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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질서의 부상과 몰락The Rise and Fall of the Neoliberal Order

Gary Gerstle은 미국역사를 연구하는 역사가로 위키피디아에 소개된다. 


맨 처음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자유주의로 번역되는 “Liberalism”의 개념을 좀 더 명확히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또, 지난 번 ‘금리의 역습’을 읽으면서 그 책의 저자 에드워드 챈슬러의 관점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도 있었고 프랑스 혁명사를 읽으면서 이 사상에 대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제, 금리의 역습은 다분히 문제가 있거나 어떤 의도를 갖고 쓴 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된다.


아무튼 이 책은 애초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책이었다. 미국의 뉴딜정책이 시행되는 1930년대부터 최근까지 미국역사의 흐름을 크게 뉴딜의 시대와 신자유주의 시대로 나누어 서술하는데 역시 중심 내용은 네오리벌리즘에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유주의의 개념은 물론이고 그동안 미국사회에 대해 너무나 궁금했던 내용들을 모두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movement에서 order로 변화하는 과정을 일련의 사회적 구성원들(정확히는 지식인 계급)의 Consensus로 파악한다. 그래서 표제를 Neoliberalism이 아니라 Neoliberal Order라 한 이유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본주의를 위기에서 구한 것은 공산주의 출현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 책은 그런 추론을 확인시켜 준다. 미국의 뉴딜과 신자유주의는 모두 공산주의, 구체적으로 소비에트 연합의 부상, 몰락과 아주 밀접하게 대칭하고 있다. 소련의 건국은 미국 자본가 계급에는 존재론적 위협이었다. 그래서 노동자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뉴딜정책은 미국 건국의 이념 또는 도덕성의 발현이 아니라 공산주의 도전에 살아남기 위한 미국 자본가 계급의 양보와 타협이었다. 


소비에트 혁명이 성공하고 난 뒤 스탈린에 의해서 주도된 소련의 신경제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동유럽사를 연구하는 John Connelly의, “From Peoples to Nations”을 읽다 보면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이 서방 세계와 기술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의 오일 쇼크 이후라고 한다. 이 때 서방 세계는 死活(사활)을 걸고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기술 혁신에 邁進(매진)해 성공한 반면 동유럽과 소련은 보조금으로 이 위기를 넘기려다 돌이킬 수 없는 기술 격차가 벌어지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자유주의 경제철학이 공산주의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경제적 원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미국도 역시 이 오일 쇼크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에 빠진다. 이것이 뉴딜이라 표현되는 질서Order가 신자유주의적 질서로 전환하는 배경이 된다. 마찬가지로 현재 시점은 2008년의 금융위기Great Recession를 통해 신자유주의 질서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혼란기라고 파악한다. 


미국 민주당은 FDR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급진적인 뉴딜 정책을 펴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케인즈 사상을 받아들인 총수요 중심의 경제정책이라 할 수 있겠지만 법인세율, 개인소득세율(전쟁이라는 특수 상황도 있었지만)이 현대의 세법 체계에서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급진적이었다. 소득세와 같은 누진세율이 80~90%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이때 부터 민주당은 1930년대 미국 정치를 주도해 왔고 뉴딜정책을 일컬어 리버럴Liberal 그리고 그 정치인들을 Liberalist이라 부르기 시작한다. 


트루먼에 이어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 당선된 아이젠하워는 고전적 의미에서 자유주의를 주창하는 공화당의 대통령이었지만 뉴딜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전향을 하고 뉴딜 정책을 그대로 수행한다. 이것은 1990년 대 후반 레이건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빌 클린턴이 그대로 차용해 대통령 연임에 성공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으로 반복된다. 


흑인문제를 비롯한 인종문제는 미국사회의 영원한 숙제처럼 보인다. 미국은 어떤 의미에서 ‘인종적 카스트 사회'라는 분석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소련의 공산주의는 이런 흑인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질문하고 도전하게 된다. 미국의 엘리트는 자신들의 체제가 우월하다는 정당성을 확보해야만 했고 그 응답이 60년대 흑인권리의 법제화Affirmative Act로 된다. 


