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아무아』 혼자 읽기

D-29
나는 논문이 발표된 데 감사했다. 그것은 점점 더 많은 과학자들이 오무아무아가 남긴 증거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의 가설을 고려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학계의 상당수가 오무아무아가 외계 문명에서 유래했다는 이론을 많은 이색적 가설 가운데 하나로 여길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았다. 나는 대다수가 그 아이디어를 고려하기조차 꺼리고 심지어 일부 과학자들은 적대적일 거라 생각했다. 나는 세티 과학자들의 생각을 지지하는 모든 주장에 품는 일반적인 의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오무아무아 5장 빛의 돛 가설, 아비 로브
가정이 상대적으로 온순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중의 쏟아지는 관심(논문 발표 뒤에도 커지기만 했다) 역시 아이러니하게 보였다. 불과 1년 전인 2017년 수소 원자와 관련한 변칙 보고(초기 우주가 예상보다 차갑다는 가정에 기반을 뒀다)에 뒤이어 나는 또 다른 하버드 박사 후 연구원 줄리안 무노즈와 함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는 만약 암흑 물질이 아주 작은 전하를 가진 입자로 만들어졌다면 우주의 수소를 식힐 수 있어 보고된 변칙을 해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 가설은 《네이처》에 발표되었고, 오무아무아가 외계 기술이라는 나와 바이얼리의 가설보다 훨씬 더 추측적이었만 훨씬 덜 주목받았다.
오무아무아 5장 빛의 돛 가설, 아비 로브
분명히 말해서 나는 비록 할 수 있는 한 스스로를 잘 활용해 왔지만, 세간의 이목을 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딱히 그런 것을 즐기지도 않았다. 스타샷 같은 일로 관심을 끌려고 했던 과거에는 겨우 기자들 몇 명이 반응을 보였을 뿐인데도 감사했다. 평생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훈련을 받았지만 아무도, 특히 나 자신도 거기에 미디어 훈련을 포함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오무아무아 5장 빛의 돛 가설, 아비 로브
나중에 생각해 보니 미디어 훈련을 받았어야 했다. 천문학 및 천체 물리학은 상당한 시간과 돈이 자주 요구되는 분야이며,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활용하는 일은 결코 우선순위가 낮을 수 없다.
오무아무아 5장 빛의 돛 가설, 아비 로브
한가한 질문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따르자니 우리는 예외적으로 희귀한 설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위 그룹의 구성원이 아닌 다른 주류 천문학자들은 오무아무아의 데이터를 주의 깊게 분석했고, 매우 이색적인 설명만이 그 물체의 변칙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알려진 사실들을 모두 설명하기 위해 오무아무아는 공기보다 수백 배 더 희박한 물질로 구성된 솜털 같은 물체이거나 고체 수소 얼음으로 이루어진 혜성이라고 상상해야만 했다.
오무아무아 5장 빛의 돛 가설, 아비 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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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하버드 천문학과 과장과 그의 박사 후 연구원이 오무아무아를 외계 기술의 유물이라고 상정했다는 최초의 충격에서 벗어난 후, 나는 어디를 가든 빛의 돛에 대한 비난을 받게 되었다. 어쨌든 내가 스타샷에 참여한 것은 2년 전에 발표되었고, 우리의 목표는 빛의 돛 기술을 이용하여 가장 가까운 별로 전자 칩을 보내는 것이었다.
오무아무아 5장 빛의 돛 가설, 아비 로브
독일 주간지 《슈피겔》의 인터뷰 진행자는 감탄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망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못만 볼 것이다”라는 속담에 집착했다. 나는 대답했다. 맞다. 다른 사람들처럼 내 상상력은 내가 아는 것에 의해 인도되었다. 맞다. 다른 사람들처럼 내 아이디어도 내가 하는 일에서 영향을 받았다.
오무아무아 5장 빛의 돛 가설, 아비 로브
2018년 소수의 과학자가 성간 우주에 오무아무아 모양의 바위가 얼마나 풍부한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했다. 오무아무아와 유사한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 판스타스의 능력을 연구하던 중 그 과학자들은 몇 가지 일반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그중에는 “오무아무아의 많은 면모가 흥미롭기도 하고 골칫거리이기도 하다”는 널리 합의된 이해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오무아무아가 무작위로 생성된 암석이 되는 데 필요한 성간 물질의 단위 부피당 ‘질량 방출률’이 기대치를 훨씬 초과해서, 별마다 오무아무아 크기의 물체를 1,000조(10¹⁵) 개씩 방출해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대략 성간 천체가 지구 공전 궤도를 둘러싼 부피마다 하나씩 있다는 의미다.
