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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 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

표제작 「코끼리를 쏘다」는 거의 모든 조지 오웰 산문집에 실려 있다. 내가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영국적 살인의 쇠퇴」 때문인데, 오웰은 여기서 1944년에 있었던 ‘턱 보조개 살인사건’을 말한다. 오웰은 이 사건이 별로 오래 기억될 것 같지 않다고 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은 오웰 덕분에 유명해져서 지금도 이야기된다.

코끼리를 쏘다
코끼리를 쏘다
779. 책 대 담배 (조지 오웰)

표제작 「책 대 담배」를 읽으면 오웰이 얼마나 책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시시콜콜하게 원고를 쓰는지 알 수 있다. 「어느 서평가의 고백」을 보면 돈 받고 좋은 서평 쓰는 걸 그렇게 혐오했으면서도 꾸역꾸역 써냈던 그에게 짠한 마음도 인다. 동료 사회주의자들과 갈라질 수는 있어도 추천사 고료는 거절하지 못했던 건가.

책 대 담배
책 대 담배
29. 과학 (존 그리빈)

튀고 싶어 하는 이들일수록 자세와 분위기만 도발적이고, 정작 하는 말의 내용은 의미 없고 따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조차 남들 얘기를 이것저것 짜깁기한다. 사람도 책도 그런 부류가 넘쳐나는 시대다.

벽돌책을 읽어서 좋은 점 하나는 그런 치들을 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제작비가 많이 드니까 출판사들이 원고를 신중하게 고른다. 그리고 대체로 긴 글은 깊은 사유 없이 쓰기 어렵다.

760쪽 짜리 존 그리빈의 과학사 서적 『과학』은 사람으로 치면 묵직한 주제를 차분하고 점잖게 설명하는 신사다. 이 책의 논쟁적인 면모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과학사를 다룬다면서 르네상스 이후 서양과학사가 아닌 영역, 예컨대 고대 그리스나 동양의 업적은 거의 언급도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토마스 쿤이 주창한 과학혁명 개념을 ‘과학의 막장에서 전혀 일해본 적 없는 사회학자들이 좋아하는 신화’(560쪽)라고 부정하는 것이다. 책은 시종일관 이런 견지인데, 과학에서 ‘혁명’이라는 단어를 써도 되는 사건은 양자혁명 딱 하나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두 관점은 기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과학은 연구 결과가 쌓여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공동 작업이라는 생각이다. 저자가 인정하는 예외적 천재는 아이작 뉴턴이지만, 뉴턴이 없었어도 그가 한 일을 몇 십 년쯤 뒤에 누군가 해냈을 거라고 한다.

영웅도 혁명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흥미진진한 ‘사람들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자신 천체물리학자인 저자는 자연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해 좌절하면서 동시에 돈과 안전과 명예를 추구하고, 누구보다 인정에 목마른 과학자들의 초상을 세심히 그린다.

데카르트는 과학계에 심오한 영향을 남겼지만 진공을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18세기 초까지 후학들을 헷갈리게 했다. 퀴리 부인은 훌륭한 과학자였지만 그녀가 받은 노벨상 두 개는 사실 같은 연구에 대한 중복 수상이었다. 멘델과 다윈은 그저 운이 좋았던 아마추어가 결코 아니다. 로버트 훅과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경쟁자를 잘못 둔 덕에 지금까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앞서 말한 논쟁적 관점에 주의를 기울이며 읽는다면 풍성한 선물꾸러미 같은 교양 도서다. 종교재판관의 눈치를 살피며 진행해야 했던 과학 실험들이 젠틀맨 계급의 호사스러운 취미가 되는 과정, 천문학, 물리학, 지질학, 생물학 같은 분야가 서로 주고받은 영향도 흥미롭다.


과학(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과학(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778.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오웰은 다양한 주제와 소재로 칼럼을 많이 썼는데, 한국에서는 여러 출판사가 그 글들을 중복해서 펴냈다. 이 책 한 권이면 「코끼리를 쏘다」나 「교수형」, 「나는 왜 쓰는가」 같은 묵직한 글부터 「“물속의 달”」 같은 가벼운 에세이까지 중요한 글은 대부분 읽을 수 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책이다. ‘정치적이지 않은 글쓰기는 없다’는 말은, 정직하게 써야 한다는 의미라고 이해한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777. 파리와 런던 거리의 성자들 (조지 오웰)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이 논픽션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오웰의 첫 소설이자 자전소설이라고 한다. 상당 부분 경험담인 건 분명한데 얼마나 허구가 가미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영문 위키피디아에서는 논픽션으로 분류했다. 하여간 어마어마하게 웃기는 책이다. 비참한 생활을 묘사하는데도 깔깔거리며 읽게 된다. 마지막에 화자가 말하는 교훈도 강력하다.

파리와 런던 거리의 성자들 -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조지 오웰 자전소설
파리와 런던 거리의 성자들 -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조지 오웰 자전소설
부부의 세계 리뷰 - 9) 근본적인 질문 - 왜 부모는 자식의 앞길을 망치는가

내가 이렇게까지 드라마를 준영적 관점에서 보게 된 건 전적으로 준영이와 내가 닮았기 때문이다. 다른 점은 준영이는 부모의 결혼 유지를 원했지만 나는 부모가 잠깐만 이혼하길 바랐다는 거다. (실제로 말도 꺼냈었다 한 1년만 둘이 따로 지내라고.. 당연히 씹힘 ㅋ) 준영이 부모가 준영이 마음 몰라주듯이 내 부모 또한 내 마음을 전혀 몰랐다. 여기서 다른 점은 준영이가 부모에게 읽히지 않은 건 그 너그러운 마음 탓이지만 내가 읽히지 않은 건, 나의 특수한 기질 탓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어려서부터 전략과 기획 하나만큼은 자신 있는 사람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자면 재능에 가깝지 않나 싶다. 다른 데에서는 그렇게 힘을 발휘하지 못해도 적어도 창작이란 분야에서는 크게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 거 같고. 나는 모든 게 부족하다. 너그러운 마음? 부족. 사회성? 부족. 공부머리? 부족. 손재주? 부족. 노력하는 끈기? 부족. 실행력? 부족. 뒷심? 부족. 다 부족하다. 근데 날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은 부족하지는 않다고 평가할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난 전략과 기획 원툴으로 거의 모든 걸 해결봤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운빨로 어떻게든 채워졌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최근 일일 정도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이렇게 살았다)

