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D-29
책을 같이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맘껏 펼치시기 바랍니다. 읽다가 떠오른 영감을 맘껏 적으세요.
인간으로 살며 무소유는 그냥 이론과 이상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다. 필요한 것은 갖되 너무 많이 안 가지면 된다. 너무 많이 가지려다가 문제가 터지는 것이라고 본다. 평균적인 삶을 살다가 인간으로서 자기만 가진 최고의 희열과 보람, 의미를 가지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살면서 맘껏 실현하는 것이다. 바로 자아 실현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 같다. 주어진 자기 한도 내에서 맘껏 펼치는 것.
인간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사실 인간과 인간 세상은 믿을 게 못 된다. 어떻게 보면 인생은 고해(苦海)에 불과하고 세상에서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게 변한다는 것만이 진리다. 잘 변하지 않는 자기 멋에 겨워 사는 게 그나마 맞다. 인간 세상에 미련을 두지 말고 한쪽 발만 인간이 사는 현실에 살짝 담그고 (페르소나를 갖고, 가면을 쓰고, 가식을 겸해서) 사는 동안 인간으로서 가장 치열하게 자기 이상(理想)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어야 한다. 발은 현실에, 머리는 이상에 두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유사시에 대비해 발은 항상 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푹 담그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내 발목을 잡고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들은 쓸데없는 곳에만 악바리로 달려들기 때문이다.) 내 이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발설해 봐야 이해도 못할뿐더러 비웃음만 사거나 나를 자기의 변하고야 마는 인간 세계로 못 끌어들여 안달일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그리로 가면, “그렇게 잘난척하더니, 너도 별수 없네!” 하고 온갖 모욕을 퍼부을 것이다. 원래 인간들은 자기 그룹에 나중에 합류한 약자를 밟고 비웃는 맛으로 산다. 자기 나라에 밀려드는 인종에 대한 차별이나 텃세를 보면 안다. 인간 세상의 본질을 모르고 순진하게 그들에게 내 숭고한 이상을 설명하고 설득하느라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정작 내 이상을 실현하는데 기운이 빠져 시작도 못 할 수 있다. 이게 뭔가, 남는 게 뭔가. 선택해야 한다. 내 이상을, 이루어질 가능성도 없는, 그들에게 설명하는데 내 귀중한 인생 다 허비할 것인가, 혼자서라도 이상을 실현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것인가. 모든 내 말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해야 한다.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 그들을 한없이 아끼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들은 이 지구가 더이상 썩지 않게 하는, 한 줌의 소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외의 나머지에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헛수고에 불과하다.
소설은 그래도 혼자 쓰는 거라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딸려 작품성 같은 자기 욕심만 부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소설은 안 팔리고 망해도 나 혼자 망하는 거니까 부담이 적은데 봉준호나 이창동, 홍상수가 아니면 그냥 작품성만 신경 쓸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흥행을 해서 돈이 들어와야 스패프들에게도 돈이 돌아가니까요. 그래서 작품성보단 이상하지 않고 권선징악, 정치적 올바름에 다다를 수밖에 없는 오직 관객에게만 호소하는 작품만 나와 안타깝습니다.
인간은 다 자신 중심으로 살아간다. 자기가 아는 한도 내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어리석은 것들이다. 그게 세상의 다인 줄 안다. 그러니 끊임없이 사고하고 성찰하고 반성하고 언제 어디서든 겸손해야 한다.
전쟁처럼 사람이 무더기로 죽는 것도 한 사람의 신앙, 이념, 정치적으로 다 이용된다. 그속의 국민은 죽을 수도 안 죽을 수도 있는데 ,그게 다 정치적인 힘의 작용으로 영향을 받는다. 한 체제 안의 사람 목숨은 정치적인 것에 달렸다. 그래서 정치가 중요한 것이다. 자기 목숨과 같은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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