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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4 | 이유리, 브로콜리 펀치

문학과지성사 (e-book, 231209~231212)


❝ 별점: ★★★★

❝ 한줄평: 달콤 쌉싸름한,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 키워드: 죽음, 가족 | 사랑, 소원 | 괴로움, 마음 | 원망, 애도 | 실패, 온기 | 정상성, 이해 | 반투명, 안정 | 부탁, 삶

❝ 추천: 이야기 속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인물들에게 위로받고 힘을 얻고 싶은 사람


❝ 달아서 아리고 써서 저릿한 그 맛을 느끼는 것은 곧 소설을 읽는 기쁨을 누리는 일이기도 하다. ❞

/ 해설 | 소유정, 슈거 하이 Sugar High


📝 (23/12/12) 『모든 것들의 세계』가 ‘끝내 사랑을 멈추지 않는 마음’을, 『좋은 곳에서 만나요』가 ‘결국 사랑은 계속될 것’을 이야기한다고 쓴 적이 있다. 이유리의 첫 번째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도 ‘물음표와 느낌표를 자아내는 기이한 사건들로 가득’(해설)한 와중에도 다양한 모양의 사랑에 관해 말하고 있다.


  화분이 되어 딸의 곁을 지키는 아버지, 이타적 사랑으로 외계 생명체의 연구 대상이 되는 여자, 오른손이 브로콜리로 변해 버린 복싱선수, 죽은 지 오 년 하고도 두 달 후 유령이 되어 전 애인 앞에 나타난 남자, 왜가리의 사냥을 구경하는 모임원들, 돌과 대화하는 남자와 달로 날아가는 남자, 몸이 반투명해져 버린 두 여자, 그리고 멕시코까지 헤엄쳐 가겠다는 이구아나에게 특훈을 하는 여자까지. 때로는 달콤하고 향긋하지만 때로는 씁쓸하고 서글프기도 한 현실과 환상 사이 그 어딘가에서 이유리의 인물들은 태연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음을 향해 나아간다. 그게 묘하게 위로가 되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반짝이는 힘’(해설)을 준다. 언제나 사랑의 힘을 믿는 작가, 이유리와 이유리가 그리는 세계를 사랑할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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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 ⛤

: 여러 사람의 사랑이 만들어 낸 몰캉몰캉 향긋하고 달콤한 빨간 열매


| 아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버지와 P 어머니를 구분하기 어려웠고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었으며, 또한 그렇게 말하자면 나와 P도 거의 비슷한 구조의 인간인 데다 나는 아버지를 P는 어머니를 닮았으니 결국 우리 넷은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고 있는 셈이었고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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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

: 은탁의 소원은 자신 혹은 타인 중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 이미 교각의 불빛은 까마득히 멀어졌다. 꼭 형규와 나의 거리처럼. 나는 멀리 있는 무언가를 바라다볼 때마다 습관적으로 형규를 떠올리곤 했다. 선명하게 반짝거리지만 너무도 멀어, 잡기는커녕 손을 뻗기도 미안한 나의 소년 형규. 그런데누가 잡겠다고 했나, 사실 빠진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잡을 수도 없고 잡지도 못할 빛이라는 걸. 나는 그냥 여기, 빛이 보이는 곳에 둥둥 떠 있기만 해도 그저 넘치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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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펀치」 ⛤

: 괴로움이 브로콜리로 피어나고 꽃을 피우며 해소되듯 우리의 괴로움도 눈에 보인다면


| 나는 어둠 속에서 원준의 브로콜리를 더듬어 잡았다. 두텁고 미지근한 줄기 밑에서 두근두근, 물이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 물은 브로콜리를 한 바퀴 돌아 나와 원준의 어디로 갈까, 미움이나 분노를 만들어내는 그런 곳으로 흘러가서 고일까, 거기에 맑게 섞여들면 조금 묽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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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그림자」

: 잊어도, 잊혀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 수정 씨는 내가 죽었을 때 나를 원망했나요. 

