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9

D-29
[세헤라자데 ] 옛날이야기 들려줄까 악몽처럼 가볍고 공기처럼 무겁고 움켜잡으면 모래처럼 빠져나가버리는 이야기 조용한 비명 같은 이야기 천년 동안 짠 레이스처럼 거미줄처럼 툭 끊어져 바람에 날아가버릴 것 같은 이야기 지난밤에 본 영화 같고 어제 꿈에서 본 장면 같고 어제 낮에 걸었던 바람 부는 길 같은 흔해빠진 낯선 이야기 당신 피부처럼 맑고 당신 눈동자처럼 검고 당신 입술처럼 붉고 당신처럼 한번도 본 적 없는 이야기 포르말린처럼 매혹적이고 젖처럼 비릿하고 연탄가스처럼 죽여주는 이야기 마지막 키스처럼 짜릿하고 올이 풀린 스웨터처럼 줄줄 새는 이야기 집 나간 개처럼 비를 맞고 쫒겨난 개처럼 빗자루로 맞고 그래도 결국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개 같은 이야기 당신이 마지막으로 했던 이야기 매일 당신이 하는 이야기 내가 죽을 때까지 죽은 당신이 매일 하는 그 이야기 끝이 없는 이야기 흔들리는 구름처럼 불안하고 물고기의 피처럼 뜨겁고 애인의 수염처럼 아름답고 귀를 막아도 들리는 이야기 실험은 없고 실험정신도 없고 실험이란 실험은 모두 거부하는 실험적인 이야기 어느날 문득 무언가 떠올린 당신이 노트에 적어내려가는 이야기 어젯밤에 내가 들려준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내일 밤 내가 당신 귀에 속삭일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오늘부터 사흘간 마지막 부분을 함께 읽겠습니다.
@정쏘주 알려주신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창비, 2009)도 꼭 읽어볼게요! 고맙습니다.
[해설_잠 속에서 태어나는 이상한 시간] "'환상의 빛'이라는 제목의 시는 강성은 첫 시집에도 수록되어 있고, 이번 시집에서 세 편이나 수록되어 있다. 연작의 형태가 아니라, 같은 제목을 가진 다른 시들을 이렇게 여러 편 수록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할 만하다."
[환상의 빛] "명백한 것은 너무나 명백해서 /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 눈 속에 빛이 가득해서 다른 것을 보지 못했다"
[부끄러움] 먼 곳에서 온 엽서에는 늘 얼룩진 몇 줄이 있다 그 보이지 않는 말들이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비밀
그나마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시인데, 제목이 <부끄러움>이네요... 뭔가 쉽지 않게 오래 탐험할 게 생겼네요.
[구빈원] 실은 모두가 버려지고 있다 너무 먼 곳에 버려져 잊었을 뿐이다 이 행성이 우주의 거대한 쓰레기장이라는 걸 우리는 모른다 기억하지 못한다 버린 자들이 가끔 떠올리는 악몽이라는 이름의 푸른 별을
[어떤 나라] 어떤 나라에서는 죽는 것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꿈꾸는 것과 오래 잠을 자는 것은 허용되었다
[해설_잠 속에서 태어나는 이상한 시간] p.84 "이때, 시는 어떤 위로도 관념도 없이, 이번 생에 속한 시간의 둘레와 겹에 대해서 감각하게 한다. 그러면 또 알게 될까? 바로 지금 이 시간이, 누군가의 기일이며, 누군가의 애도의 순간이며, 다음 생이 시작되는 순간이라는 것을." 그렇군요, 어떤 위로도 관념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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