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이즈 컬처』 혼자 읽기

D-29
에롤 모리스_그런데 인간은 대단히 복잡한 문제에 부딪히면 뭔가 간단한 설명에 대한 근본적인 필요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아주 나쁘고 아주 틀렸다면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고는 어떻게 하면 여기서 멀어질까를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죠. “이 일은 나와는 상관이 없어, 내 일이 아니라고. 다른 사람의 일이야. 하여간 내가 속한 집단의 일은 아니라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6장 윤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모리스_ 나치는 유대인을 죽여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유럽인의 생활방식, 유전자 풀, 가치관 등을 위협한다는 이유였죠. 이렇게 해서 나치는 자신들의 행동을 완전히 정당화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떳떳한 일이라면 왜 숨기려 할까요? 왜 그런 짓을 한다는 사실을 감추려 할까요? 이것이 복잡한 문제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죠. 나치는 학살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옳다고 보지 않을 것임을 알았기 때문에 스스로의 행동을 숨겨야 했다고요. 그렇다면 나치는 자신들의 행동이 그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지 않은가요? 이게 진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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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_그 보관소에 문서가 하나 있었습니다. 문서의 표면에는 빨간 글씨로 서류의 작성자가 ‘가스실’이라는 단어를 썼음을 책망하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주의사항이 추가됐다는 뜻이죠. “가스실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 이것은 쓰면 안 되는 단어이다. 다시는 사용하지 말라.” 이것을 보면 나치가 자신들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 어떤 투자를 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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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_ 정확히 얘기하면 놀란 것은 아니고, 그저 도덕성이라는 게 다음 두 가지의 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와 “들켜서 죄송합니다”의 결합. 여기에는 항상 두 가지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당사자, 다른 하나는 세상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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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하우저_ 그러니까 그게 정언명령[定言命令]이죠? 선과 악으로 되어 있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할 때 내 마음이 편한가를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그러고는 내가 한 일을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하는 걸 상상해보고 그때도 내 마음이 편한가를 돌아보는 것이죠. 보편화의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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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_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그게 정언명령은 아니죠. 그러니까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나는 뭔가를 하면서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며 ‘저건 틀렸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를 항상 의식합니다. 그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죠. 사람들이 나를 악당으로 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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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저_여기에 관해서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다른 사람들을 항상 의식하는 마음을 진화시켜왔는데, 이는 그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내 행동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의식하는 이유는 내가 스스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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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저 _ 그리고 집단선택 이론도 있습니다. 사람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는 집단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죠. 여기에 관해서는 경제학자들이 개발한 흥미로운 ‘경험게임’이라는 것이 있는데, 경제학의 전형적인 시각은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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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울프_윌슨은 훌륭한 동물학자이고 탁월한 저술가입니다. 미안한 얘기지만 도킨스는 지금 진화에 관한 PR맨에 불과하고요. 그는 어찌 보면 여기저기 다니면서 “그분이 오신다”고 외치던 세례 요한과 비슷합니다. 데넷은 물론 철학자이니까 뇌에 대해 뭔가 아는 척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이 분야의 논의가 왜곡된 것 같습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7장 자유의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마이클 가자니가_한 가지 놀라운 점은 인간이 특정한 인지 메커니즘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인간의 행동을 강력히 지배하는 요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동물계와 인간을 잇는 끈을 잘라버렸다고 할 수도 있겠죠.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행동을 개발해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인간이 동물이라는 사실에 뿌리를 둔 경향도 많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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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_ 글쎄요. 저는 모든 픽션에 진화상의 이점, 생존에 유리한 점이 있다는 사실에 반대합니다. 제가 보기에 모든 픽션은 지위와 관계가 있습니다. “난 그저 좋은 도피문학 작품을 읽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은 지위의 문제에 부딪힌 사람들을 둘러싼 드라마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해리포터는 다른 모든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둘러싼 성인의 세계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는데, 저는 그 방법에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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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_ 톨스토이와 플로베르는 오늘날 같으면 모두 거지가 되었을 겁니다. 이들의 작품은 모두 ‘여성은 정숙해야 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까요. 요즘이라면 웃음거리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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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니가_ 모든 예술이 지위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울프_ 글쎄요, 음악은 분명히 아니죠. 무용은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학과 영화는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가 보기에 핵심적인 부분은 말하기와 언어에 관한 그 무엇인데, 아마 촘스키도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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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_ 말하기는 인공물입니다. 제가 보기에 말하기는 지적 능력이 자연스럽게 진보한 결과가 아닙니다. 피라아족이 좋은 예죠. 언어는 부호입니다. 말하기란 세상의 모든 사물 하나하나에 대해 부호를 부여하고 나서 이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는 행위죠. 그리고 말하기는 인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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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_ 동물은 ‘왜’라고 묻지 못합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엇, 어디, 언제를 물을 수는 있겠죠. 그러나 왜냐고 묻지는 못하죠. 저는 동물이 어깨를 으쓱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깨를 으쓱하는 것은 “왜 그런지 나는 몰라”라는 뜻이거든요. 동물은 또한 ‘어떻게’도 묻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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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_ 언어가 있으면 그런 질문이 가능해집니다. 종교는 여기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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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_ 언어가 생기고 나서 인간은 갑자기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죠. “저기 말이야, 이게 왜 다 여기 있지? 누가 여기 갖다놨어?” 그리고 이렇게 말했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비슷하긴 한데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힘이 세서 이 모든 나무와 냇물을 만든 누군가가 틀림없이 있다. 신은 뭔가 대단한 존재이고 따라서 적이 되지 않는 게 좋아.”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7장 자유의지,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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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라이트_어른이든 어린이든 게임을 할 때는 컴퓨터에 내장된 모델을 상대로 게임을 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이 모두를 역설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임을 잘하게 되어감에 따라 사람은 이 컴퓨터 모델을 점점 더 정확히 파악하게 됩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8장 진화, 창의력, 미래의 삶,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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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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