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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를 지키기 위해 밀렵꾼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다이앤 포시

영장류 가운데서도 가장 가족적인 동물을 꼽는다면, 놀랍게도 그건 바로 고릴라🦍라고 해요. 이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운다고 합니다. 밀렵꾼이 동물원에 매매할 목적으로 고릴라 새끼 한 마리를 빼내려고 하면 성년 가족을 몰살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하죠. 다이앤은 고릴라를 지키기 위해 밀렵꾼들과 전쟁을 벌입니다. 『유인원과의 산책』에서 다이앤 포시와 고릴라 디짓의 이야기를 만나면 잠시 멈춰 서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페이지를 넘기는 게 괴롭기도 하거든요... (벌써 경험한 독자님들도 계시겠지요?🥺) 저자 사이 몽고메리가 '다이앤이 남성 지배적인 경험 과학의 가장 중요한 규칙, 자신의 연구 대상 동물과 분리의 선을 긋는 데 실패했다'고 쓴 문장을 천천히 곱씹어 봅니다.


📌 (p.101) 그러나 디짓은 결코 반려동물이 아니었다. “다이앤이 고릴라와 맺은 관계는 인간과 동물이 맺을 수 있는 관계에서 진정 최고 형태”라고 이언은 말했다. “동물을 우리에 가둔 채 먹이를 주거나 인간이 다친 동물을 도와주는 경우를 위시한 대다수 인간-동물 관계에서는 인간이 동물을 위해 뭔가를 합니다. 하지만 다이앤과 고릴라는 완전히 평등한 조건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서로 함께 있기만 원했습니다. 그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경지입니다.”

530.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더글라스 애덤스)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2편으로 끝났어야 한다’고 썼지만, 사실 4편에서 아서 일행이 신의 마지막 메시지를 찾으러 가는 에피소드도 좋아한다.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신의 섭리는 결국 인간 소설가나 시나리오 작가의 생각일 뿐이라 창작자의 철학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래서 신의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픽션은 대개 그 지점에서 맥이 풀리곤 한다. 히치하이커 4편은 드문 예외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529.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더글라스 애덤스)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2편에서 마치는 게 적절했다. 물론 그랬다면 속편에 대한 요구가 아우성쳤을 테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어 3, 4, 5편이 나오게 된 것이겠지만. 3편은 줄거리가 어수선한데 원래는 닥터 후 대본용으로 썼다고 한다. 크리켓에 대해 보다 더 잘 알았더라도 그리 재미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수림식당@부산 송정

가배원에서 커피를 마시고 인근에 있는 수림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사진은 순서대로 비빔탄탄면, 탄탄국밥, 가지만두.


유리창이 투명하니 꼭 야외 테이블에 앉은 듯 보이는데 건물 안이다. 바깥에 바다가 보이고 싱그러운 팝송이 BGM으로 어울릴 것 같은 화창한 날이었다.


찾아보니 이 곳도 그렇고 가배원도 그렇고 다 프랜차이즈 체인점이었다. 그닥 프랜차이즈 매장스럽지 않다고 느꼈는데... 하긴 생각해보면 음식 장사 경험이 없다가 뭐든 가게를 새로 낸다고 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모르는 것 투성이일 것 같다. 그나마 난이도가 높지 않은 작은 커피숍을 한다고 해도, 당장 커피컵, 커피홀더는 어떻게 주문하고, 메뉴 가격 결정은 어떻게 하고, 알바생은 어떻게 뽑아야 할지, 마케팅 방법은 뭐가 있을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인 상황에서 본사에서 나와서 그건 이렇게 하세요. 라고 알려주면 그게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맘은 참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체인점은 장사가 안 되도 프랜차이즈 본사는 돈을 번다던데 본사가 제공하는 건 커피 원두와 예쁜 인테리어가 아니라 무엇에든 기대고픈 사람들에게 기댈 어깨가 되어주는 것인 듯.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버닝 쇼어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DLC로 출시한 지는 일주일쯤 된 거 같은데 뒤늦게 플레이했다. 제법 잘 만들어진 DLC에도 불구하고 히로인 에일로이의 동성애 이슈 때문에 메타크리틱 유저 평점 테러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 중. 초반엔 2점 대였는데 그나마 지금은 4점대로 올라왔다.