나의 전략과 기획을 본격적으로 입시라는 명목 하에 화려하게 꽃피워보던 시절. 즉 고등학생 때에. 아직도 생각이 나는 게 내 짝궁이다. 얼굴은 기억이 안나는데 걔가 보였던 기이한 행동들이 기억이 난다. 일단 입시어쩌구에서 배부한 스티커를 책상에 붙여놨는데 “나는 엄마 아빠의 희망이다”라는 동기부여 스티커였다. 그게 내 입장에선 너무 충격이었다. 저게 어떻게 공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단 말인가? 난 저거 때문에 내 공부를 다 망치고 있었는데. 내 부모는 내 성적이 노력에 비해 잘 나오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나에게 더해보라고 아주 많은 방법으로 종용을 했는데 나한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 부모의 역할은 내가 자랑질 하면 받아주기, 불평하면 격려하기, 밥차려주기, 용돈과 학원비와 숙식 제공. 이게 끝이었다. 근데 부모는 뭔가 더 원했다. 나에게는 분명히 한계점이 있었으며 나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나의 전략과 기획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한계를 명확히 알고 그걸 커버할 대안을 찾음과 동시에 한계를 역이용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부모는 내게 한계가 있단 걸 인정하기 싫어하다가 어느 순간 한계가 드러나면 나한테 개화냈다. ^^;; 부모가 내 성적을 좋아하길래 좀더 자랑질도 과하게 해보고 성적 올랐다고 어필도 하고 짜증도 내보고 무수한 전략을 써보았지만 와 쓰발 자식이 지 희망이라고 여기는 부모란 통제가 가능하지가 않다... 사람을 돌게 만드는 게 뭐 자식, 돈과 권력, 대중의 관심, 로맨스. 돌아버린 사람 세상에 참 많지만 그중에 제일 골치아픈 게 자식 땜에 돌아버린 사람인 거 같다. 나는 내 한계를 분명하게 알았고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제일 높은 대학 가보려고 했는데 부모는 도저히 만족을 모르고 멘탈 하나만큼은 똑바로 붙잡고 가야 되는 이 입시전쟁에서 별 희한한 소리를 해서 나의 유리멘탈에 망치질을 하고 내 전략을 하나씩 뒤흔들어놓으면서 각종 협잡질을 해댔다. 여기서 거의 유일하게 승산이 있었던 방법이 부모가 잠깐 찢어져 있는 것이었다 한명씩은 감당가능했는데 이태오+지선우 콤비처럼 둘이 범상치 않은 시너지를 발휘해서 내 성적을 기어코 끌어내렸다. (내 입시 끝날 때까지만 찢어져 있으면 됐다 아 짜증나네 내가 자식 있으면 그정도는 해줄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무튼 내 입시에서 부모의 문제는 분명했는데 주제파악을 잘 못했다. 자기가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서 필요하다고 착각을 하는 바람에... 어떤 부분에선 자기가 필요없다는 한계를 외면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나를 너무 심하게 방해했다. 우리 도움 많이 되지 ㅎㅎ 착각하면서 교묘하게 저지른 사보타주 탓에 드디어 쭉쭉 오르던 내 성적이 어느 순간부턴 뭉개지기 시작했고... 진짜 아.....;; 나의 전략과 기획은 공부를 극도로 싫어하는 나에게 충분한 휴식과 보상을 제공하고 남의 말에는 철저히 귀를 닫아서 내 유리멘탈을 잘 붙잡아놓는 데에 가장 중심을 뒀는데 부모의 선넘은 간섭으로 그게 흔들리기 시작하니까 진짜 입시에 승산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자식이 부모 마음에 대못박는다고? 부모는 자식 마음을 파쇄기에 넣고 갈아버린다. 진짜 성적표 받았을 때에 개빡돌았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아 물론 본인들 입장에선 뭔가 도와주려고 했던 거긴 하지만. 근데 내 짝궁은 ‘나는 엄마아빠의 희망이다’라는, 내 모든 전략과 기획을 뭉개버릴 슬로건을 떡하니 독서대에 붙여놓고서 묵묵히 공부를 했다. 지금은 이해 잘 가는데 그때의 내 입장에선 진심 기이한 친구였다... 걔가 또 기이했던 점은 아침 점심 저녁 계속 쉬지않고 수학문제집만 붙들고 있었다. 옆에서 언뜻 보기에도 저렇게 하면 들인 시간 대비 점수가 잘 안 나올 텐데 싶었고... 그래서 걔에 대해서 엄청 많이 생각을 했었다. “왜.... 저러는 거지? 저게 재밌나?” 내가 내린 결론은 걔는 자기만의 전략과 기획이 있다는 거였다. 부모의 간섭을 적극적으로 받아 응원으로 취하고, 점수와 관계없이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있는 그 과정을 통해서 성취감을 얻어낸다. 오. 솔직히 멋진 전략이다. (물론 점수는 잘 안나왔던 걸로 기억함 근데 나보단 훨씬 행복하니까 내가 걔보다 성적은 잘 받을지라도 오히려 그게 더 나은 전략이다) 그래서 뭐랄까. 걔한테 정말 많은 걸 배웠던 거 같다. 사실 너 왜 먼길 돌아가냐고 더 쉬운 방법 알려주겠다고 언질이나 줘볼까 싶은 마음이 꽤 여러번 들긴 했다. 그래도 나는 걔를 많이 존경해가지고 걔의 페이스를 절대 망치고 싶지가 않았다. 따라서 걔한테 말을 거는 대신 그냥 나 자신에 대해서 좀더 생각해봤다.

