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책 증정(선착순)] 윤고은 《불타는 작품》 함께 읽고 이야기해요!

D-29
김고은 작가님 이제까지 9작품을 쓰셨을까요? 🤔
윤고은 작가님이 몇 작품을 쓰셨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작품 수로 따지면 더 많을 듯 합니다. 장편 외에도 옴니버스나 앤솔러지 책에 작가님의 짧은 소설들이 실렸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나도 슈퍼카를 타고 여기를 벗어나고 싶습니다.
불타는 작품 p243, 윤고은
시계가 멈출 때 디지털시계의 숫자들이 한순간 증발해버린다면 이 바늘 달린 시계들은 그대로 남아 숨이 멎는 시간을 보여준다.
불타는 작품 30쪽, 윤고은
작품을 태운다는 조건을 수락할 수 없습니다. 애써 만든 작품을 왜 태워요?
“작가가 사랑하는 작품을 로버트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로버트가 선택한 작품을 작가가 사랑하게 되는 구조겠죠. 어떤 경우에든 작가는 사랑하는 걸 불태울 운명을 피할 수가 없다는 얘깁니다. 당신은 결국 그것과 사랑에 빠질 겁니다.”
불타는 작품 p.186, 윤고은
어떻게 트리밍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표정을 갖게 된다. 빌의 경우에도 그랬다. 소각식을 의심한 적은 없었으나 유령 같은 작품으로 인해 그는 상하좌우, 프레임 밖의 세상을 더듬어보게 된 것이다. 빌의 말은 결국 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로버트가 소각한 작품들이 어디로 가는가? 소각식 이후에 다른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닌가.
불타는 작품 p.294-295, 윤고은
“진실이요? 잘 보관하지 못해 부패해버린다면 다 의미 없는 이야기죠. 때로는 알맹이가 아니라 껍데기가 중요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로버트 재단의 액자 틀이 있으면 그 안에 있는 건 모두 믿고 싶은 얘기가 되지요. 그게 썩지 않는 진실입니다.”
불타는 작품 p.312, 윤고은
나도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내가 찾는 건 아마도<R의 똥>의 흔적이었을 것이다. 이미 진짜를 선택해 갖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곳에 남겨둔, 어쩌면 진짜일지도 모를 다른 하나를, 내가 선택하지 않은 하나를 신경 쓰고 있었다.
불타는 작품 p.337, 윤고은
완독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이 완벽한 기회를 ‘작품 하나의 소각’과 맞바꿀 수 있다면 매우 저렴한 값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안이지’라는 인물에 이입해 글을 읽어가다 보니 내가 안이지가 된 것처럼 복잡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해고된 통역사가 이야기해 주겠다던 ‘원본’, 즉 ‘편집 전의 로버트의 말’이 무엇일지 궁금했는데 이 부분 이야기는 풀리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고,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꽤나 열린 결말이라 조금 갑작스럽게 끝나는 느낌도 들었어요. 하지만 어쩌면 ‘전혀 다른 스토리를 살아내고 싶었다’(p.309)는 안이지의 마음처럼 앞으로 그가 써나갈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상상하는 것도 독자의 즐거움일 수 있겠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밍크선인장의 꽃말이 '불타는 마음’이라고 나왔는데, 안이지는 그 꽃말이 ‘사랑에 대한 말인가 했는데 이젠 상실에 대한 말로 들렸다’(p.264)고 했지만, 결국에 안이지의 ‘불타는 마음’은 상실보다는 사랑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대니의 예언처럼 작품과 사랑에 빠져 소각 대신 구출을 택한 그 ‘불타는 마음’. 예술가와 예술가의 마음, 예술작품과 예술작품의 가치, 진짜와 가짜 등 다양하게 생각할 거리들이 많아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ㅎㅎ
그러므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원본을 찾고 싶다면 독자의 책상으로 건너가야 한다. 우리가 읽던 책의 모서리를 삼각형으로 살짝 접을 때,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거나, 굳이 흔적을 남기지 않더라도 책 속의 말이 그걸 바라보는 이를 흔들 때, 책은 비로소 원본이 된다. 하나뿐인 진짜가 된다.
불타는 작품 p.344, 윤고은
작가의 말에서 이 문장이 참 좋았어요
@은행나무 서평 업로드한 링크는 여기에 올리거나 인스타그램 DM으로 보내면 될까요??
넵 인스타 DM으로 보내주세요!!
"로버트 리터러시?" 그는 형식미를 중시하기 때문에 길고 고전적인 문장을 나열합니다. 단어 하나하나에 모두 의미 부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그가 좋아해서 넣은 장식적 요소들도 있으니까요.
불타는 작품 122p, 윤고은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도 나름의 리터러시가 있는 것 같아요. 그걸 이해하면 감상의 폭이 넓어지죠. 저 완독한 지금 이 부분을 다시 보니,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도 많은 부분에 의미를 부여하며 읽는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소설의 묘미는 자의적 해석이 열려있나는 것이니 독자의 상상의 나래를 뭐라 할 필요는 없겠죠.
🔖우리의 대화는 이렇게 네 개의 게이트를 거쳐야 가능했다. '로버트->블랙박스-대니>영-영 통역사->영-한 통역사 -나.' 문학도 마찬가지로 제3세계 언어 경우에는 3,4단계를 거치기도 하잖아요. 원작에서 작가가 의도했던 부분이 희석되거나 오역도 충분히 있을 수 있지요. 단지 문학 번역을 제2의 창작이라고 하여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기도 하지만 말을 다차 통역하는 건 순간적이고 임의적이라..좀 위험한 면도 있는 것 같네요.
로버트의 편지에서 오만과 힐난이 일종의 양식, 즉 로버트 리터러시(불필요한 장식)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 편지를 읽는 사람은 오만과 힐난을 문장의 뉘앙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양식이니깐, 그냥 편지지의 무늬처럼 받아들이잖아요. 불필요한 장식이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저는 통역과 로버트 리터러시 부분을 읽으며 작가님이 예술의 형식보다 그 함의,의미를 말하려는지 넘겨짚게 되더라고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오마주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시녀들의 인물들을 다른 공산품들로 대체하잖아요. 인물이라는 형식은 사라지고 의미는 유지한 채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는듯이요. 암튼, 생각하면 할수록 꼬리가 길게 물리게 되네요.
눈을 질끈 감고 널털털 흔들리는 동안 머릿속의 무언가가 뒤섞였는지 조금 재미난 해석이 하나 더 떠올랐다. 라틴어로 index는 금서 목록을 가리키는 말이니까, 로버트는 금서목록이다?
불타는 작품 212p, 윤고은
로버트는 너무 예민해서 아침의 로버트와 저녁의 로버트가 달랐고 비 올 때의 로버트와 태양아래의 로버트가 달랐다. 그랬기 때문일까, 함께 산책한 로버트가 오롯이 한 마리의 대타였는지 아니면 여럿이 조합된 형태인지 아니면 원래 로버트 자신이였는지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품을 필요가 없었다. 며칠 후에는 내가 "저도 오늘 좀 피곤해서 대타를 쓰고 싶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대타는 익숙한 부품이 되었다.
불타는 작품 306p, 윤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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