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솔로몽북스 '소란'이라는 단어는 제가 자주 떠올리고 자주 사용하는 단어예요. (심지어 이제 막 마감한 다른 소설에서는 등장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건 제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소란하다'고 감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는 너무 소란한 세계를 너무 소란한 마음으로 살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종종 합니다.
동주는 '똑똑히' 기억한다고 했지만, 기억은 그 형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재구성되는 방식인데, 그게 또 상상의 방식이기도 해서 거듭되는 상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건 실제 인간이 중요한 일에 대해 사유하는 방식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과 상상이 선명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표현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표현되지 않는 감정과 내면을 인물이 하는 여러 상상의 이미지로 제시하신 부분이 돋보였습니다. 작가님이 쓰신 문장을 읽으며, 저에게도 이렇게 상상을 동반하는 기억이 없었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앤드류 포터의 ‘구멍’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별다방좋아 앤드류 포터의 <구멍>은 정말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입니다. 짧은 소설이 이토록 강렬할 수 있다니 하고 매번 생각하게 돼요.
1-3. 요즘 많은 이슈들이 있잖아요. 보도되는 내용들을 보며 지레 짐작하고 추측하고 단정지으며 평가하곤 했는데, 이 문장이 떠오르네요. 이 단편의 동주의 이야기처럼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건데 말이죠.
가해와 피해가 한눈에 가려질 수 있는 상황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피해자였으나 어느 순간 입장이 바뀌기도 하고, 온전히 원망만 하며 처벌을 구하는 마음은 과연 편키만 할까 싶기도 하고요. 승규의 엄마는 이제 편안해졌을까요. 부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동주의 애도는 어떻게 해야 끝이 날까요. 혼자서 방법을궁리해보자니 또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이해하려 들거나 위로하려 들지 않는 태도를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누구도 타인을 이해할 수도 위로할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나 스스로도 나를 이해할 수도 위로할 수도 없으니. 나의 최선은 무엇인지, 고민해봅니다.
무력하게 승규의 폭력을 받아내던 동주의 모습이 마음이 아파 적었습니다 피해자임에도 자신의 상처를 아물 권리조차 없어보이던 동주의 모습이 너무 속상하네요 그리고 피해자임에도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과 그 안에서의 또다른 생존의 방식은 무엇일까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자꾸 생각하게 되네요.
1-2에서 작성 한 문장은 "유가족과 자기자신을 위한 회피"라고 생각하며, 이 문장이 책을 읽은 이후로 계속 마음속에서 생각나는 문장이기에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죽은 아이가 그동안 행했던것을 유가족한테 이야기 하기도 힘들기도했지만, 자기 자신이 그동안 당했단것과 이 사건에 대한 것을 숨기고 싶어 했다고 계속 마음속에서 맴돌고 그러네요.
1-3 저는 '관성'에 대한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스로 탈출하지 못하고 관성처럼 상황에 끌려다니는 무력감에 대해서요. 다수의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그들 스스로가 관성으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제3자들은 그들의 무력함을 비난할테지만 폭력자들의 루틴을 벗어나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 겁니다. 마음조차도 제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억눌려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하겠지요. 피해자들의 관성을 탓하기보다 이해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1-3. 두드림 이후의 시간이라기 보다는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접어드는 것이 내년부터라, 육체적인 고단함이 사라짐과 동시에 정신적 고난이 겹쳐지는 것에 대한 공포로 살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동주가 될 수도 승규가 될 수도 그리고 주변의 방관하는 아이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는 나의 아이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나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아무 일 없음에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선택] 1-4. 안보윤 작가에게 한 마디
1-4 안보윤 작가님의 글을 읽게 되어 기쁩니다. 간결한 문체에 압축적인 글에 많은 의미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숨겨놓은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꼼꼼히 읽어야 할 것같아요.^^
@메이플레이 감사합니다. 모든 의미를 다 짚어내지 않더라도 의미에 대해 한 번 고민해주셨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제 소설이 독자님들이 생각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요.
애도의 방식을 한 발자국 뒤에서 보니 나는 어떤 태도를 취했었나 대수롭지 않게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은 없었나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신이나 저도 자주 하는 생각이에요. 무심코 외면했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순간들을 자주 곱씹어보게 됩니다. 아주 중요한 걸 놓쳤던 게 아닐까 싶어서요.
이번에 안보윤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요,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앞으로도 작가님 작품 찾아 읽으며 열심히 작가님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ㅎㅎ 대상 수상 축하드려요!
@bookulove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기회로 새로운 독자님과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소설에 대해 자주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좋겠어요.
혹시 이 문항에 작가님께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 질문 드려도 될까요?
네. 질문을 포함 자유로이 남겨 주세요.
1-4 이번에 안보윤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읽은 것 같은데(전에 읽었을지도 모릅니다 ^^) 앞으로 좋아하는 작가를 말하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말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애도의 방식>은 제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되었고 앞으로 안보윤 작가님의 작품 기대하며 읽겠습니다. 더불어 작품에서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1. 동주가 승규에게 맞을 때마다 주변이 소란해졌다고 나오는데 어떻게 소란해졌는지 궁금했어요. 물론 다양한 반응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주변 아이들의 대표적인 반응을 어떻게 설정하고 쓰셨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리고 구체적인 반응을 소거함으로써 기대한 문학적 효과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합니다. 2. 18쪽. 동주가 승규 어머니에게 서비스 품목에 없는 버터 쿠키 두 개를 주는데 작가님은 그때 동주의 감정을 어떻게 설정하고 쓰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또 그럴 수 없을 것 같기도 했거든요. :) 3. 작품에서 우산이 두 번 나오는데요. 동주가 찻집에 손님이 두고 간 우산을 쓰면서 훔친 물건이라고 명명하면서도 안도감을 느끼고, 승규 엄마가 동주를 의심하는 듯한 말을 하면서 우산을 쓰고 있습니다. 이 두 우산은 연결되어진 걸로 보이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둘 모두에게 보호막 같은 느낌으로도 다가오기도 합니다. 제대로 보호되지 않고 뻔히 다 보이지만 그래도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가릴 수 있는 어떤 그런 것이요. 그런데 훔친 물건이라는 의식이 동주에게 어떤 의미인지 희미하게 알 것 같으면서도 확 다가오지 않더라고요.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4. 승규 엄마는 중학교 때부터 동주 뒤를 따라오곤 하는데 처음에는 진실을 알고 싶어서였지만 나중에는 미안하다고 말하며 떠나겠다고 합니다. 그 변화를 독자가 상상할 수 있어서 좋기도 했는데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결정적인 변화의 순간을 어디로 잡고 쓰셨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물론 서서히 변했겠지만 말입니다. 좋은 작품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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