네요. 이 거 오프라인 북토크 때 작가님께 물어봐야겠어요. ㅎㅎㅎ
화자가 품은 마음의 거리를 표현했다기엔 '그럼 엄마는...?' 싶어서ㅎㅎㅎ 작가님의 대답이 기다려집니다!
중요한 것은 건축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가장 싸게 가장 빨리 짓는 것뿐이다. 그동안에도 은행 이자는 착실히 붙고 있으니까.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임성순/기초를 닦습니다 143p, 김의경 외 지음
리얼한 건축 현장을 보니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판타지 같네요. 제가 듣기론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기'라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돈,이자다 보니 무조건 기간 안에 건물을 지어내야 한다고. 그러니, 순살 아파트도 나오고 워터파크 아파트도 나오나 봐요. 네임드 아파트도 저런데 일반 빌라는 더하겠죠. 헌치도 없이 대충 감으로 판 땅에 공그리치면 아무도 모른다는게 섬뜩해요. 우리나라는 빌라.주택을 위한 동결심도도 제대로 연구 안 되었다고 합니다. 평소 관심있던 건축이야기라 재밌게 읽었어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1982년 일본의 고급 별장지 가루이자와. ‘무라이 건축 설계 사무소‘는 여름 한철을 그곳 아사마 산 자락의 별장에서 보낸다. 삶과 맞닿은 건축을 꿈꾸는 사람들과 언제까지고 계속되었으면 했던 그 여름의 고아했던 나날. 이윽고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경합을 앞두고 뜨거운 분투가 시작되는데.
저도 새삼 이 단편을 읽고나니 건축사라는 직업도 이상과 현실이 많이 다르겠구나 싶었어요. 다른 직종에 비해 처우가 많이 안좋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국내 일급 설계 사무소 조차도요;) 소설에 나오는 상황같은 이유로도 기운 진짜 빠지겠다 싶은; 최근에 교사하는 지인들한테서 학교 얘기들을때랑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때 배웠다. 이상은 현실을 극복할 무엇 없이는 이루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게 자본이 됐든, 건축법이 됐든, 천재적인 설계 능력이 됐든, 아니면 허울뿐인 이름값이 됐든 말이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임성순/기초를 닦습니다 145p, 김의경 외 지음
도면에 직선밖에 없잖아. 그런데 이런 사선 하나 들어가면 아주 좋아해. 건축주 새끼들이 졸라 신경써서 도면 그려준 줄 안다고. 사선 하나 넣어주면. 이 바닥이 그렇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임성순/기초를 닦습니다 159p, 김의경 외 지음
이 대사 진짜 찰떡같이 딱이었어요. 너무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는 동시에 진짜 이게 현실일까봐 살짝 소름 돋기도 했구요. 전에 젊은 치과의사가 하는 얘길 들었는데, 임플란트하러 오는 나이 많은 환자분들 진료비 수납하실때 의사가 나와서 손한번 잡아드리면 진료비 비싸단 컴플레인 안하신다고 ;;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순간 이 얘기가 떠올랐어요.
저도 이 말에서 정말 어이없는 웃음이....
건축 도면에 사선이나 원형 들어가면 저도 멋있다고 좋아할 것 같아서 뭐라 할 말이 없더라구요. ㅎㅎ
안도타다오 전시에서 설계도면을 봤는데..예술작품같더라고요. 그 유려한 곡선들 때문에요. ㅎㅎ
사무실의 크기가, 횡뎅그렁한 빈 공간이 내 몸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육체를 짓누르는 공기의 무게를 느낀다. 시간은 나에게 맞지 않는 속도로 빨리 흘렀다가 더디게 훌렸다가 한다. . . 밤에 이중구와 을지로의 후줄근한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실 때에는 모든게 실감났다. 공간은 적당히 들어찬 듯 보였고, 공기는 짓누르는게 아니라 나를 감싸주는 무게였으며, 시간은 제 속도로 흘렀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장강명/간장에 독 188,191p, 김의경 외 지음
저는 이 단편에서 구조조정 중인 회사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다닌 회사에서도 몇년 전에 꽤나 큰 규모로 인원 조정이 있어서 주인공이 사무실에서 느끼는 그 공간의 불편함, 무게감을 비슷하게 겪어봤거든요. 어제까지만 해도 편하게 이야기했던 동료와 일상적인 인사 조차 건네기 불편하고, 그 와중에도 나는 또 어떤 표정으로 앉아 있어야할지.. 서로 건네는 날선 대화들이 진짜 어려웠답니다. "수지씨는 생각을 왜 그렇게 하니. 맨날 사측 인사들이랑 어울려 다니더니 물들었나봐." 이런 대사들이요. 화내야 할 대상이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닌 걸 알면서도 정작 회사라는 실체 없는 존재에겐 화낼 수 없으니 결국 상처주고 상처받는 사람들은 한때는 동료였던 서로들이더라고요.
