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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8 |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위즈덤하우스 (231006~231006)


❝ 별점: ★★★★

❝ 한줄평: 깊은 산과 검은 바다가 숨긴 비밀

❝ 키워드: #숨바꼭질 #암석 #바다 #죽음 #종교 #재회 #상실 #정성 #열쇠 #비밀 

❝ 추천: 앉은자리에서 몰입해서 완독 할 수 있는 긴장감 넘치는 단편을 찾는 사람


❝ 우리 숨바꼭질 기억해? ❞


🌊 첫 문장: 어둠 속에서 우리는 죽어가고 있었다. (p.5)


📝 (23/10/08) 


🗻 영산: 

| 영험한 산이라 ‘죽은 자의 소지품이나 뼈를 묻으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음.


🪨 바다 위 등껍질바위

| 20년 전 정해가 죽으려고 했던 곳으로 정해를 구하러 온 우영과 함께 구조되었던 기억이 있는 곳.


🙏 영산교: 

| 영산의 주인인 최양희가 교주인 종교. 신자들은 기도와 공양으로 정성을 다하면 죽은 자와 재회할 수 있다고 믿음.


———······———······———


  위픽 시리즈 중에서도 이 작품이 인기가 많아 보여서 읽어 보고 싶었는데 마침 도서관에 들어왔길래 앉은자리에서 한시간 만에 읽었다. 내가 생각하는 위픽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는 반나절에 완독이 가능한 부담 없는 분량이라는 것! 이 작품도 중간에 멈출 수 없이 이야기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으로 읽어 내려갔다. 


  친구의 미심쩍은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내기 위해 미아도에 내려와 영산교 내부에 잠입한 주인공은 우영과의 과거미아도에서의 만남, 성인이 된 후 서울에서의 만남 등을 차례로 떠올리며 우영의 죽음에 대한 진실에 점차 가까워진다. 


  사실 첫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이야기의 전개를 예상해서 엄청난 임팩트 같은 걸 느끼진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에 와닿는문장들이 많아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죽은 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산 자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건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들이 기꺼이 속고자 한다면 그건 과연 나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바다 내음을 닮은 슬픔의 냄새’라는 구절도 인상적이었다. 눈물에서 짠맛이 나는 것처럼, 슬픔의 냄새가 바다 내음을 닮았다는 말이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다.


———······———······———


| ‘하지만 그건 혼자서는 불가능해. 죽은 후에 몸이 산에 묻히는지 바다에 버려지는지 어떻게 알겠어?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죽어서도 날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이가 한 명쯤은 필요한 거야.’ (p.18)


| 오래된 인형, 썩어가는 옷 더미, 곰팡이가 핀 신발과 깨진 그릇들, 이 돌산의 구멍 안쪽을 빼곡히 채운 죽은 자의 흔적과산 자의 그리움. 이룰 수 없는 염원들. 바다 내음을 닮은 슬픔의 냄새. 산지기의 업무는 산 곳곳에 숨은 죽은 자의 물건을찾아내는 것이었다. 그건 아마 영산이 영산인 이래로 아주 오랫동안 이어진 산지기의 업무였을 것이다. 이 물건들은 우영의 아버지가, 우영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그들의 증조부가 쌓아 올린 탑이었다. (p.96)


| 그때였다. 등 뒤에서 수풀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사람이라기엔 가볍고 산짐승이라기엔 분명한 발소리였다. 정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어떤 전설이 아주 오래 이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정해는 생각했다.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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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를 기다리며
만조를 기다리며
<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충분한 정도에는 영원히 다다르지 못할 유한자의 파편들.

내일의 연인들
내일의 연인들
<밝은 밤>, 최은영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인간이 측량할 수 없는 무한한 세계가 지구 밖에 있다는 사실은 나의 유한함을 위로했다. 무리를 이루는 듯 보이는 밤하늘의 별들도 철저히 혼자이며, 하나의 점으로 응축되어 있던 물질들이 팽창하는 우주 속에서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은 내가 어린 시절부터 줄곧 느껴왔던 슬픔을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마음을 꺼낼 수 있다면 따뜻하게 씻어내고 싶은 사람이 여기 있다. 내가 마음을 꺼내고 싶은 날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그 물성에 진저리 날 때였는데. 사실 이런 센티멘탈 때문에 잘 손이 안 갔는데 취향을 떠나 글이 참 좋아. 아무도 불편하지 않게 하고 싶단 맘이 느껴진달까. 진짜로 착한 구석에서만 나올 수 있는 문장들이다.

