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구덩이라면. 혹은 진흙이라면. 물과 바람을 따라 자유롭게 변한다연. 진득한 몸으로 어디든 달라붙을 수 있다면. 아니 연못이라면. 흐르고 넘쳐 원하는 곳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뛰어들 수 있다면. 녹아서 사라질 수 있다면. 이성자가 아닌 무엇이라면. 내가 조옥이라면. ”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250,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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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나는 손톱만 한 스푼으로 커피를 저어 노른자를 건져 먹는다. 비리고 뭉근한 형체가 남의 혀처럼 입 안을 헤집는다.
그건 내가 아는 가장 낭만적인 옛날 이야기였다. 한쪽이 죽거나 사라진 뒤에야 시작되는 관계.
꽃의요정
8-2.
253p 그곳에 숨어든 피는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다. 너무 사랑해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영원히 깊은 골짜기에 갇히도록. 그 피들은 한밤중에 남편을 깨우고 오래전 죽은 사람의 이름을 외치며 나에게 집에 데려가 달라고, 아내를 불러 달라고 말하게 했다.
256p 나는 불현듯 어머니의 말을 떠올렸다. 분시와 배설. 한 번도 귀 기울인 적 없는 그 말이 나의 몸으로 들어와 온몸의 장기를 뒤집어대는 것 같았다.
독서의흔적
무언가를 이루려면 몸의 허락이 필요했다. 자꾸 나에게 묻고 비밀을 되새겨야 했다. 바깥은 봄인데 내 몸 어딘가는 여전히 겨울이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250p,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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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그대와
8-2.
p.250
내가 구덩이라면. 혹은 진흙이라면. 물과 바람을 따라 자유롭게 변한다면. 진득한 몸으로 어디든 달라붙을 수 있다면. 아니 연못이라면. 흐르고 넘쳐 원하는 곳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뛰어들 수 있다면. 녹아서 사라질 수 있다면. 이성자가 아닌 무엇이라면. 내가 조옥이라면. 그런 열망이 예기치 않게 급습할 때면 오한이 나듯 몸이 떨리고 추위가 밀려왔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몸의 허 락이 필요했다. 자꾸 나에게 묻고 비밀을 되새겨야 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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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8-3. 지혜 작가의 질문
이효석문학상작품집 등장인물 중 연말을 함께 보내고 싶은 인물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늘도
저는 성자와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성자가 조옥에 대해 하지 못한 많은 말들이 있는 것 같아서 함께 마주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어떨까 하고요. 조옥 말고도 어느 순간 기억이 멈춰버린 남편과 성진, 성민이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고요. 그리고 성자 역시 누군가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만 같아요~ 장소는 에꼴드빠리 말고 다른데면 좋겠네요. 이왕이면 에꼴드빠리 너머 진짜 파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솔로몽북스
성주요! ㅎ
메이플레이
8-3
20살의 성자와 함께 연말을 보내고 싶어요.
집안의 가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린 성자를 만나 조옥보다 더 좋은 언니가 되어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과거를 돌아볼 때 아쉬움이 아닌 행복함을 전해주고 싶네요.
연말에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거북별85
저도 이 작품안에서는 성자와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요즘같은 소란스러운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더 외로울 수 있는 연말에 조옥과 에꼴드빠리를 찾았던 성자와 다른 따뜻한 곳에서 그녀의 이야기와 짐을 잠시 나누어도 좋을 것 같네요.
bookulove
8-3. 저는 은재와 연말을 함께 보내고 싶어요. 우유니 사막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고, 은재의 고단함과 힘듦을 토닥여주고 싶어요.
신이나
은재랑 맛 있는 저녁 먹고 예쁜카페에서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서로의 고단함을 토닥이며 2024년엔 잘 될거라고 얘기하면서 다들 그렇게 산대 위로해주고 싶어요.
선경서재
연말이라 그런가 <북명 너머에서>의 성자와 조옥과 함께 명동에 있는 살롱에 가고 싶다. 계란노른자 올린 커피도 꼭 먹어볼테다ㅎㅎ
Henry
솔직히 조옥이나 성자와는 별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이유로 둘다 숨이 막히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래도 연말에 시간을 보낸다면,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에 등장했던 '오반장'정도가 좋을 듯 합니다. 적당히 재미난 농담도 던지고 심드렁 제 이야기도 듣는 둥 마는 둥 부담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 합니다...
지니
8-3.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의 원진무, 이영서씨와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의미있는 연말이 될 거 같아요.
서쪽으로
8-3. 저는 다방에 가서 DJ 오빠 만나보고 싶네요. 좋아하는 노래 틀어주시겠죠? 연말이니까요. 남의 혀처럼 입 안을 헤집는 비리고 뭉근한 형체의 노르자를 혼자 떠먹으며 그가 레코드 판을 하나씩 고르며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당당하게 훔쳐보겠습니다. :)
이짜
저는 조옥이요. 조옥이 백화점 그만두고 어디갔는지, 빌려준 돈은 어디다 썼는지 제가 연말에 술 한잔 먹이면서 잘 다독여보겠습니다. 하하
꽃의요정
8-3. 2023년 수상작은 아니지만, '이응이응'의 할머니와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순례주택의 순례 씨 같은 너낌~
독서의흔적
성진이요. 분수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별 헛짓거리'를 다 하고 다닌 성진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어보고 싶어요. 크게 성공해서 고향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간직한 소녀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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