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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 | 장대익, 다정한 인공지능을 만나다

샘터 (230919~230920)


❝ 별점: ★★★★

❝ 한줄평: 문명을 지속하고 진화시키는 힘은 ‘ㄸㄸㄸㄸ(똑똑하고 따뜻하게)’!

❝ 키워드: #아우름 #인공지능 #AI #장대익 #진화학자 #인문교양 #다정한인공지능을만나다 #챗gpt #호모사피엔스 

❝ 추천: 인공지능 등 새로운 존재와 더불어 살아가는 새로운 미래에 관심이 많은 사람


📝 (23/09/20) 최근 챗GPT를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인공지능에 관심이 생겼는데 ‘다정한 인공지능’이라는표현은 뭔가 새롭게 느껴져 이번 샘터 물방울서평단 세 번째 서평 도서로 인문교양시리즈 아우름 56 『다정한 인공지능을만나다』를 선택했다. 아우름은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라고 하는데, 여는 글과 총 4장으로 이루어진 본문, 그리고 닫는 글까지, 알찬 강연을 하나 듣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저자 장대익 교수는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로, 청소년도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에서 인류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미래까지 진화적 관점, 인문학적 관점 등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셔서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포인트들을 정리해 봤다.


———······———······———


🤖 여는 글 | 챗GPT 시대의 미래 지도 

*‘지구의 정복자’ 사피엔스의 성공 비밀은 독보적 똑똑함과 사회적 지능(따뜻함), 두 가지 모두 있어야 문명이 계속 진화할 수 있음


🤖 1장 | 챗GPT,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

*미래에는 사피엔스뿐만 아니라 AI 로봇(안드로이드 로봇), 유전자 조작된 인류, 사이보그 등 다양한 존재와 살아가게 될것

*더 이상 정보나 지식을 찾는 ‘검색의 시대’가 아니라 ‘지식 생성의 시대’, 정보와 지식을 융합하는 능력이 중요한 통찰의시대, 통섭의 시대가 올 것


🤖 2장 | 인류 문명은 어떻게 진화했나

*호모 사피엔스만이 문명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생태적 지능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능, 즉 공감력이 있었기 때문

*인간이 가진 사회성의 정점: 화자의 마음을 읽는 것, 배려는 진화의 결과

*공감(empathy)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상상해 볼 수 있는 인지 능력 또는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비슷하게 느낄수 있는 정서 능력’으로, 공감의 3단계는 정서적 전염 →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로하는 동정심 → 역지사지(관점의 전환, 관점전환능력은 오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


🤖 3장 | 인간과 로봇, 경계는 사라질까

*우리의 공감력이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총 40명의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실험장에 오기 전 인공지능 스피커를 일주일 동안 사용하게 함, 인공지능 스피커가 엉뚱하거나 잘못된 대답을 내놓을 때마다전기충격을 가하는 버튼을 누르게 하는 실험 결과 처음 인공지능 스피커를 쓴 B그룹은 91%가 킬 버튼을 눌렀으나 일주일 동안 상호작용을 했던 A그룹은 30%밖에 킬 버튼을 누르지 않아 수치가 3배 정도 차이 남.

*AI가 인간 고유의 능력에 해당한다고 여겨지는 영역에 위협을 가할 때 인간은 어떤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될지 연구 -> 우리의 정체성 중 위협받은 단면들은 포기하고, 위협받지 않은 단면들을 더 중요시하며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더 뛰어나다고 심리적 보상을 함.

*만일 인간 정체성의 모든 핵심 단면에서 AI가 인간을 능가하는 날이 온다면, 인간성을 다시 규정하려 들지도 모름. 이처럼 미래에 AI가 공감의 대상이 될지, 아니면 경쟁의 대상이 될지를 예측하는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음.


🤖 4장 | 미래의 교실, 무엇을 배우고 가르칠까

*모방 능력뿐 아니라 가르침이 인간이 문명을 아주 정교하게, 빠른 속도로 축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사피엔스는 모방과 가르침이라는 학습을 집단적 차원으로 승화시킴

*인공지능의 시대에 학교를 가야 하는 이유는 동료 학습과 관계 학습 때문

*인류가 이렇게 성공하기까지 생태적 지능만이 아니라 사회적 지능이 중요하게 작용했듯, 학생들은 ‘공감’을 배워야 함, 공감력을 기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독서, 우리가 뇌를 어떻게 쓰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뇌가 해부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데(뇌의 가소성), 독서는 인지적, 정서적 뇌를 모두 변화시킬 수 있는 원천


🤖 닫는 글 | 똑똑하고 따뜻하게!

