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9

D-29
[나의 셔틀콕] 지루해 너는 언제 어른이 될까 엄마는 늘 내게 물었다
저 눈이 녹으면 흰빛은 어디로 가는가
단지 조금 이상한 <환상의 빛> p.23, 강성은
다른 시집에 비해 약간 얇다 싶지만, 출판사 책 소개에 나오듯 '특유의 초현실적 상상력'의 시들이라서 무겁고 많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구간과 기간을 정해서 시집을 읽는 새로운 방법이 낯설지만 흥미롭습니다. 부담도 덜 하고... 얘기를 나눌 수도 있고...
[외계로부터의 답신] *2004년 11월 스웨덴에서 북유럽의 시인들이 모여 외계인을 상대로 시 낭송회를 열었다.
<기일~환상의 빛>은 오늘까지 읽겠습니다. 위에 적은 구절이 이 부분에서 가장 시적인 대목이었어요. 다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Le Rayon vert_에릭 로메르를 위하여] "이곳은 지구라는 별 / 네가 왔다 / 이토록 무한한 녹색 빛 / 이토록 정지된 푸른 시간 / 사계절 내내"
<르 라용 베르(녹색 광선)>, 에릭 로메르 감독의 1986년 영화(같은 해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쥘 베른이 쓴 같은 제목의 소설에서 따왔다.
우와 녹색 광선 재밌게 봤는데 같은 제목이었군요
애고 제가 확인한 일정에 이 모임이 D-26으로 되어 있어서 .. 착각 있었네요. 시집 이제 주문했는데..빨리 진도를 따라잡아야겠네욤.
죄송해요.ㅠㅠ 제 불찰입니다.
오늘과 내일은 '미아'에서부터 '전염병'까지 함께 읽어요.
[전염병] 마스크를 낀 입술을 달싹이며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친구들과 겨우 작별
2013년 유월에 나온 시집인데....
@정쏘주 저도 깜짝 놀랐어요. 이건 시인이 아니시라 무슨 예언자 같으신...
[전염병] "작년에 죽은 내 친구는 알까요 / 산 사람들도 죽음과 손잡고 있다는 걸"
전염병 시 정말 놀랍네요 저는 [불타는 성] 성은 백 년째 불타고 있고 성은 불 속에서 봄을 맞고
[덤불] "덤불은 자주 바람에 흔들렸고 겨울이 되자 검불이 되어 굴러다녔다 // 침묵하고 있는 수많은 덤불들이 도시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었다"
[겨울밤 왕의 잠은 쏟아지고] "겨울이 없으면 봄도 없다고 / 잠이 없으면 꿈도 없다고"
시집 전체를 뒤덮은 밤과 잠과 꿈... 왜 시인은 계속 깊이 잠들어 있고, 좀처럼 깨지 않는 꿈을 꾸고, 어쩌다 깨어도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꿈을 꾸는 걸까요? 그게 궁금하고 어렵네요.
이 시집 나오기 전에 발간된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창비, 2009)에서 실마리를 찾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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