  원망했어요. 그렇지만 곧 원망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냥 보고 싶다고만 생각했어요. 

  나도 같아요.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앞으로도 어딘가에 계속 존재한다면 말이지만, 나도 수정 씨처럼 수정 씨를 잊게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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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 클럽」 ⛤

: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그런 일이, 그럴 때가 있지, 그래도 함께 웃어요


| 왜가리에게는 그저 매번 잘 노려서 잘 내리꽂는 것만이 중요했고 그 뒤의 일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모두 같았다. 그것이 멋있었다고, 가슴이 뻐근하도록 부러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인간에게 가능한 일인지조차 알 수 없으나 그저 사는 동안 조금이라도 닮아보고 싶다고,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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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달과 비스코티」

: 이해와 오해, 그 사이의 아주 깊은 골


| “치료사님께 얘기 들었어요. 돌이랑 대화할 수 있다면서요? 지금 잃어버린 돌도 당신 친구죠? 정말 미안해요. 난 당신 말 다 믿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 친구를 찾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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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세계」

: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같은 얼굴을 지닌 것을 바라보게 될 때


| 그 증거로 우리는 이렇게 아무렇게나 누워 있었고 그만 일어나고 싶을 때까지, 가고 싶은 곳이 생길 때까지 누워 있을 거였다. 둥글납작하게, 고요하고 반반한 모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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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나와 나」 ⛤

: 기어코 가고자 한 곳에 도달한 이구아나처럼 나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것


| 밤이면 잠든 이구아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나는 이구아나가 떠나길 바라는 걸까, 떠나지 않길 바라는 걸까. 그 질문은 곱씹고 곱씹다 보면 어느새 나에 대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어쩌고 싶은 걸까. 계속하고 싶은 걸까, 그만두고싶은 걸까. 계속하면 어떻게 되고 그만두면 어떻게 되나. 안으로 깊어지지도, 바깥으로 넓어지지도 못한 채 고이고 고여 단단해지는 그런 생각들을 알처럼 품다가 잠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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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펀치
브로콜리 펀치
인생은 순간이다 -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대필 작가가 써준 책인가 싶었는데 읽어보니 김성근 감독 말투가 그대로 옮겨져있어서 구술된 걸 기록한 듯 싶다. 동어반복이더라도 80세가 넘은 노감독의 액션이 담겨있는 글이라 읽을만하다.

인생은 순간이다 -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인생은 순간이다 -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모집] [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2024년 첫 그믐밤은 마름모출판사 그리고 북카페 디어라이프와 함께 합니다.

1월 10일(음력 그믐날)에 열리는 열여덟 번째 그믐밤은 정아은 작가님의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를 함께 읽고 나눠요.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마름모, 2023)는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글쓰기를 해온 정아은 작가님의 11년 동안 작가로서의 삶, 희로애락이 모두 들어있는 에세이에요! 정진영 작가님의 추천평을 소개해볼게요.


“재미있다… 진짜 재미있다! 앉은 자리에서 소변도 참아가며 다 읽었다. 작가 지망생이나 현직 작가가 아니어도 읽으면 재미있을 훌륭한 직업 산문집이다.” (정진영 소설가)


이렇듯 작가로서의 삶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도 추천 드리고, 작가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글쓰기를 하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 책이에요. ‘직업 산문집’이라는 말처럼 일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반짝이는 영감과 자극을 받으실 수 있구요. 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2024년으로 건너가는 그믐밤 첫 책으로 여러분과 같이 읽고 싶습니다.


온라인 그믐밤에서는 이 책을 낸 마름모출판사 고우리 대표님이 모임을 이끌 예정이에요. 함께 책 이야기도 나누고, 이 책이 어떻게 기획되었는지, 만들면서 있었던 뒷 이야기를 풍부하게 전해주실 예정입니다.


