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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쁜 이방인의 허무한 도망 게임

작가나 작품에 대한 예비 지식도 없이, 기억은 안 나지만 언젠가 읽을 책 목록에 추가했던 책이다. 그래서 충격이 더 컸던 것 같다. 얇은 두께의 소설 안에 이렇게 직시하기 괴로운 인간상들과 부정적인 세상 - 정말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모든 것들이 다 주인공의 시선 속에서 왜곡된다 - 이 빼곡하고 다 읽으니 힘이 빠진다.

흘러가는 방식에서 카뮈의 이방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 불쾌함은 이방인의 뺨을 치고 남는 수준이다. 병적인 긍정도 불쾌하지만 모든 것을 곡해하는 시선은 따라가는 것도 괴롭다. 그러나 여기 나온 군상들은 결국 작가가 경험하고 느낀 사람들이니 - 상상력이 섞여있겠지만, 저자와 역자 후기를 보니 그렇게만 생각할 수가 없다 - 씁쓸하기만 하다. 고생스런 집필 끝에 작가는 이런 허무를 독자들에게 알아서 판단하라 내놓았고, 판단도 소화도 어려워 참 괴롭다. 대단한 책이지만 봄날 마음을 사정없이 어지럽히는 책이었다.

도망자
도망자
현대 세계의 창조: 영국 계몽주의의 숨은 이야기

근대 세계의 창조는 영국 계몽주의에 관한 책이다. 여기서 영국이라 함은 스코틀랜드 등을 포함한 브리튼을 의미한다. 저자 로이 포터는 계몽주의 의학사가 전공이라고 소개된다. 2000년에 출판된 책이고 한국에서는 2020년에 번역 출판되었다. 번역은 누가 봐도 정말 꼼꼼히 잘된 작업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영어 실력이 정말 출중한 번역자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가끔 생경한 어휘들을 한자어 附記(부기)없이 댕그러니 던져 놓을 때의 무성의인지 부주의는 조금 아쉬웠다.


일반적으로 ‘계몽주의’는 영국에 앞서 프랑스 계몽주의가 대세처럼 들린다. 특히, 장 자크 루소, 볼테르, 몽테스키외 등이 말 그대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들 프랑스의 이단자들은 때로 본국의 박해를 피해 브리튼 섬에 자신들의 안위를 담보해줄 은신처를 구하기도 한다. 브리튼 섬은 1688년 명예혁명을 지나고 나면 법적으로 완전한 언론, 출판의 자유가 공식화되고 그 이후 현재까지 한 번도 그 자유가 침해되지 않았다. 당연히 이들 프랑스의 반항아들에게 관찰되는 영국은 羨望(선망)일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의 생각에 깊이 각인되었다. 때문에 저자는 책 제목처럼 근대 세계는 영국 계몽주의를 통해 창조되었다는 것을 함축하고 싶었던 것 같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미국 역사가 니얼 퍼거슨은 브리튼 제국으로의 전환에 결정적 사건으로 명예혁명, 1707년 스코틀랜드와의 통합, 7년 전쟁(1756-1763) 세가지를 꼽는다. 그리고 그중에서 명예혁명과 함께 그 사건에 가려진 채 진행된 네덜란드로부터 선진 금융시스템의 도입과 같은 사회경제적 변화를 영국이 제국으로 성장하는 근간이 되었다고 밝힌다. 1694년 영란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의 설립은 동인도 회사와 같은 기업 그리고 전쟁에서 효율적인 자원, 자본의 집중적 배분을 통해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쟁국들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게 만들어 준다.시기적으로 브리튼 계몽주의는 명예혁명으로부터 프랑스 혁명을 전후의 시기의 사상적 조류를 말한다. 이 시기 영국은 정치경제적으로 상당히 안정되었지만 프랑스는 그렇지 못했고 그것이 프랑스 혁명의 결정적 배경이 된다.


대륙의 계몽주의와 차별되는 브리튼 계몽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경험주의’다. 저자, 로이 포터는 영국의 계몽주의와 동프로이센 시골 구석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를 대비시킨다. 칸트는 프리드리히 대왕 치세의 프로이센 국가를 이성과 합치된 완전 국가라 인식한다. 칸트가 살았던 퀘니히스베르크는 현재 러시아의 고립된(발트해, 폴란드, 에스토니아 사이에 낀) 영토 칼리닌그라드에 해당하며 융커계급으로 대표되는 전근대적 농노제가 지배적인 사회경제 체제였다. 칼 마르크스가 항상 이야기 하듯 “사회경제적 하부 구조가 정치, 사상과 같은 상부 구조를 규정한다”는 유물론적 명제는 대륙의 관념론을 이 경험주의 철학과의 차별을 더욱 설득력있게 설명해주는 것 같다.