이런 게 직접 도움이 됐던 게. 나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굳이 서울까지 현강을 들으러 다녔었는데... 어느날은 그날따라 강사 선생님이 너무 명강의를 펼치셔가지고 내가 한번도 이해못했던 수학 개념이 술술 이해가 되어버렸다. 이거 뭐지? 신기하다. 너무 신나서 집에 오는 길에 내내 문제집을 열심히 풀었다. 그리고 이제 집에 가야지 싶어서 휴대폰을 딱 보는데 부모의 부재중 전화가 엄청나게 찍혀 있는 거다. 나는 그날 엄청 혼이 났는데 연락을 똑바로 받으라고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놓지 말라고...(그럼 학원에서는 진동으로 했다가 학원 끝나고 나오면서 소리로 바꾸고 하는 개쓸데없는 짓을 굳이 하면서 나의 수학 공부에 집중을 못했을 텐데...?) 암튼 그렇게 엄청나게 혼이 났고 그건 딱히 정상적인 훈육도 아니고 화풀이에 가까웠다. 내가 뭐 땡땡이치고 딴길로 새고 이런 애도 아니고 집 오는 길이 특별히 위험하지도 않고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거 같은데 준영이가 그랬듯 나도 끝까지 아무 설명 못들었다. 난 억울했는데 뭐 어차피 말해봤자 안 들을 게 뻔해서 그날 수학공부는 포기하고 그냥 좀 울다가 잠이나 잤다. 아깝군. 이런 경험이 내내 반복되어서.. 그때마다 그 기이한 짝궁의 전략과 기획이 나에게는 멘탈을 붙잡을 마지막 희망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지선우가 죽은 새를 퀵으로 받고 하필 그날 땡땡이친 준영이를 경찰까지 동원해서 찾은 장면에서. 준영이의 억울함과 황당함에 많이 공감이 되었다... 근데 준영이가 나였다면 그 명강의 펼친 선생님한테 찾아가서 우리 부모한테 전화해서 내 칭찬 + 지켜봐달라고 한마디 해달라고, 우리 부모의 미친 사보타주에 제동을 걸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봐도 그 선생님은 뭔가 내 부탁대로 잘 해주셨을 거 같고... 나같은 애들 한두명 본 것도 아닐 테니. 준영이는 똑똑하니까 그렇게 했을 듯.)

아무튼 결론은 나의 부모는 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계속계속 내 앞길을 막아섰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준영이와 노을이가 그러했듯이 나 또한 그 짝궁을 시작점으로 해서 점점 괜찮아졌단 거다. 부모의 폭언과 정신나간 사보타주를 견뎌내고 입시도 운빨로 좋게 잘 풀렸고 그 뒤에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나는 정말 많이 다쳤지만 어쨌든 결국엔 괜찮아졌고 마침내 작가의 꿈을 꿀 수가 있었단 거다. 나도 일단 한국 사람이니까 부모한테서 답을 찾아보려 했지만 그들은 지선우가 준영이한테 그랬던 것처럼 날 다그치며 상처입힐 뿐이었다. 근데 10화에서 그랬듯이 쌩판 남들이 쌩뚱맞게 튀어나와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방식으로 파쇄기에 갈린 나의 마음을 훌륭하게 붙여주었다. 나는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갔지만 그게 너무 좋았던 거 같다. 또 지선우가 자신의 정답에서 벗어나듯이 나도 내 전략과 기획이라는 그런 좁은 놀이터에서 벗어나서 사람들이랑 부딪쳐보았고 지금도 그러고 있고. 솔직히 늘 좋지만은 않았지만 그런 과정은 내게 엄청 도움이 많이 됐고 난 그러다가 만화도 그리게 됐고. 무엇보다도 난 내가 다른 사람이랑 어딘가 다르다는 걸 지레짐작으로 알고는 있어서 또 이거 때문에 부모랑 갈등도 너무 많이 생긴 걸 알아서 나 자신을 숨기려고 많이 노력했었는데. 그러면서 나는 어디가 이상한 걸까에 대해서 계속 고민도 해보고 만화 그리고 글쓰고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드디어 내가 나의 기획과 전략이라는 날뛰는 말의 고삐를 잡은 거 같고. 그래, 나는 좀 별난 사람이야! 라고 인정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보니, 생각보다 사람들은 내가 다르단 걸 별로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숨기는 걸 별로 안좋아하는 거 같았다! 정상인처럼 보이는 데에 집착하는 대신 마음을 아주 조금만 열고 다가가도 사람들은 나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준다. 이거 하나 알기 위해서 그동안 마음고생 참 많이 했다 ㅋㅋㅋㅋ 언젠가는 지선우도 무조건 준영이를 옆에 두는 데에 집착하는 대신 준영이에게 솔직하게 다가갈 거고 준영이는 (개착하니까) 지선우에게 마음을 열어주겠지. 준영이도 지선우는 자기 없어도 잘 살 수 있으며 지선우가 잘못돼도 그게 자기 탓이 아닐 거라는 걸, 다시 말해 자기랑 지선우는 서로가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게 될 거고 그때 되어선 다시 웃을 수 있게 될 테다. 아무튼 제아무리 꽉막혀 보여도 사람의 마음이란 어딘가는 열려있구나 싶어서 나도 어떻게든 마음을 열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 입장에서는 부부의 세계를 보면서 그 짝궁 생각이 계속 났다. 나는 걔를 보면서 삽질한다고 넘겨짚었고 나 자신은 내 기획과 전략만 믿고 가다가 거의 질 뻔했지만... 자식은 부모의 희망이라는 통제불능 에너지를 정석적으로 이용한 걔는 내가 한 모든 삽질을 다 피해갔을 것이다. 난 기획과 전략 빼고는 모든 게 부족한 사람이지만 걔한테는 소중한 가족이 있고 거기서 얻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책상에 오래 앉는 우직함과 성실함 꾸준함까지 있다. 노력 대비 결과가 그리 좋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애초에 고딩 성적표 그런 게 뭐가 중요해... 걔가 한 노력의 시간에서 쌓아올린 성취감이란 그 누구도 폄하할 수 없는 소중하고 대단한 것일 테다. 그때의 나는 성적 빼고는 중요한 게 없는 사람이었고 따라서 내가 걔한테 필요할 거라 착각했으나 지금 생각해보니 걔한테 나는 필요가 전혀 없다. 그 사실이 나에게 아주 달갑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나는 누군가가 날 필요로 하는 게 좋은 사람이고 그 친구처럼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면 특히나 슬프고. 난 제대로 착각을 했었으면서도 어찌어찌 옳은 선택을 하긴 했네. 부부의 세계 보니까 그게 좀 세게 다가온다. 제작자님이 의도하신 거처럼, ‘내가 필요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건 쓸쓸하긴 해도 그렇게 나쁘진 않으네요. 때문에 다시 돌아가도 난 걔한테 왜 쉬운 길 돌아가냐고 말 안 걸 거 같다. 너한테는 그게 쉬운 길이잖아. 지금 돌아간다면... 쉬는 시간에도 공부하느라 매점 갈 시간 없는 너를 위해 허니버터칩 한봉 사와서 같이 먹을 듯. 이렇게까지 쓰고서도 난 여전히 니가 누군지 기억이 안난다. 넌 나한테 뭐 해준 게 없고 나도 너한테 뭐 해준 게 없다. 그래도 참 고맙다. 니가 성실해가지고 니 주변 사람들도 덕을 많이 본다.

