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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 비순응주의의 비평과 ‘있는 그대로’의 번역 ―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과의 만남

황현산 선생님은 섬세한 언어의 비평가이자 탁월한 번역가일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 시대의 어른이며 스승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최근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와 산문집 『사소한 부탁』을 동시에 출간하였다.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는 보들레르와 함께 현대시에 큰 영향을 미친 시집인데, 이번 황현산 선생의 정련된 언어를 통해 한국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한국어 판본을 갖게 되었다. 아울러 많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밤이 선생이다』 이후 만 5년 만에 산문집 『사소한 부탁』을 출간하였다. 이번 계기로 2018년 7월 5일, 황현산 선생님의 작업실이 있는 경기도 포천으로 찾아갔다.

 

●송승환: 안녕하세요? 맑은 자연의 공기와 물소리가 흐르는 포천 작업실로 찾아뵙게 되어 새롭고 반갑습니다.(웃음) 이곳은 정릉 아파트와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작업실을 마련하셨는지요?

―황현산: 시간으로는 한 20여 년 되었습니다. 집사람이 도자기 작업실로 사용하다가 제가 번역하고 공부하는 작업실로 쓰고 있습니다.

 

●송승환: 특별히 이곳에서 번역을 집중적으로 하신 이유가 있는지요?

―황현산: 번역 같은 작업은 누가 시켜서 하는 작업이 아니라 마음이 내켜야 하는 것이고 특히 마음에 평화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곳은 평화를 누리기에 분위기가 좋습니다.

 

●송승환: 이번에 선생님께서 번역하신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는 한국시에 선사해주신 귀한 선물이자 한국의 문화적 유산이 될 것 같습니다. 그간 한국에서 읽을 만한 완역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의 번역을 통해 『말도로르의 노래』에서 동물들의 운동과 그 양태에 대한 세밀한 묘사, 그 문체에서 음악적 울림을 들었습니다. 번역하시면서 특별히 주목하신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황현산: 『말도로르의 노래』 특징 중의 하나는 역시 문체입니다. 내용이 글을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문체가 문체를 끌고 나가고 또 문체가 내용을 끌고 나가는 것이 『말도로르의 노래』의 특징입니다. 저는 그 점을 착안하여 번역을 했는데, 특히 『말도로르의 노래』 같은 이런 글을 번역할 때는 번역은 있는 그대로 번역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아무 노력한 흔적도 남지 않게 됩니다.

 

●송승환: 선생님께서 번역은 직역과 의역의 문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옮기면 된다고 말씀하신 바 있으십니다. 그 뜻을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는지요?

―황현산: 사람들은 원저자의 뜻을 잘 전한다고 텍스트를 자기 마음대로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자기 마음대로 왜곡을 시키는데 그 왜곡이라는 것이 그 당시 기분이나 주관성에는 맞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그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고 번역해 놓은 것보다 해석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바로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어색하게 보이건 문체가 이상하게 보이건 어떤 경우에도 ‘있는 그대로’ 쓰인 그대로 번역을 하는 것이 옳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승환: 시도 ‘있는 그대로’ 쓰라고 하지만 그것이 참 어렵습니다. 선생님께서 말라르메의 『시집』을 번역하시면서 말씀하셨던 어떤 지역 언어, 우연에 갇히지 않는 필연과 보편적 언어로서의 지향, 그 언어를 말씀하시는지요?

―황현산: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번역을 하면 원저자가 갑이고 번역자가 을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원저자는 죽어버리고 번역자는 자기 마음대로 번역을 합니다. 번역자가 그 원문에 수많은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번역을 하면 ‘있는 그대로’의 번역에서부터 ‘보편언어’가 생겨납니다. ‘있는 그대로’ 번역을 할 때 우리가 보통 갖고 있는 자국의 언어습관이나 그 시대의 주관성에 의해서 이상하게 보입니다. 그 이상한 부분이 자기 시대의 주관성과 자기 시대의 습관, 언어의 타락, 이것을 넘어서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승환: 그렇다면 시인 말라르메가 개인의 주관성, 언어습관, 언어의 고유한 특성을 넘어선 보편적 우주로서의 언어로 다가갈 때의 그것과 맞닿아 있는 어떤 번역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요?