대륙의 관념론은 인간의 인식과정이 선험적이라고 주장한다. 先驗(선험)a priori적이란 의미는 우리의 유전자 내에 윤리적 도덕 규범 등이 이미 내재되어 있다가 의식적으로 발현된다는 주장이다. 도덕과 윤리가 생득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영국인은 신생아가 완전 백지 상태로 태어날 뿐, 경험과 관찰을 통해 그 빈 도화지를 그려나가는 것처럼 윤리 의식을 획득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또 인간의 마음을 관찰하면서 인간은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감정의 세트를 통해 인식론적 발전을 이룬다는 주장을 편다. 


이 책을 읽기 전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읽다가 그만 두었는데 도덕감정론의 내용 역시 인간의 도덕감정이 어떻게 생기는가 하는 내용이었다. 스미스는 도덕을 이성과의 관계가 아니라 감정과의 관계로 얽는데 바로 이런 특징이 대륙과 대비되는 영국적 사유의 특징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식의 인식론의 전개는 프란시스 베이컨, 존 로크의 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12세기 로저 베이컨에게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동감sympathy과 관찰자의 동의를 통해 행위의 적정성으로서 도덕, 윤리를 파악했다.


1687년에 발표된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르네상스 이후의 과학 혁명에 정점을 찍는 서물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사실, 근대 자연과학이란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본래 창조의 神秘(신비)를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그 객관적 인과관계 등을 밝혀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발견을 문명의 발전으로 모사, 응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 계몽주의자들에게 ‘自然(자연)’이란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다. 뉴턴의 프린키피아에서 밝힌 것처럼 자연에는 그 자체에 합목적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던 것이다. 


아담 스미스의 도덕철학 역시 이 자연의 관찰이라는 의미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담 스미스 이전은 도덕 경제 사회였다. 경제활동이 선과 악으로 구분되며 대부분의 영리 활동은 악으로 단죄되었다. (이는 조선 사회가 성리학적 교리로 사농공상 사회가 강제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중세 기독교 사회 역시 상업 활동을 경시 또는 죄악시했다) 반면, 중상주의 사회의 활력과 풍요를 목격한 아담 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을 시장의 원리, 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인식하는 혁명적 의식 전환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19세기 초 켐임브리지의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는 부자들의 사치와 재정지출을 옹호하는 유효수요Effective Demand 이론을 주장하기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유주의 경제철학은 시장경제라고 하는 자연의 관찰의 결과에서 나온 것이었다. 따라서 그 기본 관념은 어설픈 작위보다는 경제의 자연적 순환의 힘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물 또는 인간의 소화작용이나 혈액순환이 목적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 듯이 그 자연의 질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케인스 경제학은 그 소화 기능의 이상 또는 동맥경화 현상이 있을 때의 수술과 약물 처방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자유방임주의는 생체의 면역력에만 온전히 기대는 처방전이라고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같은 욕망의 해제, 해방이야말로 영국 계몽주의 사회의 본질에 해당한다. 아담 스미스는 이성reason, 합리성ration 이런 단어 대신에 도덕을 sense, 즉, 감정, 감각에 연결시킨다.(그래서 the theory of moral sense라고 했다) 감가적 쾌락과 유쾌함, 즉자적 행복에 가중치를 둔 것이다. 계몽주의 시대는 인간의 성이 해방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인간의 감정에 솔직해지면서 그것을 긍정하며 인간의 감정적 정체성Identity를 확립하기 시작한 것이다. 종교에서 세속 국가로 이성에서 감정으로의 시대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래스머스 다윈Erasmus Darwin은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다. 그는 주노미아Zoonomia라는 책 등을 통해 후일 그의 손주가 이룬 지적 성취의 토대가 되는 작업을 했다. 그는 생물학을 연구하며 자연계의 경쟁을 관찰하며 사회 진화론의 기초가 되는 주장을 펴게 된다. 아담 스미스가 관찰한 시장 경제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중상주의 시장경제는 중세 봉건 경제로부터 새로운 경제 생태계로의 전환이었을 것이다. 경제의 주체, 지배자가 변화하며 새로운 경제의 생태 질서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목격하고 그것에 대한 관찰을 기록한 것이 아담 스미스의 평생의 노고였던 것으로 보인다. 


조이 포터의 책은 전문가를 위해서 쓴 책이라 하기에는 너무 산만하고 여러가지이지만 깊이가 없어 보이고 나 같은 layman에는 명료한 임패트가 없다. 따라서 나의 독서는 책의 내용을 정리하기 보다는 읽고 싶었던 내용을 다소 억지로 찾아 내려 했던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굳이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었던 듯 하다.