결론은!

지선우와 이태오에게: 사랑 싸움이고 뭐고 다 좋은데 자식 앞길은 조금만 살살 망쳐주시죠. 그리고 준영이에게: 엄마아빠한테 다 뺏겨도 괜찮다. 단 하나 니 페이스만큼은 뺏기지 말아라. 이미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힘내라 이준영!

부부의 세계 리뷰 - 8) 돌고 돌아 결혼장려해버리는 드라마

8) 돌고 돌아 결혼장려해버리는 드라마

현재 10화까지 봤을 때에 이 드라마가 좋은 점은 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히 우리나라의 유교적인 관념에서 보았을 때에 아 이건 좀 아닌데 싶은 거까지, 사람들이 외면하는 한 줄기의 진실까지 끝까지 파고들어서 한국식 가족주의의 문제점을 제대로 헤집는다. 불륜을 앞에 내세워서 불륜=나쁘다 라는 식의 단편적인 사고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망한다... 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기도 하고. 중요한 건 이 모든 걸 정말 명확하게 정성들여 보여준다는 거다. 그냥 드라마를 구성하는 모든 게 다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 가정 문제에 대해서 조사가 탄탄하게 되어 있는 거부터 시작해서 정신 나간 것처럼 완벽해버리는 각본, 이걸 말이 되게 하는 배우들의 연기, 그외에 모든 디테일들. 많은 화제를 불러모은 배우들의 패션과 메이크업부터 시작해서 한장면 한장면에서 “아 이 사람들이 진짜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구나” 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지선우가 이혼을 고민하며 불안해할 때에 불협화음처럼 깔리는 배경음악이 실제 이혼가정의 자녀인 윤노을의 미숙한 피아노 연주로 이어지는 장면, 이태오가 1000만원씩 빼돌릴 때에 여회장이 심어놓은 첩자 노릇을 하는 비서가 이태오 뒤의 거울벽에 은근하게 비치는 장면 등등. 제대로 떠먹여드릴게요를 드러내듯이 드라마 내내 식탁이 나올 때마다 거의 상다리가 휘어질 거처럼 음식이 많이 차려져있기도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식 가족주의에 대해서 설명해보라 하면 걍 부부의세계 보세요 라고 해도 될 만큼 탄탄하다. 쇼츠로만 보지 말고 드라마로 보길 잘한 거 같다. 진심 스킵하지 말고 1배속으로 봐야 한다. 파인다이닝을 급하게 욱여넣을 필욘 딱히 없지 않아?

잠깐 딴길로 샜는데 이게 결혼장려 드라마인 이유는 혹시라도 결혼 잘못하면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불안에 대해서 생기긴 하는데 니가 뭘 생각하든 니 생각과는 다를 거야 그래도 그 모든 게 나쁘지만은 않을걸 하고 답변을 해주기 때문이다. 안나 카레니나 (물론 읽진 않음)의 첫문장이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고 하는데 부부의 세계는 그 불행을 속속들이 보여주면서 “그러나 과연 불행하기만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인 거 같다. 실제로 가족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좀많이) 있으니까 그건 의미있는 질문이기도 하고,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을 남일이라고 외면하지 말아보자, 이혼가정/재혼가정 등 “정상가족”에서 벗어난 가정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보자 라고 (작품의 톤을 해치지는 않으면서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정말 좋은 작품이다... 결혼 파탄나는 걸로 시작해서 돌고돌아 결혼은 니 인생에 많은 걸 남겨줄 거다라고 말해준 결혼장려 드라마... 일단 나부터가 이태오랑 결혼하고 싶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는 내 인생에도 이태오 같은 남자가 나타날까? (제발)