*인공지능은 유능함의 새로운 도구이며 다정함의 위험한 씨앗

*혁신으로 인해 더 똑똑해진다고 해서 우리가 자동으로 더 따뜻한 존재로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함, 따뜻함, 즉 다정함은 양극화 문제를 구원할 유일한 힘이고, 학교에서는 유능함 향상을 위한 수업만큼이나 다정함(친절, 공감, 배려, 협력)을 배우고 경험할 수업이 있어야 함


———······———······———


🖋️ 저는 영상 속 로봇이 쓰러지는 장면을 보며 탄식하고, 밀어뜨리는 남자를 얄미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것이바로 우리의 공감력이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의 공감의 반경은 과연 동물을 넘어 기계에까지 뻗칠 수 있을까요? (p.95)


🖋️ 우리는 학교에서 지식과 관계를 배웁니다. 문명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지식과 관계를배우는 곳이 바로 학교입니다. (p.133)


🖋️ 존경받으려면 똑똑한 사람이 되게끔 열심히 공부하세요. 그리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공감력을 배우고 기르세요. 똑똑하고 따뜻한 개인은 누구에게나 어느 집단에서나 존경받고 사랑받습니다. 이 두 속성이 인류가 성공할 수 있었던비법이었고, 앞으로도 문명을 지속할 힘이며, 여러분을 추앙받는 개인으로 만들어 주는 원리입니다. (p.158)


  ‘닫는 글’에서 장대익 교수는 똑똑함과 따뜻함이 인류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법이자 문명을 지속할 힘이라고 말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함께 살아갈 인공지능과 로봇 등의 존재와 잘 공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정함’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인문교양시리즈 아우름 시리즈의 다른 도서들도 궁금해졌다. 책 두께가 얇아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어서 부담도 없고 청소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라서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이이 시리즈를 접하고 많이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


(*출판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다정한 인공지능을 만나다
다정한 인공지능을 만나다
[정주행] 정서 지능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부제: 공감은 지능이다.)

2023. 9. 15.


#공감은지능이다


"부유한 계급이었던 그들에겐

집 없이 사는 삶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이해할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자꾸만 곱씹게 되는 문장입니다...)


책에서 묘사된 130년 그곳을

떠올리며 우리나라에 있었던

사건이 하나 연상되었습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입니다.


자세히 내용을 이곳에

추가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유튜브에 '꼬꼬무 형제복지원'

이라고 검색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북클럽 활동내역만

짧게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크롤을 내리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 #확증편향

#잭더리퍼에게희생당한 #다섯여성의이야기

#더파이브 #지식공동체그믐 #그믐북클럽7기

#구빈원 #형제복지원 #형제원 #제주43

#제주43백비 #박원순시장 #첫변론

#팩트풀니스 #사실충실성

#비판적사고 #의심하고질문하기

#도서협찬 #북트리거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폴리 파트에서 와닿았던 부분

먼저 130년 전으로 제가 직접 돌아간 것 같은 느

낌을 조금 받았습니다. 그리고 형태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우리의 어두운 면에 대

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띠지

에 적혀있던 아래의 문구가 다시금 떠올랐어요.


"이 책은 그들을 추모하는 책이다.

나머지를 꾸짖는 책이다. 이 책이

쓰이기까지 130년이 걸린 이유가

무엇이었느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30년 만에 이러한 글이 세상

에 나와 주목을 받았다는 것은, 다른 오래된 많은

사회적 문제들 역시 이런 식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희망도 함께 품어봤습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잊혀졌었던 우리의 흑역사,

제주 4.3이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제주

도에 있는 백비는 일어서지 못했으니까요..

(게다가 당분간은 기대조차 어려울 것 같죠..)


책을 읽으며 조금씩 관점을 넓혀간다는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그 관점에는 시간 개념도 포함

됩니다.(과거, 현재, 미래) 물론 되도록 현재에

충실하자는 인생관을 평소에 추구하지만.. 과거

를 많이 알면 알수록 현재를 더 충실히 살 수 있

다고 생각하기에.. 전부 다 알려고 하면 너무 부

담이 크니까, 의미가 크다고 느껴지는 과거 위주

로 소화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금씩 알아가려

고 계획하고 조금씩 실천중입니다.