-

사랑이 뭘까 진짜. 성애적 사랑 말고 인간이 인간에게 바라고 주는 사랑.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것보다 혼자서도 잘 살아야 사랑도 잘한다는 시대에서, 가장 큰 살코기를 제 입에 가져가는 일은 어떤 의미일까. 섹슈얼한 욕망이 아닌 진짜 애정은 동성 사이에만 가능하다는 이론을 들었다. 성욕과 사랑이 함께여야만 윤리적으로 취급되는 관념이 사라져야만 진짜 사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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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말은 전혀 원하지 않는데 말야. (내 잘못에는 언제든 할 수 있지만 나에게 해줄 필요는 없단 의미)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행위자의 편치 못한 마음이 의미가 있나 싶지. 나한테 중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 그렇지만 진심이 담긴 미안함이 구원이 되는 사람도 있으니까. 나도 미안해하는 일에 인색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다르니까 이렇게 서로 배우고 적절하게 반응하며 살아가야겠지. 내 사랑은 받는 자가 원하는 마음을 주는 것. 자기가 주고 싶은 걸 들이미는 건 위험하다.

밝은 밤
밝은 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불완전한 인간은 서로에게 기대어 사는 존재라고 가정하자. 타인에게서 나의 어딘가를 '채우는(책의 표현)' 것이 사랑이라면, 나의 비어있는 부분을 단 한 사람이 온전히 가지고 있는 일은 기적에 가깝지 않을까. 그렇기에 우리는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복수의 관계를 통해 살아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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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성애적 의미에서 사랑은 배타적 독점성을 담보하기에 수많은 불행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뭐, 작가는 불행보다는 일생을 사로잡은 순간으로 여긴 것 같지만 ㅎㅎ 베스트셀러라서 빌려온 건데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았다. 단편선인데 레이어가 겹쳐질수록 더 짙어지는 글이었다. 꼭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것.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그믐이 함께하는 행사 소식 전합니다 - 무슨서점x책방밀물 오픈 1주년

연남동 무슨서점과 책방밀물의 오픈 1주년을 축하하는 행사 ‘<기다리는 일, 기억하는 일> - 우리가 사랑하는 □ □ □’에 그믐이 함께합니다.


온라인 독서 모임, 오프라인 북토크 그리고 전시로 함께 해요.

 

-날짜 : 10월 7일(토), 8일(일)

-시간 : 토 13시~20시 / 일 13시~18시

-장소 : 책방밀물(책 관련 팝업 전시), 플라스틱가드너 @plasticgardener 개러지(브랜드 플리마켓)

-협업사 : 지식공동체 그믐 / 출판사 6곳 / 브랜드 3곳 / 골목 상점 12곳

 

먼저 그믐에서 지난 9월 19일부터 3주 동안 ‘[무슨서점 × 책방밀물]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같이 읽기’ 모임이 진행되었어요.

 

그리고 다가오는 8일에는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의 저자 중에서 서유미, 이서수 작가님과 함께하는 북토크가 열립니다.


현장에서는 그믐의 [인생책 5문5답]으로 구성된 팝업 전시도 보실 수 있어요.


그믐은 한 사람이 한 권씩 자신의 인생책을 소개하는 ‘인생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기다리는 일, 기억하는 일’ 전시를 기념하며 그믐에 소개된 인생책 이야기 중 9가지를 여기에 모아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책은 무엇인가요?
지금 여기에서 기록해보세요. 당신의 인생책을 그믐은 기다리고 기억합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무슨서점(▷링크)과 책방밀물(▷링크)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름을 바꾸다 (하)

며칠 뒤 A4지 앞에 다시 앉았다.

이름을 짓는다고 예전에 살던 동네, (아현동, 김아현? 괜찮다. 일단 킵하자) 내가 좋아하는 음식(마라샹궈, 김마라? 김샹궈? 이건 좀...)까지 떠올려 보다가 2년 전 제주의 봄까지 생각이 닿는다.


21년 봄, 퇴사를 하고 우울감에 시달리던 나는 제주도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무기력증에 걸린 사람이 적극적으로 여행 준비를 했을 리는 만무하고 기력 없이 누워만 있는 나를 보다 못한 남편이 끌고 간 것. 그렇게 사나흘 머무를 숙소만 대충 예약을 하고 서울을 떠났다. 서귀포 시에 위치한 풍경호텔 별관이 제주 여행에서 첫 번째로 머문 곳이다.


숙소 바로 앞에는 4개의 섬이 손에 닿을 듯 있었다. 새섬, 문섬, 섶섬, 범섬.

이 중에 3개의 섬은 육지와 이어져 있지 않아 갈 수 없고 딱 하나의 섬, 새섬만은 새연교라는 다리로 제주도와 연결되어 있다.

