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읽고 사유해요

D-29
서로 무언가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마흔 이후의 삶은 내리막길을 달리는 스쿠터처럼 무서운 가속도로 우리를 흔들었다. 현오와 나는 어리둥절한얼굴로 서로를 꼭 붙들었다. 모든 것이 전보다 쉽지 않았다. 중심에 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예상을 벗어난 결과 앞에서 평정을 가장하는 일이 늘어났다. 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작은 실패를 맛보고 작은 성공으로 그것을 갈음하길 거듭하며 나이에 어울리는 포기와 체념을 얼굴에 새겼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5, 안보윤 외 지음
현오의 깍듯한 태도는 예의나 존중의 표현이라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을 슬며시 밀어내는 기교에 더 가까웠다. p117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쉽게 어울리고 쉽게 헤어졌다. 지금처럼 남을 의식할 필요도, 의식하지 않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02, 안보윤 외 지음
사회적 명성을 얻은 사람들을 끌어내리고 흠집 내는 것은 그 시절 현오와 나 사이에 통용된 은밀한 놀이였다. 우리는 습관처럼 그들을 의심하고 분류하고 비판했다.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친 사람인지, 시대의 흐름 덕에 과대평가받고 있는 건 아닌지, 애초에 부자여서 모든 게 가능했던 경우는 아닌지 꼼꼼히 살폈다. 처음에는 우리와 가까운 문화계 인사들이 주된 대상이었지만 어떤 때는 일종의 반작용으로, 그저 교양 없고 몰취미한 사람들이 심판대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의 이런 태도는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옷, 음악, 책, 가구, 미술, 요리, 영화, 스포츠, 모든 것이 판단 대상이 되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08, 안보윤 외 지음
동적 명상은 장소가 실내일 경우 조명을 모두 끄고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런 환경이라면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어둠 속에서라면. 나는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이 시간을 아주 오래, 맹렬히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0, 안보윤 외 지음
여자의 말을 듣는 동안 나는 내 인생의 작은 모험 정도로 치부해왔던 그 시간이 여자에게는 그보다 더 축소된, 작은 모험의 전주곡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8, 안보윤 외 지음
손바닥만 한 캔버스에 유화물감으로 그런 조악한 정물화. 오래전에 호경이 내게 준 그것을 베란다에 서서 한참 들여다보았다. 새하얀 캄보자꽃과 원숭이, 노을에 물든 논밭 같은 상투적인 그림들을 제쳐두고 그 애가 굳이 골라 내게 선물한 것. 아무런 맥락이 느껴지지 않는, 텅 빈, 이해 불가능한 어떤 것. 그림을 받았을 때 아연함보다 불쾌감이 앞섰던 이유를 나는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9, 안보윤 외 지음
그럼에도 의문은 남았다. 무례하지도 않지만 딱히 호의적이지도 않은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03쪽, 안보윤 외 지음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8쪽, 안보윤 외 지음
나를 발견한 호경이 땀에 젖은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머리를 빙빙 돌리고, 망설임 없이 이를 드러내고, 어린애처럼 엉덩이를 흔들고, 몸을 사라지 않고, 추하게, 옆에 있는 사람을 향해 컹컹 짖고 혼자 데굴데굴 구르다가 덮치듯 내게 몸을 무너뜨렸다. 나는 호경의 밑에 깔린 채 웃기 시작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4쪽, 안보윤 외 지음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135쪽, 안보윤 외 지음
저는 소설을 읽는 내내 속물스런 제 속내를 들킨 것 같아서.. '질투는 나의 힘'스러운 소설 속 문장들을 이곳저곳 옮겨 봅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지적인 남자가 소수의 사람에게만 내비치는 믿음. <...> 어려서부터 갈고 닦은 취향과 관점을 바탕으로 정해진 길을 걷듯 편안하게 예술계에 진입한 사람들. <...> 세속의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창조성을 생계와 부드럽게 연결시키는 삶.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09., 안보윤 외 지음
현오의 깍듯한 태도는 예의나 존중의 표현이라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을 슬며시 밀어내는 기교에 더 가까웠다. <중략 또는 현오/재아의 닮은 모습으로...>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 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17, 135, 안보윤 외 지음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p138, 안보윤 외 지음
모든 것이 전보다 쉽지 않았다. 중심에 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예상을 벗어난 결과 앞에서 평정을 가장하는 일이 늘어났다.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작은 실패를 맛보고 작은 성공으로 그것을 갈음하길 거듭하며 나이에 어울리는 포기와 체념을 얼굴에 새겼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135쪽, 안보윤 외 지음
최대한 사려 깊고 친근하게, 하지만 그가 다시 내게 연락할 수 없을 만큼은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5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김보라) 중., 안보윤 외 지음
서로 무언가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그 일시적인 감흥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 아니겠느냐고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P.138, 안보윤 외 지음
남을 의식하고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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