열여덟 번째 오프라인 그믐밤은 1월 10일(수) 19시 29분에 북카페 디어라이프에서 열려요. 장강명 작가님의 사회로, 정아은 작가님의 북토크가 열립니다. 그믐밤에 대한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에 적어두었어요.


☾열여덟 번째 온라인 그믐밤


-모임 기간 : 12월 19일(화) ~ 1월 16일(화) (총 29일간)


[온라인 그믐밤 참여하기]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마름모출판



☾열여덟 번째 오프라인 그믐밤


-언제 : 1월 10일 (음력 그믐날) 수요일 저녁 7시 29분

-인원 : 40명

-어디서 : 북카페 디어라이프(마포구 서교동) https://naver.me/5pNENBuZ

-진행 방식 :

1부: 정아은 작가님 북토크 / 사회: 장강명 작가님 (45분)

2부: 참가하신 분들과 함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44분)


-참가 비용 : 10,000원 (디어라이프에서 도서 구입시 10퍼센트 할인됩니다)

*18회 그믐밤 참가 비용 전액은 마름모출판사에 전달됩니다.

-신청 방법 : https://forms.gle/zKNEFNok4FJ68SX49

2023년을 되돌아보며

올해는 그럭저럭 암울한 시작이었지만 희망을 약속하며 끝나간다. 비록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시도했던 것들은 이냥저냥 대충 모양새는 지어갔고 사적인 생활에 대해서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다만 따뜻한 겨울 때문인지 마음이 느슨해지고 게을러지는 것은 문제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몸은 우울해지지만 생각은 조금씩 날카로워진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세상을 관찰하는 시선은 더욱 따뜻하면서도 넓어저야할 것이다. 이 세상은 혼자서 살기에는 너무 넓고 모두가 살기에는 너무 높은 곳이니까.


내년에는 조금 더 다양한 책을 읽고 많은 글을 쓰고싶다. 그리고 가능하면 내 본명으로 된 책을 출판하고싶다.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목표를 가진다는 건 좋은 일이다. (새삼스럽지만 새해 목표는 새해가 아니라 이맘때쯤 짓는것이 가장 좋은 것같다.)

실전 게임 시나리오 쓰기 - 캐릭터 설정부터 플롯 만들기, 작법에 관한 모든 것

일본식 게임 시나리오 쓰기의 실제를 보여준다. 게임이라는 장르는 글로벌로 공통인 거 같지만 국가별로 전통 음식이 있듯이 의외로 국적에 따르는 맛이 제각각이다.

실전 게임 시나리오 쓰기 - 캐릭터 설정부터 플롯 만들기, 작법에 관한 모든 것
실전 게임 시나리오 쓰기 - 캐릭터 설정부터 플롯 만들기, 작법에 관한 모든 것
[영화]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

자꾸 마음이 쓰인다.


간만에 여운이 깊은 영화여서 이 마음을 남기고 싶은데 마음만 일렁이고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군.


난 역시 아이한테 약하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치명타를 입을 줄 몰랐다)


맨홀 뚜껑에 달라붙어 있던 요리와 미나토의 뒷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


다음에 연인이 생긴다면 괴물을 좋아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괴물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사실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테지.


살아남아버려서

결국 어른이 된 나는 괴물이 아닐 수 있을까.

836. 아무튼, 술 (김혼비)

저렇게 자주 드시면 안 될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에 웃음을 터뜨리며 즐겁게 읽었다. 독서 에세이 다음으로 많이 읽은 에세이가 술 에세이인 것 같다. 음주에 대한 책들도, 단주에 대한 책들도 읽었는데 대체로 음주 찬가에 가까운 책일수록 신명나더라.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이 거부해야 하는 것에 대한 글보다 더 즐겁게 읽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다. 그런데 음주 에세이 작가들이 문장도 더 맛깔나게 쓰시는 것 같더라. 단주는 심각할 수밖에 없는 소재여서일까? 음주 에세이 분야는 경쟁이 보다 치열해서일까?

