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4-1. 내내 굉장히 불편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끝에 가서는 등짝 한 대 맞은 듯 주변을 살피고 돌아보게 되었어요.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되어, 어쩌면 불편했던 마음이 그 이유가 아닐까 .. 그게 나의 솔직함이 아닐까 .. 생각도 했습니다. 내가 가진 가면과 오늘의 가면과 그가 가진 가면과 오늘 그의 가면이 어떤 순간에 어떤 방식으로 마주하느냐에 대해.
화제로 지정된 대화
4-2. 이 단편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서로 무언가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마흔 이후의 삶은 내리막길을 달리는 스쿠터처럼 무서운 가속도로 우리를 흔들었다. 현오와 나는 어리둥절한얼굴로 서로를 꼭 붙들었다. 모든 것이 전보다 쉽지 않았다. 중심에 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예상을 벗어난 결과 앞에서 평정을 가장하는 일이 늘어났다. 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작은 실패를 맛보고 작은 성공으로 그것을 갈음하길 거듭하며 나이에 어울리는 포기와 체념을 얼굴에 새겼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5, 안보윤 외 지음
현오의 깍듯한 태도는 예의나 존중의 표현이라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을 슬며시 밀어내는 기교에 더 가까웠다. p117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쉽게 어울리고 쉽게 헤어졌다. 지금처럼 남을 의식할 필요도, 의식하지 않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02, 안보윤 외 지음
사회적 명성을 얻은 사람들을 끌어내리고 흠집 내는 것은 그 시절 현오와 나 사이에 통용된 은밀한 놀이였다. 우리는 습관처럼 그들을 의심하고 분류하고 비판했다.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친 사람인지, 시대의 흐름 덕에 과대평가받고 있는 건 아닌지, 애초에 부자여서 모든 게 가능했던 경우는 아닌지 꼼꼼히 살폈다. 처음에는 우리와 가까운 문화계 인사들이 주된 대상이었지만 어떤 때는 일종의 반작용으로, 그저 교양 없고 몰취미한 사람들이 심판대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의 이런 태도는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옷, 음악, 책, 가구, 미술, 요리, 영화, 스포츠, 모든 것이 판단 대상이 되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08, 안보윤 외 지음
동적 명상은 장소가 실내일 경우 조명을 모두 끄고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런 환경이라면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어둠 속에서라면. 나는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이 시간을 아주 오래, 맹렬히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0, 안보윤 외 지음
여자의 말을 듣는 동안 나는 내 인생의 작은 모험 정도로 치부해왔던 그 시간이 여자에게는 그보다 더 축소된, 작은 모험의 전주곡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8, 안보윤 외 지음
손바닥만 한 캔버스에 유화물감으로 그런 조악한 정물화. 오래전에 호경이 내게 준 그것을 베란다에 서서 한참 들여다보았다. 새하얀 캄보자꽃과 원숭이, 노을에 물든 논밭 같은 상투적인 그림들을 제쳐두고 그 애가 굳이 골라 내게 선물한 것. 아무런 맥락이 느껴지지 않는, 텅 빈, 이해 불가능한 어떤 것. 그림을 받았을 때 아연함보다 불쾌감이 앞섰던 이유를 나는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9, 안보윤 외 지음
그럼에도 의문은 남았다. 무례하지도 않지만 딱히 호의적이지도 않은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03쪽, 안보윤 외 지음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8쪽, 안보윤 외 지음
나를 발견한 호경이 땀에 젖은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머리를 빙빙 돌리고, 망설임 없이 이를 드러내고, 어린애처럼 엉덩이를 흔들고, 몸을 사라지 않고, 추하게, 옆에 있는 사람을 향해 컹컹 짖고 혼자 데굴데굴 구르다가 덮치듯 내게 몸을 무너뜨렸다. 나는 호경의 밑에 깔린 채 웃기 시작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4쪽, 안보윤 외 지음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5쪽, 안보윤 외 지음
저는 소설을 읽는 내내 속물스런 제 속내를 들킨 것 같아서.. '질투는 나의 힘'스러운 소설 속 문장들을 이곳저곳 옮겨 봅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지적인 남자가 소수의 사람에게만 내비치는 믿음. <...> 어려서부터 갈고 닦은 취향과 관점을 바탕으로 정해진 길을 걷듯 편안하게 예술계에 진입한 사람들. <...> 세속의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창조성을 생계와 부드럽게 연결시키는 삶.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09., 안보윤 외 지음
현오의 깍듯한 태도는 예의나 존중의 표현이라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을 슬며시 밀어내는 기교에 더 가까웠다. <중략 또는 현오/재아의 닮은 모습으로...>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 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17, 135, 안보윤 외 지음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38, 안보윤 외 지음
모든 것이 전보다 쉽지 않았다. 중심에 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예상을 벗어난 결과 앞에서 평정을 가장하는 일이 늘어났다.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작은 실패를 맛보고 작은 성공으로 그것을 갈음하길 거듭하며 나이에 어울리는 포기와 체념을 얼굴에 새겼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135쪽, 안보윤 외 지음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 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5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김보라) 중., 안보윤 외 지음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길속글속] 『잊혀진 비평』, 함께 읽어요:) ‘도서 증정 이벤트’도 하고 있습니다.[책 증정] 호러✖️미스터리 <디스펠> 본격미스터리 작가 김영민과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조지 오웰에 관하여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불멸의 디스토피아 고전 명작, 1984 함께 읽기[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책걸상 함께 읽기] #7. <오웰의 장미>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9월 '나와 오기'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8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날 수를 세는 책 읽기- 7월〕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6월] '좋음과 싫음 사이'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좋은 스토리의 비밀을 밝혀냅니다
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스토리탐험단 7번째 여정 <천만 코드>스토리탐험단 여섯 번째 여정 <숲속으로>
믿고 읽는 작가, 김하율! 그믐에서 함께 한 모임들!
[📚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AI와 함께 온 우리의 <먼저 온 미래>
책걸상 인천 독지가 소모임[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혼자 보기 아까운 메롱이 님의 '혼자 보기'
파인 촌뜨기들썬더볼츠*고백의 역사버터플라이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