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손바닥만 한 캔버스에 유화물감으로 그런 조악한 정물화. 오래전에 호경이 내게 준 그것을 베란다에 서서 한참 들여다보았다. 새하얀 캄보자꽃과 원숭이, 노을에 물든 논밭 같은 상투적인 그림들을 제쳐두고 그 애가 굳이 골라 내게 선물한 것. 아무런 맥락이 느껴지지 않는, 텅 빈, 이해 불가능한 어떤 것. 그림을 받았을 때 아연함보다 불쾌감이 앞섰던 이유를 나는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9, 안보윤 외 지음
그럼에도 의문은 남았다. 무례하지도 않지만 딱히 호의적이지도 않은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03쪽, 안보윤 외 지음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8쪽, 안보윤 외 지음
나를 발견한 호경이 땀에 젖은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머리를 빙빙 돌리고, 망설임 없이 이를 드러내고, 어린애처럼 엉덩이를 흔들고, 몸을 사라지 않고, 추하게, 옆에 있는 사람을 향해 컹컹 짖고 혼자 데굴데굴 구르다가 덮치듯 내게 몸을 무너뜨렸다. 나는 호경의 밑에 깔린 채 웃기 시작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4쪽, 안보윤 외 지음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5쪽, 안보윤 외 지음
저는 소설을 읽는 내내 속물스런 제 속내를 들킨 것 같아서.. '질투는 나의 힘'스러운 소설 속 문장들을 이곳저곳 옮겨 봅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지적인 남자가 소수의 사람에게만 내비치는 믿음. <...> 어려서부터 갈고 닦은 취향과 관점을 바탕으로 정해진 길을 걷듯 편안하게 예술계에 진입한 사람들. <...> 세속의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창조성을 생계와 부드럽게 연결시키는 삶.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09., 안보윤 외 지음
현오의 깍듯한 태도는 예의나 존중의 표현이라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을 슬며시 밀어내는 기교에 더 가까웠다. <중략 또는 현오/재아의 닮은 모습으로...>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 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17, 135, 안보윤 외 지음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38, 안보윤 외 지음
모든 것이 전보다 쉽지 않았다. 중심에 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예상을 벗어난 결과 앞에서 평정을 가장하는 일이 늘어났다.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작은 실패를 맛보고 작은 성공으로 그것을 갈음하길 거듭하며 나이에 어울리는 포기와 체념을 얼굴에 새겼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135쪽, 안보윤 외 지음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 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5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김보라) 중., 안보윤 외 지음
서로 무언가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8, 안보윤 외 지음
남을 의식하고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모든 것이 전보다 쉽지 않았다. 중심에 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작은 실패를 맛보고 작은 성공으로 그것을 갈음하길 거듭하며 나이에 어울리는 포기와 체념을 얼굴에 새겼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5p, 안보윤 외 지음
대부분 혼자 떠났고, 또 스스로 그것을 즐긴다고 믿었지만, 돌이켜보면 여행지에서 내가 진짜로 혼자였던 적은 거의 없었다. ...(중략)...그 시절 나는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옮겨 다니며 우연한 만남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허리를 쭉 펴고, 타인들이 베푸는 호의를 공기처럼 들이마셨다. 그런 공기가 희박해질 때면 환경을 바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 104., 안보윤 외 지음
138.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마흔 이후의 삶은 내리막길을 달리는 스쿠터처럼 무서운 가속도로 우리를 흔들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안보윤 외 지음
원주민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클로즈업한 신파조의 인물 사진도 거슬리긴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을 향한 그 애정 어린 시선에서 사진이 세상을 변화시키리라 기대하는 그의 순진한 믿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는 뭐라고 반응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다가 캐릭터 이모티콘으로 적당히 대답을 대신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안보윤 외 지음
오 반장이 어떤 부류인지 알 것 같았다. 게스트하우스라는 작은 사회에서 어른 행세를 하고 있지만 실은 사회에서 낙오되어 물가 싸고 춥지 않은 나라를 떠돌고 있을 뿐인, 여행이 곧 삶이 되어버린 중년 남지. 여행하던 시절 숱하게 봐온 스테레오타입이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안보윤 외 지음
현오의 깍듯한 태도는 예의나 존중의 표현이라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을 슬며시 밀어내는 기교에 더 가까웠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17p,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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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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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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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2024.01.17. <참 괜찮은 눈이 온다 _ 나의 살던 골목에는> 한지혜2024.01.16. <이 별이 마음에 들어> 김하율2024.01.14. <각자 도사 사회> 송병기2026.01.01. <아무튼, 데모> 정보라2026.01.02. <버드 캐칭>
2026년에도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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