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D-29
내 생각에는, 정말로 젊은 시기를 별도로 치면, 인생에는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순번을 매기는 것이다. 어느 나이까지 그와 같은 시스템을 자기 안에 확실하게 확립해놓지 않으면, 인생은 초점을 잃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2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어쨌든 나는 그렇게 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서른세 살. 그것이 그 당시 나의 나이였다. 아직은 충분히 젊다. 그렇지만 이제 '청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을 떠난 나이다. 스콧 피르제럴드의 조락은 그 나이 언저리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것은 인생의 하나의 분기점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나이에 나는 러너로서의 생활을 시작해서, 늦깎이긴 하지만 소설가로서의 본격적인 출발점에 섰던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2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이 장의 마지막 문장이 바로 위의 문장이에요. (어쨌든~) '인생의 하나의 분기점'이라는 표현이 좋았고, 와닿았습니다. 저는 서른 두살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는데(물론 '매일같이'는 아닙니다) 서른세 살은 하루키가 그리고 러너로서도, 소설가로서도 시작한 시점입니다. 누군가는 '늦깎이'라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소 늦었어도 꾸준히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하루키도 서른이 넘어서 달리기 시작했구나, 나도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잘 달려봐야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도 지금부터 달리기든 무엇이든 시작하더라도 꾸준히만 한다면 올해를 인생의 하나의 분기점이라고 기억하지 않을까? 싶어요.
"꾸준히”라는 게 확실히 하루키의 특징이기도 하네요. 달리기 응원할게요. 멋집니다!!
다음 장에서는 마라톤 이야기도 나와요, 그래서 어제 JTBC 마라톤 대회에 주위 사람들이 완주하고 온 게 떠올랐어요. 비가 내려서 우중런을 했는데, 완주하고 뿌듯하게 달리기 기록과 후기 글 올리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이 책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나는 런던에서 지내는 동안 거의 외식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무얼 먹어도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맛있는 레스토랑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탈리아에서 지내다 오면, 런던에서 돈을 내고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미안한 말이지만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 더 맛있다.
[그믐밤] <먼 북소리> 345쪽
미식가인 하루키가 추천해 주는 오스트리아의 음식이 하나 있어 소개합니다.
내가 ‘아, 이건 정말 맛있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이름을 메모해 놓은 것은 vollkornrolle 라는 음식이다. 이것은 크로켓 속을 야채로 채워서 라비올리 같은 것으로 돌돌 말아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 그것을 또 한 번 먹기 위해서라도 잘츠부르크에 다시 갔으면 좋겠다.
[그믐밤] <먼 북소리> 475쪽
구글에서 이미지를 검색했는데 제대로 된 걸 찾기가 어렵네요. 밀 전병? 에 속을 넣어서 만든 음식류인 것 같아요.
@김새섬 하아, 올해 1월에 잘츠부르크 갔었는데 못 먹어본 것이 안타깝네요 하루키 하면 요리와 술을 빼놓을 수 없는데, 점점 먹는 얘기로 넘어갈 때가 된 걸까요~~~
요새는 음식도 워낙에 글로벌화가 되어있고 관광지는 관광객에 맞게 나와서 맛이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영국=음식이 맛없다, 라는 공식 비슷한 게 늘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데 최근에 갔다오신 분들이 이젠 피시 앤 칩스 말고도 충분히 맛있다고 하셨던 게 기억나네요ㅎㅎ 미슐랭이었나? 그것도 유럽 내에선 영국이 가장 많다고 들었어요.
인스타그램 문학동네 계정에서 '하루키 스페이스' 오픈 소식을 봤어요. 이미 보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하루키 읽는 밤이 생각나서 공유해봅니다. https://www.instagram.com/p/CzTHjmpJQqP/?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id=MzRlODBiNWFlZA==
@구수박 서른세 살, 의미있는 나이인가 봅니다 예수님도 그렇고 하루키도 그렇고요 ^^ 제가 서른세 살 때 무엇을 했는지 떠올려 보니 역시 세상에 태어나서 했던 일 중 가장 괜찮은 일을 했더라고요 ♡ 『도불벽』 출간 즈음, 문학동네에서 성수동에 무라카미 하루키 스테이션 팝업 스토어를 잠시 운영했었고, 한남동 대형 카페 맥심플랜트 지하 미니 라이브러리에서도 10월초까지 이벤트 스페이스를 운영해서 가보았는데요 이태원 mtl에 스페이스 오픈한 것은 몰랐네요! 당장 가보겠습니다 ㅎㅎ 알려 주셔서 감사해요~
지난 30여 년간 하루키가 쓴 모든 소설에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세 가지 공통 요소가 있다. 첫째는 인간과 자유의 관계이다. 자유를 얻고 난 뒤 어떻게 자유를 운용할 것인지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많은 경우, 공포스럽기까지 한 일이다. 둘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원함이다. 사람은 영원히 알 수 없고 규명할 수도 없는 세계에 살며 이 세계는 우리가 소원하고 권태로운 삶의 태도를 취하도록 강제한다. 셋째는 서로 다른 세계를 이중, 삼중으로 병치하고 콜라주하는 것이며 이런 수법으로 우리가 존재하는 현실 세계를 부각한다. 30여 년간 이 주제들은 놀랄 만한 연속성을 유지해 왔다.
