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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짜는 사회

*‘인권연대 숨’ 소식지 2024년 4월호 ‘현경이랑 세상 읽기’ 꼭지 게재 글입니다.


제목: 쥐어짜는 사회 / 글쓴이: 박현경(화가, 교사)


1.

○○○: 저희 입장에서는 사실은 편의성도 좋지만 안정성도 같이 고려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에요. 사고 나면 사실 학교만 힘든 것이 아니라 공교육 시스템 자체가 불신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부분도 저희한테는 굉장히 중요한데…….


박현경: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되고요,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변화가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이해가 되는데, 저는 한 가지 좀 염두에 두시고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점이, 아까 ○○○ 연구사님께서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안정성을 지켜야 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현장에 오래 있어 왔던 사람으로서 제가 체감하기로는, 현재의 안정성은 교사 개개인의 희생, 쥐어짬을 통해 유지가 되고 있어요.


얼마 전 전교조와 교육부의 교섭 과정에서 있었던 이 대화를 복기하며 또 다시 분노가 치민다. 자기도 한때는 교사였으면서, 현장을 안 겪어 본 것도 아니면서, 삼십 년간 현장 교사들에게 극한의 부담과 긴장을 안겨 온 업무를 이제는 좀 개선하라는 요구 앞에서 뻔뻔하게 ‘안정성’ 운운하는 그의 그 지극히 ‘안정적’이고 견고한 사고방식은 참으로 ‘안정적’으로 절망적이다. 

그런데 저 ‘정권의 하수인’, ‘뼛속까지 관료’ 앞에서 나는 또 뭘 저렇게 예의 바르게 말을 했던가. 이렇게 친절하고 예의 바르니 저들이 교사들을 물렁하게 본다고, 평소에 내 친절하고 예의 바른 동료들을 답답해하던 나였다. 그런 나부터가 훨씬 덜 친절하고 덜 예의 발라져야 하겠다고, 그렇게 되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연습이라도 해야 하겠다고 다짐한다. 

더 이상 교사의 편이 아닌, 현장을 떠나 책상머리에 처박혀 권력의 수족이 돼 버린, 그러니까 이제 더는 우리의 동료도 뭣도 아닌 자에게 나는 뭘 저렇게까지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되고’,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변화가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이해가 되’어야 했을까. 

그렇게 친절하게 밑밥 깔 필요 없이 바로 치고 들어가 훨씬 더 힘주어 말했어야 한다. 

‘당신이 말하는 안정성은 교사의 희생과 쥐어짬을 통해 유지되는 안정성이다. 그 안정성이란 것을 위해 교사들이 민원과 소송에 시달리고 신경정신과에 드나들고 있다. 그런 대가를 치러 가며 유지되는 제도는 잘못됐어도 단단히 잘못된 것 아닌가!’ 

위에 밝힌 발언들을 포함하여 그날 오갔던 그 수많은 말, 말, 말들을 곱씹으며 내가 분노하는 포인트는 이것이다. 세상에는 어떤 주웅요오한 일을 위해서는 사람을 쥐어짜도 된다고 믿는 악당들이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대체로 그런 악당들이 주물럭거리는 정책이나 계획에 의해 이 사회가 굴러가고 있다는 점.


2. 

어제는 많이 울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날들 중 하나로 기억될 듯하다. 슬픈 일은 없었다. 다만 너무 화가 나서 울었다. 아무리 훌륭한 목적을 위해서라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희생과 헌신과 노오력,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어떤 일을 하다가 깨달았다. 아하, 내가 지금 쥐어짜이고 있는 중이구나. 쥐어짬이란 바로 이런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것이로구나. 

‘그까짓 것’이라고 쉽게 내팽개칠 수 없는 어떤 주웅요오하고 소중한 가치를 명분으로 하여 쥐어짬은 이루어진다. 그런 상황에서 ‘아니 뭘 이렇게까지 쥐어짜여야 됩니까?’라고 말하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이기적인 놈인 것 같아 보이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꺼이 (또는 나처럼 울면서) 쥐어짬을 당해 준다. 많은 일이 그렇게 수십 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쥐어짬을 정당화하며 ‘라떼’ 이야기 하기를 즐기는 자들이 있는데, 그런 자들을 가리켜 ‘꼰대’라 한다.


3.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하고,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할 수 없다. 아무리 중요한 일을 위해서라도, 아무리 훌륭한 가치를 위해서라도,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구성원을 쥐어짠다면 그런 제도는 혹은 그런 일은 뭔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지만, 그 말이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개고생시켜도 된다.’라는 뜻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4. 