에일로이의 성정체성은 이미 전작에서 그녀의 DNA 제공자인 엘리자베트 소벡이 이미 동성애자였던 부분이 있었기에 오버워치에서 솔저76의 커밍아웃과는 결이 좀 다른 거 같기도. 다만 파트너인 세이카와의 관계 형성이 8시간 남짓한 플레이타임에 담아내기엔 다소 버거운 감이 없지 않긴 했다.


수 년간 2개의 프랜차이즈 게임을 겪으며 거의 100시간 가까이 플레이했던 나의 아바타 혹은 에이전트가 유저의 의도에 상관 없이 커밍아웃한 부분에 대한 상처가 유저 반발의 어떤 지점이라고 짐작된다. 억지로 커밍아웃을 당한 듯한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PC 이슈에 대해 이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할만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5월 개봉 예정인 디즈니의 인어공주 무렵엔 또 어떤 대혼란이 기다리고 있을지...

호라이즌 제로 던 아트북
호라이즌 제로 던 아트북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최인아의 제일 기획 29년 직장 생활 회고록이지만 저자의 우려대로 자기 계발서로 분류될 듯. 근데 읽어보니 그냥 자기 계발서다.


저자는 직장 1년차 그리고 40대 초반 상무 시절 퇴사를 결심했다가 결국 50대 초반 사장 진급의 여지를 남겨둔 어느 시점에 퇴사한다. 일을 그만 둔다는 것은 일상의 어떤 루틴이 끊긴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개인으로서는 큰 변화지만 사실 따져보면 그 당사자에게만 절실하고 타인은 그다지 관심 없다. 결혼 축하와 같은 청첩장 덕담처럼 앞으로도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같은 의례적인 덕담 정도를 주고 받을 정도의 관심. 어쨌든 저자는 퇴사의 여정을 설명하기 위해 29년에 이르는 인생의 거의 대부분이었을 직장 생활의 기억을 떠올리고 기록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동네 책방 운영이 쉽지 않은 시절에도 불구하고 최인아 책방은 2호점까지 열고 성업 중이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유령

씬이 많지 않아서 저렴하고 밀도 있게 제작 가능했을 원작에 미술과 액션과 CG를 덧대어 한우채끝 짜파구리를 만든 느낌. 스토리가 지니는 끈끈이풀 같은 속성을 발휘해 어떻게든 한우와 인스턴트 라면 사이의 간극을 메워보려했지만 풀의 유통기한이 지나서 접착력이 많이 떨어진다.

마치 어제처럼

그 때는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뒤돌아보면 인생의 어떤 한 계절은 마치 어제처럼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소설속 '내'가 무라이 설계사무소에 입사해서 처음으로 아오쿠리마을에 있는 별장의 사무소에서 보냈던 여름은 아마 그런 계절이었을거다. 눈앞에 펼쳐질 것 같은 아오쿠리 마을에 대한 상세한 묘사덕분에 신록의 푸르름과 여름이면 느껴지는 특유의 공기와 냄새까지 고스란히 맡아진다. 건축에 대한 세세한 묘사 역시 노건축가와 그의 건축에 대한 '나'의 마음 속 깊은 흠모를 그대로 전해주고, 노건축가가 건축에 담아내고자하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통찰 역시 세밀하지만 과하지않아 담백하게 전해진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오늘도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를 망설임 없이 선택하는건 재미에 대한 믿음이 있기때문이다. 술술 읽히면서도 어느샌가 이야기에 빠져들고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맺어질것인가 하는 결말에 대한 궁금증으로 조급해지기까지한다. 한번도 아마 단 한번도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끝이 예상대로 였던 적은 없던거같다. 가끔은 희안하고 또 때로는 괴기스럽기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가시고 게이고의 책을 다시 읽게되는건 꼭 재미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그 범상치않은 설정과 등장인물들 속엔 항상 인간의 따뜻한 마음과 시선이 담겨있어서 그 점이 항상 위안이 된다.

외사랑
외사랑
가배원@부산 송정

이렇게 멋진 풍경의 카페가 서울에 있었다면 너무 북적여서 앉을 자리도 없었을 텐데 어쩌다 보니 층 전체를 내가 전세내는 호사를 누렸다.

라떼가 3천원 대.

인근에 스타벅스도 있는데 시끄럽기만 하고 이 곳이 훨씬 좋은 것 같았다.

다만 일하려고 노트북을 잠시 펼쳤는데 와이파이가 너무 약해서 인터넷은 자주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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