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쟁 월도 책읽기.

D-29
그 갖은 전쟁과 참화를 보고, 그 사이 아주 피곤하고 힘든 여정 사이 쉬는 시간에 말을 구하는데 썼다는 것이 선선한 충격. 거기에 오키나와에 말이 산다는 것도 충격.
그러나 일본군 낙하산 부대가 상공에서 우리 등 뒤에 떨어짐으로 해서 우리가 아군의 총격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우리를 무섭게 했다.
태평양 전쟁 - 펠렐리우 · 오키나와 전투 참전기 1944-1945 유진 B. 슬레지 지음, 이경식 옮김
대부분의 두려움의 공포는 체념되지만, 아군에게 맞아 죽거나 어처구니 없이 죽을 공포는 끝나지 않는다.
그러나 30구경 소총 탄약을 담은 상자를 만든 사람은, 그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우리는 늘 이 사람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상자 하나에 탄약이 1,000개 들어 있어 매우 무거웠지만, 양 끝에 작은 틈만 달랑 하나씩 만들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 상자를 들 때는 손가락 끝만을 사용해야 했고, 상자 하나를 들 떄 두 사람이 매달려야 했다. 전투 현장에서 이 무거운 탄약을 어꺠에 메고 필요한 장소까지 (그런데 이 장소는 대개 그 어떤 종류의 운반 도구나 장치로도 접근할 수 없는 지점이었다) 운반한 다음, 그 상자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꺼내는 작업에 우리는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그리고 오키나와에서 우리는 이 작업을 보통 적의 포화 속에서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진흙탕 길을 오가며 수행했다. 그것도 몇 시간씩이나 계속...... 한차례 작업이 끝나면 그렇치 않아도 전투로 심신의 긴장이 극도로 치달은 보병은 쓰러져 정신을 잃어버리기 직전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쟁을 소재로 다루는 책이나 영화는 보병이 겪는 이 징글징글한 측면은 거의 무시했다.
태평양 전쟁 - 펠렐리우 · 오키나와 전투 참전기 1944-1945 유진 B. 슬레지 지음, 이경식 옮김
보통의 전재 영화나 소설이 간과하는 것. 보급이 굉장히 물리적인 일이라는 것.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깨끗하고 건조한 양말을 신게 되는 것을 평생 동안 고마워하게 된다. 아닌 게 아니라 그때는 마른 양말도 엄청난 사치처럼 느껴졌다.
태평양 전쟁 - 펠렐리우 · 오키나와 전투 참전기 1944-1945 유진 B. 슬레지 지음, 이경식 옮김
전쟁 중에는 전투화를 벗을 수가 없다. 벗는 순간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맨 발로 뛰어야 하니까. 그래서 전투에 참여해서 신발을 벗을 일은 좀처럼 없고, 떄는 우기라서 2주 이상 젖은 신발을 벗지도 못하고 계속 신고 있어야만 했다. 그 고통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이 글이 만일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이거나 내가 극적인 이야기를 꾸며내는 작가라면 오키나와 남쪽 끝의 어떤 아름다운 절벽에서 멋진 석양을 만감이 교차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낭만적인 장면으로 글을 마무리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았다. 우리 K중대에게는 또 하나의 더럽고 지저분한 임무가 부여되었다.
태평양 전쟁 - 펠렐리우 · 오키나와 전투 참전기 1944-1945 유진 B. 슬레지 지음, 이경식 옮김
집에 갈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전후 처리, 군정 시점 이런 것들을 더 알아보고 싶게 되었다. 이렇게 이 책은 끝이 났다. (다만 이 작가도 잠시나마 오키나와 작은 섬에서 휴식을 취하는 소대 이야기를 한다. 소속한 부대는 150%가 소실되었다고 한다. 전체 인원 수가 다 죽고도 절반 이상이 죽은 곳에서, 대부분 부상을 입은 곳에서 저자는 살아 남았다.)
드라마 [더 퍼시픽]이 이 저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지는 이제서야 알았다. 드라마를 보고 싶은데 현재 한국에서 정식으로 볼 수 있는 루트가 없다.
첫 번째로 그믐에서 읽었던 책. 이제 오늘이면 닫힌다. 잘 읽었네.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클레이하우스/책 증정] 『축제의 날들』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한빛비즈/책 증정] 레이 달리오의 《빅 사이클》 함께 읽어요 (+세계 흐름 읽기)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 두산아트센터 뮤지컬 티켓을 드려요
[초대 이벤트] 뮤지컬 <광장시장> 티켓 드립니다.~6/22
예수와 교회가 궁금하다면...
[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이수호 선생님의 교육 에세이 <교사 예수> 함께 읽기[올디너리교회] 2025 수련회 - 소그룹리더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6월의 그믐밤도 달밤에 낭독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벽돌책 같이 격파해요! (ft. YG)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
반가운 이 사람의 블로그 : )
소란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책과 함께 조용한 질문 하나씩[n회차 독서기록] 에리히 프롬 '건전한 사회'를 다시 펼치며, 두 번째 읽는 중간 단상
내일의 고전을 우리 손으로
[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이 계절의 소설_가을] 『냉담』 함께 읽기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예제가 뭐에요?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