폴리 파트에서 공유하고 싶은 문장

잭더리퍼 피해자들의 서사들을 하나로 연결해 볼

때 눈에 띄는 점 하나는 여인숙에 묵는 여성 부랑

자 중 상당수가 길거리에서도 자주 잔다는 사실을

경찰과 언론이 무시했다는 것이다. 많은 여성이

임시방이나 여인숙의 침대에서 며칠을 보낸 다음

에는 다시 어느 집 문간 앞에 몸을 웅크리고 밤을

보내기를 반복했다. 이것이 부랑하는 삶의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하지만 구세군 창설자인

윌리엄 부스의 견해대로 경찰과 언론이 이 사실

을 일부러 무시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즉,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부유한 계급이었던 그들에겐

집 없이 사는 삶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이

해할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p. 91


검시관은 폴리가 성매매에 종사했다는 추측을 확

정하려는 의도로 엘렌에게 친구의 도덕성에 관한

질문을 여러 번 던졌다. 그때마다 엘렌은 폴리가

그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폴리가 어떤 일로 먹고살았는지 아느냐는 물음에

엘렌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폴리가 밤늦게까지 밖

에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당신은 그의 습관이 아주 깔끔하다고 생각했습

니까?" 검시관이 물었다. "오, 그럼요. 아주 깔끔

한 사람이었습니다." 엘렌이 대답했다. 그러자 검

시관은 폴리가 숙박비를 마련할 생각이었다는 엘

렌의 진술로 다시 돌아갔다. "그 말이 무슨 뜻이

었는지 당신은 알고 있었을 텐데요." 검시관이

불쑥 물었다. "아뇨." 엘렌은 단호하게 대답한 뒤,

폴리는 그 여성 전용 여인숙에 돌아올 생각이었다

는 말을 되풀이했다. 홀랜드의 진술이 어찌나 흠

잡을 데 없었던지 《맨체스터 가디언》을 비롯한

많은 신문이 그의 증언을 이런 식으로 요약했다.


"증인은 사망자가 방탕한 삶을 살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런 삶을 싫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예상 가능한 일이지만 폴리를 수상쩍은 인격의

소유자로 몰아가는 데 가장 앞장선 것은 언론이

었다. 많은 신문기자가 대충 받아쓰거나 잘못 듣

거나 일부러 윤색하는 식으로 증인들의 진술을

왜곡하고 폴리의 도덕성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

리웠다. (중략) 폴리의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

즉 폴리의 삶에 관한 중요한 정보는 전혀 알려지

지 않았을 때, 전국의 거의 모든 주요 신문이 "사

망자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아무것도 없다"면

서도 "그는 '불운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여겨진

다고 보도했다." 이어 언론은 폴리의 생활 방식

에 대한 자신들의 평가를 확증하기 위해 그나마

알려진 부차적인 정보를 가공하기 시작했다.

p. 104~106


폴리를 떠올리며 추모의 글을 쓴다면..

폴리는, 그저 본능에만 충실하며 주어진 환경에서

만족하며 살기보단.. 상대적으로 더 주체적인 삶을

꿈꿨던 여성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만약 그녀가

억울해서 구천을 떠돌고 있다면.. 그런 그녀를 제

가 만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간 얼마나 억울하셨나요..?? 비록 130년이

걸렸지만, 이제 당신을 기억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제 편히 눈 감으셔도 되요."


이 글을 쓰면서 자꾸 박원순 전 서울 시장님이 연상

되었습니다. 소속된 단체에서 여성운동상까지 받

으셨고 누구보다 공익을 위해 힘쏟으며 살아오셨

지만 결국은 가짜 미투로 인해 삶을 스스로 포기

했다는.. 의혹을 저는 더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적지 않을게요.

더 파이브
더 파이브
[정주행] 피그말리온. 그리고 카타르시스에 대하여..

2023. 9. 14.


#피그말리온

그리고 #카타르시스


솔직히..

만만하게 봤습니다.


49쪽의 짧은 소설이라,

다른 책보다 조금만 더

몰입한다면 쉽게 소화해서

리뷰가 가능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착각이었습니다.


무척이나 난해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직은(????)

저 스스로가 문학에

약하다는 것을 다시금

뼈아프게 깨달았습니다.


읽고 나서 책을

읽고 쓴 해설(리뷰)을..

한참이나 찾아봤습니다.

(제가 없는 능력을 가진

분들의 리뷰를 보며..

무척 감탄했습니다. ㅎㅎ;;)


그리고 다시

한번 더 읽은 뒤에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그다지 확신이

생기진 않지만요. ㅎㅎ;;)


책을 쓴 작가분은 신화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해석했지만..


저는 그 내용에 대한 해설을

보고, 한번 더 읽고 나서야

비로소 조금 이해한겁니다.


