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6.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1

D-29
편안한 밤 되세요!!
모두 굿나잇 사랑합니다! 여러분~~!
여러분 굿나잇~~~!!!!!!!
오늘 즐거웠습니다. 산호 작가님과 편집자님, 모임 만들어주신 박소해 작가님께 모두모두 감사드려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해 여름이 지나도 초원이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나는 그 계절에 홀로 남았다.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1 p.33. 1화. 끝나지 않는 계절. 중, 산호 지음
@Henry 님 어제 기다렸는데... 어제 못 만나서 아쉽지만 이렇게 뒤늦게라도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 장면은 저도 좋아해요.
역시나 늦어져버린 어제였습니다. 그래도 뭐라도 남겨야겠기에. 이상하리만치 아껴 읽게 되는 책인듯 합니다. 인물 간의 대화보다는 대화 중간 중간의 여백과 사색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느낌이랄까요? 오늘, 남은 절반을 마저 읽어보려 합니다.
다 읽으신 후의 리뷰가 기대되네요.:-)
“무엇이든 쉽게 상하고 마는 계절이니 몸과 마음 사이의 좁은 유격에도 쉬이 곰팡이가 피곤 합니다. 고온다습한 기후를 먹고 자란 피로와 우울은 전염성이 강해서, 제때 문질러 닦지 않으면 금방 머리 깊숙한 곳까지 포자가 새까맣게 올라옵니다. 머릿속 암전되기 전에 서늘한 물에 나를 담가 씻고, 물도 한 잔 마시고, 서로를 들여다보는 것이 내일의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일입니다.” <p.364. 작가의 말 중> 한반도 끝자락, 바다를 끼고 있는 남도의 어느 가상의 마을에서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성장과 이별, 상처와 흔적, 기억과 갈등, 희생과 욕망 같은 것들이 대화와 풍경과 바람과 동백꽃과 타버린 산야와 무화과 열매와 연 씨앗과 호수와 바다를 떠다니고 배회하는 이야기입니다. 기시감과 한숨, 기대와 실망이 뒤얽혀 있는 우리네 삶의 기억의 편린을 후벼 파다가, 괜히 들킨 마음에 속절없이 책을 덮기를 몇 번이나 했습니다. 여러 인물들과 그들의 사연들이 친절하지만은 않게 프레임을 오가고, 1화에서 15화까지 흘러가며 시간도 패스트포워드와 리와인드를 오가는 통에 한동안은 멍하게 책장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장면. 버스터미널에서 차창을 사이에 두고 손을 흔드는 산과 초원의 모습에서 그만 울컥하고야 말았습니다. 30년 전, 고향을 떠나던 저와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보였습니다. 서로가 소실점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하염없이 흔들고, 그렇게 쳐다볼 때마다 작아져만 가던, 30년 전의 차창 밖 어머니는 세월이 흘러서 정말 작고 보잘 것 없는 육신과 싸우는 존재로 남겨지고야 말았습니다. 그런가하면, 몇 해 전에는, 시민들의 거센 반대 여론을 덮어버린 지방 발전의 경제논리가 고향에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방폐장)을 세웠고, 그 보상금 덕분인지 고향의 산야는 번듯하고 깔끔하고 편리하기만 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채워져만 갔습니다. 또 몇 해가 지나서는 기록적인 강도의 지진이 그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부시고, 사람들을 두려움으로 겁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패산 터널, 오색케이블카 등, 언뜻 기억나는 수많은 지역의 사안들처럼, 그 땅의 산들과 그 속 생명들과 마녀들을 내좇으며 야금야금 채워온 우리들의 욕심이 기억났습니다. “잎이 마르기 시작한다. 살갗에서 버석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 계절에는 지상의 모든 것이 끄트머리서부터 메말라간다.” <p.197> 언제나 우리 인간의 욕심이 낳은 전쟁이나 경제공황, 자연 개발 같은 재앙은 가장 약한 가장자리, 끄트머리서부터 무너뜨립니다. 아이들과 여성들, 저소득자와 장애인들... 그리고 상흔을 남기고 그 상처는 점점 커져만 가고, 대물림됩니다. 그렇게 만신나루의 이유 모를 화재가 남긴 상처와 이유를 알 수 없는 병, 또다시 찾아오는 개발의 재앙은 또 어떻게 그 삶을 기억을 훼손해내고야 말 것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우리들 사이로 갑자기 찾아온, 일상을 무너뜨리고 앗아가버리는 만신나루의 화재와 같았던 세월호에 탑승했던 숱한 꿈과 즐거운 밤의 악몽 낭떠러지로 밀어버린 이태원의 경사진 골목에 모여든 영혼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무지 방도가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두움. 그렇게 또 다시 찾아오고야말 비극들은, 항상 주변을 맴돌며 도사리고 있고, 또 연약한 끄트머리를 가차없이 공격할 것만 같습니다. 그저 멍하니 밤하늘을 밝히는 조명 속에서 마구 파헤쳐지고 부서지는 산과 들을 쳐다보는 책의 마지막, 산의 모습은 그래서 너무나 아리고 아립니다. 아득해집니다. 그래서, 이 책이 1권인 것이 아쉬움이 아니라, 내내 푸르렀던 페이지들 처럼 푸른 희망으로 2권을 기다립니다.
@Henry 님 길고 정성어린 리뷰에 감사드립니다. 헨리님과 함께 다시 한번 책을 읽는 기분이 드네요. :-) 내내 푸르렀던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2권을 기다리며 곧 연재를 시작하신다는 산호 작가님을 같이 응원해볼까요? 주말의 끝, 마무리 잘 하시고 내일 힘찬 하루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언제나 좋은 이야기를 품은 책으로 자리를 열어주셔서 덕분에 매번 좋은 경험이 쌓여갑니다. 고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여러분.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모임방은 오늘로 종료됩니다. 다소 아쉽지만... 때가 되었네요. 이번에는 여러 독자님들이 활발하게 참여해주셔서 역대급 풍성하고 즐거운 독토방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라이브 채팅 날 산호 작가님과 편집자님이 와주셔서 더 깊이 있고 알찬 독토가 되었지요. 이 방에서는 헤어지지만 내일 기시 유스케의 <가을비 이야기> 방에서 또 만나요. 바로 옆방입니다. 잘 찾아와 주세요. :-) https://www.gmeum.com/gather/detail/998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그럼 안녕, 여러분! ^^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유랑하다 뵈어요~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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