내가 읽어내려 했던 영국 계몽주의 철학이 올바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자유주의 경제 철학을 ‘정의’와 동의어로 혼동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 혹은 결론을 갖게 되었다. 번영과 풍요에 이르는 경제라는 자연 관찰의 결과물인 것이지 그것을 평등과 연결시키는 것은 완전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의 축복은 원래 공평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별한 아침

눈을 뜨니 6시 고요한 집이다.

슬그머니 걸어가는 동네 고양이도 볼 수 없고

멀리서 지나가는 이웃 어른의 걸음걸이도 볼 수 없는

7층 아파트

창문 밖으로 허공을 날으는 새를 보는 것도 아주 가끔

나는 내 생활 속에 푹 파묻혀 살 수 있다.

가끔 엘리베이터의 도착 소리나 출발 소리에

사람들 움직임을 알게된다.

며칠 뒤에는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를 한달 간 한다.

나는 한달 동안 먹을 양식을 비축했다.

나는 외로움에 치를 떨거나 허기진 마음에 고통 받거나 하진 않는다.

나는 내가 생존 할 수 있는 물질과, 바느질 꺼리와, 글단풍 꺼리, 티비가

함께 하면 사는데 어렵지 않다.

내가 가장 고통스러웠던 지점은 딸의 아픔이었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병원비의 부족으로 그 고통은 송곳처럼 나는 찌른다

병원에 가면 딸의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나 시스템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을 걱정한다.

딸이 아프다고 하면 나의 걱정은 병원비의 걱정으로 바뀐다.

---

그런 시간이 강물처럼 흘러갔다

그 당시 두려움으로 가득 찼던 나를 생각한다.

의사 앞에서 눈 속에 눈물을 가득 담고 딸의 상태를 듣고

내 딸의 고통이 어서 끝나길 바라며

다시 병원비를 어떻게 마련할 지를 생각하던 나를 본다

생존의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나는 어떻게 비쳤을까

나도 그 당시의 두려운 나를 보고 싶다

나같이 두려운 분이 없기를 바란다

사회 안전망으로 병원은 누구나 의료 시설을 사용할 수 있고

치료는 평등하기를 소망한다

딸은 잘 자라서 좋은 남편도 만났다

서로 이해하고 숨기는 말 없이 소통하는 그런 사이로 살고 있다.

나도 좋은 삶을 만들어 가려고 글을 쓴다

글은 나를 정리하고 생각을 정돈하는 최고의 스승이다.

글이 좋다.

꼭 기억했으면 하는 '어떤 일을 한 뒤의 흔적'

포도밭출판사에서 나온 희정작가님의 신간 <뒷자리>는, 무사책방에서 운영하는 북클럽인 '책번개' 선정 도서이다. 이런 이야기, 사회 속에 작은 목소리들, 알아야 하지만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들, 귀 기울여 들어야만 들리는 그런 이야기들은 혼자 읽고 책장에 바로 꽂아두는 식의 독서로는 뭔가 모자라다는 기분이 든다. 마침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번개에서 이 책을 선정하였기에, 곧장 참여 신청을 했다.

모두가 주목하는 세상의 양지 말고, 그늘진 곳에서 포기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 중에는, 익숙한 이름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몰랐던 이야기들도 많았다. 어려서, 사는 곳에서 멀리 있어서 몰랐다기에는 소리쳐 외친 그 세월이 꽤나 길고, 언론에서 나서서 보여주지 않았다고 탓하기엔 그저 내 주변 말고는 관심없던 시간이 길었다.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건

어떤 자부심이 나 사명감 때문이 아니다.

당장은 마음이 동해 싸움을 기록 한다.

아주 작게나마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희망을 품기도 한다.

그로써 내 세상만 안온하다는 부채감을 덜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가 쓰는 글이 한순간 필요에 의해 소비된다는 생각을

지우진 못했다."


뒷자리, p.6 들어가며 中


오랫동안 싸우는 이들의 목소리를 글로 담아온 희정작가님 마저도 부채감을 느끼는 마당에, 그저 글로 읽고만 앉아있는 독자의 부채감은 말할 것도 없다. 싸움이 일어난 곳의 뒷자리에 직접 머물러 온 분들에게 읽는 내내 계속 빚을 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책번개에서 만나 이야기 나눈 사람들의 감상 역시 나와 비슷했다. 우리는 너무 모르고 있었고, 싸움은 너무 많은 곳에서 오랫동안 느리고 힘겹게 겨우겨우 이어 나가는 듯 보이고, 상쾌한 결론을 맺어보이는 싸움은 없는것 같아 다들 막막한 기분을 느낀듯 했다.