부부의 세계 리뷰 - 7) 부부의 세계로 뇌절치기

7) 부부의 세계로 뇌절치기

내가 아무래도 만화를 그리다 보니까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게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캐릭터성이 좋아도 너무 좋다. 뇌절치기 딱 좋게 돼있다. 한국드라마라서 2차창작을 좀 덜 당하신 거 같다. 이게 일본 만화였으면? 일단 깜냥이 선우, 다경 리트리버, 포메 예림 해서 그저 속절없이 ‘모에화’ 당하신다 ㅋㅋㅋㅋㅋ 매화마다 지선우가 검은고양이 돼서 햐악~하는 거 하나씩 나온다. 고예림이 화장실에서 여다경한테 너는 이태오 장난감이라고 하는 장면도 이제 만화적으로 보면 다경리트리버가 포메예림한테 놀자~ 놀자~ 하면서 덤비다가 포메예림이 왕!! 하니까 꼬리 츄욱 내리고 시무룩해하는 그런 뉘앙스에 가까워버린다. 대형견 여다경이 계속 소형견 파티인 여우회에서 놀자고 덤비다가 미아내 깨갱 시무룩 하는 장면도 그렇고. 엄효정 당신도 예외가 아니다... 남자맛 어쩌구 하는 순간 이제 그냥 빨간 머리에 네코미미 하나씩 달고...ㅠㅠ 픽시브가 들썩해요 사모님... 이태오 손제혁도!! 이 둘이 사실 제일 문제임. 그렇게 막 주먹질하고 친구인데 서로 의식하고 서열싸움하고 이러면... 손제혁이 학창시절 이태오 은근히 무시하다가 이태오가 하필 그걸 “결혼” 하나로 뒤집어버리면... (공식 캐릭터 설명에서도 손제혁: 학창시절에 별볼일 없던 이태오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나와있어버림) 클라이언트 이태오 이혼당하는 거 도와줄 결정적인 내역을 회계사 손제혁이 갖고있어버리면... 손제혁이 직업윤리 정돈 원나잇에 팔아버리는 사람이면... 서로 앞집 살았다가 이태오가 2년간 이사갔다 먼집으로 돌아와버리면... 그 웰컴파티에 오로지 손제혁만 안와버리면... 이태오가 사람들 불러모아서 화려하게 파티하는 동안 손제혁 혼자 어디 골목에서 국밥 먹고 있으면... 손제혁은 맨날 공부만 한 회계사에 선도 잘 안넘고 자꾸 리드당하고 싶다고 부르짖으시는데 이태오는 자기 능력에 컴플렉스 있고 뭐라도 지 힘으로 해보고 싶어서 범죄자까지 동원하는 양아치 영화감독이어버리면... 이런 배경 차이가 몸싸움 장면에서조차 여실히 드러나버리면... 게다가 이태오보다 한술 떠뜨는 “진짜” 양아치 박인규까지 어디서 튀어나와서 이태오랑 으르렁거려버리면... 당신들 진짜 큰일나신다. 손제혁은 이제 이태오랑 마무리하고 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이태오는 손제혁한테 감정이 남아서 물먹이려고 수를 쓴다. 제대로 걸려든 손제혁이 이태오 전화 받고 차창너머로 둘이 눈맞추면서 대화해버린다. 비릿하게 웃는 이태오에게 눈을 떼지 못하며 언제나 느긋하던 손제혁은 벌벌 떨기 시작한다. (이거 솔직히 개웃겼음 이태오랑 교류했던 모든 사람들... 지선우 박인규 여다경 심지어는 자기 아들까지도 절대로 이태오의 계략에 계획대로 말려주는 법이 없고 이태오가 조금만 선넘으면 이태오한테 개짜증내는데 오직 한 사람 손제혁만 제대로 말려주고 이태오는 처음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워보임 즉 너네 뭐하니? 이런 느낌 주는 장면) 손제혁이 깔봤던 이태오는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살고 손제혁은 이태오의 사주로 집에서 쫓겨났다. 이태오는 박인규 도발에 넘어가서 눈돌아가서 싸우러 갔고 혼자 남은 손제혁은 눈물 뚝뚝 흘리면서 “이태오 쟤 미쳤어...” 이러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이 정도 쿵짝 잘맞는 미친 케미의 캐릭터성 쌓는 것도 쉽지 않은데 제작자님이 의도하신 걸까...? 아니 이름부터가 제혁이랑 태오야 ㅠㅠㅠ 너무... 묘하게 세련됐어.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한국 드라마 시청자층이랑 일본 만화 시청자층에 조금... 감상 방식에 차이가 있어서요. 드라마 한상 차려놓으면 이제 대부분은 잘먹었습니다~ 하고 가는데. 만화 한상 차려놓으면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 절대 안뜨고 지갑열어서 있는 사리 없는 사리 다 추가하고... 근데 그중에 또 상당수는 주머니에 라면스프 넣어다니면서 식탁에 뭐 산해진미가 있어도 물붓고 라면스프 넣고 팔팔 끓여드시고... 주방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속상한 일이지만 애초에 메뉴판에 있든 없든 매운탕 주세요 하시는 뚝심있는 분들이라 어쩔 수가 없음 ㅋㅋㅋㅋㅋ 먹어보면 또 희한하게 맛있을 때가 많구 근데 이제 부부의 세계급으로 진수성찬을 차려버리시면.... 이거 일본 만화였으면 이미...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부부의 세계 리뷰 - 6) 대문자 F가 대문자 T에게 둬보는 훈수