60년대 민권운동과 반전운동은 실리콘 밸리와 IT산업을 이끄는 엔지니어, 금융 전문가들의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원천이 된다. 이 시기 히피 문화를 주도한 반전운동 세력을 New Left라 지칭하는데 LGBT, 등 소위 비판이론critical theories이라 통칭되는 조류 전반이 이 시기에 胚胎(배태)된다. New Left는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의 주체세력이라는 전통적 혁명이론 대신에 학생, 지식인 등이 혁명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좌파적 세계관 때문에 IT 산업의 혁신이 전체주의적 세계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 북, 구글 등의 악랄한 자본주의적 탐욕을 통해 미루어 짐작컨대 이들의 이상주의는 이미 상당한 설득력을 잃고 있었고 여전히 좌파적 주장을 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僞善(위선)이고 欺瞞(기만)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이들 신좌파는 캘리포니아, 특히 샌프란시스코에 집중적으로 모여 또아리를 틀게 된다.


케네디, 존슨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복지정책들이 확대 시행되고 또 베트남 전쟁에 깊이 빠져들어 가는 동시에 미국의 산업경쟁력이 서독과 일본에 추격 당하며 세수가 줄어들자 미국의 재정적자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커지게 된다. 재정적자, 무역적자로 표현되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아랍의 자원 민족주의가 대두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경제위기가 닥치자 ‘뉴딜’의 時效(시효)가 만료된다. 


레이건은 보통은 B급 헐리우드 스타였다고 말하기 좋아 하지만 실제 50년대 부터 이미 준비된 정치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 레이건 역시 민주당을 지지하는 리버럴이었다. 하지만, 그의 배우 생활이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GE가 기획한 TV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미국의 산업 현장을 목도하게 된다. 뉴딜의 폐해, 정부의 실패가 곳곳에서 드러나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하이에크 등의 경제철학에 깊이 공감하고 동의하게 된다. 


빌 클린턴과 부시 주니어는 미국의 대표적 베이비 부머 대통령이라고 볼 수 있다. 빌 클린턴은 다소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그의 천재 같은 지적 英敏(영민)함 그리고 천부적 친화력은 그 주변의 야심만만한 지식인과 정책결정 담당자를 매료시키는 데 충분한 매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정책을 설득하기 위해 밤샘 토론을 서슴치 않으며 사람들을 설득시켰고 눈빛, 작은 제스쳐와 터치만으로 모든 사람을 자신의 중력권으로 끌어들이는 마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매력 만큼이나 리비도 또한 왕성했다. 그의 원초적 본능으로 미국 역사상 최초로 탄핵의 위기에 빠지기도 하며 그의 임기 후반부는 스캔들로 엉망 진창이 되고 그것이 부시 주니어를 대통령으로 뽑는 또다른 握手(악수)가 된다. 


이 시기는 IT산업의 혁신이 일어나던 시기였고 그중에서도 대공황 시기에 만들어진 ‘정보통신법’ 등이 케이블TV, 위성TV, 인터넷 등의 등장으로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로 인식되고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 철학에도 합당하지 않은 것으로 민주, 공화 양당 모두의 정치인들에게 이해되었다. 그리고 이들 신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산업도 기존의 규제들을 철폐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금융산업,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여러가지 규제가 철폐되어야 한다는 거국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와 같이 클린턴은 2000년의 버블, 2008년의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반면, 부시 주니어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최악으로 만드는 장본인이 된다. 부시 주니어는 그의 의도치 않은 정책 만큼이나 그의 인간적 결함으로 인한 국가적 실패를 가져온 사람으로 비춰진다. 말할 것도 없이 9.11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그 뒤를 이은 이라크 침공이 결정적이었다. 이 침공은 앞뒤 치밀한 준비없이 상당히 감정적으로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 이후,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벌어지는 일대의 혼란은 바로 이 계산없이 쳐들어 간 이라크 침공과 사담 후세인 제거 때문에 생긴 사단이었다. 이후, 이란의 영향력 확대, IS의 준동과 수많은 무슬림 난민들의 유럽 유입 등 그 파장은 상당한 것어었다. 


Gary Gerstle는 이 모든 상황을 미국의 傲慢(오만)Hubris 때문이었고 말하는 듯 하다. 냉전 승리의 정점에서 미국의 唯一(유일) 세계체제가 곧바로 붕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고생 없이 자란 베이버 부머 대통령들의 放縱(방종)이 미국사회를 나락으로 이끌었다는 설명으로 이해된다. 