어쩌면

부끄러운 이야기 같지만..

아주 그렇지도 않습니다.


문학의 세계에는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으면서..


능력을 발휘하길 바란다면

오히려 그게 욕심이겠지요.


비슷한 느낌을

전에도 받았습니다.


처음 이 책의 리뷰를 제안 받았을 때,

작년에 허접한(?)리뷰를 작성했던

팻 바커의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게다가 해당 책은 꽤 분량도 많아서..

오래 붙들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둘 다 신화 속에서 거의 존재조차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고, 그 여성의 존재를 재창작하여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결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


본격적으로 <갈라테이아>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평소에 '자기 충족적 예언'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좋은 일이 생길거야."

라고 스스로 생각하면 정말로

좋은 일이 생길 확률이 오른다는

희망의 근거가 되기 때문인데요.

(끌어당김의 법칙은 경계합니다.)


이것을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용어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피그말리온 효과에만

너무 주목을 했던 탓인지..


피그말리오니즘은

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피그말리온이 생소하실 분들을 위해

위키백과 내용을 가져와서 조금만

설명을 하자면..


'자신의 조각을 사랑한 자'

로 요약 설명이 가능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적어보자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은

조각가인데, 주변 여인들이 아프로디테

(미의 여신)의 저주를 받아 천박하게 몸을

팔게 된 것을 탄식하며 독신으로 삽니다.


대신 그는 상아로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하여 그 조각상과 언제나 함께

생활을 하죠. 그리고 이 조각상에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마치 자신의 진짜 연인인듯 여깁니다.


그러던 중 진짜 아프로디테에게

그녀가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결국 피그말리온은 사람이 된

갈라테이아와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아서

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나오는 일화라고 해요.)


그래서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오게 된거죠.


하지만 '피그말리온 효과'

만큼 '피그말리오니즘' 또한

큰 의미를 지녔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피그말리오니즘이란,


자신의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처럼 현실 관계에서

고립되어 자신의 마음을 투사한

가상의 이상적 존재에 탐닉하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단어로

쓰인다고 합니다.


우리가 한 번쯤 접한 이야기들로는..

피노키오, 프랑켄슈타인 등이 있겠죠.

(역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랄까요..)


설명이 너무 길어진 듯 합니다.


아무튼 이러한 이야기 속에 등장한

갈리테이아는 아주 잠깐 언급된

엑스트라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감정 이입을

해본다면 불편한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선택하지 않은 삶이,

선택하지 않은 남성에 의해

선택하지 않은 환경에서..

시작되는 걸테니까요.


게다가 유년시절도 없이..


물론 해당 이야기의 결말은

다행스럽게도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요즘 '카타르시스'에 대해

더 많이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조심스럽게 예상하건데..

과거에도 현실이 힘들 때면

카타르시스를 원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수요에 부응하듯

공급이 이뤄졌을테고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등이 이에 해당되겠죠.)


문학에서 의미하는 카타르시스의 뜻은

비극을 봄으로써 우리 마음에 쌓여있던

우울감, 불안감, 긴장감 등이 해소되고

마음이 정화되는 일이라고 합니다.


모범택시, 더 글로리, 악귀 등의

작품이 큰 사랑 받는 이유도 어쩌면

이와 비슷한 이유라고 저는 받아들입니다.


물론 카타르시스라는 말을 이런 데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의견도 보이지만..


작품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현실에서는

해결 되지 못했음을 알고 있다는 현실이 비극

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저는 적합하다고 느낍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아무튼, 책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것을 결론으로 말하고 싶었어요.


현실이 너무 썩어서..

그 이면에서 자라난 작품들이라는

생각을 하니 몰려드는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갈라테이아 #매들린밀러 #새의노래

#독서 #피그말리온효과 #자기충족적예언

#그리스로마신화 #피그말리오니즘

#문학 #신화의재해석 #키르케

#아킬레우스의노래

#두번째삶 #바닿늘

갈라테이아
갈라테이아
자기만의 (책)방


"육아와 살림에 시달린 끝에 건강한 피를 수혈받듯 주섬주섬 찾는 게 책이다."

"나는 '책이 내게로 온다'는 말을 믿는다. 지금 내게 딱 필요한 책이 다가와 말을 건 경험을 여러 차례 했기 때문이다."

"서점은 책방 주인이 콘텐츠라는 말이 있다."