영원한 소년의 정신 - 하루키 읽는 법 p.39-40,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영원한 소년의 정신 - 하루키 읽는 법세계문학공부 시리즈. 왜 사람들은 하루키에 열광할까? 하루키의 작품은 언제부터 청춘의 필독서로 여겨졌을까? 하루키의 작품 속 인물들은 왜 늘 알 수 없는 선택과 이상한 행동을 할까? 중화권의 대표적인 인문학자 양자오 선생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향해 쏟아진 많은 질문들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언더그라운드』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타이완 인문학자 양자오가 쓴 하루키 교양강의, 『영원한 소년의 정신 - 하루키 읽는 법』을 뒤적이고 있어요 하루키 해설집은 적지 않은 편인데, 그의 작품 속에 나오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도 있고, 『해변의 카프카』나 『1Q84』 같은 종합소설 한 작품에 대해 깊이 파고든 책도 있는 것 같아요 『영원한 소년의 정신 - 하루키 읽는 법』은 263쪽의 두껍지 않은 분량에 유유출판사 특유의 가뿐한 판본으로 쉽게 펼칠 수 있는 데다, 우리에게 익숙한 하루키의 여러 소설들을 조금씩 다루고 있어 '아 그렇지!', '아 그런가?' 하며 흥미롭게 볼 만하네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도우리입니다. 열여섯 번째 그믐밤이 이번주 일요일인 12일에 열려요! 오프라인 그믐밤은 온라인 그믐밤에 참여하지 않으셔도 신청하실 수 있는 모임이에요! -언제 : 11월 12일 (음력 그믐날) 일요일 저녁 7시 29분 (약 1시간 29분 진행 예상) -인원 : 15명 -어디서 : 수북강녕 (서울 은평구 진관길 4 1층) 신청해주신 분들은 수북강녕에서 저녁 7시 29분에 만나요 :) *혹시 오프라인 그믐밤에 지금 신청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구글폼 링크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어요~~ 구글폼으로 정보를 입력하고, 참가 비용을 이체해주시면 됩니다. 그믐 회원만 신청 가능해요. 아직 그믐에 가입 안 하셨다면 가입하시고, 신청해 주셔요 :) -신청 링크 : https://forms.gle/jCYQBut6QyHgnpVGA
일요일 아닐까요?
네, 첫 줄에서 제가 '이번주 일요일'이라고 쓰고 아래 일시에선 금요일이라고 잘못 적어두었습니다. 수정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이책의 죽음이 곧 올 것이라는 출판시장의 어두운 전망에 대해선 부인했다. “어떤 시대에도 일정 수의 사람들은 계속 책을 읽을 것입니다. 저는 그런 부동(不動)의 ‘일정 수의 사람들’을 믿고 싶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일주일 전 기사인데 오늘 봤어요. https://naver.me/FZW2gj5C 위의 문장 읽으면서 그믐이 떠올랐어요.
하루키의 희망같은 걸까요. 저도 독서를 하는 '일정 수의 사람들'이 유지되길 바랍니다만... 현실은 정말 참담한 것 같습니다. 그나마 책을 읽던 중장년층은 점점 더 나이가 들어가고, 청년층은 독서를 한다해도 대부분 오락성 독서(무협지, 판타지, 로맨스 등 웹 소설류)가 대부분이구요. 이것들은 심지어 종이책 시장과는 동떨어져 있어요. 일회성 독서물이다보니 종이책으로 '소장'해야할 이유가 없죠. 작은 북카페를 운영하면서 매일매일 느끼는 건, 사람들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책을 더 안읽는다는 겁니다. 도서관에 가더라도 독서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이 공부하는 사람이구요. 씁쓸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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