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이즈 컬처』 혼자 읽기

D-29
번_ 음악은 이른바 파충류의 뇌에 직접 호소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음악에 즉각 반응하죠. 그러나 동시에 음악은 뇌의 다른 부분에도 모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사가 있으면 음악 속에 언어가 들어 있다는 뜻이죠. 리듬적 요소가 강한 뇌의 운동 담당 부위와 근육에 영향을 줍니다. 여러 가지 것들이 관련되어 있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0장 음악에 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대니얼 레비틴_ 철학자 앨런 와츠가 한 말이 기억나네요. 와츠는 1970년대에 동양철학에 관한 책을 몇 권 썼습니다. 와츠는 과학의 문제에 대해 이런 지적을 했습니다. “과학자는 강에 대해 연구하고 싶으면 양동이를 들고 나가 강물을 퍼서는 둑으로 올라와 앉아 양동이 속의 물을 관찰하기 시작하는데, 물론 그 속의 물이 강 자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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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틴_ 인간 행동에서 한 가지 큰 미스터리는 아기가 부모를 바라보면 부모가 아기에게 미소를 짓고 그러면 아기도 미소를 짓는다는 사실입니다. 아기는 어떻게 이것을 알까요? 어떻게 부모의 입꼬리가 올라간 것을 보고 자신도 어떤 근육을 움직여야 같은 표정을 한다는 사실을 알까요? 어떻게 해서 같은 표정을 지으면 같은 효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까요? 이 문제 속에는 복잡한 일련의 신경과학적 퍼즐이 숨어 있습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0장 음악에 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번_ 사람은 공감합니다. 남이 느끼는 걸 나도 느낀다는 뜻이죠. 어떤 사람이 노래를 하거나 연주를 하면 그는 어떤 감정 상태를 겪으면서 이를 비언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감상자는 즉시 그와 공감하고, 연주자와 똑같은 것을 느끼기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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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틴_ 네, 그리고 결국 미학자들과 철학자들이 하는 이야기도 비슷하죠. 예술의 목표는 예술가가 작품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가졌던 느낌이나 마음의 상태로 감상자를 데리고 가는 거죠. 예술가의 감정을 거울에 비친 것처럼 겪는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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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틴_ 스티비 원더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특정한 사건이나 느낌을 회고하면서 자신의 마음속에 그때의 감정적 상태를 만들어내서 작곡을 한다고요. 그리고 녹음할 때는 다시 한 번 같은 감정 상태로 들어가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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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_ 네, 그래서 스티븐 핑커 같은 심리학자는 이렇게 말했죠. “음악은 즐거움을 주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진화의 부산물, 즉 어떤 다른 것을 따라온 것이다”라고요. 레비틴_ 네, 그게 핑커의 이론이고 아직도 이를 고수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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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틴_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음악을 즐긴다 하더라도, 그리고 수명을 연장해주고 우리가 음악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하더라도 음악이 진화상의 적응 결과는 아니라는 것이 핑커의 주장입니다. 적응의 산물은 언어고 음악은 말하자면 언어에 업혀간다는 얘기죠. 핑커는 비유를 듭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아는 한 새는 날기 위해 깃털을 진화시킨 것이 아닙니다. 기후와 환경에 맞추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일단 깃털이 생겨나자 나중에 비행에도 적합하도록 적응한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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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틴_ 깃털의 목적이 비행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여기서 ‘목적’이라는 단어는 비유적으로 쓰였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진화에는 목적이 없으니까요. 핑커의 주장은 인간이 목적을 가지고 음악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단 언어가 생기자 인간은 존재하는 언어를 이용한 것입니다. 마치 새가 깃털을 이용했듯이 말이죠. 궁극적으로 이런 논쟁이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저는 핑커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모든 파충류, 파충류뿐만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모든 척추동물이 갖고 있는 매우 원시적 구조가 있는데, 이는 귀에서 소뇌와 변연계 쪽으로 돌출한 부분입니다. 이 돌출 부위는 언어와는 별도로 음악만을 거의 선택적으로 전달합니다. 그러니까 음악이 진화 과정에서 언어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추정이 가능하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0장 음악에 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레비틴_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는 음악의 오랜 역할 중 하나가 사회 구성원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증거들은 많습니다. 서양 문명과 단절된 오늘날의 부족 사회를 보면 음악으로 공동체를 형성합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0장 음악에 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레비틴_ 요즘 윌리엄스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과 한 가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유전적 결함이 있는데 그 증세는 자폐증과 완전히 반대입니다. 자폐증 환자들은 수줍고 사람들과 접촉을 싫어하는 데다 음악을 이해하는 것 같지도 않죠. 그런데 윌리엄스 증후군 환자들은 매우 사교적이고 음악에도 아주 민감합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음악과 사회성을 함께 갖고 있는 반면 자폐증 환자의 경우는 두 가지가 다 없죠. 이런 현상을 보면 음악과 사회성은 같은 것, 즉 소통의 두 가지 측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0장 음악에 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오늘까지 읽은 부분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알려 주세요.
