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때는 시를 좋아했고, 쓰기도 했어요. 그때 장래희망이 무려 시를 쓰는 작가였거든요^^ 그러다 세상이 갑자기 크게 변하면서(사회주의 몰락? 민주화 이행?) 시는 더 못 쓰게 됐고, 대학 시절 소설을 조금 썼는데요. 그것도 군대에 가면서 더 못 쓰게 되었습니다. 세상도 망하고 나도 망가진 기분이었거든요. 그러다 몇 년 전에 더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러다 오래 전 '약속'이 생각났고, 일단은 그 약속을 먼저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쓰기 시작했답니다.
[박소해의 장르살롱] 3. 모든 것의 이야기
D-29
김형규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박소해
@모임
지금까지 <모든 것의 이야기> <가리봉의 선한 사람> <코로나 시대의 사랑>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대림동에서, 실종>과 <구세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무경
<가리봉의 선한 사람>은 김형규 작가님에게는 '쓰고 싶었던 작품'이었을지, '써야만 했던 작품'이었을지가 문득 궁금해집니다.
김형규
둘 다였습니다. 91년 5월은 돌이키기에 너무 아픈 시간/기억이었지만, 쓰고 싶었고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소망1018
<대림동에서, 실종>에서 대림동은 조선족만 산다는 가난하고 지저분하고 위험한 동네, 누구나 칼 하나쯤 품고 다닌다는 곳 이라고 되어 있는데 작가님은 대림동이라는 곳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조선족에 대한 혐오 그리고 대림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날로 짙어 가는데 작가님의 시선이 궁금합니다.
김형규
제목이 바뀐 이유는.. "대림동 이야기"는 장편의 제목이라고, 이 작품은 그보다는 작은 이야기라서 제목도 좁혀야 한다는 지적을 해주셨는데, 공감이 되었거든요. 원래 <대림동>이 장편의 첫 에피소드로 기획된 글이기도 했어 요.

박소해
@김형규
그런 사연이... 그럼 우리가 <대림동>이라는 장편의 탄생을 곧 목격할 수 있을까요? 전 K라는 캐릭터에게 큰 매력을 느꼈거든요. 나와 k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

이지유
저도 k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김형규
하지만 대림동에서는 제가 이방인이었고, 이민자들의 삶 속으로 더 들어가지 않는 한 장편을 쓰기는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결국 독립적인 단편으로 남았답니다.

파랑나비
<대림동에서, 실종>을 읽으며 영화 <범죄도시>를 떠올렸는데요. 중립적인 입장에서 읽으려고 해도 부정적이미지가 강한 곳이라 좀 미안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박소해
@파랑나비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울 살던 시절엔 대림동에 거의 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중국인이 많다고 들어서... 어쩐지 무서웠습니다. 집에서 멀기도 했고...
편견과 공포가... 소외와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ㅠ
김형규
저는 대림동을 아주 좋아합니다^^ 지금은 그곳에 살지 않지만, 5년 이상 직접 살기도 했고요. 친구도 사귀고, 신기한 일도 많이 겪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활력이 넘쳐서 좋았습니다.

박소해
@김형규
아~~ 대림동에서 사신 적이 있었군요. :-)
김형규
다만.. 코로나-19 이후로 대림동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서 아쉬워요.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오는 관문 같은 곳이었어서, 2~3년 사이에 텅 빈 거리가 되었습니다.

박소해
저런 ㅠㅠ
marty
이사하기 전까지 봉천동에 살아서 소설에 나온 대림동, 가리봉동, 난곡은 다 가본 동네들이라 읽으면서 장면을 그려내는데 어찌나 생생하게 읽혔는지 모릅니다. 다음 주에 대림역 차이나타운을 가는데 작가님 작품으로 동네를 바라보게 될 것 같아 벌써 설렙 니다.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지하철 안에서 대림역을 지나갈 때면 주변을 더 둘러보게 됩니다 :)

박소해
@marty
와... 그러면 정말 반가운 마음으로 독서를 하셨겠어요.
marty
네~~ 제목에 다 아는 동네들이 나오는데 첫시작부터 눈꼬리 입꼬리가 올라갔습니다ㅎㅎ

슈피겔
안녕하세요~ 깜박 잠이들어 늦게 참여합니다 ㅎ 지난 글들 다 보고 왔습니다. 흥미롭네요! 김형규 작가님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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