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835. 일곱 색의 독 (나카야마 시치리)

‘얼굴값 못하는’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두 번째 작품. 단편 일곱 편의 제목이 각각 색 이름으로 시작하는데 그게 나름 중요한 의미다. 작품들의 길이가 길지 않은데도 갖출 건 다 갖췄고 수준이 떨어지는 편도 없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시간이 없어 취재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데 늘 묘사가 그럴듯해 보인다.

일곱 색의 독
일곱 색의 독
콘크리트 유토피아

90년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엔딩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대폭발 씬이었다면 2000년대 중반 이후 20여년간 한국 영화의 엔딩은 신파와 3분 이상의 통곡 씬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카이브 북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카이브 북
23-073 | 고선경, 샤워젤과 소다수

문학동네시인선 202 (231127~231210)


❝ 별점: ★★★★☆

❝ 한줄평: 힘들고 고단하지만 그래도 웃어보자고 다독여주는

❝ 키워드: 여름 | 상큼 | 씁쓸 | 추억 | 현실 | 내일 | 희망

❝ 추천: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지는 시가 궁금한 사람


🫧 시인의 말


너에게 향기로운 헛것을 보여주고 싶다


2023년 10월

고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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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12/10) 우필사 이벤트로 받은 시인선 다섯 권 중 고선경의 『샤워젤과 소다수』를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우연히 보게 된 시 한 편에 완전 반해서였다. 


✦ 시인은 현실적인 문제들(집 보증금이나 월세, 빚 등의 돈 문제, 고용과 노동 등)로 분위기가 조금 무거워지려 하면 ‘그런데 천국에 가지 못하면 어쩌지? / 괜찮아, 너만 못 가는 거 아니야’(「알프스산맥에 중국집 차리기」, p.52)라든가 ‘여기서 팁 하나 / 장례식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 1위는 부활이라 한다 / 죽었다가 살아나면 모두가 무안해지니까 // 다시 죽어! / 네! (철퍼덕)’(「땅콩다운 땅콩」, p.58) 같은 유쾌하고 웃긴 농담으로 쉴 새 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이런 재미가 극대화되는 시가 「스트릿 문학 파이터」였다. 


✦ ‘쓰러진 풍경을 사랑하는 재능’(「샤워젤과 소다수」)을 가졌고, ‘희망이 심장의 무게 추라는 것을 기억’(「Come Back Home」)하고 있으며,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사랑도 잘하고 싶은’(「돈이 많았으면 좋겠지」) 화자. 어린이는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직 어른이 된 것도 아닌 어정쩡한 화자가 어쩐지 나 같다는 생각으로 시집을 읽었다. 가끔은 외롭고 슬프기도 하지만, 힘들고 고단하지만, 그래도 웃으며 내일로 가보자고 다독여주는 듯한 화자. 그런 화자에게 많은 힘을 받았다.


✦ 해설 ‘망할 세상에서 농담하기—스트릿 문학 파이터 분투기’에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박상수는 고선경을 ‘불가능한 사랑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상상하고 망할 놈의 세상과 싸우는 스트릿 문학 파이터’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라며, ‘자본주의 리얼리즘이 지배하는, 체념과 무기력만 남은 것처럼 보이는 이 세상에서 농담을 던지고 깔깔 웃는 방식으로 아무도 지지 않는 게임을 하려는 사람, 설사 지더라도 웃으며 다음으로 넘어가려 애쓰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쓰러진 풍경마저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죽을힘으로 죽으면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고 거짓말하면서도 살아남아 뭔가가 되는 사람. 이런 시인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문학동네 우필사 특별반 이벤트 당첨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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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방울은 창문을 깨뜨릴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이 빗방울을 깨뜨리겠지만