―황현산: ‘있는 그대로’ 번역을 할 때 자기가 가지고 있는 해묵은 언어습관들, 그리고 그 시대가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주관성, 또 언어를 갈라놓게 되는 풍속, 역사를 넘어서 언어, 그 자체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순수한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말라르메죠.

 

●송승환: 그것이 말라르메의 순수언어로서의 ‘절대시’이면서도 동시에 보편언어를 추구하는 것으로서의 번역이라고 받아들여도 될는지요?

―황현산: 네. 그렇습니다. 그 생각을 그대로 옮겨 담은 것이 발터 베냐민의 「번역가의 과제」입니다.

 

●송승환: 이번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 다섯 번째 노래, 3절에서는 “내가 존재한다면, 나는 타자가 아니다”라는 문장을 만나게 됩니다. 이 문장은 랭보의 “나는 타자다”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요?

―황현산: 랭보가 “나는 타자다”라고 말할 때 “나는 무한한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과 다른 말이 아닙니다. “나는 타자다”라는 말은 ‘나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런데 로트레아몽이 이렇게 말을 할 때에는 전혀 다르게 사르트르의 ‘존재가 본질을 앞선다’, 라고 말할 때의 말과 비슷한 말이 됩니다.

 

●송승환: 그렇다면 말도로르가 대면하고 증오하는, 싸우려고 하는 창조주, ‘있는 자’로서의 창조주, 그 ‘있는 자’로서의 타자라고 이해해도 될는지요?

―황현산: 네.

 

●송승환: 그렇다면 선생님의 번역과 비평은 로트레아몽의 ‘타자’보다 랭보의 “나는 타자다”에 더 가깝다고 보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타자의 삶’, “다른 삶들은 있는가”라는 물음을 품고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시게 되셨는지요?

―황현산: 젊었을 때부터 무슨 큰 생각을 갖고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살다 보니까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이지. 그 삶에서 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늘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고, 늘 새롭게 무엇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노력을 했습니다. 특별하게 타자가 되겠다, 라는 생각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송승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비평과 번역은 용기와 희망을 주면서 후배 문인들과 젊은 세대에게 ‘다른 삶은 있다’고 읽힙니다. 특히, 『초현실주의 선언』에서 “초현실주의는 우리의 절대적 비순응주의다”라는 문장과 평론집 󰡔잘 표현된 불행󰡕에서 “시는 포기하지 않음의 윤리”라는 문장은, “삶은 다른 곳에 있다”는 삶의 태도로 읽혔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삶의 태도는 언제부터 지니셨는지요?

―황현산: 아마 철들고 나서부터, 뭔가 다른 것이 되어 보고 싶고 뭔가 주어진 조건을 가지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활용을 해서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내내 해왔습니다. 그러한 생각들이 그러한 말로 표현이 된 것 같습니다.

 

●송승환: 선생님의 번역과 비평의 배면에 흐르는 문장, ‘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와 ‘다른 삶이 있다’는 태도는 저희에게 큰 힘과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황현산: 거꾸로 이야기하면 시인들이 결국 그런 태도를 가졌으니까 그 태도를 내가 시에서 발견한 것이지요.

 

●송승환: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초현실주의에서 ‘비순응주의’와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이 시의 윤리라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요?

―황현산: 결국 시라고 하는 것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갇혀있는 상태를 깨뜨릴 수 있는가, 어떤 방식으로 깨뜨릴 것인가, 그것을 깨뜨리는 어떤 징후가 있는가를 찾는 것이 시를 쓰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평가는 거기에 묻어가면서 같이 배우고 도와가며 훈수도 하며 협력하여 작업을 하는 것이죠.

 

●송승환: 지금까지 선생님께서는 어떤 비평가도 주목하지 않은 시인들의 새로움에 주목하고 그 언어를 통해서 다른 삶, 다른 사유가 가능함을 보여주시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왜 시인들은 지금의 언어와 다른 언어를 써야만 언어의 새로움 혹은 다른 삶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까요?