일련의 깊은 빡침 속에서 얻은 몇 가지 교훈을 되새기며 이 글을 마친다.


- 꼰대들에게는 덜 친절하고 덜 예의 바르게 대할 것. 필요하다면 연습할 것.

- ‘쥐어짜는 사회’에 줄기차게 저항할 것. 이는 노동자로서 그리고 노동조합 활동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 

- 적어도 내가 추진하는 일들 속에서는 그 누구도 쥐어짬을 당하는 사람이 없게 할 것. 학생이든 동료든 내 자신이든 그 누구든.


그림_박현경, 천사 5

‘월급사실주의 2024’ 표지 공개


‘월급사실주의 2024’ 표지입니다. 작가님들 멋지지 않습니까? 제목도 멋지지 않습니까? 내용도 멋집니다. 이번 주 금요일 즈음부터 서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065. 영웅시대1

이념은 모두 잘 살자고 만들어낸 것이다.

이 말은 공산주의, 민주주의 나아가 종교까지 모든 사상의 궁극적 목표다. 하지만 이론은 현실에서 실현되면서 이내 뒤틀리고 부서진다. ‘영웅시대’ 또한 6.25전쟁의 실상을 그려내며 이념의 왜곡과 영락을 보여준다.

여담으로 소설을 읽기 전 서문을 보면서 자주 감동받곤 하는데, 이문열 작가의 초판 서문은 가장 기억에 남는 서문들 중 하나다. (위화의 ‘인생’ 서문을 이어서!)

영웅시대 1
영웅시대 1
야구의 나라 - 한국의 파워 엘리트들은 어떻게 야구를 국민 스포츠로 만들었나

식민지 지배의 역사와 학연과 지연의 콤보가 오늘날 야구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상업적인 프로 스포츠로 만들었다. 어찌되었든 21세기에 이르러 야구는 사양 산업일 수밖에 없는데 매물 나왔다고 SSG 랜더스를 덜컥 구입한 정용진의 선구안에 감탄.

야구의 나라 - 한국의 파워 엘리트들은 어떻게 야구를 국민 스포츠로 만들었나
야구의 나라 - 한국의 파워 엘리트들은 어떻게 야구를 국민 스포츠로 만들었나
988.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에 가기 직전에 예습을 할 겸 읽었다. 박상영 작가가 만난 청년들을 만났고, 그가 봤던 고양이와 지네도 봤다. 나는 지네는 나름대로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먹바퀴에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다. 박 작가보다 친구가 적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외로워졌는데, 나는 외로움을 좋아하니까 괜찮다는 생각도 했다. 앞으로도 이 책은 내게 가파도 생활과 함께 기억되겠지?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987. 동물권력 (남종영)

동물 역시 정서적인 주체이며 인간에게 정동(affect)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 공장식 축산은 그런 힘을 지우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법을 어기며 논란을 일으키는 방식을 고집하는 일부 동물권 운동가들의 ‘혁명적 낭만주의’ 노선에 대한 비판에 동의한다. 며칠 뒤 동아일보에서 ‘논픽션 저자가 되자’는 주제로 강연을 해야 하는데, 기자에서 논픽션 작가로 성공한 가장 바람직한 사례로 남종영 선배를 들려 한다.

동물권력 -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
동물권력 -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
어떤, 작가 - 조영주

솔직한 사람은 매력있다. 솔직한 글은 재미있다. 앞 부분 글 몇 개만 우선 읽어볼까 했다가 앉은 자리에서 절반 이상을 읽어버렸다.


어떤 작가는 남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한 일을 과시하지 않는다. 자기연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다. 어떤 작가는 그저 계속해서 글을 쓴다.

어떤, 작가
어떤, 작가
브로카의 뇌

이 책은 아인슈타인1879-1955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되었다고 한다. 2020년 민음사의 사이언스북에서 나왔다. 홍승효 선생은 지난 번 읽었던 같은 헬레나 클로닌의 ‘개미와 공작’의 같은 번역자이기도 하다. 영어와 과학 모두에서 상당한 실력자임을 잘 알 수 있었다. 