새섬을 걸으며 도대체 내 삶은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이 끝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앞으로 무얼 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막막해 했다. 그 질문들에는 아직도 뚜렷한 해답이 없다. 그래도 그 고민으로 그믐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나의 새로운 이름은 김새섬이다. 실은 삼매봉이라는 인근 봉우리도 자주 올랐기에 삼매봉도 후보에 있었다. 삼매봉은 매화를 닮은 세 개의 봉우리라는 뜻으로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하지만 김삼매봉이란 이름은 왠지 트로트를 잘 부를 것 같다는 기대감을 부른다. 그래서 김새섬으로 결정. 


새섬은 일단 발음이 쉽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는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름은 아닌 듯 하다. 예전 이름에서 동그라미가 많이 빠지고 네모가 그 자리를 채웠다. ‘그믐’처럼 기억 하나, 미음 두 개가 나의 새 이름에 들어있다. 시옷은 낯설지만 함께 하다 보면 익숙해 질 것 같다.


참, 새섬은 하늘을 나는 새가 많은 섬이 아니고 억새풀에서 유래된 이름이라 한다. 제주도에는 띠로 엮은 지붕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띠풀을 '새 풀'이라고 불렀다고.

억새풀처럼 굳세어라! 새섬아! 

 

[원북성북] 올해의 성북구 한 책 최종선정투표 모임이 19일까지 열려요.

2023 성북구 한 책에 투표해주세요!

 

그믐에서 올해의 한 책을 함께 이야기하고, 투표합니다. 이웃들이 가진 한 책에 대한 생각과 이유를 듣고 말하고 함께 즐겨요, 한 책!

 

[원북성북] 올해의 성북구 한 책에 투표해주세요! : 문학 부문 (▷투표 참여하기)


[원북성북] 올해의 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에 투표해주세요! : 비문학 부문 (▷투표 참여하기)


투표기간 : 2023/10/5(목) ~ 2023/10/19(목)


■ 이 프로젝트는 성북구립도서관과 ‘그믐’이 함께합니다

 

성북구립도서관에서는 올해부터 성북구민을 비롯한 여러분들과 책을 함께 읽고 즐기기 위해 ‘그믐’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올해의 성북구 한 책을 뽑는 최종선정투표를 그믐에서도 진행하며, 이웃들이 가진 한 책에 대한 생각과 이유를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올해의 한 책은 한책추진단의 투표와 그믐 회원의 투표로 이뤄집니다. 이렇게 선정된 올해의 한 책은 11월 17일 책모꼬지 현장에서 선포됩니다!

 

최종후보도서 4권 중내가 생각하는 올해의 성북구 한 책의 번호와 서명을 적어 투표해주시고, 그 이유를 함께 적어주세요.

 

혹시 다 읽지 못 하셨더라도, 그동안 그믐에서 열린 모임에서의 이야기도 읽어보시고 앞으로 꼭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에도 투표해주세요.


■ [문학 부문] 2023 성북구 한 책 최종후보도서

▷문학 부문 투표 참여하기


① 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 창비 | 2023)

[그믐 모임: https://www.gmeum.com/meet/793]


②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 창비 | 2022)

[그믐 모임: https://www.gmeum.com/meet/794]


③ 오로라 2-241 (한수영 | 바람의아이들 | 2022)

[그믐 모임: https://www.gmeum.com/meet/796]


④ 재능의 불시착 (박소연 | RH코리아 | 2021)

[그믐 모임: https://www.gmeum.com/meet/795]

 

■ [비문학 부문] 2023 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최종후보도서

2023 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비문학 부문 투표 참여하기


① 같이 가면 길이 된다 (이상헌 | 생각의힘 | 2023)

[그믐 모임: https://www.gmeum.com/meet/697]


② 동물권력 (남종영 | 북트리거 | 2022)

[그믐 모임: https://www.gmeum.com/meet/740]


③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이인규 | 마티 | 2023)

[그믐 모임: https://www.gmeum.com/meet/666]


④ 에이징 솔로 (김희경 | 동아시아 | 2023)

[그믐 모임: https://www.gmeum.com/meet/779]






이름을 바꾸다 (상)

내 이름은 김혜정. 부모님 아니, 할아버지인가? 위 세대 중 누군가가 지어 주신 이 이름으로 사십 년 넘게 잘 살아왔다.

내 친구들의 이름은 선영, 희진, 미정.

우리 엄마들의 이름은 은숙, 현옥, 영숙.