―황현산: 시의 본질이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시’라고 하는 것은, 언어의 아주 작은 뉘앙스, 리듬, 이런 것들을 빼놓고 새로운 징후는 발견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송승환: 『말도로르의 노래』는 장려한 문체가 돋보이는 첫 번째 노래부터 다섯 번째 노래까지 모두 흥미로웠습니다만, 특히, 짧은 소설이라고 쓴 여섯 번째 노래의 ‘파리의 거리’ 묘사가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여기에는 산문소시집 『파리의 우울󰡕을 쓴 보들레르와의 영향 관계가 있을까요?

―황현산: 물론 당연히 영향 관계가 있죠. 산문시와의 영향 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들레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인간과 신에 관한 온갖 종류의 의문, 인간 존재에 대한 의문, 이러한 모든 의문을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생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송승환: 『밤이 선생이다』 이후 5년 만에 이번 산문집 『사소한 부탁』을 내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황현산: 김민정 시인이 『밤이 선생이다』 이후의 글들을 묶는다고 하여 그것이 읽을거리가 될까, 했는데 “묶어 놓으니까 재미있어요” 해서 “네가 알아서 해라”, 그렇게 해서 나왔는데, 이번에 책 나와서 묶어 놓은 것을 보니까 그런대로 읽을 만하더라고요.

 

●송승환: 제 주변에서는 『밤이 선생이다』의 ‘우체국 장면’이 인상 깊었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지금처럼 책을 쉽게 구하는 것과 선생님의 시대처럼 통관을 거쳐 어렵게 책을 구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황현산: 그 당시에는 책을 그렇게 어렵게 구할 수밖에 없어서 책을 구하면 안고 잤어요. 그리고 책을 읽을 때 씹어 먹을 것처럼 읽었지요. 요즘은 책들을 쉽게, 거의 노력을 하지 않고 구하게 되니까 옛날처럼 책에 대해서 그렇게 큰 정열이 없어졌어요.

 

●송승환: 표제로 삼은 『사소한 부탁』에서 “말 그대로 ‘사소한 부탁’이지만, 이들 지엽적인 부탁이 어떤 알레고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는 않다”라는 문장처럼 언제부터 이렇게 완곡한 문체를 쓰게 되셨는지요?

―황현산: 이런 완곡한 문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신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읽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사람들을 한꺼번에, 내가 처음부터 독자들을 한꺼번에 설득하고 말을 전하는 방법이 완곡하게 말하는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송승환: 선생님의 산문과 비평은 완곡어법과 알레고리의 특성이 있는 듯싶습니다. 선생님께 알레고리는 무엇일까요?

―황현산: 특별하게 그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는데 추상적이면서 동시에 구체적으로 쓴다는 것이 글 쓸 때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추상적이라는 것은 글이 어린이한테 하는 말처럼 쉽게 읽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체적이라는 것은 항상 사람들이 글을 자기 삶과 연결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추상적이면서 구체적인 것, 두 가지 길을 한꺼번에 가게 하는 방법이 알레고리적 방법이라고 봅니다.

 

●송승환: 그래서 비평뿐만 아니라 신문의 짧은 글도 읽고 나면 질문으로 남아서 큰 감동과 생각할 거리를 주시고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이 문장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언어는 사람만큼 섬세하고, 사람이 살아온 역사만큼 복잡하다. 언어를 다루는 일과 도구가 또한 그러해야 할 것이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으로서의 언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황현산: 우리가 사용하는 말들 중에서 거의 90%는 흘러가는 말입니다. 그런데 말을 할 때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다,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하려고 한다, 라고 하는 것에 의식을 두고 말을 할 때 새로운 표현법도 만들어지고 그 언어와 일상적인 삶과의 깊은 관계도 파악이 되고 현실에 관한 새로운 측면, 새로운 모서리도 발견이 된다고 봅니다.