척 호버먼_ 안타깝게도 저와 관람객들 사이의 한 가지 차이는, 사람들이 모두 작품을 바라보며 “오!” 아니면 “아!” 하는 감탄사를 연발할 때 저는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케이블이 마모되지 않았으면 좋겠군.” 제가 만든 거라 워낙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자세로 제 작품을 바라보지 못하는 거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1장 형상에 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호버먼_ 우아함이나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은 대부분 뭔가 바람직한 것이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진실이 추하기를 바라지는 않으시겠죠, 실망스러울 테니까. 이 점이 여전히 중요한가요?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1장 형상에 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리사 랜들_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아하면서도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어떤 것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대칭이기만 하면 이 문제가 크게 어렵진 않겠죠. 그런데 우주를 둘러볼 때 마주치는 현실은 대부분의 대칭이 파괴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그럼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오늘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서 대칭이 파괴되어 있는데 기반이 되는 개념이 어떻게 대칭일 수 있을까요?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1장 형상에 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랜들_ 대칭성이 깨지는 데는 여러 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그중 예를 들어가며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는 ‘자발적 대칭 파괴’가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저서에서 택한 예는 원탁에 앉은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원탁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 와인잔은 모든 사람의 오른쪽과 왼쪽에 놓입니다. 이 식탁은 완벽한 좌우대칭이죠. 그런데 어떤 사람이 두 개의 잔 중 하나, 그러니까 오른쪽 잔을 집어들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오른쪽에 있는 잔을 집어들고 대칭이 깨집니다. 이 예에서 대칭이 파괴되는 이유는 기본 법칙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의 실제 상태 때문이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1장 형상에 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랜들_ 또 한 가지는 대칭 파괴에 눈금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고온일 때 우주는 대칭성을 보이는데 이러한 대칭성이 파괴되는 경우는 저온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1장 형상에 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랜들_ 가시적 세계 속의 사물은 대부분의 경우 완전히 대칭일 때 가장 아름답지는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대칭이 조금쯤은 파괴되어 있어야 아름답죠.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1장 형상에 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호버먼_ 제가 보기에는 팽창하는 물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유기체의 성장을 피부로 느끼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결국 사람은 작게 태어나 크게 성장하니까 접혀서 작아졌다가 다시 커지는 물체를 보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 작업방식은 생명을 흉내내는 것이기도 하고, 인공과 자연의 밀접한 연관이기도 한데, 이 점에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11장 형상에 관하여,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호버먼_ 아마 그걸 손에 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제 작품이 마치 눈동자처럼 열렸다 닫혔다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좀 신기하게 보이기도 하겠지요. 손으로 만져볼 수 있기 때문에 친근감도 느끼는 모양입니다. 우리가 만든 장난감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 마술 트릭 같은 기분 때문인가 본데 사실 숨겨진 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생각이 들죠. ‘야, 다 들여다보이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돌아가지?’ 그러고는 머리를 긁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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