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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더 용감하지/앤 섹스턴

[다시 본다, 고전] 미치지 않으려고, 덜 미치려고 시를 쓴다 (naver.com)


'시를 읽는 일은 이상한 일이다. 뚜렷한 메시지를 기대할 수 없고 정보나 지식을 구한다는 보장도 없이 언어를 마주해야 한다. 운이 나쁘면 몇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을 찾지 못할 위험이 있고, 운이 좋다고 해도 ‘아, 좋다!’ 하고 탄식하는 일 외에는 딱히 소용 있는 일이 벌어지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아 좋다!’고 탄식하는 일이 다른 어떤 독서와도 다른 경험을 준다. 시를 읽는 자는 이 경험(놀람, 영혼의 일렁임, 두근거림)을 찾아 헤매는 사냥꾼으로 살게 된다. 존 버거는 사냥을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위이다. 그것은 무언가를 넘어서는 것이다. 광야로 돌진하는 것. 그것은 고개를 곧추세운 채 여우를 내려다보는 사냥개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G', 54쪽)이라고 했다. 정확하다. 시를 읽거나 쓰는 일은 우리가 정말 되어야 한다고 믿는 무언가가 될 수 있게 한다. 시 속에서.'


'쓴다는 것은 저항의 시작, 고통의 유예, 유일한 자기 언어의 장을 가지는 일이다. 시 속에서 앤 섹스턴은 폭로하지 않는다. 폭로를 위해 글을 쓰는 시인은 없다. 진실을 세워두고 그걸 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전부다. 이름 없던 일에 이름을 붙이고 호명하면, 누구도 좌시할 수 없는 사건이 된다. 여성은 존재하는 일이 ‘사건’일 만큼 고단해 왔다. 안 그런가?'


'“나는 사랑 살인자,/ 우리 사이에 다시 또다시 불탔던 음악을/ 그리 특별히 생각했던 그 음악을 살해 중이다”고 노래한 앤 섹스턴은 그가 자조한 것처럼 “홀린 마녀”가 아니다. 홀린 마녀라고 생각한 건 그 시대의 그 사람들. 정상적인 여성상을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비껴서 있는 여성을 나무랄 준비가 되어 있던 자들이다. 지금도 여전히 있다. 여성이 쓰는 시에 ‘여성 시’라는 꼬리표를 붙일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

밤엔 더 용감하지
밤엔 더 용감하지
20240327 에이드리언 리치 기일

에이드리언 리치 낭독 영상

Adrienne Rich "Dedication" (youtube.com)


영상에서 읽는 시 전문

Inward Bound Poetry: 129. DEDICATIONS - Adrienne Rich

인간이 만드는 다리와 이야기들

다리라는 것이 만드는 데 힘들고 돈이 드니, 정말 필요한 장소에 만들어지고 완성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된다. 오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누적되는 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쌓여가지만, 다 찾기엔 세상의 다리가 참 많기도 하고...

다리에 관련된 책들도 많지만 일단 이 책은 저자가 저자이니만큼 재미있고 읽기가 편하다. 당장 첫페이지에 나오는 엘베 강의 수로교부터가 신기방기다. 집필된 지가 꽤 되어서, 2024년 관점에서는 그렇게 신기할 것이 없는 장가계 유리다리 이야기도 있다만, 사실 이 다리도 워낙 유명해서 그렇지 완공 직후에 실제로 올라가봤으면 기절초풍할 곳이긴 하지. 실재하는 다리들 중에 여러 모로 특이한 곳들, 그리고 소설이나 그림에 나오는 가상의 다리들이 두루 나온다. 책에 두 군데나 그림이 실렸는데 흑백 상태에서 알아보기 너무 힘들어 검색한 그림 악녀 흐릿은...해설이랑 보면 참 씁쓸하기도 하다. 내용만 보면 저 다리 무너져야 될 것 같다만 화가의 깊은 속내 내가 어찌 알리.

당장 여행 가서 현지의 다리들을 보기는 좀 어려워도, 전설이나 작품 속의 다리들은 다시 보면서 즐겁게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만들어낸 무언가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덧붙여가는 사람의 능력에 감탄하면서.

세계의 다리를 읽다 - 악마의 다리부터 퐁네프까지 다리에 얽힌 별난 이야기
세계의 다리를 읽다 - 악마의 다리부터 퐁네프까지 다리에 얽힌 별난 이야기
제주도 북토크 공지

4월 24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 제주문학관 3층 세미나실에서 얼결에 강연을 합니다. 소수정원(20명 내외)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오니, 관심 있으신 제주도민 및 관광객 여러분들은 들러주세요. (그냥 와도 되는 거겠지? -_-?)

2024.02.06.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장애와 차별.

또 다른 정체성과 삶에 대한 이야기.

라고만 말하면 이 책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거야.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2024.02.01. <자두> 이주혜


이주혜작가님. 매력있네.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소설집 읽고 선택한 장편.


번역가 직업. 자신의 이야기인 듯 소설인 듯. 역시 잘 아는 쪽을 써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습니다 체여서 이야기 직접 듣는 듯한 느낌.

시작의 번역 이야기. 번역 책 한 문단 인용. 도 좋았고 94년의 무더위와 기억도 좋았고. 94년 만치 더웠던 그 여름의 이야기도 좋았다.


여성 연대 생각했는데

가부장제가 있었다. 


역시 해설은 소설의 이해를 더 깊게 해준다. 내가 몰랐던 부분도 깨달으니 더 좋아.


이주혜 작가님이 친한 언니면 좋겠다...!


자두
자두
2024.01.28.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이야기인데, 장편치고는 등장인물도 많은 편이 아니고, 그럼에도 이렇게 방대한 분량을 읽는 사람이 부담 느끼지 않게 썼다는 게 대단.


이전과 다르게(?) 성적인 부분도 별로 나오지 않고, 나올 때는 난 역시나 인상을 찌푸리며 이게 꼭 필요한 거야? 싶기도 했지만 도시의 안과 밖, 그 불확실한 벽의 안과 밖을 표현하기에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나중에 문득 들기도 했다. 커피숍 주인은 끝까지 커피숍 주인이었다. 이름, 명칭의 내밀함을 없앤 이야기.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도 이런 도시가 나온다고 했다. 외뿔달린 동물 단각수도 나온다고 한다. 오랜시간 책장에 아담히 있는 책. 드디어 읽을 때가 왔구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972. 필로소피 랩 (조니 톰슨)

100명이 넘는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생각들을 짧고 쉽게 늘어놓은 책인데, 제법 내실 있다. 윌리엄 클리퍼드가 주장한 ‘인식적 의무’라는 개념에 마음이 끌렸다. 증거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무언가를 믿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 이에 따르면 다정함이 무언가를 구할 것이라는 막연한 신념은 오히려 비도덕적이다.

필로소피 랩 - 내 삶을 바꾸는 오늘의 철학 연구소
필로소피 랩 - 내 삶을 바꾸는 오늘의 철학 연구소
971. 굶주린 길 (벤 오크리)

오크리가 그려내는 나이지리아에서 밤과 낮은, 서로 대화하며 하나의 거대한 꿈이 된다. 태어나기를 원치 않았던 혼령 아이는 자기 어머니가 된 여인을 위해 계속 살아가기로 한다. 이야기는 뒤로 가면서 권투선수이자 정치인이 되는 아자로 아버지의 비중이 커진다. 부패하고 혼란스러운 아프리카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는 듯싶지만 그 또한 환상이 섞여 있다.

굶주린 길
굶주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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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 시집 한 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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