6) 대문자 F가 대문자 T에게 둬보는 훈수

이건 드라마를 보는 제3자 입장이니까 훈수둘 수 있는 건데. 지선우 인생은 불행할지언정 절대로 불운하지는 않다. 선배님 조커 패만 뽑잖아요. 왜 질질 흘리시는데요. 아니 애초에 불륜 빼박 물증인 세컨폰을 보고도 왜 그걸 이태오한테 반납했는지 모르겠다. 지선우가 와이픈데 지선우가 그거 봤으면 그 폰은 이제 지선우 거지 뭐 ㅋㅋㅋㅋㅋ 이태오 소유의 휴대폰이지만 그는 떳떳하지도 않은데. 이혼을 하거나 말거나 일단 물증은 확보해두는 게 맞지 않나? 휴대폰에 비밀번호도 안 걸려있었는데. 그냥 휴대폰 열어서 여다경한테 “다경아 내가 평생 함께하고픈 사람이 생겼다 내일 우리집 비니까 이쁘게 입고 와주라” 뭐 이런 문자 하나 보내두면 되는데. 여다경이 이쁘게 차려입고 가족 저녁식사에 오면 그냥 불러서 얘기나 좀 들어보고. 이태오가 속 타들어가는 거 구경이나 하다가 휴대폰 얘기 꺼내면 모르쇠로 일관하고. 이태오 미치기 일보 직전에 고예림 집에 차 한잔 하러 가서 그집 식탁에 휴대폰 슬쩍 두고 오면... 지선우+이준영만 쏙 빼놓고 이태오 손제혁 고예림 여다경만 ~부부의세계~ 당할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불륜하고 있는 이태오한테 추궁해봤자 이태오가 사실대로 얘기해줄 리가 없는데 왜 조커패를 이태오한테 그대로 반납하시는데... ㅠㅠ (아 물론 휴대폰을 다시 자리에 놔두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니까 지선우 이태오가 소울메이트인 거고 이태오가 끝까지 지선우 못놓는 거긴 한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외에도 지선우는 진짜 기가 막히게 운이 좋다. 지선우가 악바리인 거 맞는데 융통성이 그렇게 없는 사람이 병원 부원장 자리까지 뚫고 간 건 솔직히 자기 노력보단 운빨이 크다... 이외에도 준영이가 알아서 잘 크고 있는 것도 당신은 걍 낳음 + 돈벌어주기 했는데 육아에 진심인 남편에다가 준영이가 천부적으로 참을성이 좋은 착하고 사려깊은 애기로 태어나버려서 그런 거잖음... 당신이 운이 좋아가지고 준영이가 이태오의 타고난 센스 + 지선우의 악바리적인 참을성과 근성이라는 장점만 갖고 태어난 건데... 운빨이랑 노력도 구분 못 해가지고 자기가 노력해서 준영이가 자기 옆에 붙어있는 줄 알고. 그냥 준영이가 착해서 참아주는 건디? 심지어 준영이도 지선우한테 손수 조커패를 내밀었다. 지선우가 흔들릴 때에 면밀히 엄마 상태 살피고 잘 참으면서 있다가 “아빠가 엄마한테 잘못한 거지 나한테 잘못한 건 아니잖아”라고 솔직하게 말해주고 그뒤에 지선우 괜찮아질 때까지 무려 2년이나 아빠 얘기 안 꺼내고 조용히 잘 있는다... 걍 자식운이 사기적으로 좋은 건데 지선우는 자기가 노력해서 뭐가 된 줄 알아. 남편복도 레전드 좋다. 이태오는 진심 여자를 돌아버리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남자다. 이태오 입장에서 지선우는 “자기보다 잘나가는 와이프”이며 엄청 부러운 사람인데도 이태오는 지선우를 사랑하기를 선택했다. 지선우가 신나게 돈벌고 다니는 동안 준영이를 훌륭하게 키워줬고. 게다가 지선우 하나만 보고 이태오는 “행복한 가정”이라는 영화를 자기 인생에서 연출해보기로 한 건데. 지선우는 준영이한테 그러하듯이 이태오한테도 딱 돈만 대주고 이태오가 어떤 영화를 하고 싶은지에는 관심조차 없다. 아니 이태오는 당신 남편이기 이전에 예술가인데.... 또 지선우는 자꾸 자기가 예림언니랑 명숙언니한테 배신당했다 ^^;; 그러는데 뭔... 예림언니 입장에서 지선우는 진짜 개재수없는 사람이다. 지선우는 자기만 바라보는 남편에다가 이쁜 자식까지 있는 사람인데 예림언니는 원나잇하고 딩크하는 남편을 둔 아이를 원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예림언니 남편은 지선우한테 관심있어보이고... 남의 집 불륜하건 말건 예림언니가 지선우한테 딱히 말해줄 이유는 없어 보이는디 뭘 자꾸 속였다고 그러는지...? 속인 게 아니라 걍 말을 안해준 거고 지선우 입장에서 봤을 때 지선우 고예림한테 뭐 해준 게 있음? 지선우가 뭘 이쁘다고 말해줌? 고예림 입장에서 말 안해주는 게 낫겠다 싶어서 지선우를 위해서 말 안해준 거기도 한데 뭔 배신. 또 명숙언니는 지선우랑 다르게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라서. 자기 일 지선우 집안일 철저히 구분한 거고. 이태오한테도 얼른 여다경 정리하라고 얘기도 해줬고. 할 수 있는 중재는 다 해줬는디? 괜히 지선우한테 말해줬다가 뭔 봉변을 당할 줄 알고 솔직하게 말해줌? 지선우 옆에서 실제로 도움되는 조언도 많이 해주고 지선우가 힘들 때에 같이 수다 떨면서 기분도 풀어주고 엄청 힘이 많이 되는 의리 있는 친구인데. 상사로서도 레전드 개별로임 지선우는. 명숙언니가 열심히 해서 난임클리닉이 잘되고 있었잖아요 근데 굳이 그렇게 병원 회의에서... 의사 간호사 행정직원 다 모인 앞에서 “난임클리닉 성적이 좋네요. 근데 그만큼 컴플레인도 많아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뭔... 공과 사 좀 구분하지, 병원 발전 위해서는 컴플레인이 어떤 내용인지 한두줄이라도 분석하고 더 잘될 수 있는 방향을 간단하게 말해줬어야지 그렇게 부하직원 기꺾으면 사기 떨어지지 않나요 우리 명숙언니한테 왜 그래요!! 지선우 난 당신같은 상사 싫음. 마지막으로 (폭력은 정말 나쁜 거고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음) 박인규.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랑 제일 똑 닮은 악바리. 박인규는 세계관상으로 보면 어릴 때 준영이같은 일을 많이 당한 것으로 보인다. 박인규는 지선우만큼의 끈기 뒷심 근성 이런 거 다 있고 센스도 탁월하다. 다만 지선우와 달리 조커패를 뽑지를 못했고 폭력으로 뇌가 고장난 상태로 자기만의 조커패를 뽑기 위해 발로 뛰는 사람인데... 지선우는 막 자기 조커패를 질질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다. 박인규만큼의 감각이 있는 사람이 그 냄새를 맡지 못할 리가. 박인규가 잘했다는 게 아니고 박인규는 민현서와 지선우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남긴 가해자는 맞지만 지선우가 조커패를 뽑지 못했다면 박인규처럼 되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실제로 불륜이라는 패를 뽑은 순간부터 지선우는 자기 아들 이준영한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새겨넣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지선우 당신 운 좋은 줄 알라고. 의사? 운빨. 부원장? 운빨. 남편의 사랑? 운빨. 자식의 헌신? 운빨. 의리있는 친구? 운빨. 지선우가 노력하긴 했지만 100퍼 노력은 솔직히 아니잖아. 불륜도 딱히 나쁜 패는 아닌 거 같은데 지선우는 결국 성장하고 있으니까. 배신당했다고 악지르는 대신 아들 얘기나 한번 들어보는 게 어떠실지. ‘엄마’라는 최강 패를 가지고서도 “준영이 데려오기”의 싸움에서 쌩판 남 + 아빠 내연녀 + 서로 심하게 불편해함 + 능력/눈치/경험 없음 + 세상물정 모름 이라는 쓰레기 패를 가진 여다경한테 밀리는 것도 참 신기함. 지선우가 조커패만 뽑아놓고 반절은 질질 흘리는 동안 솔직함이라는 패 하나만 달랑 들고 덤빈 여다경은 준영이랑 식사 한번으로 우위를 잡았는데.