전직 카피라이터가 작은서점 주인으로 살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말해주는 에세이. 본인이 감정과 생각을 책 속 구절, 컨셉 혹은 제목을 통해서 표현할 줄 아는 것이 멋있다. 말 잘하는 사람 중에서도 책을 레퍼런스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왠지 고상하고 지적으로 보이는데, 저자 역시 그럴 것 같다. 그런 저자가 책방 주인이기 때문에, 서점도 분명한 색깔을 갖게 되었고, 그 속에서의 이야기들이 풍성하고 감동적일 것이다.

자기만의 (책)방
자기만의 (책)방
#27.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 브래디 미카코

3년 전 출간된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첫번째 책을 워낙 인상적으로 읽었다. 새삼 우리나라가 인종, 종교, 문화의 다양성면에서 얼마나 단순한 곳인지 느낄 수 있었는데 이로 인해 필요한 에너지가 적은 만큼 경제적 발전, 사회적 안정성은 빨리 구축할 수 있었던 반면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건 갈수록 중요하게 살펴볼 문제라 느낀다. 삼면이 바다에 위는 북한이라 통일이 되기 전엔 지리적인 접근성도 전무하고, 언어로 인한 장벽 탓에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정착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다른 나라들이 인종 문제, 이민 문제로 곯머리를 썩일 때 이런 갈등들이 없는 대신 불평등, 공정, 계급 등의 주제가 갈수록 더 깊고 세밀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지금 이곳 안쪽 사람들끼리만'의 갈등에만 익숙하다 보니 언젠가는 겪게될 다양성의 문제를 지금처럼 아무 준비 없이 있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이유로 3년 전 읽은 이 책의 첫편이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역시나 2편도 귀하게 눈여겨 봐야 할 내용들이 많다. 나 역시 2019년 뉴질랜드 테러 당시 히잡을 쓰고 나온 총리의 모습에 아무 생각 없이 문화에 대한 관용이라 느꼈는데, 이 얼마나 단순한 이해였는지.. 포용성이란 얼마나 세심한 이해가 동반해야 하는건지 새삼 다시 느낀다.

 

모든 일에 대해 겪어보지 않았다해서 그에 관한 말할 자격, 공감한다고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거야 말로 편협한 오만이라고 생각하니까. 다만 비슷한 일에 대해 겪어보고 주위에서 함께 경험해볼 때 그에 대한 이해의 폭이 깊어지고 다른 유사한 상황에까지 공감의 영역이 확장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와 아들이 살면서 경험하고 대화하며 이해한 다양성을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최소한 책으로라도, 집과 학교에서 함께 이야기라도 나뉠 수 있으면 좋겠다. 총선 날 중학교에서도 아이들끼리 동일하게 투표하고, 각 당의 선거 공약에 대해 학교에서 함께 이야기하는 수업이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까?

 이 책의 저자처럼 우리 나라에 있는 수많은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 중 누군가도 이런 책을 출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귀한 책이다. 



p.32

"저 영상을 보고 기분 나쁜 무슬림이나 전 무슬림 여성이 많을 거야."

친구가 말했다.

"히잡은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의 상징이니까, 한 나라의 리더라면 더더욱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 대학생이라면 감상에 젖어서 그랬나 보다 이해하겠지만."

<중략>

"학교 선생님들은 뉴질랜드 총리를 극찬했거든. '대단한 결단이야. 무슬림은 모두 마음이 든든했을걸.'이라고..."

히잡을 억압의 상징이라고 말한 친구는 무슬림 페미니스트다. 그는 더 이상 히잡을 쓰지 않고, 대학생인 딸에게도 씌우지 않는다.

 

p.54

"저런 말 신경 쓸 필요 없어. '나처럼 되지 마.'라니 전혀 설득력 없잖아. 그들은 그걸 몰라."

내 아버지를 떠올렸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들'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게 아냐.. 그게 아니라.."

아들이 다시 눈물을 흘리기에 나는 그 옆에 앉아서 등을 쓰다듬었다.

"자식한테 '나처럼 되지 마.'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니까 자꾸 눈물이 나서.."

"아빠가 불쌍해졌어?"

"아냐, 불쌍하다든가 그런 게 아냐. 그냥 뭐랄까, 아까 상황이 슬펐어. 말하는 아빠도, 듣는 나도, 슬펐어."

 

p.79

눈을 장난스럽게 빛내며 아저씨 농담을 날리는 교장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그런 농담을 던져도 괜찮은 학생이 있는가 하면, 던질 수 없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굳이 고르라면 나는 아들이 학생위원에 합격한 것보다 교장에게 농담을 해도 되는 학생이라 여겨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p.107

불현듯 팀이 사는 언덕 위의 공영단지에서 보는 마을 풍경은 훨씬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했다. 팀도 방 창문으로 이 경치를 본 적이 있을까.