 

●송승환: 올곧이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를 공부하시고 번역하신 선생님께서 동시대 사람들과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황현산: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에 특별한 목적을 두고 공부하고 번역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하다 보니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상징주의나 초현실주의, 그 어떤 것이든 하다 보면 그것 자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주제를 깊이 파고 들어가면서 얻게 되는 일종의 인내라고 할까, 어떤 특별한 태도의 지혜라고 할까, 이런 것들이 연마가 되는 느낌을 갖습니다.

 

●송승환: 현재 보들레르와 랭보의 번역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업을 우선적으로 할 계획이신지요?

―황현산: 보들레르의 『악의 꽃』입니다. 번역은 끝냈고 주석을 붙이려고 하는데 힘에 부칩니다.

 

●창밖에서 물소리가 계속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선생님! 오랜 시간 가슴에 새기면서 흘러넘칠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902. 호모 파버 (막스 프리쉬)

이성과 과학을 믿고 계획대로 사는 중년 남성 발터 파버가 그리스 비극 같은 운명의 장난을 겪게 된다. 오이디푸스는 죽은 아내의 브로치로 자기 눈을 찔렀고, 파버는 자기 앞에 놓인 포크를 보면서 ‘왜 나는 내 눈을 찌르지 않는가’ 하고 자문한다. 파버가 극중 과거에 겪은 사건은 실제 작가의 경험이라고 한다.

호모 파버
호모 파버
901. 선택받은 사람 (토마스 만)

왕자인 오빠와 공주인 여동생이 근친상간을 저질러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은 여왕이 된 어머니와 다시 근친상간을 저지른다. 그 아들이 선택받은 사람이 되는 이야기다. 토마스 만의 후기 대표작인데 중세 서사시를 재해석한 내용이라고 한다. 원죄라든가 구원 같은 것을 애써 고민하지 않고 읽어도 이야기 그 자체로 재미있고 문장도 아름답다.

선택받은 사람
선택받은 사람
척박한 한반도인들이 살아남는 법

<한국인의 탄생>이란 책을 만난 건 출판사의 뉴스레터에 실린 저자 인터뷰 때문이었는데, 딴지일보 출신답게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국인의 특징과 기질에 대해서 이 정도로 역사적인 깊이로 조망한 책이 있었나 싶을 만큼이다. 360쪽의 분량을 하루만에 모두 읽었는데,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다. 중간중간 혼자서 얼마나 키득거리면서 읽었는지 모른다. 어떻게 이렇게 한국인의 특질과 심리에 대해 잘 포착했나 싶을 정도다.

단순히 문체로 웃기는 게 아니다. 저자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는데, 인문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인문학적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테면, 이런 대목이다.

“이놈의 나라는 망해야 정신을 차린다”는 말이 이렇게까지 흔한 나라가 있나. 곧 나라가 망한다는 말이 매일 언론에 나오고 범죄자까지 나라꼴을 걱정한다. 하지만 한국은 망할 준비만 할 뿐 세계적인 선진국이 돼버렸다. 진짜로 망하는 일에는 오래도록 실패하고 있는 거다.

단군신화 속에서 곰과 호랑이를 두고 쑥과 마늘로 100일을 버티면 사람이 되게 한다는 설정도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곰은 잡식동물이라 그나마 육식 금지를 지킬 수 있어도 호랑이는 육식동물이라 애초부터 불공정하다는 거다. 물론, 재미를 돋우기 위한 재치 있는 지적이다.

이 책은 단군이 '부동산 투자'에 실패했다고 시작한다. 한반도를 후손의 터전으로 잡은 걸 두고 하는 말이다. 한반도의 기후가 사계절이 있는 금수강산일지는 몰라도 70%가 산악인데다 자급자족하기에는 너무 척박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중국과 소련, 일본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가 열강들의 각축장이 될 수밖에 없는 험지이기 때문이다.

