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소란하다. 나는 소란한 것을 좋아하고 소란해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미 소란한 곳에서는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 … 나는 소란한 곳이 좋다. 타인에 의해 한껏 소란해진 상태라면 더더욱 좋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9쪽, 안보윤 외 지음
사람이 잘못 알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뭔 대수라고. 그건 대수로운 일이다. 사람에 대한 말은 어떤 것이든 다 대수롭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29쪽, 안보윤 외 지음
소란하다. 나는 소란한 것을 좋아하고 소란해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미 소란한 곳에서는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 소란해 지기 시작한 곳에서는 대부분 내가 그 중심에 있다. 나를 놀리고 조롱하고 멸시하느라 소란해진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건 지겹다. 나는 소란한 곳이 좋다. 타인에 의해 한껏 소란해진 상태라면 더더욱 좋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9, 안보윤 외 지음
누군가는 동조하고, 누군가는 비난했다. 매일매일이 소란했다. 아무것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여자는) 고요히 평화롭게 늙어갈 것이다. 그를 위해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끝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33쪽, 안보윤 외 지음
소란하다. 나는 소란한 것을 좋아하고 소란해지는 것을 싫어한다. (...) 나는 소란한 곳이 좋다. 타인에 의해 한껏 소란해진 상태라면 더더욱 좋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9p, 안보윤 외 지음
소란한 곳에 소란스럽지 않은 인간으로 멈춰 있을 때 나는 가장 안전하다. 그러므로 이곳은 나에게 최적의 공간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9p, 안보윤 외 지음
커다란 우산이 시야를 가려 길이 끝나는 줄도 모르고 나는 걸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5p, 안보윤 외 지음
나는 집을 향해 걷는다. 마른 풀로 뒤덮인 들판을 가로질러, 좁고 긴 흙길을 걷는다. 몇 차례 잔불이 인 탓에 들판 군데군데가 검게 그을려 있다. 불은 모두가 잠든 새벽 치솟았다가 흙덩이에 막혀 시름시름 꺼졌다. 풀이 새까맣게 변했을 뿐 달라진 건 없다. 흐릿한 탄내를 맡으며 나는 걷는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30p, 안보윤 외 지음
몰라요. 나는 진심을 담아 말한다. 알리가 없다. 이미 으깨진 것을 기어코 한 번 더 으깨놓는 사람의 마음 같은 건.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28p, 안보윤 외 지음
거듭되는 상상은 현실보다 혹독했다. 나는 수없이 승규를 붙들고 수없이 승규를 밀쳤다. 매 순간 나는 필사적이었다. 오롯이 진심이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33p, 안보윤 외 지음
말하지 마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22p, 안보윤 외 지음
나는 그 모든 장면을 똑똑히 기억했다. 그러나 기억은 언제고 형태를 바꿔 나를 끌어들였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33, 안보윤 외 지음
사람이 잘못 알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뭔 대수라고. 그건 대수로운 일이다. 사람에 대한 말은 어떤 것이든 다 대수롭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 29., 안보윤 외 지음
p.33 나는 수없이 승규를 붙들고 수없이 승규를 밀쳤다. 매 순간 나는 필사적이었다. 오롯이 진심이었다.
그를위해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33, 안보윤 외 지음
거듭되는 상상은 현실보다 혹독했다. 나는 수없이 승규를 붙들고 수없이 승규를 밀쳤다. 매 순간 나는 필사적이었다. 오롯이 진심이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33, 안보윤 외 지음
매일같이 있는 일인데도 승규가 내 뺨을 후려친 뒤엔 주변이 극도로 소란해졌다. 승규가 가버린 뒤에도 소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늘 소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정답이든 오답이든 상관없이, 오로지 뺨을 맞기 위해 발설되는 나의 대답이 죽을 만치 부끄러웠다. 내가 답을 하는 순간 게임이 성립됐다. 승규와 나의 수직적 위계가 거기 있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여자가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한다. 구운 파인애플을 도막도막 잘라놓고 먹지 않는다. 노른자를 터뜨려 끼얹은 고깃덩어리를 죄다 으깨놓고 먹지 않는다. 여자는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비린 것을 물고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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