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소련군이 베를린을 점령했을 때 그곳 여성들에게 벌어졌던 일들. 참혹하고 기괴하다.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일기를 쓴 저자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지금 우리는 성폭력을 집단 경험으로 여긴다. 성폭력은 이제 사방천지에서 일어나며 심지어 협상의 대상이 되어버렸다.’(181쪽) 인간, 혐오스럽고 가엾고 슬프고 강한 존재.
거침없이 쭉쭉 뻗어나가는 서사와 탄탄한 취재에 바탕을 둔 사실적인 묘사. 저마다 이기적인 욕망을 품고 제각각 끝 모를 지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다양한 인물들. 붕괴를 예감하지만 그것이 언제, 누군가에 의해,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그러면서 한 회사, 한 도시, 결국에는 한국 사회를 뒤덮은 부조리를 정밀하게 고발한다.
문제의식에는 물론 동감한다. 그런데 몰라서 실천을 못하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 원서가 나온 건 2013년이고, 그 사이 우리의 집중력은 더 떨어졌고.
내용이 어렵고 문장은 더 어렵다. 그래도 인간 존엄성을 둘러싼 네 가지 상반되는 해석을 소개하는 5장을 접한 것만으로도 참고 읽을 가치가 있었다.
2023년 개관 15주년인 서강도서관과 그믐이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프로젝트 이름은 “우리동네 초대석”입니다.
마포 지역과 인연 있는 여럿 작가님들을 초대하여 온라인-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23년 한 해 동안 총 5회 초대석이 진행 될 예정입니다. 첫 번째로 모신 장강명 작가는 30대 중반의 6년을 서강도서관 일대에서 살았다고 하며 도서관과는 각별한 인연을 자랑합니다.
작가님의 따끈따끈한 신간 『아무튼, 현수동』으로 모임을 시작합니다. 현석동의 ‘현(玄)’과 신수동·구수동 ‘수(水)’를 합해 만들어진 작가의 상상 속 동네 ‘현수동’ 이야기. 그 속에서 광흥창역 일대의 다양한 과거와 역사를 만나보세요!
2,3,4,5회에는 마포와 어떤 재미있는 사연이 있는 작가님들이 초대될지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온라인 만남]
2023.1. 25 (수) ~ 2. 22(수) @그믐
한두 시간의 짧은 북토크에 쫓기지 말고 29일간 작가들과 온라인에서 천천히 글자로 소통하세요.
기존에 있었던 일방향의 강연이나 수업이 아니에요. 글쓰기에 관한 팁을 구할 수도 있고,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물어보아도 좋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오프라인 만남]
2023. 2. 15.(수) 19:00-21:00 @ 마포구립서강도서관
작가님과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활발히 참여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선물]
온라인 모임 참여자 중 열 분, 오프라인 만남에 참여하신 분들 중 다섯 분께 <아무튼,>시리즈 중 한 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광고 소재나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궁금한 사항은 gmeum@gmeum.com으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모두의 로망 겨울 바다.
강릉에 짧게 겨울 여행을 다녀왔다. 숙소는 강릉한눈에바다 펜션인데 펜션 사장님께서 같은 건물에서 커피숍까지 운영하신다. 강원 강릉시 사천면 진리해변길 93 1~2층
커피 공짜로 줄 테니까 오라고 하셔서 갔는데 커피도 맛있고 커피콩빵도 맛있었다. 사장님은 저녁에는 라이브카페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하셨다. 가볼까 잠깐 생각했지만 바다 보러 왔는데 시내에 있는 라이브카페까지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말았다.
늦은 그믐밤 후기가 찾아왔습니다. 모름지기 후기는 숙성시켜야 제 맛입니다. ^^
그믐밤은 이제 고작 6회째인데 참 어찌 이리 짠 것마냥 매번 다르게 진행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무슨 그믐밤은 처음으로 ‘낭독’을 도입해 보았어요. 여태 그믐밤 중에서는 참가 인원이 제일 작기도 했고요.
인원은 작았지만 다양성은 엄청났어요. 부부와 모녀, 남성과 여성, 각자 사는 곳도, 나이도 많이 달랐습니다. 심지어 인종도. 이 작은 모임 안에서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지 너무 신기했어요. 더 신기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점이에요.
책방지기님은 처음에 협소한 서점 공간을 걱정하셨는데, 그믐밤은 많은 참가 인원이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들이 그믐밤에 책 이야기하러 동네 책방에 모였다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책모임의 특성상 많으면 많은 대로 흥에 겹고 또 작으면 작은 대로 내밀하고 비밀스럽게 모두 다 좋지 아니한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믐밤 날 날씨가 엄청 추웠는데 옹기종기 둘러앉은 책방 안은 훈훈했습니다.
무슨사장님이 주제 도서를 골라주시고 새해를 맞아 편지를 써 보자는 콘셉트까지 기획을 해 주셔서 모든 일은 착착 진행이 되었어요.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가 18명의 예술가에게 두 시인이 편지를 쓰는 형식이라 오프라인 그믐밤도 처음엔 테마를 예술가들로 해서 각자 좋아하는 예술가 이야기를 깊게 해야 될까, 아니면 편지쓰기에 초점을 맞춰서 각자의 편지 관련 경험을 중심에 놓아야 할까 끝까지 고민하다가 그냥 거대한 주제를 가운데 놓기 보다는 각자 자신이 편한 대로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가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이 때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것은 이 경우, 어떤 한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 관련해서 너무 길게 풀어내시거나 아니면 반대로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아서 침묵만이 어색하게 감돌 수도 있는데요. 일단 그럴 때는 무슨 책방지기님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듣기 좋으니 그냥 책방지기님이 쭈욱 낭독해주시고 우리들은 듣기만 해도 좋겠다는 백업 플랜도 남몰래 가지고 있었습니다.. ㅎㅎ
그러나 저의 걱정은 기우였고 다들 차분하고 조용하게 각자의 생각과 경험, 또 유용한 정보까지! 찬찬히 공유해 주셔서 1부는 너무 즐겁게 끝났습니다.
이어지는 2부는 엄선된 BGM과 함께 예쁜 편지지에 사각사각 나에게 편지를 썼고요, (스피커가 제 쪽에 가까이 있어서인지 음악 듣고 편지 쓰면서 너무 빠져들어 무언가 울컥 올라오는 느낌에 눈물 또르르 할 뻔하다 겨우 진정을 ㅎㅎ) 이때 쓴 편지는 책방에서 보관하셨다가 하지 때 보내주신다고 하네요.
친구에게 쓴 편지처럼 다정하고 꾹꾹 눌러 쓴 한 편의 시처럼 서정적이었던 1월의 그믐밤.
함께 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모두가 있어 잊지 못할 1월의 밤이 되었어요.
6월의 어느 날 우리는 갑작스레 다시 한번 이 시간을 떠올리게 되겠네요.
마무리는 박연준 시인이 쓰신 139쪽
<아비정전>에 흐르던 음악의 제목을 빌려 말할게요.
Always in my heart.
그리울 거예요, 오래.
강남역에서 혼밥할 일이 종종 있다. 여러가지 볼 일을 보러 종종 들르곤 하는데 여태까지는 혼밥할 때 주로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했다가 이번에는 식당을 가 보았다. 나처럼 혼밥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별로 눈치 보이지 않았다. 위치는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77길 9
9번출구점 말고 인근에 다른 지점도 있는 듯.
30대 후반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은 작가의 에세이. 작가가 문장에 비유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놀랐는데, 해당 장애에 관한 개인적인 인식과 지식의 깊이가 그만큼 빈약한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