'간장에 독' 의 미주 (197쪽-> 195쪽) * 소설의 제목과 197쪽 이중구, 정수지 두 사람의 대화는 최승자의 시 삼십 세의 구절을 인용하였다. * 소설의 제목과 195쪽 이중구, 정수지 두 사람의 대화는 최승자의 시 삼십 세의 구절을 인용하였다. 인용된 시는 '이 시대의 사랑'에 수록됐고요, '삼십 세'는 제가 블로그에 올렸어요. 참고하시라고. https://www.gmeum.com/blog/3540/2353
이 시대의 사랑등단작으로 처녀 시집의 제목을 삼은 <이 시대의 사랑>에서 그는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 올리면서 이 시대가 부숴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시 함께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부분은 몇 번을 다시 읽어봤는데 여전히 이 시를 인용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ㅠ_ㅠ 처음엔 그저 이중구가 이 시 구절을 인용하여 나에게 호감을 표현한 거라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렇다면 소설 제목까지 "간장에 독"일것 같지 않은데... -.-a 어떤 의미인 걸까요?
블로그 가서 시 읽고 왔어요. 이 시는 내용도 좋지만 제목이 기가 막힌 것 같습니다. 실은 요즘 세대로 비유하자면 ‘삼십 세’는 조금 이른 것 같고 ‘삼십 칠세’ 정도가 시 내용에 어울릴 것 같아요.
저도 가서 읽고 저장도 했습니다 ㅎㅎ 딱 저를 위한 시 같았어요.
<광합성 런치>를 읽으면서 저는 좀 의외의 포인트가 눈이 갔는데요, 서이재의 입장에 빙의되어 생각해보니 젠더를 떠나서 회사 내 직급의 위계관계만으로도 화자의 관심이 너무 부담되고 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엔 '나이도 한참이나 많은 저 아저씨 왜 저래.. '이런 느낌였는데, 이건 굳이 젠더를 떠나서 누구든 서이재 입장에선 너무 부담되고 싫을것 같단 생각이;; 제가 서이재이고 화자의 관심을 느낀지 오랜데 바뀔 것 같지 않다면.. 저는 회사 못다닐것 같은ㅠㅠ
공감 100배요. 싫어하는 회사 직장 상사가 저에게 '커피와 에끌레르'를 사 주고 싶어한다고 상상해보니 너무 부담스럽네요. 통상 나이든 아저씨 상사와 젊은 여직원으로 묘사되는 부분을 뒤튼 것이 또 이 작품의 재미였던 것 같아요.
우리들이 어린 시절에 되고자 했던 직업들, 의사, 선생님, 과학자, 대통령 등등 과 이 소설에 등장하는 직업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그믐 블로그에 이 책을 읽고 써주신 독서 기록 읽다가 너무 인상적이었던 문구. https://www.gmeum.com/blog/7868/2320 "근데, 아빠는 뭐 된거 없지?" ㅎㅎ 일은 오래했는데 나는 뭐가 되었을까? 뭐가 되려고 이러는 걸까? 생각해 보면 아이들에게 '커서 뭐 될래?' 라는 질문 자체가 등장한 것도 몇 년 안 되었잖아요. 우리나라에선 기껏해야 1백년? 조선시대 최대감집 노비 개똥이에게는 커서 뭐 될래? 라고 물어보지 않았는데... 직장과 직업이 지닌 가치가 현대인에게 너무 과대평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하루에 8시간 또는 그 이상을 보내는 곳인데 어떻게 내 삶과 무관할 수 있지? 라는 상반된 생각에 마음이 조금 복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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