하지만 또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몇몇의 분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가 해 낸 일을 자랑스럽다 여기는 분들, 그들의 목소리들을 꼼꼼히 기록한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더 나빠지지 않았고, 느리고 미약하게나마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이 전의 싸움 덕분에 현재의 싸움이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는 말에 동의했다.

계속해서 모를 수 없도록, 이런 책을 만들어 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책장을 덮었다. 부족하지만 나는 계속, 외면하지 않고, 알도록, 최소한 읽기라도 할 생각이다.

뒷자리 - 어떤 일을 한 뒤의 흔적
뒷자리 - 어떤 일을 한 뒤의 흔적
TCE journals

https://journals.sagepub.com/doi/epub/10.1177/17456916231205186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3758/s13423-022-02176-z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02/jcad.12437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the-bullied-brain/202208/the-theory-constructed-emotion-can-better-prepare-us-the-dark-triad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pdf/10.1002/jcad.12437


https://www.annualreviews.org/content/journals/10.1146/annurev-clinpsy-081219-115627


https://journals.sagepub.com/doi/10.1177/09637214221098055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2-04324-6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02.21. <올 어바웃 러브> 벨 훅스


사랑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시각.


이론이 필요하고 공부가 필요하고 실천이 필요한 사랑.

그에 대한 모든 것.


사랑.


올 어바웃 러브
올 어바웃 러브
2024.02.15. <단 한 사람> 최진영


읽으면서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 이런 구상을 할 수 있을까. 역시 작가님은 다른 사람이구나. 나는 너무 평범한데.


절망하기도 하고 감탄에 부러움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결론은 희망.


최진영 작가님. 진짜 ㅠㅠ 이 책 진짜 ㅠㅠ


단 한 사람.이라니.


단 한 사람
단 한 사람
2024.02.13.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삶의 기로에 있는,

다른 방향은 없는지 생각하게 되는,

반복된 일상이 권태로운,

나 이대로도 괜찮은 건지 자꾸 생각하게 되는

요즘의 내 마음을 펄롱이 함께 조곤조곤 생각하고 곰곰이 머물러 주었다. 


막달레나 세탁소라는 아주 큰 사건이 포함된 건지도 모르고 읽었는데 이렇게 소소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가 정말 대단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깊은 걸 담아내는 작가님들 존경합니다.


숨기고 참고 생략하면서도 제대로 표현하기.


+ 번역서 후에 읽은 원서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원서 필사가 하고 싶어졌다. 원서도 소장하고 싶어짐.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처럼 사소한 것들
2024.02.12. <눈속의 겨울> 문진영


좋다.

문장 문장 보다는 내용이 더 좋았던 문진영 작가님의 첫 소설집.

제목과 내용 연결이 잘 되는 않지만 읽으면서 편안하기도 했고 공감 되기도 했다.


나도 이런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내 성향상 절대 안되겠지 했던 [방공호]가 젤 맘에 들었다.

눈속의 겨울
눈속의 겨울
응원하고픈 마을지킴이들의 고군분투

재미있고 빨라서 어느 새 다 읽어버리고, 마치 하야부사를 여행하다 떠나는 사람처럼 아쉬움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사실 갓파나 츠치노코 이야기도 나왔으니 그런 오컬트 요소를 활용하는 전개를 기대하긴 했다만, 읽다보면 그런 생각도 잊어버린다.

그냥 백면서생인 줄 알았던 주인공 미마가, 정든 마을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에 분노하고 포기하지 않는 부분도 괜히 좋았고 - 한때는 질릴 정도로 흔했으나 어느 새인가 보기 드물어지는 주인공의 덕목이다 - 정도 차이는 있지만 주인공의 일상과 추리 과정에 동네 사람들 모두가 얽히는 부분이 적당히 편안했다. 보통 시골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 책들은 진짜 추악한 닫힌 사회나, 너무 간섭이 심해서 뭘하든 남의 쑥덕방아를 들어야하거나, 아니면 모두의 순수성을 부담스럽게 강조하거나 하는 경우도 많은데 작품 속의 하야부사는 정말 편안하다. 이야기보다 그냥 하야부사가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하다못해 재수없는 면장도, 사람에 대한 애틋함을 아는 사람이었으니...산벚나무 우거진 미마의 집을 상상하니 다 읽었다는 게 더욱 아쉽다. 그러나 하야부사에 또 봄이 오듯이, 나도 다른 멋진 책들과 또 만나겠지.


하야부사 소방단
하야부사 소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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