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보다 오래된-문선희> 혼자 읽기 챌린지

D-29
사진이 뭔지도, 자신이 찍히는지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눈망울 하나만은 공통된다. 그 외에는 조금씩 다르다. 느껴진다. 하나하나의 얼굴에서 고라니라는 종의 보편성과 각 개체의 특수성이 표현되고 있는 것이. 우리는 이들을 싸잡아 개체군이라 부른다. 많고 적음이라는 척도에 따라 그저 그 수를 조절해야 하는 무엇으로. 하지만 '군'이 되기 위해선 일단 '개체'여야 한다. 하나의 완성된, 고유한 개체. 그 개체가 나오기 위해 부모는 무던히 노력했을 것이다.
이름보다 오래된 - 문명과 야생의 경계에서 기록한 고라니의 초상 추천글_김산하(생태학자/생명다양성재단사무국장) ​, p.189, 문선희 지음
생명의 편에서 ​ 유해야생돌물 구제사업 같은 정부의 정책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동의할 수는 없다.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할 때도 생명에 대한 감수성은 필요하다. 경제적 이유로만 모든 생명체를 취사·선택·수렴해간다면, 다른 종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 생태계에서 생명체들은 서로 얽히고 의지함으로써 모두를 지탱한다. 어떤 종을 멸종위기로 내모는 일은 결국 자신의 생명을 떠받치고 있는 기반을 파괴하는 행위다. 모든 생명은 존재할 권리가 있으며, 이미 존재하는 이상 누구도 구태여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필요는 없다. ​ 만약 우리가 방향성 없이 나아가기만 한다면 과연 우리는 나아가는 것일까? 우리는 어떤 기준과 원칙을 가질 것인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공존을 포기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생명은 일회적이며 불가역적이다. 죽은 생명을 되살릴 방도는 없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배려하는 일,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설령 어려울지라도 아직 시간이 있을 때 그렇게 해야 한다. ​ 세상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한다. 사람들은 고라니를 생각할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에 우리의 세금은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야생동물을 멸종위기에 처하게 하는 것도 사람이지만, 멸종위기에서 지키는 것도 사람이다.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 우리는 농민과 야생동물 중 어느 한쪽 편에 서기 위해 비정해질 필요가 없다. 지금 야생동물들을 죽이는 데 사용되고 있는 세금만으로도, 농민들의 피해 부담을 덜어주고,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연구도 진행할 수 있다. 고라니와 공존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고라니를 죽일 것인지 살릴 것인지는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름보다 오래된 - 문명과 야생의 경계에서 기록한 고라니의 초상 p.192, 문선희 지음
저자에게 궁금한 점을 적어 주신다면요?
<이름보다 오래된> 이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독서모임에서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그때 다른 분이 고라니는 귀여운 외모로 책으로 쓰였지만, 멧돼지도 똑같은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하는데요. 그걸 보고 나니 <이름보다 오래된>을 시리즈로 만들어도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고라니가 주인공인 이번 책 같이 서정적인 표지 말고, 멧돼지가 주인공은 책은 용맹하고 씩씩한 표지 사진이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실질적으로 10년 동안 고라니를 알아가고 직접 사진을 찍으셨고, 멧돼지의 특징은 정확히 어떤지 몰라 약간 허무맹랑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기획은 어떤 지 여쭤보고 싶네요.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다른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 책을 보자마자 떠오른 책이 있었는데요. 이사 레슈코의 <사로잡는 얼굴들> 입니다.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이라는 부제를 단 책이고요. 나이든 말, 양, 돼지, 개 등등의 동물 사진과 일화가 담긴 사진집입니다. 이 책도 인상깊게 읽었고 동물권이 바탕이 된 사진집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느껴 떠올랐습니다. 알고 보니 <이름보다 오래된>과 같은 출판사(가망서사)에서 나온 책이더라고요.
사로잡는 얼굴들 -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사진작가 이사 레슈코가 10년간 미국 전역의 생추어리에서 담아온 나이 든 농장동물들의 사진집이다. 작가는 그들과 눈 마주치며, 또 독자들이 눈 마주칠 수 있도록 오래 겸손하게 사진 찍었다. 그렇게, 이 세계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묻는 명상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생명이란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기적이기에 이에 대항해 싸움을 벌일 때조차 경외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야생동물을 통제하기 위해 무기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의 지식과 능력 부족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른다면 야만적인 힘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중
이름보다 오래된 - 문명과 야생의 경계에서 기록한 고라니의 초상 p.193, 문선희 지음
완독한 자신에게 주는 축하의 메시지를 적어주세요.
좋은 책을 읽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인간으로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죄책감에 어쩔 줄 모르겠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아닌 것들에 대해 생각할 때 마음이 더 커지는 걸 느껴요. 잘 읽었고 꼭꼭 씹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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