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지기]#6 <사피엔스>

D-29
예컨대 오늘날 서구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욕망은 여러 세기에 걸쳐 존재해온 낭만주의, 민족주의, 자본주의, 인본주의 신화에 의해 형성되었다. 친구 사이에 충고할 때 흔히 “마음heart 내키는 대로 하라”고 말하지만, 사실 마음은 이중간첩으로서 당대의 지배적인 신화의 지시에 따르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마음 내키는 대로 하라’는 권유 자체가 우리 마음에 새겨진 것은 19세기 낭만주의 신화와 20세기 소비자주의 신화의 결합을 통해서였다. 이를테면 코카콜라 사는 전 세계에서 다이어트 코크를 광고하면서 “다이어트 코크, 기분 좋은 일을 하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사람들이 가장 개인적 욕망이라고 여기는 것들조차 상상의 질서에 의해 프로그램된 것이다. 예컨대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고 싶다는 흔한 욕망을 보자. 이런 욕망은 전혀 자연스럷지도, 당여하지도 않다. 침팬지 알파 수컷은 권력을 이용해 이웃 침팬지 무리의 영토로 휴가를 갈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엘리트들은 피라미드를 짓고 자신의 시신을 미라로 만드는 데 재산을 썼지만, 누구도 바빌론에 쇼핑하러 간ㄷ나거나 페니키아에서 스키 휴가를 보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늘날 사람들이 휴가에 많은 돈을 쓰는 이유는 그들이 낭만주의적 소비지상주의를 진정으로 신봉하기 때문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172-173 <사피엔스> 제 2부 농업혁명 6장 피라미드 건설하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현존하는 가상의 질서를 변화시키려면 그 대안이 되는 가상의 질서를 먼저 믿어야하는 것이다ㅏ. 가령 우리가 푸조를 해체하려면 프랑스 법률체계처럼 그보다 더 강력한 뭔가를 상상해야 하고, 프랑스 법률체계를 해체하려면 그보다 더 강력한 무엇, 예컨대 프랑스라는 국가를 상상해야 한다. 국가마저 해체하려고 한다면, 그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를 상상해야 할 것이다. 상상의 질서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우리가 감옥 벽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실상은 더 큰 감옥의 더 넓은 운동장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 뿐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P. 177 <사피엔스> 제 2부 농업혁명 6장 피라미드 건설하기,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농경기대에는 공간이 축소되는 동안 시간은 확장되었다. 수렵채집인은 다음 주나 다음 달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농부들은 미래의 몇 해나 몇십 년이라는 세월 속으로 상상의 항해를 떠났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151,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자연의 질서는 안정된 질서다. 설령 사람들이 중력을 믿지 않는다 해도 내일부터 중력이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 이와 반대로 상상의 질서는 언제나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화에 기반하고 있고, 신화는 사람들이 신봉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상상의 질서를 보호하려면 지속적이고 활발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167,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오늘날 사람들이 휴가에 많은 돈을 쓰는 이유는 그들이 낭만주의적 소비지상주의를 진정으로 신봉하기 때문이다. 낭만주의는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속삭인다.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향해 스스로를 활짝 열어야 하고, 다양한 관계들을 두루 맛보아야 하며, 평소와 다른 요리를 시식해봐야 하고, 다른 종류의 음악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라고 말이다. 이 모두를 실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반복되는 일상과 친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먼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문화와 냄새와 취향과 규범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우리는 "새로운 경험이 어떻게 나의 시야를 넓히고 내 인생을 바꾸었는가." 하는 낭만주의적 신화를 되풀이해서 듣는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173-174,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과 단지 사람들이 생물학적 신화를 통해 정당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양자를 구분하기 좋은 경험법칙이 있는데, '자연은 가능하게 하고 문화는 금지한다'는 기준이다. 생물학은 매우 폭넓은 가능성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사람들에게 어떤 가능성을 실현하도록 강제하고 다른 가능성을 금지하는 장본인은 바로 문화다. (중략) 문화는 자신이 오로지 부자연스러운 것만 금지한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지만,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사실 부자연스러운 것이란 없다. 가능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처음부터 자연스러운 것이다. 정말로 부자연스러운 행동,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행동은 아예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금지할 필요가 없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216,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저도 이 부분 밑줄. 너무 좋았어요.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
책을 먼저 읽은 후에 다른 분들이 남긴 문장을 읽으면 다시 생각이 나서 좋고, 문장을 먼저 읽고 책을 읽으면 더 집중적으로 그 부분을 읽게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비슷한 템포로 대화하면서 읽는 모임은 처음인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
@에모드 님 맞아요☺️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저도 @에모드 님의 문장을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돼요. 제 관점에서 보던 문이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니 또 다르게 보입니다. 새롭고 너무 좋아요😊
7장을 읽고. 이번에는 사피엔스가 문자를 필요로 하기까지를 알게 되었네요. 밀 때도 그랬지만 언어에 의해 영향받는 측면으로ㅎㅎ 비틀어 생각하게 하는 재미가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위계질서는 자연스럽고 정당한 데 비해 다른 사회의 그것은 잘못되고 우스꽝스러운 기준을 근거로 삼는다고 주장한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199p. 2부-8. 역사에 정의는 없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학자들이 알기로 대규모 사회치고 차별을 전부 없앤 곳은 이제까지 없었다. 사람들은 자기 사회의 구성원들을 가상의 범주에 따라 분류하여 사회의 질서를 창조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200p. 2부-8. 역사에 정의는 없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워~ 차별을 전부 없앨 수는 없군요. 이 단락을 보면서 제가 차별을 불의(정의롭지 못한 것)으로 규정짓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사회의 질서 유지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고 사회와 가치관이 변화됨에 따라 정의 여부가 재평가되는 거였군요.
사실을 말하자면, 대자연은 남자끼리 서로 성적으로 끌리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215p. 2부-8. 역사에 정의는 없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모기가 하느님이 자신에게 준 것에 만족하는 착한 모기라면 날개는 태양광 집열기로만 쓸 테니까.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218p. 2부-8. 역사에 정의는 없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ㅎㅎ이 문장은 뭔가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요. '동성애는 안돼, 여자는 임신 출산을 해야해' 라는 요즘 꼰대스러운 발언이라고 평가 받는 말들에 대한 통쾌한 답변이랄까
생물학적 범주인 성과 문화적 범주인 젠더를 구분한다.(중략) 젠더는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고, 소위 '남자다운' 속성과 '여자다운' 속성의 내용은 상호 주관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219p. 2부-8. 역사에 정의는 없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일반적으로 여자는 굶주림, 질병, 피로에 대한 저항력이 남자보다 크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225p. 2부-8. 역사에 정의는 없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여자가 남자보다 신체적으로 강한 부분도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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