오무아무아 6장 조개껍데기와 부표, 아비 로브
나와 공동 연구를 하기도 한 아마야 모로 마틴은 두 편의 후속 논문에서 임의의 궤도에 있는 오무아무아 같은 물체의 자연적 풍부함은, 모든 행성계가 그 안에 있는 모든 예상 고체 물질을 방출하더라도 얼마 안 가 필요한 값보다 몇 자리나 적은 수로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오무아무아 6장 조개껍데기와 부표, 아비 로브
오무아무아에 대한 ‘자연 발생’ 설명이 직면한 과제는 충분한 양의 성간 물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개껍데기에 관한 대략적인 비유는 유용하다. 해변에서 온전한 조개껍데기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바다에 아주 많은 조개가 있어야 한다. 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오무아무아가 태양계에 도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오무아무아 6장 조개껍데기와 부표, 아비 로브
오무아무아가 무작위로 마주치는 물체가 되려면, 우주에 그런 물체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밀도를 얻으려면 행성 형성과 오르트 구름 양쪽에서 방출한 물체들이 필요하다.
오무아무아 6장 조개껍데기와 부표, 아비 로브
실험적 증거가 없는데도 이론 물리학의 주류는 초대칭과 추가 공간 차원, 끈 이론, 호킹 복사, 다중 우주 같은 수학적 아이디어를 반박할 수 없고 자명하다고 여긴다. 한 학회에 참석했을 때 들은 저명한 물리학자의 말을 빌리면 “이러한 생각들은 수천 명의 물리학자가 믿고 있고 수학적으로 재능이 있는 과학자들의 대규모 공동체가 틀릴 수 있다고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그것을 뒷받침할 실증적 실험이 없더라도 사실일 것이다.”
오무아무아 7장 어린이, 아비 로브
하지만 집단 사고를 뛰어넘어 이러한 아이디어를 더 자세히 살펴보라. 예를 들어 초대칭 이론을 보자. 모든 입자에는 짝이 있다고 가정하는 이 이론은 저명한 이론가들이 예상한 것처럼 당연하지 않다. 유럽 핵 공동 연구소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가 최근 초대칭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기 위해 예상되는 에너지 규모에서 조사했지만 데이터에는 그런 증거가 전혀 없었다.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추가 차원, 끈 이론의 본질과 관련한 다른 추측적 아이디어들은 아직 시험조차 되지 않았다.
오무아무아 7장 어린이, 아비 로브
오무아무아가 외계 기술이라는 데이터가 초대칭 이론이 유효하다는 데이터보다 더 유력하다고 상상해 보라. 어떤 일이 뒤따를까? 초대칭을 긍정하는 증거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입자 가속기인 대형 강입자 충돌기를 건설하는 데 50억 달러가 조금 안 되는 비용이 들어갔고, 가동하는 데는 연간 10억 달러가 더 든다. 과학적 합의로 초대칭 이론을 결국 포기한다 해도 막대한 비용과 수 세대에 걸친 노력을 들인 뒤일 것이다. 우리가 외계 지성체를 찾는 데 그와 비슷한 비용을 투자하기 전까지는 오무아무아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에 대한 평이한 발표 역시 그에 맞춰 판단해야 한다.
오무아무아 7장 어린이, 아비 로브
여기서 우리 문명의 행동은 다시 한번 오무아무아의 발생에 대해 궁금해할 때 고려할 수 있는 또 다른 증거 데이터를 제공한다. 만약 오무아무아를 작동하는 탐사선이나 불활성 부표가 아니라 다른 문명의 기능을 상실했거나 폐기된 기술 제품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는 다른 문명이 우리가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즉 그들도 우리처럼 기술적으로 그리고 다른 식으로도 물질 생산에 방탕했고 쓸모없어진 것들을 쉽게 버렸다.
오무아무아 9장 필터, 아비 로브
우리가 아직 성간 우주에 쉽게 물질을 버리는 성숙기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의 성간 이웃들이 그럴 수 있고 아마도 그랬을 거라는 가능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오무아무아 9장 필터, 아비 로브
쓰레기, 즉 고형 폐기물 형태와 온실가스 배출 형태 모두는 다른 이유에서 유용한 비유이다. 이는 오무아무아가 어떻게 쓰레기가 되어 우주를 떠돌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 이 분야의 선구적 물리학자들이 제공한(프랭크 드레이크의 유명한 방정식이 우주의 진보한 문명의 빛 신호를 탐지할 확률을 공식화해 준 것과 같은) 통찰 중 하나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대부분의 기술 문명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무아무아 9장 필터, 아비 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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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할아버지가 살던 발데크의 네츠 지역에서 열린 마을 모임에서 한 나치 당원이 독일의 자원을 유대인들이 고갈시키고 있다고 소리 높여 주장했다. 할아버지는 일어서서 그 나치 당원에게 이렇게 맞섰다. “전쟁 당시 내가 독일 전선에 있을 때 당신은 공산주의자라며 징병을 피해 놓고는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합니까?” 나치 당원이 대답했다. “우리 모두 당신의 애국적 공헌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로브 씨. 저는 다른 유대인에 대해 말씀드린 것입니다.”
오무아무아 9장 필터, 아비 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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