나와 내 친구들의 이름은 우리의 엄마들이 당시 나름 예쁘고 세련되다고 생각했던 이름을 고르고 고른 것일 터다. 70년대엔 혜정, 미진이 요즘의 서윤, 하율이었다.


‘김혜정’은 무난하기 그지없고 어느 무리에서든 튀기 싫어하는 나에겐 찰떡이었다. 누구도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묻어가기 좋은 이 평범한 이름이 마뜩잖아지기 시작한 것은 내가 ‘그믐’이라는 독서모임 플랫폼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인터뷰를 비롯 그믐을 알리고자 하는 모든 활동에서 나의 이름은 실로 존재감이 없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내 이름은 그 어떤 인상도 남기지 못한다. 뒤돌아서면 0.5초안에 까먹게 되는 이름이랄까?

인터넷에 검색하면 수많은 혜정이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역시나 이름 때문인지 딱히 도드라지게 기억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전원일기에 오랫동안 출연한 배우 한 분 정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한 게 분명한 김민정 시인은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이름을 김민쟁으로 바꿨다. 위트있게 '정'을 '쟁'으로 살짝 바꿈으로써 뇌리에 박히는 이름이 되었고 '쟁이'라는 발음을 통해 전문가 적인 느낌마저 든다.

그렇다면 나도 김혜쟁? 흠. ㅖ와 ㅐ가 발음이 비슷하여 민쟁처럼 귀엽게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바꿨다간 그냥 따라’쟁이’라고 놀림만 받을 것 같다. 


새하얀 A4지를 앞에 두고 이런저런 이름을 네임펜(!)으로 적어보았다. 유명인의 이름을 흉내도 내보고 어렸을 적에 예쁘다고 동경했던 이름도 떠올려 보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쓸 법한 힙한 이름들을 적어보니 쇼미더머니 다음 시즌 참가자명 같은 것들이 몇 개 나왔다. 세 글자 이름은 평범하니 외자 이름이나 네 글자 이름은 어떨까? 성이 김이라 너무 흔하니 아예 성을 바꾸고도 싶다.

좋은 이름을 생각해 내기 위한 시작한 브레인스토밍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온갖 잡념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정신 차리고 A4지를 보니 이름 후보에 김치와 김밥까지 올랐다.


오늘은 이만 하자. 


<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 내 정신을 바꾸었는가>, 스티브 존슨

극단 앞에서 예술이 탄생한다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지. 처음 쇼스타코비치를 기억하던 교향곡 2번과 더불어 드레스덴의 현악 4중주가 좋다. 팽팽하게 당겨진 현을 끊임없이 학대하는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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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를 듣는 우울증 환자는 드물겠지만 작가는 그의 날선 삶과 음악이 주는 위안을 말한다. 도착적 세계 속의 자신을 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보편 속에 억지로 묻어 넣으려는 시도가 아니라, 함께 노래해도 개별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스스로 합류하고 싶은 합창단을 찾을 것까지야 없지마는, 있다는 사실은 알아야 한다.

유대감
유대감
<행복의 나락>, 스콧 피츠제럴드

개츠비의 파편들. 어쩌면 피츠제럴드의 것이겠지? 가질 수 없는 것을 욕망하고 잡을 듯, 혹은 잡은 듯했지만 결국 놓치고 마는 패턴이 참.. 허무하다기에는 텅 비지만은 않았고, 허전하다기에는 잃은 걸로 끝은 아니고. 결국 쓸쓸 하달 수밖에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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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정수만 누리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가장 빛나는 것만 골라내고 어차피 그중 탁한 것이 눈에 띄기 마련이니까. 록산처럼 젊은 날의 사랑만으로 인내할 수는 없겠지만, 맑은 곳에서 침잠을 생각하기보다는 때마다의 흐름에 몸을 맡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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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번역을 왜 이렇게 했을까? (영알못 주의) lees는 오크 통에 남은 와인 찌꺼기 같은 거라는데, 아무리 부정적으로 생각해도 나락보단 그림자나 덫 정도? 하긴 문학적으로는 나락이 멋지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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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덩이에 엉켜들었던 세월이 있다면 서로를 풀어내도 자국은 남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벗은 허물은 다시 주워 입을 수 없고. 우리는 몸 어디에 조금씩 남은 더께를 상흔이거나 추억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겠지.

"오래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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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마지막 편지는 언제인가요?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가는군요](안온북스, 2022) 읽기 모임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 5월 7일 그믐달이 뜨는 날, 온라인 그믐밤 채팅 함께 해요.
[그믐밤] 22. 가족의 달 5월, 가족에 관한 책 얘기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1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9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8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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