저 마을 너머에 펼쳐진 바다와 하늘은 철책 따위로 둘러싸이지 않았다고 언젠가 팀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래서 아줌마도 태어난 마을을 떠나 이토록 먼 곳 까지 올 수 있었다고.

 

p.147

사람이 변한다. 집이 변한다. 그리고 마을도 변해간다.

브렉시트라니, 그게 뭐야? 그걸로 누가 싸우고 있어? 이렇게 말하고 싶을 만큼 일상의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이제 멈추지 않는다.

이 마을은 "나처럼 되지 마." 같은 말을 하지 않는 어른들의 마을이 될 것이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2
14회 그믐밤 뒷이야기

열 네 번째 그믐밤은 부산에서 열게 되었어요. 작년 9월 이후 1년만에 다시 찾은 부산의 그믐밤. 여름 더위가 가신 9월은 참 좋은 계절이어야 하는데 이 날은 아침부터 하늘이 꾸물꾸물. 부산으로 향하는 KTX 기차의 창문에 빗방울이 빗금을 긋습니다. 거 참, 파시스트 이야기하기 좋은 날이네요.


그믐밤에 우리들이 모이는 곳은 크레타 서점입니다. 부산 멋쟁이들이 모두 모인다는 서면에 위치하고 있네요. 크레타는 강동훈 책방지기님의 인생책 <그리스인 조르바> 의 배경이 되는 섬인데요, 그래서 특별히 이번 그믐밤의 책갈피 뒷면에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 문구를 삽입하였어요.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눈으로는 많이 읽었는데 막상 그믐밤 때 발음하려니 혀가 꼬이더라고요. 태어나서 한 번도 소리 내어 이 작가의 이름을 발음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믐밤 1부는 이번 책을 번역하신 장현정 출판사 대표님께서 슬라이드까지 준비하셔서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6개월 생각하고 번역 작업에 들어갔는데 2년이 훨씬 넘게 걸렸다며 당분간 번역 활동은 예정에 없다 하시네요. ^^


1부 강연이 끝나고 2부는 참가자들과의 질의 응답이었습니다. 이 어렵고 무거운 주제로 과연 누가 질문을! 싶었지만 막상 2부는 끊이지 않는 질문으로 가득찼습니다. 프로 MC와도 같은 노하우를 보여주신 강동훈 책방지기님의 유려한 진행 덕분이 아닌가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들은 파시즘을 막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나요?


결국 고민의 끝이 향하는 것은 이 지점이었을텐데요, 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장현정 대표님 강연에서 힌트를 얻어봅니다.


철학자 안토니오 그람시는 헤게모니 투쟁 전략으로 진지전과 기동전을 이야기했습니다. 기동전은 촛불연맹, 데모 등의 활동으로 예를 들 수 있겠네요. 적극적이고 효과가 즉각적이지만 누구나 기지전에 참가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발전한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기동전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요.

그렇더라도 우리 모두 작은 진지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진지전이라고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우리들의 독서 모임이야말로 그 진지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참호 속에 숨어서 싸우듯 장기전을 펴는 혁명의 '진지전'! 그믐밤이 우리들 진지전의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번 그믐밤 온라인, 오프라인 참가하여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미션 끝까지 수행해 주신 @오락가락 님, 큰 감동입니다.)

[책처방] 7. 일상적인 글쓰기를 잘 하고 싶어요. 관련한 책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책처방] 7. 일상적인 글쓰기를 잘 하고 싶어요. 관련한 책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평상시 책을 적게 읽는 사람은 아닙니다. 소설책을 비롯해 여러 분야의 책을 예전부터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요, 평상시 책은 꽤 읽으면서도 이상하게 ‘쓰기’라는 작업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읽을거리들이 이렇게 쌓여서 시간이 부족한데 무슨 글쓰기까지 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 글쓰기에 관심과 흥미가 생기기 시작해 조금씩 써 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읽는 것과는 달리 한없이 막막해지네요. 이런 제가 참고할 만한 책이 있을까요?


(중략) 저 같은 글쓰기 초보자도 계속 쓰면 나아지겠지요? 여러분의 추천 도서 하나씩 읽으며 용기를 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믐책처방은 그믐 회원들끼리 책을 추천하고 추천받는 모임입니다. 삶의 순간에서 맞닥트리는 다양한 고민들, 책의 힘을 빌려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29일의 기간 동안 그믐 회원들이 이곳에서 함께 찾아드릴게요.