신자유주의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공급망 사슬을 구축하고 IT신산업을 통해 미국 내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된다. 특히, 미국의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백인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이 상당히 악화된다. 이미 1990년대 2000년대 그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지만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미국 백인들의 자살률, 약물중독 등의 문제는 대단히 위험한 수준, 심각한 상황에 이른다. 2010년대 초반 신자유주의 주창자들이 이들 백인 형제들의 비참한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한다.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오른쪽에서는 Tea Party라는 백인들의 극우적 정치운동이 왼쪽에서는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렌과 같은 사회주의 정치인들이 등장하는 배경이 된다. 아마도 양갈래의 어느 한 방향이 미국 사회의 새로운 정치질서, 정치적 조류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여기서, 조심스럽지만 저자 Gary Gerstle는 트럼프 류의 권위주의적 극우정치질서의 출현을 작은 목소리로 전망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대목은 지정학 국제정치학자인 조지 프리드먼의 “Next Hundred Years”에서 보이는 전망과도 유사하다. 그는 미국이 Emperor시스템으로 간다고 예측한다. 맨 처음 그 책을 읽었을 때 참 의아하고 이해되지 않았었지만 점점 시간이 갈 수록 그의 전망과 현실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한국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좌파 독재로 갈지 우파 독재로 갈지 하는 선택?이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아직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되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이런 종류의 책은 이미 흘러넘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광화문 교보에 갈 때마다 이 원서가 매대에 사라지지 않고 진열되어 있는 것이 자주 눈에 띄었다. 마찬가지로 어느 출판업자의 눈에 띄어 이 책이 번역 소개되면 참 좋을 것 같다. 

816. 오베론의 손 (로저 젤라즈니)

세계의 비밀들이 밝혀지고, 믿어왔던 설정이 뒤집힌다. 미스터리가 너무 복잡하고 거창해서 관념적인 설명들이 많이 따라붙고, 그 바람에 연대기 전반부에서 보여줬던 속도감은 4권에 이르러 상당히 떨어진다. 그러나 한 세계의 멸망을 다루는 규모의 이야기를 책임지려면 이 정도 설명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4권 제목이 앰버 연대기 전체의 스포일러라는 얘기를 적어도 괜찮으려나.

앰버연대기 4 - 오베론의 손
앰버연대기 4 - 오베론의 손
815. 유니콘의 의미 (로저 젤라즈니)

나는 앰버 연대기를 1990년대에 출간된 예문판으로 읽었는데, 절판된 예문판과 현재 구입할 수 있는 사람과책 출판사 버전은 3권만 번역 제목이 다르다. 예문판 3권 제목은 ‘유니콘의 상징’이었다. 예문판이 나올 때 5권이 한꺼번에 출간되지 않았기 때문에 2권인가 3권까지 읽고 다음 권을 아쉽게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예문판도 처음에는 표지가 검은색이었다가 나중에 흰 색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합본판 원서를 소장하고 있다.