한민족이 이렇게 근면할 수밖에 없는 건 바로 이런 기후와 척박한 국토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 예로 우리의 식문화가 이렇게 다양한 원인도 곡식을 재배하기에는 기후는 토질이 너무 좋지 않아서다. 중국도 별 이상한 음식을 먹지만, 국토와 인구 수를 감안하면 우리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가 마늘이나 고추, 쑥이나 생강 같은 양념을 많이 먹게 된 것도 들판에 나는 식물의 독성을 중화시키기 위해서라는 설명은 새로웠다.

그리고, 한민족은 '전쟁민족'이라는 지적도 신선했다. 우리 민족이 기마민족의 후손이라고는 하지만, 전쟁민족이라는 표현은 듣지 못했다. '전쟁민족'이라고 하는 표현은 몽고나 거란, 여진같은 유목민족이나 일본 군국주의처럼 침략전쟁을 일삼는 민족을 흔히 칭하지만, 여기서는 수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한민족을 지켜온 우리 민족에 대한 경탄의 표현에 가깝다.


우리의 언어와 문화, 풍습을 이 정도로 지키면서 생존한 민족은 세계사적으로도 희귀한 모양이다. 수나라와 당나라의 고구려 침략에서부터 시작해 몽고와 거란의 침략으로 국토와 백성들이 유린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항전하면서 지켜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도 마찬가지다. 청나라에게는 굴욕적인 항복을 했지만, 자치국으로서의 생존은 보장받았다.

몽고의 침입으로 공민왕 시기에는 원나라의 노국공주와 정략 결혼을 하는 처지였지만, 어떤 면에서는 부마국으로의 예우를 받았다. 당시 원나라는 유럽까지 벌벌 떨게 했던 세계 최강이었고, 30년 넘게 항쟁을 이어간 건 결코 쉽지 않은 불굴의 투지때문이었다. 아마도 무신정권이었기에 불사항전이었겠지만. 이 책에서는 고려거란 전쟁에서 현종의 역할에 대해서 아주 깊이있게 조명하고 있다.

또 하나는 정도전이다. 그는 민본주의에 입각해 왕의 나라가 아니라 사대부의 나라를 설계했다. 흔히 조선왕조가 당쟁때문에 무너졌다고 이해하지만, 사실은 붕당정치가 무너진 세도정치가 망국의 길을 재촉했다. 이웃 일본이 발빠르게 서구 열강이 판치는 제국주의에 재빨게 편승한 데 비해 조선은 쇄국으로 새로운 국제질서에 둔감했다.

한국인의 탄생 - 한국사를 넘어선 한국인의 역사
한국인의 탄생 - 한국사를 넘어선 한국인의 역사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수업

예술은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예술에 대한 본격적인 입문은 2019년 2월에 나온 <봄 말고 그림>을 보고나서였습니다.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예술 에세이를 이제서야 찾았구나 싶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서양미술사 중심의 지식을 전달하거나, 미술평론가의 뻔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책들뿐이어서 예술 입문에 매번 실패하던 시기였습니다.

2018년에 8월에 나온 <방구석 미술관>을 접하기 전이라 더 그랬습니다. 이 책은 주제별로 쉬운 이야기로 아주 히트를 친 책입니다. 작년에 이 책이 100쇄를 돌파할 정도였고, 2편까지 출간된 걸 보면 잠재되어 있는 미술 애호가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반증입니다. 미술이 우아하고 고상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하는 건 이 책 <봄 말고 그림>에서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예술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내 앞에 존재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예술은 추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도구일뿐이라고까지 말합니다. 갤러리를 10년이나 운영했던 사람으로서는 자칫 예술에 대한 폄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의 세계로 입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문턱을 낮추려는 의도라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만큼 느끼면 된다'는 말도 너무 좋습니다. 우리는 너무 지식강박에 빠져 있습니다. 이성과 논리는 넘치고, 감성은 결핍되다 못해 소진되어 있습니다. '향유자'라는 말도 좋습니다. 우리는 즐기기보다는 어딘가에 써먹어야 한다는 효율과 경제 논리에만 빠져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은 속도전이 아니라 여유에서 비롯됩니다. 아는 척하기 위해서 예술이 존재하는 게 아니죠.