그믐에서 [모임 만들기]를 통해 [책처방] 사연을 편하게 올릴 수 있어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pecial/pharmacy


나쓰메 소세키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를 읽다가 포기한 내가 다시 집어든 책은

'도련님' 이다. 아무래도 짧으니까...


도련님 냄새가 풀풀나는 20대 초중반의 젊은청년이 어느 시골 학교로 부임하게 되면서 접하는 이런저런 사회의 참(?)맛을 간결한 문체로 적은 책이다.

일본문학에서 소세키라고 하면 워낙 유명하고, 또 도련님 이라고 하면

대표작처럼 유명한 책이라 읽어본건데 생각보단 별로 재미가 없었다.....


권선징악적인 교훈을준다고 보기엔 선과 악을 나누기 애매한 등장인물들과 주인공은 뭔가 모르게 징징대기만(?) 하는 느낌을 주는데다가

마무리도 내 기준에선 특이하게 끝나는 바람에.....


아직 문학의 참맛을 알기엔 길이 너무나도 먼 듯하다


도련님
도련님
#26. 동물권력 - 남종영

동물권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저자의 이야기에 백프로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어떤 이유인건지 나 스스로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아마도 착취당하고 있는 대상,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타자화와 함께 인간으로서의 죄책감에 많은 초점을 두는 접근이 불편했던 것 같은데,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를 이 책을 읽는 동안 발견했다.

동물보호/ 동물운동에서 인간이 동물의 권리를 대리해야 할 때, 인간의 욕망과 동물의 권리를 혼돈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굳이 동물 뿐 아니더라도, 인간은 얼마나 많은 누군가를 '이해하고, 위한다'는 이유로 잘못 대하고 있는지. 동물이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든, 이해하고 위한다는 건 따듯한 감정의 건드림만으론 절대 충분하지 않다. 상대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천천히 조심스레 시간을 들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제로 하고 첫발을 떼야 하는 일이다.


내 삶에서 동물의 세계를 중요하게 들여다 본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누군가에는 함께 존재한다는 생각조차 못할 만큼 관심 밖의 세상을 어떤 사람들은 찬찬히 조심스레 들여다보고 자신들의 세상을 더 넓게 그만큼 확장해간다. 세상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크고 넓다.



p.19

현대 인간-동물 관계의 특징은 '가해 행위의 은폐'와 '죄의식의 소거'로 요약된다. 공장식 밀집 농장에서 숨을 헐떡이는 돼지의 고통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돼지고기를 즐겁게 먹는다. 정글처럼 꾸며진 동물원에서 우리는 종종 그들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하지만 비일상적인 사건은 항상 동물이 경계를 넘는 지점에서 발행한다. 거기서 인간과 동물 사이의 은폐된 적대가 드러난다.


p.109

19세기 중반까지도 전체 에너지원 중에서 동물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퍼센트를 웃돌았다. 산업혁명이 한참 진행되고 있음에도 석탄 에너지 사용량은 그보다 적었다,


p.142

인간은 물론 동물에게도 '힘'이 있다. 그것은 인간에게 '정동 affect'을 일으키는 힘이다. 동물의 몸과 인간의 몸의 만남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가져온다. 인간에게 사랑, 귀여움, 애착, 혐오 등의 감정을 일으키는 동시에 쓰다듬거나 안고 피하고 도망치는 등의 행위를 촉발한다. 그 과정에서 영향받는 것은 인간뿐이 아니다. 인간과 동물, 두 주체의 몸을 관통하며 흐르는 감정과 행동은 서로를 공명시킨다. 이렇게 몸과 몸을 연계하는 에너지 혹은 능력을 정동이라고 한다.

<중략>

그러나 공장식 축산은 정동의 힘을 소거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비가시적인 장소로 동물을 이동시켜 착취를 은폐하고, 만남을 제한함으로써 인간의 죄의식을 지워 버렸다.


p.162

평화와 인도주의, 동물 권리 등 고매한 이상에 감복해 동물을 구원한 것이 아니다. 그냥 우리의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중략>

이런 통찰은 인간과 동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다. 겉으로는 인간이 동물을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물의 고통은 우리 몸에 내장된 '공감 회로'를 더욱 증폭해 종국에는 사회의 변화를 일으킨다.