앰버연대기 3 - 유니콘의 의미
앰버연대기 3 - 유니콘의 의미
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앞서 1968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있었던 마시멜로 실험을 언 급한 적이 있다. 당시 실험은 3~6세 나이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더 큰 보상을 위해 당장의 욕구를 참는 능력을 관찰했다. 아이들 은 접시 위에 놓인 마시멜로와 함께 빈방에 남겨졌는데, 마시멜 로를 먹지 않고 15분을 버티면 마시멜로를 한 개 더 얻을 수 있다 는 얘기를 들었다. "잠깐만 기다리면 두 개를 줄게." 2012년, 로체스터대학교 소속 연구자들은 1968년 스탠퍼드 마시멜로 실험을 비틀었다. 한 어린이 그룹은 마시멜로 테스트가 진행되기 전에 약속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 연구자들이 방을 떠 나면서 아이가 벨을 울리면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는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에 다른 어린이 그룹한테는 똑같이 말하고는 그들이 벨을 울렸을 때 돌아왔다. 연구자가 다시 돌아왔던 두 번째 어린이 그룹은 약속이 깨 진 경험을 한 어린이® 그룹보다 흔쾌히 4배 더 오래(12분간) 기다 렸다.
앞서
앞서
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앞서 확인한 것처럼 너무 많은 부는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 다. 도파민 과부하는 보상을 미루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소셜 미 디어의 과장과 '탈진실'의 정치(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거짓말하기) 는 우리의 결핍감을 키운다. 그 결과 우리는 풍요 속에 있으면서 도 빈곤함을 느낀다. 여유 속에서 결핍의 마음가짐이 생겨나는 것처럼, 결핍 속에서 도 여유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심리적 여유는 물질세계 너머의 원천에서 비롯된다. 우리 바깥의 무언가를 믿거나 그것을 위해 매진하는 자세, 그리고 인간적인 유대감과 의미로 가득한 삶을 만드려는 노력은 비록 가난에 처해 있더라도 우리에게 여유 있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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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졸리니의 길
불안증을 해소해 주는 약을 삼킨다. 반으로 갈라진 조그만 파란색 알약이다. 일 년 전부터 이 증세를 앓고 있다. 위력을 짐작할 수 없는 병이다. 삶을 너무 사랑해서 절망한 청춘들의 암이다. 우울증과는 전혀 다른 병이다. 이 병을 앓는 이들은 죽음을, 떠남을 두려워한다. 그렇기에 폐 위로 으깬 감자처럼 밀도 높은 안개가 떠돌아 질식할 것만 같다. 그것이 우리의 목을 옥죈다. 임박한 죽음에 대한 불안, 그것이 다른 이들과 우리 사이에 짙고 차가운 안개처럼 자리해 우리를 현실 세계에서 멀어지게 한다. 불안은 실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들의 질병이다.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젊은 시절 파졸리니가 불안증의 발작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우연의 장난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발견을 통해 젊은 파졸리니가 경험한 삶의 정신적·육체적 상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그 시절 그는 자신의 불안증에 대해 이렇게 썼다. 심장이 생명의 모터임을 오래전에 알고, 나는 심장박동이 갑자기 멈추지 않을까 하는 느닷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불안증
불안증
23-064 | 구소현, 권혜영, 이주란, 소설 보다 : 가을(2021)

문학과지성사 (231128~231128)


❝ 별점: ★★★★

❝ 한줄평: 섬뜩하게 시작해 아련하게 끝나는 이야기 세 편

❝ 키워드: 죽음, 감각 | 반복, 끝없음 | 불행, 행복

❝ 추천: ‘닿음과 닿지 않음’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


❝ 닿음과 닿지 않음에 관한 소설 세 편 ❞

/ 출판사 소개


📝 (23/11/29) 문학과지성사의 소설 보다 시리즈를 모아보자 생각하고 소설 보다 2023 외에 처음 구입한 『소설 보다: 가을(2021)』. 작가보다는 작품의 제목들에 끌려 사게 된 책인데 나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독서를 했다. ‘닿음과 닿지 않음’의 소설들이라는 출판사의 소개처럼 물리적, 심리적, 그리고 시공간의 닿음과 닿지 않음에 관한 이야기로 읽을 수 있었다. 세 편 다 정말 좋았지만 가장 내 취향은 구소현 작가님의 「시트론 호러」! 시트론이라는 상큼한 느낌의 과일과 호러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 제목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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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소현, 「시트론 호러」 ⛤

: 유령이 되어서도 소외된 자의 닿기 위한 노력


| 다시 살고 싶은 건 아니었다. 절대로 살아 있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닿고는 싶었다.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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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혜영, 「당신이 기대하는 건 여기에 없다」

: 계단이라는 무한 루프에 갇혀버린 자의 소리 없는 각인


| 계단 아래 계단, 그 아래 다시 또 계단.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의 구렁텅이였다. 발밑으로 펼쳐진 공간의 밑바닥이 가늠되지 않았다.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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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란, 「위해」

