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연수는 자신에게 당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어떤 것들은 재물의 형태로 어떤 것은 말의 형태로 떠올랐다. 연수를 제외한 사람들이 임의로 산정한 금액과 연수만이 동의하지 못한 말들. 잃어버린 개를 찾기 위해 지불되는 사례금 50만원과 학부모에게 머리를 잡힌 교사에게 지불되는 위로금 50만원.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너머의 세계-, 안보윤 외 지음
무슨 짓이야, 라고 외친 뒤엔 그게 무슨 짓인지 좀 더 험악하고 살벌한 방식으로 정의했어야 됐다고. 적어도 제 입으로 그것을 '장난'이라 명명해선 안 됐다고 말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너머의 세계-, 안보윤 외 지음
한모 어머니가 연수에게서 딱 한 줌의 머리카락만 뜯어 갔으므로 그것을 피해의 전부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상담실에 뛰어든 사람들은 바닥을 개처럼 기어다니고 있는 연수의 모습을 모두 보았다. 연수는 산발을 한 채 바닥에 쓰러져 한모 어머니가 쏟아내는 폭언과 욕설을 한참이나 들어야 했다. 뒤늦게 정신이 든 누군가가 연수를 부축해 보건실로 옮겼다. -너머의 세계-
-선생님은 내가 왜 무서워요?" 연수가 고개를 저었다. 아닌데. 한모가 피식 웃었다. 선생님 나 무서워하는 거 맞는데. 근데 그거, 되게 기분 더러워요. 선생님은 사람 무서워하는 그런 표정이 아니라. -바퀴벌레 보듯 나를 보잖아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너머의 세계-, 안보윤 외 지음
안쪽과 바깥쪽, 앞 문과 뒷문, 훈육과 학대. 연수는 그런 것들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손쉽게 구분되는 것 같지만 기준점이 조금만 바뀌어도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들에 대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38p, 안보윤 외 지음
중앙 현관을 넘고 나면 이제 다시는, 어떤 문 안으로도몸을 들이지 않을 작정이었다. 연수는 너머의 세계에 있기로 했다. 그것은 부끄러운 선택이 아니었다. 적어도 연수에게는 그랬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64p, 안보윤 외 지음
2-2. 38p 안쪽과 바깥쪽, 앞문과 뒷문, 훈육과 학대. 연수는 그런 것들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손쉽게 구분되는 것 같지만 기준점이 조금만 바뀌어도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들에 대해서. 43p 연수가 휴직계를 냈을 때 절반의 사람들은 위로했고 절반의 사람들은 외면했다.
올린줄 알았는데 안올렸네요..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연수는 너머의 세계에 있기로 했다. 그것은 부끄러운 선택이 아니었다. 적어도 연수에게는 그랬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64, 안보윤 외 지음
2-1. 깨진유리창을 언급하며 단정함을 강조하는 연수의 면접당시 대답이요
2-2. 감당할 수 있겠어 즉 도망감을 암시하는 현대인을 풍자한 거 같아서요
하나같이 단순 명료한 일들이었다. 무엇을 가늠해보거나 의심할 필요 없이 정해진 만큼만 일하고 정해진 만큼의 급여를 받았다. 아무것도 눈치챌 필요가 없었다. 연수는 그게 좋았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51p, '너머의 세계' 안보윤 지음, 안보윤 외 지음
연수는 이다음에 벌어질 일들을 전부 알았다. 지난날 경험했던 일들이 순서대로 반복될 테지만 결국은 아무 일 없음으로 결론 날 것이었다. 오해로 인한 약간의 트러블로 인해 연수는 병가나 휴직 계를 낼 테고, ㅇ러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 학교는 평화로워질 터였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63p, '너머의 세계' 안보윤 지음, 안보윤 외 지음
피곤했다. 연수는 모든 게 다 지겹고 피로해 견딜 수가 없었다. 연수는 교실에 들어가 수업을 하고 교무실로 돌아오는 단순한 일상 속에 있고 싶었다. 그 당연한 일이 연수에게는 왜 그렇게 힘들었나.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64p, '너머의 세계' 안보윤 지음, 안보윤 외 지음
중앙 현관을 넘고 나면 이제 다시는, 어떤 문 안으로도 몸을 들이지 않을 작정이었다. 연수는 너머의 세계에 있기로 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64p, '너머의 세계' 안보윤 지음, 안보윤 외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 3. 수상소감 & 작품론 & 인터뷰 ■■■■ 금요일부터 이틀 동안은 작품 관련한 글 세 편을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눕니다. 저는 수상 소감이나 인터뷰를 읽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요. 소설을 쓴 작가가 이 글을 어떻게 쓰게 됐는지, 쓰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당선되고 나서 어땠는지에 대해서 소감과 뒷 이야기를 읽으면 더 잘 알 수 있잖아요. 평론은 조금 어려울 때는 있지만, 제가 읽은 소설에 대해서 다른 이들이 정확하게 짚어내고 표현해낸 걸 읽을 때 반갑고 좋아요. 물론 저의 생각과 평론가의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그럴 때는 어떤 점이 다른지 알아가는 게 재밌고요. 수상소감이나 인터뷰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금 더 엿볼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저는 이번 수상작품집에 실린 안보윤 작가의 인터뷰를 읽고 ‘완전한 사과’(2021년 김승옥문학상 수상)라는 작품도 읽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2일 동안, 같이 읽으면 더 좋을 안보윤 작가님의 인터뷰도 공유드려요. https://www.mk.co.kr/news/culture/10808152 이번에는 어떻게 읽으셨는지 묻는 질문 하나만 드려요. 편하게 이야기 나눠주세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3-1.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지점 등을 적어주세요.
행복해지려고 소설을 썼다. 작품에서 생존이라는 키워드에 집중을 하던 때가 있었다. 현실에 살고 있기 때문에 현실의 질문에 빨려들어간다 라는 것들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현대문학 대상받은 작품도 읽어 볼께요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그 질문이 어느 날 문득, 남겨진 사람들은 어떻게 견뎌내야 하나, 라는 질문으로 조금씩 틀어졌어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90, 안보윤 외 지음
한글 낱자들을 연이어 붙이면 글자가 되고, 그 글자들을 소리 내 읽으면 세계가 시작됩니다. 말과 소리를 수줍게 싸서 누군가에게 건네면 관계가 시작되고, 주렁주렁 얽힌 무수한 타래를 박제시키면 역사가 됩니다. 글자를 몇 개 조합하는 것만으로 와락 일어서는 세계란 얼마나 매혹적인지요. 그러나 그 세계는 끈질기게 이어 붙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붕괴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67 | 수상소감_문장의 무게,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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