   소녀는 희망이 심장의 무게 추라는 것을 기억해낸다

/ 「Come Back Home」 (p.47)


❝ 그래 나는 여전히 술을 좋아하고 제정신일 리가 없다! 친절한 태도로 거절당한 날에는 혼자 맥주를 마시면서 운다 땅콩을 안주 삼아서 운다 나는 왜 이렇게 벗겨지기 쉬운 껍질을 가진 걸까 흑흑거리다가 껴안을 게 없어서 버섯모양 전등을 껴안고 아 뜨거워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친구들은 내게 어른스럽게 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른스러운 어른이라는 말은 사랑스러운 사랑이라는 말만큼 이상하다

/ 「땅콩다운 땅콩」 (p.57)


❝ 우리가 궁금한 건 더 재미있게 놀 방법이었는데

   사람들은 우리에게 살 걱정 죽을 걱정을 하라고 한다

   별걱정을

   다

/ 「우주 달팽이 정거장」 (p.84)


❝ 왜

   죽을힘을 다해 살아야 하지 죽을힘으로

   죽으면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아


   거짓말


   나는 살아남아

   시인이 됐다

   처음으로

   뭔가가 되어봤다

/ 「숨어 듣는 명곡」 (p.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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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여름 오후의 슬러시

✎ 「샤워젤과 소다수」 ⛤

✎ 「유통기한이 지난 약은 약국에 버려주시면 됩니다」

✎ 「오! 라일락」

✎ 「내가 가장 귀여웠을 때 나는 땅콩이 없는 자유시간을 먹고 싶었다」

✎ 「밝은 산책」 ⛤

✎ 「Come Back Home」


2부 | 소다맛 설탕맛 돌고래맛 혼잣말

✎ 「알프스산맥에 중국집 차리기」 ⛤

✎ 「돈이 많았으면 좋겠지」

✎ 「땅콩다운 땅콩」

✎ 「스트릿 문학 파이터」 ⛤

✎ 「살아남아라! 개복치—몰라 몰라 내가 죽은 진짜 이유를」

✎ 「사이버 시옷시옷」 ⛤

✎ 「긴 주말」 ⛤


3부 | 진짜로 끝나버렸어 여름!

✎ 「우주 달팽이 정거장」 ⛤

✎ 「메론 껍질에 남은 향기와 과육을 갉아먹는 벌레들」 ⛤

✎ 「부루마불」 ⛤

✎ 「메론소다와 나폴리탄」 ⛤

✎ 「사랑의 달인」


4부 | 미워서 하는 말이 아니야

✎ 「외계인이 초능력을 쓸 거라는 생각은 누가 처음 했을까?」 ⛤

✎ 「시집 코너」 ⛤⛤

✎ 「세기말을 떠나온 신인류는 종말을 아꼈다」 ⛤

✎ 「숨어 듣는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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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젤과 소다수
샤워젤과 소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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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천장> 함께 읽으실래요?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함께 읽으실래요? <빌리 서머스> 함께 읽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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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북클럽Xsam] 15. <바른 마음> 읽고 답해요
이 계절 그리고 지난 계절에 주목할 만한 장편소설 with 6인의 평론가들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2
직장인이세요? 길 잃은 직장인을 위한 책들 여기 있어요.
[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직장인토크] 완생 향해 가는 직장인분들 우리 미생 얘기해요! | 우수참여자 미생 대본집🎈[생각의힘] 어렵지 않아요! 마케터와 함께 읽기 《커리어 그리고 가정》
어서 오세요. 연극 보고 이야기하는 모임은 처음이시죠?
[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여러분의 마지막 편지는 언제인가요?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가는군요](안온북스, 2022) 읽기 모임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 5월 7일 그믐달이 뜨는 날, 온라인 그믐밤 채팅 함께 해요.
[그믐밤] 22. 가족의 달 5월, 가족에 관한 책 얘기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1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9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8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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