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철학이 필요한 시간』에 커다란 궁금증이 일었다. 어떻게 하면 바로 오늘 지금을 최소한 어제보다는 더 낫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어제보다는 바로 오늘 지금을 더욱 지혜롭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사람이 짐승과는 다른 것이 바로 언어를 통하여 사고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철인과 지금의 우리가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온고지신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법고창신을 하고자 하는 지혜의 갈구 때문이리라. 그런 차원에서 저자의 서문을 접하고 생긴 질문이 하나, 감수자 안광복의 글을 접하고 생긴 질문이 하나 있다. 다음과 같이 2가지를 발제한다.
(질문 1). 동도서기(東道西器)라는 말이 있는데 철학교수인 저자 위저쥔은 정작 중국인이면서 동양 철학가들은 본문에서 일체 빼놓고 왜 서양 철학가들만을 언급했을까? 서문에서 언급한 《장자》에서처럼 물고기를 잡고 나니 통발은 잊어버린 것인가? 철학자들마다의 대표작과 철학적 질문에 대해 "대머리 지수"라는 난이도를 저자는 극히 주관적으로 정해 두었지만 우리 독자들도 과연 그 수치에 동의할까? 독자들마다의 해석은 다르리라 생각되는데 3.키르케고르 와 7.데카르트는 대머리 지수를 3이라 하였지만 나는 5이상의 난이도였고 오히려 저자는 6이라고 언급한 10.이마누엘 칸트는 나의 경우 3이었다. 여러분은 어떠하신지 궁금하다.
(질문 2). 철학을 전공한 감수자 안광복은 그의 글 15 page 중간단락에서 “원서의 내용 착오와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이 있었는데 번역가 박주은이 정성껏 꼼꼼하게 잡아냈다”는 말을 하고 있다. 번역가 박주은은 중어중문학을 전공하였지 서양철학 전공자가 아니다. 591쪽에 이르는 어느 부분에서도 내용착오와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을 번역가 박주은이 언급한 부분이 없다. “역자의 말”이 책의 서두에 없는 것도 이상하지만 감수자는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것인가? “번역은 반역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번역가 박주은이 비전공자이면서 철학적 오류를 지적하고 오류를 잡아낸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쉽게 번역해도 좋을 것을 다음과 같이 어렵게 번역한 것도 있다. 101page 맨 하단(7. 데카르트)에서 “송과선(pine gland 혹은 pineal body-옮긴이)”라고 한 부분은 좀더 쉬운 우리말 번역으로 바꿔야 한다. 구글에서 “pine gland”라고 찾아보니, 서울아산병원의 홈페이지가 나오고 그곳에서 “알기 쉬운 의학용어”라는 곳이 링크되어 눌러보니 “(松果腺)”은 “솔방울샘”이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떤가? 감수하는 사람은 최소한 이런 말을 해 주어야 딱딱한 철학이 우리 독자들에게 더욱 다가서지 않겠나? 이 책에서 어려운 철학 용어를 발견하고 더욱 쉬운 우리말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이 발견된다면 우리 독자들이 나서서 함께 나누어 보면 어떨까?
2023년 11월 12일 (음력 9월 29일) 19시 29분에 은평한옥마을에 위치한 '수북강녕'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믐밤이 열렸습니다.
참여하신 분들과 함께 각자의 하루키에 대한 키워드를 공유하고, 이번 그믐밤에서 읽은 하루키의 여러 작품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어요. 책방지기님이 준비해주신 다과와 모히또 티를 마시며 따스한 그믐밤 저녁을 보냈습니다. 추운 날, '하루키 읽는 밤'에 참석해 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온라인으로 열린 16회 그믐밤는 아직 진행 중이에요. 하루키 좋아하신다면 같이 이야기 나눠요.
열여섯 번째 그믐밤이 열린 수북강녕은 은평 한옥마을에 위치한 멋스러운 동네 책방입니다. 북한산이 바라다보이는 멋진 전경에서 한옥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가 있어요.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분위기 안에서 책의 향기에 듬뿍 빠져보세요. 더불어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커피와 각종 차, 그리고 간단한 베이커리도 있어요. https://www.instagram.com/soobook2022/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미스터리 단편 걸작선. 3명 혹은 4명의 남녀가 어두운 정념으로 얽히고설켜 각자 계획을 꾸미다 다 같이 파멸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 컴컴한 분위기가 내 취향에는 맞는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느와르물인 「베이 시티에서 죽다」가 굉장히 좋았다. 그런데 표제작은 다른 수록작에 비해 유독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다.
추리소설 애독자들은 낄낄거리면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 아, 심술궂기는. 똑같이 미스터리 소설의 규칙을 놀려 먹는 메타픽션이라는 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도 떠오른다. 『미스터리 아레나』 쪽이 설정이 좀 더 뻔뻔한 거 같긴 하다. ‘고전적인 퍼즐 미스터리’라는 장르는 생명력을 다했다는 생각도 진지하게 한다. 그 생각을 나만 하는 것도 아니고.
두어 시간이면 완독. 보통 이런 경우는 별 내용이 없거나 동어 반 복이거나 책 편집에 여백이 많거나인데 이 모든 걸 충족한다.
사람의 이빨은 총 몇개일까?쉰 아홉개요!!!
북녘 땅을 사흘이면 다시 밟을 수 있다고 믿고 남하하신 실향민의 음악으로 위로해 본 오페라 아리아 섭렵기
"로스쿨에서 흔히 쓰는 고전적인 사례는 변호사의 의뢰인을 은행 강도로 지목한 눈 나쁜 은행원에 관한 것이다. 법정에서 은행원은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다. 자신이 은행 강도라고 피고인이 털어놓았기 때문에 변호사는 피고인이 진범임을 알고 있지만, 피고인에게 은행원이 사건 당시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들었다.
이런 경우 변호사는 은행원에게 안경을 써야 할 정도로 눈이 나쁜지 물어볼 수 있을까? 은행원이 진실을 말한다면,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배심원들에게, 사건 당시 안경을 쓰지 않았던 눈이 나쁜 은행원의 증언 때문에 무고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하려는 것이냐고 변론해도 될까?" (p.171)
오제이 심슨의 소송대리인단 중 1명으로 유명한 앨런 더쇼비츠가 법률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쓴 책이다.
법률가가 되면 부당하고 윤리적 갈등이 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라고 미리 이야기해준다. 그런데 앨런 더쇼비츠는 "변호인은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의나 피해자보다 의뢰인의 이익을 중시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인데, 단지 헌법에서 그러한 역할을 변호사에게 부여했다고만 말하고 있을 뿐, 이러한 변호사의 역할이 윤리적으로 어떻게 정당화 될 수 있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2008년 금융위기를 수습했던 벤 버냉키,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주니어가 함께 썼다. 불을 지른 사람을 도와주는 게 불을 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때 그렇게 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그렇게 했고,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금융 붕괴를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유일한 해법은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라고.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저자는 도쿄알코올의료종합센터 센터장으로, 알코올 병동 전속 의사로 일한 경험이 17년이라고 한다. 당뇨병이나 고도 비만이 아닌 한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과자나 케이크를 먹는 게 나으니 금주 중일 때 단 것이 먹고 싶다면 그러라고 한다. 알코올 병동의 환자들은 밤늦게 과자 파티를 열기도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