: 위해, 위험 혹은 위로와 위안


| 사람들은 뭘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수현이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할머니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수현의 생각은 달랐다. 난 어느 정도 행복하고 나야말로 긍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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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물이 차오를 경계가 없는 옥상의 세계에서도 자신이 새긴 글자들을 오돌토돌하게 느끼는 것이 ‘내’가 이어나가야 할 생이거나, 내가 생을 이어나가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내’가 벽에 새긴 "당신이 기대하는 건 여기에 없다"라는 말은 세계에 대한 단언이 아니라 계속 이어 씌어질 문장들의 개시로 읽혔습니다. (p.83)


| 사람의 마음은 하나가 아니고 그래서 이런 마음도 있고 저런 마음도 있다고요. (…) 마음은 변할 수 있는 거고 원래 계속 흘러가는 거구나 한 뒤로는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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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가을 2021
소설 보다 : 가을 2021
겨울 나의 책방

23년 읽고픈 책들을 못 만나고 미루다가 지난주말 한꺼번에 와장창 빌려와

노란 은행잎 다 지기전이라 때는 늦지 않았다며 저녁이 반갑다.

'과자와 맥주'를 먹은 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불안의 책'과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까지 쟁여 두고 느긋하고도 풍요로운 12월 맞이를 한다.

매끄럽게 잘 포장된 최선의 자유로움과 고독함을 살아낸 이들과 보름동안 만나련다.

유럽여행을 앞두고 유럽인들의 역사와 취향을 훑으며 여정을 그리고 있는 11월 말일.

리스본행 야간열차 1
리스본행 야간열차 1
죽음의 수용소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마다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ㅡ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중

 삶에 질문을 던지지 말고, 삶의 질문을 매순간 생각해야 한다.라는 의미는 그동안 듣도보도 못했던 것이다. 누구나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생각할 것이고, 우주의 중심 역시 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는 것이니까. 하지만 삶이 내게 던지는 질문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수많은 삶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느낌만으로도 자신에게 얽매여 있던 나에게서 잠시 벗어난 느낌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인것 같다. '삶의 의미'를 찾는 그런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보급판, 반양장)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보급판, 반양장) - 빅터 프랭클의
키키 키린의 말 - 마음을 주고받은 명배우와 명감독의 인터뷰

171;모두가 하고 싶어도 못 하는 말을, 이렇게 키린씨가 해줄 때가 가끔 있다. 미움받는 역할을 자진해 맡는 사람이 있다는 구실러 ㅇ;ㅂ을 다물고 있는게 제대로 된 인간인가 싶지만, 웬만해선 키린 씨처럼 후련하고 예리하게 말하지 못하니 역시 맡겨 두는게 정답이었을지도 모른다.



173; 송구하기 짝이 없던 스태프는 "감사합니다. 많이 배웠습니다."하고 마무리하려 했지만 키린씨는 허락하지 않았다.

"당신말이야, 지금 배워서 어쩔 셈이야. 이건 일이잖아. 동부는 마친 뒤에 여기 와야지!"


323; 생명은 / 저 자신만으로눈 완결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요시노 히로시의 생명은

살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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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단순 생활자 황보름 작가님과 함께 읽으실래요?
<계급 천장> 함께 읽으실래요?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함께 읽으실래요? <빌리 서머스> 함께 읽으실래요?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떠오르는 책을 추천해주세요!
[성북구립도서관] 2024년 성북구 비문학 한 책을 추천해주세요. (~5/12)
세계적 사상가 조너선 하이트의 책, 지금 함께 읽을 사람 모집 중!
[그믐북클럽Xsam] 15. <바른 마음> 읽고 답해요
이 계절 그리고 지난 계절에 주목할 만한 장편소설 with 6인의 평론가들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세 번째 계절 #2
직장인이세요? 길 잃은 직장인을 위한 책들 여기 있어요.
[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직장인토크] 완생 향해 가는 직장인분들 우리 미생 얘기해요! | 우수참여자 미생 대본집🎈[생각의힘] 어렵지 않아요! 마케터와 함께 읽기 《커리어 그리고 가정》
어서 오세요. 연극 보고 이야기하는 모임은 처음이시죠?
[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여러분의 마지막 편지는 언제인가요?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가는군요](안온북스, 2022) 읽기 모임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 5월 7일 그믐달이 뜨는 날, 온라인 그믐밤 채팅 함께 해요.
[그믐밤] 22. 가족의 달 5월, 가족에 관한 책 얘기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1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9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8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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