아 진짜 지선우는 참 나랑 너무 안 맞는다... 솔직히 보면서 계속 “너 T지?” 이 생각밖에 안들어... 난 T들이랑 너무 안 맞아. 그럼에도 중요한 건 지선우는 자기가 가진 패를 드디어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아 내가 운이 좋았던 거구나 하고 깨닫는 중인 거 같음. 물론 그 과정에서 준영이한테 손수 쥐여준 패들 - 주양육자 아빠와 생이별 + 엄마가 눈앞에서 아빠한테 폭행당한 트라우마 + 엄마에 대한 죄책감 + 어린 나이에 도덕관념 붕괴할 위기를 겪음 + 방황으로 인한 죄책감 + 아무도 자기 말 안 들어주는 듯한 뼈저린 외로움. 이런 것들은 지선우가 어떻게 해도 다시 못 뺏어오고 이제 다 준영이 패가 되어버렸으나 머 어쩌겠습니까 준영이는 아파할지언정 잘 받아들고 있는데. 그래도 지선우가 악바리고 한다면 하는 사람인 게, 지선우는 아들이 자기한테 시간을 투자하길 바랐고 그 바람대로 되었다. 어머님이 해내셨어요, 이제 다른 애들이 국영수 공부하는 동안 준영이는 어머님 생각하느라 자기 시간 다 날리겠어요. 준영이 지금 중학생인데, 학부모님들이 보통 그 시간을 “중요한 시기”라고 부르지 않던가요? 암튼간에 훈수는 여기까지. 지선우한테 악감정은 딱히 없다. 걍 난 T들이랑 잘 안맞는 거 같음. 그저 화이팅~

부부의 세계 리뷰 - 5) 꼭 피가 물보다 진하진 않구나 (10화 리뷰)

5) 꼭 피가 물보다 진하진 않구나 (10화 리뷰)

그냥 내 예상인데 제작자님이 뭔가... 학연 지연 혈연 이런 거를 별로 안 좋아하시는 거 같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결국에 곁에 남는 건 가족이다’ 이런 유교적인 전통 가족주의를 의도적으로 휙휙 비꼬면서도 드라마 흐름에 맞도록 긴장감 넘치게 연출한 게 10화였다. (사실 원래 글쓸 생각 없었는데 10화 보고 너무너무 감동받아서 열몇장째 이거 쓰고 있는...^^;;)

그니까 한마디로 제작자님이 “정상가족만 가족이냐?? ㅋ 다 꺼져!! 우리는 모두 가족이다!!” 하면서 폭주하는 듯 느낌을 주었다. 이걸 위해서 의도적으로 지금까지 상황을 다 꼬아놓고. 시청자한테 패를 보여주고 “이건 뭘까요?” 시청자가 “이건 스페이드 A예요” 답하면 “음 본질은 그게 아닌데요?” 하고 덮어버리고. 이것을 10화동안 보여주다가 갑자기 진짜 희한한 데에서 정석적인 해결책을 주면서... “이건 카드입니다. 이건 카드입니다. 또한 이것도 카드입니다.” 하면서 패를 다 뒤집고 “이제 시작입니다 똑바로 보세요” 라고 하는 느낌!! 카타르시스라는 엔진 하나만 가지고 탈선한 지하철로 동굴암벽을 뚫고가는 그런 화였다. 그게 근데 유쾌하고 영리하고 세련됐고...!!!!! 솔직히 너무너무 멋졌다...

 

10화 전부터 뭔가 아리까리하다... 라는 낌새가 보였던 게, 유심히 보면 흔히 ‘금슬 좋은 부부’를 연출하는 건 이태오-지선우 / 손제혁-고예림이 아니라!! 이태오-손제혁 / 지선우-고예림이다. (이 부분 의도하신 건지 매우 궁금함) 이태오와 손제혁은 술 한잔 하면서 갑자기 자신들의 가장 해묵은 상처 (지선우와 손제혁의 원나잇)를 망설이지 않고 꺼내서 취중진담을 한다. 솔직하게 얘기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주먹이 나가고 끝나고 술깨고 화해하면서 인생 힘들다 우리 잘하자 뭐 이런 진솔한 얘기를 하고. 그니까 여느 부부처럼 술먹으면서 풀기 -> 몸의 대화 -> 화해 이걸 한다는 뜻. 반면 지선우 고예림은 표면적으로 사이는 안 좋은데 자꾸 서로를 의식한다. 특히 고예림은 지선우가 걱정돼서 계속 몰래 보고 저 사람 괜찮아야 되는데... 하면서 걱정한다. 그렇게 고예림이 지선우 경찰신고까지 해주고 지선우와 고예림은 (여전히 몰래) 눈을 마주치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결국 고예림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할 때에 지선우는 자존심이고 뭐고 당신 옆엔 내가 필요하단 결연한 표정으로 고예림의 현관문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리고 고예림은 (이 부분 연기도 좋았음) 집나가서 고생한 남편 맞이하듯이 한달음에 달려가서 문을 열어준다. 이 둘은 여느 부부처럼 부부싸움 -> 별거 -> 몰래 서로 걱정함 -> 너 싫어 라고 말만 하면서 서로 도와줌 -> 집 돌아옴

지선우 고예림이 진짜 엄청 부부 같았던 게, 지선우가 ‘너네 부부를 끌어들이면 안됐다’라고 미안하다고 솔직하게 인정해서 화해하고 나서 고예림은 진솔한 얘기 (언니는 아직 이태오한테 집착한다)를, 가족만 할 수 있는 얘기를, 즉 가족 빼고 다른 사람이 하면 선넘는 얘기를 지선우에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시어머니도 등장을 한다 ㅋㅋㅋㅋㅋ 여우회 회장이 지선우한테 굳이 와서 요새 젊은 사람들이 이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요새 고예림이 많이 힘들다더라 넌지시 얘기해주고 지선우는 바로 고예림한테로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우회 회장 지선우 고예림 셋 모두가 의식을 못하고 있지만 이건 명백하게 부부싸움 -> 시어머니의 노련한 중재 -> 화해의 모습을 띄고 있다. 지선우 이태오와 시어머니의 모습과도 대비가 되기도 한다. 지선우의 진짜 시어머니는 지선우에게 이태오를 가족으로 품어달라고 너네 결혼 도장 찍었으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품으라고 무리하게 부탁을 하면서도 지선우가 이혼할 거라고 몇마디 하니까 갑자기 자기는 지선우를 가족으로 품지 않고 내쳐버린다. 여우회 회장한테도 지선우는 똑같이 자기 이혼할 거라고 했다. 다만 여우회 회장은 그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줬고 여기 곁들여 고예림이 많이 힘들어한다고 한마디 해서 결과적으로 지선우 고예림은 화해를 했다. 진짜 이거...ㅋㅋㅋㅋ 너무 천재적.