<중략>

산천어는 귀여운 동물도 아니고, 학대받는 장면이 끔찍하지도 않다. 역설적이지만 이 때문에 산천어 축제 반대 운동은 의미가 있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에 의해 동물을 보호하려는 최초의 시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p.203

우리는 동물에 대해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는 까닭은, 동물에 대한 사물화와 의인화를 분열증 환자처럼 오가기 때문이다.


p.213

이들의 삶과 행동은 대개 의인화를 거쳐 즐거운 모습으로 포장되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우리가 이들을 물건으로 대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동물원은 신체의 감옥이자, 의인화의 감옥이다. 인간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기 위해 동물은 인간처럼 꾸며지지만 (의인화), 인간에게 위협적인 순간이 발생하면 즉각 사살되어도 되는 물건으로 전락한다 (사물화).

<중략>

'애초에 하람베가 왜 동물원에 있어야 했는지' 그리고 '동물원은 평생 우리 안에 갇혀 사는 동물을 왜 계속 만들어 내는지'를 우리가 질문해야 합니다.


p.279

이들이 설파하는 야생 보전 담론은 집단적 '종'의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둔다. 개별 개체의 '생명'이 아니다.

<중략>

마을의 번영을 위해 매년 사람 한 명을 이무기에게 바치는 게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매년 쿼터를 정해 놓고 사자를 죽이는 게 동물의 왕국을 위해서 불가피한 일이라고? 이런 방식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게 동물권의 사유 방식이다.


p.342

두 학자는 "동물 운동은 난관에 봉착했다"는 문장으로 <주폴리스>를 시작한다. 동물복지, 동물 권리, 생태학 이론이 더는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한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정치적인 기획이 없다는 데 있다. 고통에 기반한 이론들을 '공장식 축산 반대'라는 대문자 정치나 '채식'으로 끝나는 개인적 윤리 지침에서 멈춰 버리고 만다. 학계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철학, 지리학, 인류학에서 만개하고 있지만, 정치학에서 여전히 동물은 소외된 주제이다.


p.343

우선 두 학자는 모든 동물에게 보편적 기본권이 있다고 말한다. 보호자로부터 버림받지 않을 권리,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 서식지를 침범당하지 않을 권리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동물을 세 범주로 나누어 각자의 개별권이 있고 이에 따라 대우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반려동물 및 농장동물을 포함한 '길들인 동물 domesticated animals', 야생 영역을 지키며 제 기준에 따라 사는 '야생동물 wild animals', 인간 거주지에서 문화와 야생의 경계에 사는 길고양이, 다람쥐, 비둘기 등 '경계동물 liminal animals' 에게는 각기 구분되는 정치적 권리가 있다. 요약하자면, 길들인 동물에게는 시민권을, 야생동물에게는 자치권을, 경계동물에게는 거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p.365

미국의 포스트휴머니즘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는 동물과의 윤리를 '응답-능력 response-ability 에서 찾는다.

<중략>

따라서 윤리는 우리가 경험하는 상황과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유일한 윤리 기준은 동물이 우리를 응시할 때 응답하느냐 response 마느냐다. 응답은 획일적이어선 안 된다. 그것은 쉽지 않아서 동물에 대해 최선을 다해 주의를 기울이고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수련해야 한다.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할지라도 동물을 인간과 무관한 어떤 것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하며, 동물들의 말 없는 부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따라서 수련을 통해 얻어진 '응답-능력'이 중요하다.


p.373

우리는 이런 식으로 반달곰의 행동을 집단적 종의 '생태'로 일반화하여 설명한다. 하지만 개체는 생태를 생각하며 행동하지 않는다. 우리가 청소년이 됐으니 '번식해야겠다'면서 사랑에 빠지지 않듯이. 오히려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에게는 세계와의 조우, 감각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독립적인 다수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동물권력
동물권력
718. 궁극의 탐험 (데이비드 그랜)

책의 내용인 ‘무지원 단독 남극 도보 횡단’에는 별 관심이 없는데, 순전히 작가의 전작 『플라워 문』에 반해서 찾아 펼치게 됐다. 필력은 역시 훌륭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결말이 애매하다. 애초에 왜 이 소재에 저자가 끌렸는지 잘 모르겠다.

궁극의 탐험
궁극의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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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가는군요](안온북스, 2022) 읽기 모임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딱 하루, 24시간만 열리는 모임
[온라인 번개] ‘책의 날’이 4월 23일인 이유! 이 사람들 이야기해 봐요![온라인 번개] 2회 도서관의 날 기념 도서관 수다
🌸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표지의 책 3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블라섬 셰어하우스 같이 읽어 주세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김하율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어요.
[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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