다만, 영어의 개념을 한자어로 옮기면서도 한자를 부기해 뜻을 이해시키는 배려가 너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영어로 된 과학 개념을 번역할 때 표의문자인 한자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유리한 조건이고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한글 국수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면 한자어 번역을 피하고 한글만 사용하는 방법의 효용성과 실용성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익숙한 腦皮質(뇌피질)과 같은 단어 대신 ‘뇌겉질’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세 개의 한자 중 굳이 ‘가죽 皮(피)’만을 ‘겉’자로 대신하고 나머지 두 글자는 한자를 그대로 두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불쑥 불쑥 영어나 한자를 부기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생소한 개념의 단어들을 무책임하게 독자들에게 툭툭 던져놓은 것과 같은 번역 행태가 너무도 자주 발견된다. 


우리말의 명사에는 대개 한자가 숨어서 그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예전처럼 한자 교육이 충분할 때는 그 숨어 있는 의미에 대한 양해가 충분히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교육을 잘 받은 사람조차도 한자 학습과 멀어지면서 점점 그 한자어를 감으로 추측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전근대 사회는 중국의 선진 문화를 수용함으로써 나름의 문화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근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영미를 중심으로 한 서양의 문화를 적극 수용하면서 현재의 발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최고의 역량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것이 아니면서도 ‘한글’이라는 고유의 언어 매체를 통해 그들의 사상을 수용하고 이용해야 하는 것이라면 한자와 영어에 익숙해져야 하는 과정은 필연적인 선택인 것처럼 보인다.


한글은 중국어나 일본어에 비해 그 표음 체계가 훨씬 더 우수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 많은 한자의 동음이의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 한글은 일본어만큼 한자를 많이 사용해야할 수고는 덜어주지만 역사적 문화적으로 한자의 굴레?를 벗어던지겠다는 발상은 대단히 어리석어 보인다. 우리의 문화적 학문적 역량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성실한 한자의 부기와 사용이 적절해 보인다. 한자는 한글의 현재를 우리의 미래로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소중한 언어 문화 자산이라는 사실에 대한 각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전근대 역사와 문화는 한자의 은혜를 결코 과소 평가해서는 안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과학에 무지한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무지의 종류는 말 그대로 과학적 지식에 대한 무지와 깊이 오염된 誤解(오해) 또는 무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칼 세이건이 항상 그렇듯 대중에게 과학적 지식과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알리고 교육하는 데 열심인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렇듯 적극적으로 유사과학과 맹목적인 종교와 신앙에 대해 조목 조목 반박하는 모습은 건강한 시민 사회 또는 진보적 사회를 위해 대단히 모범적이고 존경스런 모습으로 읽혀진다. 이런 태도는 리차드 도킨스와는 많이 비교되는 것 같다.


빅뱅 이전은 시공간이 없는 ‘무’의 상태처럼 보인다. 빅뱅 이전과 빅뱅 이후의 3초의 시간에 대해서 아직까지 현대 과학은 명쾌하고 설득력있는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 칼 세이건은 과학의 전지전능, 무소불위를 말하지 않는다. ‘과학’은 종교나 이데올로기, 신념의 대체물이 아니라 하나의 비판적 과학적 사고방식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칼 세이건은 종교와 과학의 택일적 사고를 강요하는 듯한 전투적 진영 논리를 止揚(지양)하고 있다. 과학적 진실처럼 사회적 진실에 대해서도 미신과 오해에 사로 잡힌 대중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하는 사례를 칼 세이건은 모범 답안처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칼 세이건이 살아 있던 시절에 100가지 이상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하나 또는 둘을 기후 변동의 원인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여기서도 다시 한 번 밀란코비치의 이론을 최신 이론으로 소개한다. 이 세르비아 출신의 슬라브 과학자는 서방 세계에서 분명 일정 부분 평가 절하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첫째, 지구 뿐만 아니라 태양계의 날씨는 ‘태양’ 활동에 의해 규정된다. 태양의 나이는 46억 년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양은 성장기를 지나 현재 왕성한 중년의 나이로 접어 들었다고 한다. 태양은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행성에 항상 일정하게 고른 에너지를 보내주는 것이 아니다. 


둘째는 지구 공전 궤도의 離心率(이심률)이다. 현재 태양계는 한 개의 태양만이 존재하지만 우주는 태양계와 같은 외항성계 보다는 2개 이상의 태양이 존재하는 다중항성계의 숫자가 더 많은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따라서 각 항성계의 행성들의 궤도는 이 두 개 이상의 태양에 의해 지배되기 마련이다. 이는 최근의 넷플릭스 SF영화 ‘삼체’에서처럼 그 행성의 거주자들이 이 세 개의 태양의 중력에 동시에 지배되면서 그들 행성의 생존 조건이 나빠져 지구를 침략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지구도 이 삼체의 항성계만큼은 아니지만 목성이라고 하는 거대 행성에 의해 지구 공전 궤도에 일정한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지구의 궤도가 타원형으로 찌그러지면서 태양 에너지를 불균등하게 받게 되고 이것이 기후 변화의 한 원인으로 이해되고 있다.