그외에도 쌩판 남이 가족 같은 걸 계속 한다. 지선우는 민현서랑 모녀관계 같은 장면을 무지하게 연출을 한다. 딸 괴롭히는 남자친구한테 가서 담판짓고 기차역 가서 이제 잘 살으라고 밥까지 손에 들려보내고 하는 모습은 자기 자식을 독립시키는 엄마의 모습이랑 판박이다. 그 끝에 피묻은 머플러를 보여줘서 ‘자식이 내 손을 떠났더니 죽어버렸다’라는 지선우의 가장 커다란 공포를 보여주기도 한다.

지선우는 박인규와 둘이 싸우면서 (백퍼센트 박인규의 잘못이고 남자는 여자 때리면 안된다 다만 이건 ~부부의세계~라서 그냥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 부모와 엇나가는 자식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박인규는 지선우를 죽이려 들면서도 지선우가 여느 부모가 그러하듯이 방황을 멈추라고 진심으로 자기를 걱정해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니까 혼란스러워하면서 지선우에게 꺼지라고 한다. (이때 박인규 역할 연기가 진짜 좋았다) 지선우는 매일매일 참기만 하고 좀체 속을 드러내지 않는 준영이가 한번도 하지 않은 반항을 직접 받아보고. 둘은 그렇게 싸우면서 자신의 오랜 상처를 어느정도 진정시킨다. (물론 폭력을 쓴 박인규는 나쁘다) 준영이 입장에서 자기는 엄마를 다치게 했고 엄마는 자기한테 한번도 화를 내지 않는다. 근데 이게 지선우 입장에서도 똑같다. 아들이 반년간 상담을 받을 정도로 부모의 이혼 때문에 크게 다쳤는데 준영이는 다친 것조차 숨기고 자기한테 원망 한마디도 없다. 모든 걸 자기가 컨트롤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지선우한테 제일 핵심적인 존재인 준영이는 지선우가 볼 수 없는 곳에서 휘청휘청하고 있다... 준영이는 어리광도 안 부린다. 딱히 지선우한테 뭘 사달라거나 뭘 해달라거나 조르지도 않는다. 지선우가 아차 싶어서 준영이한테 뭐 해줄까 물으니까 야구 그렇게 좋아하는 애가 야구는 됐다고 학원에 보내달라고 한 뒤에 방에 들어가버린다. 지선우는 준영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그걸 해줄 수도 없다. 그에 반해 박인규는 지선우한테 대놓고 자기의 요구사항을 분명히 말하고, 자기를 봐달라고 폭력을 쓰면서까지 들이받는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면서 아 준영이가 박인규처럼 저렇게 들이받았으면 지선우랑 괜찮았을 거고 박인규에게 지선우처럼 끝까지 계도하려는 부모가 있었으면 박인규는 괜찮아졌을 거다 라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여회장은 자기한테 자식처럼 제대로 반항하는 지선우를 만나고 준영이는 그런 여회장 차를 긁고 여기에 김윤기는 준영이한테 아빠처럼 다가가서 혼을 내려고 해보고 10화 내내 왜 가족한테 안 이러고 뜬금없는 사람한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될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듯이 준영이는 김윤기에게 ‘아저씨가 뭔데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서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걱정하며 끝까지 서로를 놓치지 않은 민현서와 지선우와 고예림의 입장을 대변하듯이 김윤기는 ‘내가 본 이상 그냥은 못 넘어가.’라고 답해준다. 준영이와 마찬가지로 이혼가정의 자녀인 노을이는 준영이의 ‘니가 뭔데’라는 질문에 (준영이가 걱정되는 사람이야 준영이를 위해서 그런거야 라고 답하는 다른 모든 어른들과 다르게) 처음으로!! ‘나는 너와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다 니가 이러면 나도 욕먹는다’, 즉 미우나고우나 우리는 같은 배를 탔고 너를 위해서도 맞지만 나를 위해서 이러는 거다라는 걸 솔직하게 밝힌다. (이게 가족의 본질 아닌가!) 그리하여 노을이는 10화 동안 처음으로 준영이의 오랜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해준다. 준영이는 평판을 중요시하는 고산시에서 다른 사람들 다 괜찮은데 ‘우리집만 이상하다’로 분명히 수치심을 가지고 있었을 테고 (실제로 부끄럽다고 왜 이상하게 구냐고 엄마한테 몇번 화도 냄) 근데 여기서 손제혁 고예림 부부가 화려하게 부부싸움 하는 모습을 목격해서 우리집만의 문제는 아니구나라는 걸 알게 되기도 한다. 이혼가정을 향한 색안경을 세련된 방식으로 보여줬던 게, 유사모녀인 지선우 민현서가 카페에서 얘기할 때 하필 그 앞을 혈연모녀인 엄효정 여다경이 지나쳐간다. ‘쟤네 뭐지?’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 부분도 진짜 잘만들었다 싶었다... 아 근데 웃기다 기만의 상징 여다경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이 드라마에서 제일 약한 준영이가 제일 강한 여회장의 차를 긁는 것으로 10화가 시작을 해서, 등장인물들이 갑작스럽게 이걸 진작에 니 가족한테 해줬어야지 싶은 것을 뜬금없는 인물한테 해주면서 서로서로 성장하고 괜찮아지다가, 절정으로 가서는 그동안 모두가 외면하고 있었던 문제가, 지선우가 정답만 찍느라 보지 못한 진짜 문제가 터져버린다. 부원장 의사 지선우와 성공한 영화감독 이태오가 박터지게 싸우는 동안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건 약자인 준영이라는 것, 그리고 강자들은 다칠 뿐이나 약자들은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데이트폭력의 피해자인 민현서가 목숨을 걸고 도망치다가 끝내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장면으로 암시적으로 보여주고 10화가 끝난다. 동시에 10화는 지선우와 이태오가 마침내 이건 사랑싸움이구나 라고 인정하게 되는 메인 스토리의 전개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고 이 두 가지 플롯은 완벽하게 맞물리기도 한다.

와 진짜 ㅋㅋㅋㅋ 대박. 그니까 지선우가 자신의 ‘껍데기’를 악바리같이 지켜내고 여다경을 쫓아내는 1부 -> 여다경이 돌아와서 지선우의 ‘껍데기’에 흠집을 내는 2부 -> 블랙 유머의 정수 같은 10화 -> 지선우가 스스로 자신의 ‘껍데기’를 깨고 준영이를 필두로 하여 모두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3부. 뭐 이런... 멋있는 드라마가 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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