예술 향유자를 위한 그림 감상법은 올 봄에 <느리게 걷는 미술관>이 후속으로 나왔고, 이번에는 본격적인 그림 활용법에 대한 책이 나왔습니다.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수업>(학교도서관저널)입니다. '그림과 글이 만났을 때'는 다르게 표현하면, 미술과 문학이 만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예술과 문자 예술의 대표 장르가 융합된 프로그램이 바로 이 예술수업입니다.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초등학생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 은퇴한 시니어까지 모두에게 유용하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장점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예술적 상상력과 인문적 창의력을 키워줍니다. 그러니, 학부모로부터 '세계관 교육'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성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이성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인생관 수업'이라는 후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문학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자신을 성찰하고 관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림은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하기도 하지만, 표현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림에 소질이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지에서 영감을 떠올리고, 잠재되어 있는 감성을 깨우면 됩니다.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걸 함께 하는 이유입니다. 수렴과 발산, 응축을 순차적으로 하게 됩니다. 이미지의 시대입니다. 감성의 시대입니다.

"15분 동안 그림으로 글을 쓰고, 토론하는 수업.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 수업은 미술사적 지식을 나누는 게 아니라 감성과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합니다. 짧은 글에도 각자 삶의 정수들이 오롯이 담깁니다. 이때 그림과 글은 매개이고 도구입니다. 예술은 거들 뿐, 나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를 만나는 것이지요. 왜 15분이며, 그 15분 동안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3장 ‘15분 예술 에세이 쓰기’)


예술
예술
24-023 | 루리, 메피스토

비룡소 (240208~240208)


❝ 별점: ★★★★

❝ 한줄평: 서로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 서로를 구원하고 사랑하는 일

❝ 키워드: 신 | 악마 | 인간 | 떠돌이 개 | 구원 | 내기 | 소원 | 기억 | 사랑

❝ 추천: 가슴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에 위로받고 싶은 사람


❝ 그래, 그럼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될 거야. ❞


✨첫 문장: 옛날 옛날에 신과 악마가 인간 하나를 두고 내기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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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과 그래픽노블 사이의 이야기 책이라는 말처럼 그림책이라기엔 분량이 꽤 되는 책이었다. 그렇지만 글이 그렇게 많지 않아 아이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만한 책이다. 근데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 책! 『긴긴밤』보다 좀 더 어두운 분위기였다.


✦ 버림받은 떠돌이 개의 모습으로 변한 악마 메피스토와 귀가 들리지 않는 외톨이 소녀. 소녀가 뒤를 돌아봐 준 그날, 개에게도 처음 자신의 편이 생겼지만 소녀에게도 처음 자신의 편이 생겼을 것이다.


✦ 자기 자신을 미워해 지옥에 가면 가장 미워했던 존재인 자신의 모습으로 지내게 될 것 같다는 개와 소녀는 천국에 가면 가장 좋아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살게 될 것이라며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될 거야.’라고 말한다. 서로에게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서로가 그걸 안다는 것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둘의 시간, 어느새 나이가 훌쩍 든 소녀의 기억은 하나둘 사라져 버리고, 금지된 마법을 써서라도 개는 그 기억들을 되돌려주고 싶어 한다. 


✦ 다시 마주 잡은 둘의 손. 서로를 아끼고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둘은 지지 않았다. 서로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 서로를 구원하고 사랑하는 일, 그게 마법이고 기적이지 않을까. 모든 사랑이 언제나 이길 수 있기를. [📝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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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또 혼자 남았어.

  그래서 너에게 매달렸지. 제발 기억해 달라고.

  신에게 빌었어. 제발 도와 달라고.

  가지고 싶었던 것들, 원했던 것들을 하나씩 버리면서.


  그렇게 마지막 남은 소원을 빌었어.


|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면서, 저는 궁금했어요. 이렇게나 슬프고 괴로운데, 왜 그렇게까지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는지. 저는 아직도 그 답을 찾지 못했고, 어쩌면 오래도록 그 이유를 알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앞서 온 힘을 다해 살아 낸 그 모습이, 저 역시 온 힘을 다해 이야기를 쓰게 만들었어요.


