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혼자 읽기

D-29
기록을 위한 혼자 읽는 모임입니다:)
그제야 도선은 현실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슬픔과 혼란스러움과 공포가 한꺼번에 덮쳐왔다. 아이와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주는 고통도 어마어마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양손과 양발, 몸통과 코에서 진짜 물리적인 고통이 느껴졌고 그 고통 덕에 도선은 자신이 살아있는 인간이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그렇다. 이것은 일종의 등가교환이었다. 고통의 대가로 생의 감각을 되찾기. 가족을 잃고 자신을 옳아매던 것으로부터 해방되기.
탱크 김희재
그럼에도 양우는 삶을 살아내야 했다. 일을 해야 했고 일을 하기 위해 먹고 자야했다. 그래서 양우는 믿기로 했다. 둡둡은 다시 돌아올 것이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인연이라고.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그렇게 믿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어떤 믿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살기 위해 반드시 붙들어야 하는 문제였다. 양우는 뒤늦게서야 둡둡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둡둡이 탱크를 찾은 것도, 그 안에서 기도를 하고 어떤 믿음에 매달린 것도 그저 숨을 쉬기 위해서였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탱크 김희재
늘 그랬듯 모든 미래는 빠짐없이 과거가 된다는 사실을 믿으며, 그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쓴다.
탱크 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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