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

D-29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선생님들께서 모두 해주셔서 덧붙일 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도 비슷한 감상이었어요. 소범 기자님 말씀처럼 '하루키적인 것'이 하루키를 좋아하고, 싫어하게도 만드는 요소라는 점에 적극 동의해요. 저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으면서 몇 번 혼자 조용히 웃곤 했는데 그게 바로 그 '하루키적인 것'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나 큰 기시감...달리 말하자면 '아...이 영감 여전하네...' 싶은 것들이요. 근데 참 양가적이게도 그게 좋으면서 싫었어요. 좋았던 건 제가 하루키를 처음 읽었던, 이제 막 문학이라는 세계를 기웃거리던 때가 생각이 나서였어요. 그때는 하루키의 섬세한 문장들에 매료되었었고, 시니컬하면서도 사랑 앞에서는 낭만있던 남성 인물을 좋아했었지요. 전작들에서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자신과 분리되어 있는, 또 다른 '나'와 마주하고 대화하는 장면들도 좋아했었어요. 여성 인물을 에로스적으로 탐색하는 시선도 10대의 호기심과 상통하는 지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그때로부터 너무 많이 멀어진 것인지...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는 지난 소설들을 떠올리면서도 불쑥 심술맞은 생각이 치밀더라고요. 아무리 1980년대에 썼던 작품이라도 '43년 만에 마침내' '새로 다듬어 완성'했다면, 무언가 다른 점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하고요. 세월이 지나 저라는 독자도 그때와 지금의 읽기 감각이 다른데, 어쩌면 하루키는 이렇게 한결같이 10대에 만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중년 남성을 그리는가...싶고요. 이런 한결같음이 저도 약간 징그러웠어요 ㅠ_ㅠ....
이 책을 읽고 좋아할 독자는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면 1980~90년대에 발표되었던 하루키의 소설들의 팬이었던 이들은 여전히 좋아할 수도 있겠다 싶긴 했어요. 소범 기자님이 궁금해하신 것처럼 3번에 해당하는... 이 소설로 하루키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일단 완독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작들을 궁금해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앞으로 어떨까? 싶었는데요. 동시에 선생님들도요! 앞으로 하루키의 신작이 발표가 된다면, 또 읽을까를 생각해보면, 저는 어쨌거나 읽을 것 같아요. 다른 소설일 거란 기대도 없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번 읽게되는 것이 하루키의 소설이 가진 묘한 힘인 것 같기도 해요. 잘 알고 있는 익숙한 세계이니까 없던 기대만큼 큰 실망도 없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요..? !
아무리 단단히 갇혀 있어도 존재 자체가 위협이니까요. 그것들이 어떤 계기로 힘을 얻어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그게 아 도시의 잠재적 공포가 아닐까요. 만약 그런 사태가 빚어지면 도시는 순식간에 와해될 테죠. 그렇기에 더더욱 그들의 힘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히고 소멸시키고 싶은 겁니다. 누군가가 오래된 꿈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꿈을 같이 꿔줌으로써 잠재된 열량이 달래진다-그들은 아마 그런 걸 원하는 거겠죠. 그리고 그럴 수 있는 건 지금으로선 당신 한 사람뿐이에요.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저도 유정 평론가님과 같은 의견이에요. 어떤 작품을 썼을지 궁금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단 '그가' 이번엔 어떤 작품을 어떻게 썼을까 하는 궁금증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그건 하루키가 한 시대를 팬으로 가졌던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작가의 행로에 '참여'하는 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기도 한 것 같아요. "편안하고 설레면서", "이젠 제발 좀 잊어", "오래된 현대", "아는 맛"에 대한 정리 등 한 달 동안 하루키 소설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 보면서 공감하고 감탄하기도 했어요. 그런 동시에, 유정 평론가님 의견처럼 보다 '하루키 세대'의 평가와 감상이 어떨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오프라인 북토크에서 좀 더 이야기 나눠 볼 수 있기를요! ^^ 여기 들어오면, 빠르고 정신없이 스치는 뉴스들과 무관한 속도로 하나둘 쌓여 있는 생각을 보는 것이 참 좋더라고요. 사실 문학에 대한 이론 공부를 하면서도 그걸 바탕으로 구체적인 작품을 평가하는 데에는 언제나 좀 한계를 느꼈어요. 고려해야 할 상황이나 변수들도 워낙 많고 실증적인 차원으로 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럴 때 기댈 수 있는 것이 다른 사람의 독서일 텐데, 그런 점에서 <마주>나 <도시...>를 읽으며 비슷한 것을 느끼고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을 나눴던 경험이 앞으로의 독서에 영향을 많이 줄 것 같아요.
맞아요! 이곳에서의 독해는 함께 대화하는 다섯 분의 생각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고, 조금 더 편안하게 작품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이런 읽기도 참 필요한데,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것이 익숙해지니 혼자서는 다소 고립적으로 읽게되는 것 같아요^ㅇ^;; 아마 오프라인 북토크에서도 이야기를 나눌 테지만, <마주>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 대한 고전의 가능성이 궁금해지네요! 지난 계절의 텍스트(<취미는 사생활>, <나의 친구, 스미스>)는 신인 작가의 책이었던 데 비해 이번에 읽은 두 소설은 이미 자신의 작품 세계를 단단히 다져둔 작가의 책이었으니까요. 게다가 하루키는 40년 만에 비로소 완성한 작품이고, 최은미도 이전에 발표한 작품을 장편 분량으로 개작했으니 두 소설 다 작가에게 있어서는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닐 것 같아요. 이런저런 점들을 고려해서 고전의 가능성을 판단해야 할 것 같아 지난 번보다 더 생각이 많아지네요 @.@ 하루밖에 대화 시간이 남지 않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못다 한 이야기는 북토크에서 살펴 주시어요-*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서유재/책증정]『돌말의 가시』 온라인 함께 읽기 (도서 증정 & 북토크)[책증정-선착순 10명] 청선고로 모여라!『열여덟의 페이스오프』작가와 함께 읽기4,50대 세컨드 커리어를 위한 재정관리 모임노후 건강을 걱정하는 4,50대들의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
[여성]을 다양하게 말하기
[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책증정]『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반비 막내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클래식 2025] 9월, 제 2의 성 [도서 증정]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함께 읽기[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그믐의 대표 작가, 조영주
[책 증정] <탐정 소크라테스> 조영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작가와 작가가 함께 등판하는 조영주 신작 <마지막 방화> 리디셀렉트로 함께 읽기[장맥주북클럽] 1. 『크로노토피아』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9. 카페 조영주로 오세요
책도 주고 연극 티켓도 주고
[그믐연뮤번개]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짧은 역사, 천천히 길게 읽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 그림책 좋아하세요?
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진짜 현장 속으로!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중독되는 논픽션–현직 기자가 쓴 <뽕의계보>읽으며 '체험이 스토리가 되는 법' 생각해요[도서 증정] 논픽션 <두려움이란 말 따위>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동아시아)[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
체호프에서 입센으로, 낭독은 계속된다
[그믐밤] 47. 달밤에 낭독, 입센 1탄 <인형의 집>[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봄에는 봄동!
단 한 번의 삶방랑자들여자에 관하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편견을 넘어 진실로: 흑인문화 깊이 읽기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
비문학을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 <한옥 적응기>독서기록용 <가난의 명세서>[독서 기록용]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