———······———······———

메피스토
메피스토
900. 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

이 책이 부커상을 받은 게 1997년인데 바로 한국어 번역본이 나왔고 1998년에 문이당판으로 읽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와 아룬다티 로이의 문장 양쪽 모두 충격이었다. 지금도 마지막 페이지가 기억난다. 이후로 아룬다티 로이의 다음 작품을 기다렸으나 그녀는 이후 20년 동안 소설을 쓰지 않았다.

작은 것들의 신 (무선)
작은 것들의 신 (무선)
899. 우주를 뒤흔든 7가지 과학혁명 (나단 스필버그, 브라이언 D. 앤더슨)

물리학의 역사를 소개하는 교양서. 책이 소개하는 7가지 과학혁명은 코페르니쿠스 천문학, 뉴턴 역학, 에너지 개념, 엔트로피 개념,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 소립자물리학이다. 원제도 ‘Seven Ideas that Shook the Universe’인데 사람들의 인식이 흔들린 거지 우주는 꿈쩍도 안 했을 거라고 이죽거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우주를 뒤흔든 7가지 과학혁명(양장본 HardCover)
우주를 뒤흔든 7가지 과학혁명(양장본 HardCover)
1970년대 노동현장을 SF소설로 풀어난 수작

김하율 작가의 소설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그믐 북클럽' 회원이 된 후, 첫 번째로 신청한 2024년 1월 책 읽기 모임에 당첨되어 읽게 됐다. 푸른 청룡의 해라더니 신년 벽두부터 운 좋게도 '그믐 북클럽' 11기에 선정되었다.


책을 기다리는 동안 이 책은 SF 장편이라고 해서 어떤 미래를 그릴까 궁금하면서도 책표지만 봐서는 전혀 미래지향적이지 않아서 아이러니했다. 미싱을 타는 소녀의 머리에 헬멧이라니...?

마침내 책이 도착해서 두근거리며 작가 소개와 첫 페이지를 동시에 펼쳤다. 기대와는 달리 '소설이 왜 이렇지?' 싶었다. 프롤로그로 시작해서 에필로그로 끝나다니 말이다. 배경이든 인물이든 일단 서사 속에서 프롤로그가 드러나야지 에세이도 아닌데...


이 소설의 배경은 1978년이었다. 왜 하필 1978년일까 궁금해서 보니, 동일방직 똥물 사건과 YH 여성 직원들의 신민당사 점거 농성 사건 등 노동운동이 심각하게 일어났던 해였다. 얼핏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분신 사건도 1970년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아한 마음을 한편에 접어두고 1부 1978년을 읽기 시작했다. 1부에서는 니나가 야학에서 이름을 정하는 장면이 참신했다. 니나 잘 해, 니나 해라... "니나! 긍정의 에너지를 주는 말 같았다..." 성은 노, "노니나? 오, 좋은데."이후부터 이름조차 없던 외계인 '0번 시다'의 이름이 '니나'로 불렸다.

내가 느낀 이 소설의 첫인상과는 달리 가독성이 좋았다. 술술 잘 읽혔다. 심지어 2부 1979년도 막 궁금해졌다. 그리고 2024년 현재로 껑충 뛰어넘는 시점 구성을 보자 한 번에 휘라 락 읽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일부러 그믐 북클럽의 진도에 맞추며 온라인 토론도 열심히 읽었다. 이 책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관심 사항을 알고 싶어서.


작가가 설정한 주인공 니나의 능력은 부러울 만큼 아주 탁월했다. 니나네 종족의 가장 큰 특징은 생존력이고 뭐든 본 대로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능력, 이를테면 복제 능력이다. 사실 인간의 뇌에도 '거울뉴런'이란 게 있어서 학습이 가능하다. 모방 본능이 생존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니나처럼 완벽하진 않다. 모자란 인간으로 치열히 사는 게 현실인데 소설은 확실히 비현실적이다.