셋째는 자전축 傾斜(경사) 변화와 이로 인한 세차운동이다. 지구의 자전축은 22.1도-24.5도 사이 약 2.4도를 약 41,000년의 주기로 반복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구의 자전과 공전 궤도가 변화하게 된다. 현재 지구는 23.44도 경사에 있고 22.1도쪽으로 기울어 가는 중이라고 한다. 서기 10,000년이 되면 22.1도에 이르게 되고 暖冬(난동)과 冷夏(냉하)의 기후가 된다고 한다.


밀란코비치의 이론은 다른 여러가지 과학적 가설과 마찬가지로 실험을 통해 검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인간에 의한 CO2 배설이 원인라는 가설에 대해서도 충분한 경각심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이 책은 다소 유사과학 문제에 대한 비판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교적 체험에 대해서도 과학적 설명을 하려는 노력을 한다. 유사과학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랄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지만 ‘臨死임사체험’에 대해서는 ‘臨生(임생)체험’이 우리의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다가 발현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식의 나름 설득력있는 가설을 제시하기도 한다. 임생체험이란 태아가 자궁을 통해 출산하는 과정을 말한다. 자궁 속에서 세상을 나와 세상의 빛을 처음 경험하고 산파 또는 산부인과 의사 등의 실루엣을 임사 체험의 신과 대비시키는 것이다. 


세상의 부와 정치 권력은 불균등하게 편재하기 때문에 대중의 무지가 깊을수록 그 먹이 사슬의 상위에 있는 지배자들에게 이용당하고 착취 당하기 쉬운 것이 변하지 않는 인간 사회의 조건이다. 종교 또한 인류 역사에서 긍정적 역할 못지 않게 지배자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 온 책임이 크다. 따라서, 합리성을 결여한 유사과학과 종교적 행태를 비판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은 민주주의 시민사회 건설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독자를 전력질주시키는 이라크발 군상극

개인적인 견해지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지옥같은 이야기가 동화처럼 흘러가면 좀 각오를 해야한다. 대놓고 건조한 책들보다, 느닷없이 끔찍한 전개가 융단폭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그래도 이번엔 그정도는 아니었다. 아니지, 한 대목 한 대목 곰씹으면 비극이 가득한데 너무 꽉차서 수용감각이 마비되었는지도 모른다. 재미있게 읽었는데도 책 속의 상황들, 아마도 지금도 계속되는 이라크의 모습들을 생각하면 재미있다고 말하는데 죄책감이 든다.

폐품업자의 미친 짓 - 나중에 짤막하게 나름의 이유는 언급되지만 - 으로, 안 그래도 폭력이 난무하는 바그다드에 태어난 복수의 킬링머신이 어느 순간 명분도 잃어버리며 살기 위해 꿈틀이고, 그 와중에 거하게 캐릭터성 터지는 인물들이 - 강렬한 캐릭터가 강렬한 호감으로 이어지지 않기는 하다 - 얽혀들어가면서 정말 페이지가 어떻게 넘어가나 모르겠다. 폭탄 터지고 사람도 죽고 정신이 없는 마당에 무명씨의 추종자들이 선거 참여할 고민하는 대목에서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샌다(그냥 나에게 경건함이 부족한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막판에 죽을까봐 걱정되던 유일한 인물이 안 죽었기 때문에 책을 덮으면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흐르기도 했고. 이정도 작가의 책 번역이 한 권뿐이란 게 참 아쉽다. 영미권에 번역이 된 책 위주로 국내에 출판이 되니 어쩔 수 없겠지...


바그다드의 프랑켄슈타인
바그다드의 프랑켄슈타인
동조자

소설이 아닌 박찬욱의 동조자. 소설은 읽다가 중도 포기했는데 드라마는 제법 열중해서 봤다. 박찬욱의 강박적인 매치컷은 여기도 빈번한데 버드아이뷰가 저렴한 드론 덕분에 오염되었듯 매치컷 역시 틱톡과 무수한 숏폼 덕분에 피로해진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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