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Love : A Memoir of Love and Loss>
원서의 제목과 부제를 키보드로 입력하면서 새삼 다시 깨닫는다. 모든 사랑은 결국 상실을 동반한다는 것을. 그것이 관계에 대한 마음의 변화든, 시간의 흐름 탓이든.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은 마음 만큼이나 생의 후반부에 대한 생각도 꽤나 자주 한다.
- 누군가의 도움 필요 없이 내 몸을 쓸 수 있을 만큼 건강할 것
- 생존이 아닌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그리고 언제든지 결정과 동시에 훌륭한 요양 시설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경제력이 준비되어 있을 것
- 감각 기능과 인지 기능의 퇴화가 심하지 않을 것
이 모든 내용은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라는 필수 조건을 동반하는데 아무리 생의 후반부에 대한 생각을 골똘히 하더라도 이 조건을 벗어난 시나리오가 내겐 아직 없다.
또한 가장 중요한 '마지막의 순간'을 과연 어느 시점으로 봐야 하는지.. 심장 기능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순간인지, 연명 치료만 남은 순간인지, 혹은 나의 인지 기능이 더 이상 전과 같지 않고 퇴화하는 시간만 남았다고 판단되는 순간인지.
이 책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편이 자신의 모습을 더 잃기 전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결정을 하고 그 마지막까지 옆에서 지켜봐준 저자의 이야기이다. 불치병 진단 과정부터 조력자살을 도와주는 스위스 취리히까지 함께하는 약 반 년간의 기록이며 존엄한 삶이 무엇인지,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이 어떤 것인지 읽는 내내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 생각하도록 만든다.
일반적인 질병과 달리, 사랑하는 사람이 서서히 무너져 가는 것을 보는 것, 언제까지 어떤 속도로 진행되는지도 모른 채 그 과정을 옆에서 함께 하며 살아낸다는 건 감히 상상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나는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내게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건 '그는 어떤 선택을 원하는 것인가'의 문제이다. 서서히 무너져서 자신의 모습이 아닌 순간이 더 길어지더라도 생을 이어가고 싶어할지, 혹은 저자의 남편처럼 다른 선택을 원할지.. 나는 단지 그가 나를 위한다는 이유로 삶과 마지막의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나의 경우엔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드니까… 아무리 내가 스러져도 삶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는 생각. 조금이라도 더 그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
우리 나라 법과 의료 체계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등 추가로 확인해 보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 차마 검색할 자신이 없다. 키보드로 입력하는 순간 이상한 마법이라도 걸릴 것처럼 두려운 마음 때문에.
p.33
나는 브라이언에게 이 호텔이 우리가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묵었던 근사한 호텔과 약간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가 그 여행을, 호텔을 기억하지 못할까봐 두렵다. 기억하지 못해도 기억하는 척할까봐, 그래서 그가 진짜 기억하는지 못하는지 내가 알 수 없을까봐 무섭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니면 그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내가 알아차릴까봐 무섭고, 이 또한 끔찍하다.
p.241
내 의외의 챔피언이자 스물다섯의 나이에 다섯 살도 안 된 아이 넷을 키운 이 여성은 막내 폴의 죽음 이후 이제 소중한 아들을 또 잃게 될 것이었다. 나는 시어머니를 사랑하고, 브라이언 역시 필라델피아의 일가는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도 여전히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했다. 그녀의 회복력과 결단력은 존경해 마지않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명언을 자주 인용했다. "우린 오래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기 있는 것이다."
p.258
하지만 지금 브라이언과 함께 있을 때는 가끔 외로움보다 더한 고통을 느낀다. 그의 마음속 풍경에 나는 없다. 어느 순간 뿌리째 뽑혀서가 아니라 그저 거기 없을 뿐이고, 있었던 적도 없다. 이 순간들이 정말 끔찍하다. 브라이언에게 나도 사람이라고 소리치는 대신, 나는 꿀을 크게 한 숟갈 탄 차 한 잔을 위층에 가져다 준다. 그는 눈을 뜨고 미소 지으며 말한다. 고마워. 나는 부재하는 것만큼이나 존재하는 것도 지독하는 걸 알게 된다.
파킨슨병은 진행성 질환 입니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나온것으 없습니다
약물 치료를 통해서 우선 진행을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본 챕터. 에서는 판킨슨병이 진행 되가는 단계별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한겨레신문에서 소설가 10명이 한국 교육 현실을 소재로 한 초단편 10편을 격주로 연재하는 기획을 시작합니다. 저는 1회에 원고를 실었습니다. 제목은 「킬러 문항 킬러 킬러」라고 합니다.
이 시리즈에는 정진영 주원규 한은형 최영 정아은 지영 염기원 서윤빈 서유미 작가님이 참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06317.html
곧 멸망할 세상을 알리는 듯 붉게 물든 하늘.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