하여간 니나가 불시착한 1978년 서울, 겨울의 어느 공장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찰지게 쓰는 사회적 인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는 전개가 퍽 흥미롭다.


1970년대 한국은 섬유 가발 신발과 같은 경공업 중심의 수출 만능시대였고, 선두 주자였던 섬유산업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경쟁력인 양 포장하여 어린 여공들을 착취했다. 이렇게 쌓은 부로 경영자들과 권력자들의 배만 불리고 불쌍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노예 같은 생활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분명히 알게 됐다.

1번 미싱사였던 오야나 폭력적이던 사회 풍조는 '운'이 아니고 사실은 '사회구조' 때문이라는 작가의 관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2부 1979년은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이다. 노동조합 사무실을 사수하기 위해 정말 목숨까지 내놓아야 했던 조합원들의 처절한 저항 이야기에 독자는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다. 장면마다 생생히 연상되어 몸을 부르르 떨어가며 몰두하게 한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계엄군들과 시민이 대치하는 장면과 오버랩 되었기도 했다. 특히 1번 오야의 장렬한 투쟁 장면에서는 그간 1번 미싱사에게 쌓였던 감정이 눈 녹듯이 녹아버렸다.

마침내 3부 2024년. 소설의 배경이 됐던 1978년으로부터 무려 46년이 흐른 현재, 과거의 섬유 노동자의 애환은 택배기사로 일하는 니나의 업둥이 아들 장수의 재등장으로 플랫폼 노동자의 문제와 맞닿게 된다.


프롤로그부터 등장은 했지만 누군지 몰랐던 장수의 캐릭터가 3부 2024년부터 확실해졌다. 장수는 니나의 첫사랑이자 남편인 굴보의 아들이 아니었다. 결국 굴보의 아들이 어린 나이에 죽은 게 못내 아쉽지만(굴보도 죽고 또 그의 아들도 죽고) 장수의 등장으로 이 책의 구성이 완벽해졌다.

니나의 업둥이 아들, 장수는 현재와 미래를 자연스레 연결 지으면서 「이 별이 맘에 들어」는 엄연히 SF 소설이란 것을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자칫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치며 분신했던, 그 시대의 얘기만으로 소설이 짜였다면 아무리 처절해도 진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니나가 외계인이라는 전제로 시작한 이야기는 장수의 등장으로 2024년에서 다시 2034년, 10년 후의 가까운 미래로 훌쩍 건너뛰며 인간로봇(휴머노이드) 시대를 보여주는 수완을 발휘했다.

가끔 과거 산업화 시대에 살았던 분들은, 당시 전형적인 농업사회에서 태어나서 자랐는데 어떻게 그리 빨리 도시의 산업 전사로 변신하셨는지 신기할 때가 있다. 그러니 니나를 외계인이라 설정해도 낯설지는 않았다. 그리고 80세 전후의 어르신들은 치매나 알츠하이머로 고통받기도 하니까 3부에서 니나가 휴게소 직원과 이야기 나누는 장면은 혹시 니나가 약간의 치매 증상을 보이자 능청스럽게 맞장구쳐주는 점원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웠다.

하여간 업둥이 장수의 등장으로 '잘 꿰매진 조각보' 같은 SF 소설로서,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나, 김영하의 「작별 인사」 못지않게 SF 소설로 자리매김하며 재밌어졌다. 그래서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수림 문학상 받을 만한 훌륭한 SF 장편 소설이라고.

https://blog.naver.com/lovemom94/22334569026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20%만 쓰는 연습 - 시간, 에너지, 멘탈에 이르기까지

파레토 법칙을 소재로 활용한 자기개발서. 선택과 집중하라는 말로 요약되는데 사실상 아무 내용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적당한 성공의 경력이 있다면 아무 말이나 차용해서 자기개발서 쓰기 용이한 시대인 듯.

20%만 쓰는 연습 - 시간, 에너지, 멘탈에 이르기까지
20%만 쓰는 연습 - 시간, 에너지, 멘탈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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